토리노의 말
벨라 타르 감독, 야노스 데르지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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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가 이토록 인상적인 영화는 처음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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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제껏 본 영화 중 러닝타임이 가장 긴 영화는 360분짜리 라브 디아즈 <플로렌티나 후발도>였는데, 벨라 타르 <사탄 탱고>가 486분으로 그 기록을 경신시켜 주었다. 두 영화 다 전주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고, 나도 동감이다.

 

 

▒ <Satan's Tango> 오프닝

이 영화를 본 사람은 누구든 오프닝 장면을 얘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벨라 타르 <토리노의 말>(2011)에서처럼 척박한 자연과 그에 지친 인간과 또한 다를 바 없는 가축을 보여주는 긴 롱테이크 장면인데 아, 벨라 타르 세계로의 입장을 예고 받는다.

 

http://youtu.be/_Aud2Shtd5k?list=PLdH67EdQkcCSPyjb6XxcUJ7woP-y33-Vg

 

음울한 한겨울 낮과 괴괴한 건물, 진흙창으로 떨어지는 빗방울이 관객을 대번에 침울하게 만든다. 순간 벽에서 어떤 움직임이 느껴진다 싶더니 젖소들이 하나둘 걸어 나온다. 마치 꽃처럼 피어나는 듯, 비너스의 탄생처럼 말이다. 그런데 그곳은 도살장이다! 젖소들은 나오자마자 교미를 하려거나 카메라를 향해 돌발적으로 걸어오거나 마치 지시를 받은 배우들 마냥 개성적이고 생동적이다. 제 죽음을 짐작도 못하면서 대책없이 제멋대로인 인간과 얼마나 똑같은가! 진흙창을 몰려다니며 쫓겨가는 듯한 젖소들의 모습은 되는대로 살다가 자의반 타의반 쫓겨나다시피 하는 마을 사람들과 유사함을 우리는 영화를 보는 내내 통감한다. 도축장을 느릿느릿 걸어나오는 젖소들은 농민들과 흡사하고, 도축장을 뛰쳐나와 텅빈 광장을 어슬렁거리던 말들은 이리미아스 같은 급진 개혁파들과 닮았다. 모두 탈출구가 없는 건 마찬가지. 그 외 돼지, 개, 고양이, 부엉이 나오던 시퀀스들 모두 너무나 훌륭했다. 이 장면들은 직접 봐야 한다. 설명으로는 그 놀라움을 50%도 전달할 수가 없다.

 

 

▒ 벨라 타르의 '로우 앵글'

내가 벨라 타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구로사와 아키라의 '다다미 쇼트'처럼 벨라타르식 카메라 앵글이다. 벨라 타르의 영화적 자세, 세계관을 극명하게 느끼게 되는 특징이기도 하다. 대부분 벨라 타르의 긴 롱 테이크를 주로 말하는데, 내가 좀 더 주목하는 건 로우 앵글에 있다. 그의 카메라 이동은 원경이 아닌 근경에서는 내려다보는(부감) 구도가 없다. 근접 촬영이다 보니 더욱 그럴테지만 인물들이 작당을 할 땐 카메라가 그 옆에서 같이 모의를 하는 동료나 되는 듯이, 인물들이 움직이면 카메라는 앉아서 지켜보는 아이나 묵묵히 뒤따르는 가축들처럼 항상 낮춰 있다. 카메라웍은, 내가 보여주마! 하는 과시적 자세보다 우리가 그들이다!라는 연대의식처럼 보인다. 특히나 척박한 시골 환경에 대한 표현은 외부인이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 정서를 잘 담고 있는데 혼자만의 작업이 아닌 영화에서 이러한 정조를 잘 표현하고 있어 감탄스럽다.

현시대 이런 자세의 인상적인 감독들은 장률, 지아장커 정도가 떠오른다.

 

 

▒ 벨라 타르 <Satan's Tango>를 보며 오버랩이 많이 되던 거미줄들

기독교적 세계관으로 인한 구원자를 바라는 인간의 나약함과 본능적인 죄악 사이에서 얽히고설키는 인간 삶이라는 기조(基調)에서,

 

도스토예프스키 소설들 - 밑바닥 인간군상들이 가득한 도스토옙스키의 작품 속의 마치 선지자처럼 등장하는 인물들 또한 사기꾼이거나 무능력하긴 마찬가지인 점에서 오버랩

 

타르코프스키 <희생> - 환상적 구원 모티브, 절망에 빠진 인물들의 희극성, 영화 정서 등에서 오버랩

 

페르난도 솔라나스 <탱고,가르델의 망명>, <남쪽> - 유사한 시대상황 속에서 몰락하는 인간을 담는 점이 비슷한데, 안타까운 점은 <사탄탱고> 음악을 솔라나스 영화 정도만 썼어도 벨라 타르의 영화가 더 빛났을 거란 생각이...

 

니체의 '위버멘쉬' - 서양 영화들을 보면 늘 느끼게 되는 정서인데, 어째서 늘 그들은 우월한 지도자가 그들을 이끌어주길 바라는가.  

내가 생각하기에 인간이 '神'을 원하는 심리는 욕망의 거울에 다름아니다. 건강, 副, 행복, 성취, 인류애 기타 등등 어떤 문제든 거기 가져다 놓고 빈다. 신을 찾기보다 자신을 바로 세우라. 신의 역할은 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현실의 내 자신을 바로 세우기 위한 지렛대 정도면 적당하다. 그게 안되니 신에 매달리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 지구의 종교들은 공동 정신병 같다. 신을 위시하여 모여서 하는 짓들을 보라. 얼마나 많은 불신과 분열과 파괴와 피를 뿌리고 있는지.... 인간의 어떠한 공동체든지 이 뿌리깊은 썩은 행태를 복사하고 있다.

 

※벨라 타르 유작<토리노의 말>(2011)은 니체가 미치기 직전 부둥켜안고 울었다는 그 일화에서 따온 제목이다. 여주인공 이름 또한 직접적으로 '니체'다. 실제로 부녀가 사는 외딴 오두막으로 찾아오는 사람들의 모습은 흡사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 음악에 대한 유감

역시나 [토리노의 말]에서처럼 음악은 한숨이.... 아, 음악 땜에 10점 만점을 줄 수는 없겠다; 뚝뚝 끊기는 것과 미디 음악 스타일은 정말 들을 때마다 휴....

그럼에도 이 영화의 아우라는 내 뇌리에 칼자국처럼 남았다.

 

 

 

ㅡAgal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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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feu - O.S.T.
Caetano Veloso 작곡 / 워너뮤직(WEA)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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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 voce-caetano veloso, a felicidade-tom jobim & vinicius de mora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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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Madredeus - Electronico
마드리듀쉬 (Madredeus) 노래 / Capitol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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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m(alpha_remix) 떠내려가는 잠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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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비나이 - 차연 (Differance) [Digipak]
잠비나이 (Jambinai) 노래 / 소니뮤직(SonyMusic)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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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메탈 접목을 이렇게도 할 수 있구나....신해철 시도 때보다 더욱 멋지게 섞어서 도입부부터 깜놀..앨범커버가 너무 훼이크...엄청 그로테스크해얄 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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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 2015-03-25 11: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지금 제가 좋아하는 그룹입니다!!

AgalmA 2015-03-25 11:27   좋아요 0 | URL
동지를 만나 기쁩니다! 잠비나이 공연도 좀 많이 봤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