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의 시선 창비청소년문학 125
김민서 지음 / 창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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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을 두어권밖에 읽지 않았지만, 읽을 때마다 참 아프네요. 이 책, 많이 아픕니다. 작가님은 이 시절을 어떻게 다 기억하고 그 시절의 감정들, 생각들, 의문들을 이리 끄집어다 쓰시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저도 신기합니다. 읽을 때마다 생생하게 기억나는 그 시절 - 세상의 불합리에 대한 반항심과 의구심들이 다시 소환되네요. 새삼 이상해 보이던 어른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관찰하던 그 시절의 프레임이 생각납니다. 아마, 녀석도 곧 이렇게 이해할 수 없는 모습들에 대해 엄마는 왜... 하게 되려나, 싶어 관습적으로 했던 말들과 습관들을 점검해야겠다, 는 생각도 들고요.

원제는 "외계인의 비밀" 이었다고 합니다.

다 읽고 나니 납득이 가는 제목이에요. #또래집단 이라는 것이 만들어 내는 정상과 비정상, 평범과 특별, 인기인과 왕따... 극명한 이분법의 기준이 존재하던 그 시절의 그 교실에서 분명 한번은 차라리 딱 부러지게 모습마저 외계인이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었던 것 같으니까요.


실제 출간되는 책의 제목은 #율의시선 입니다.

주인공 이름은 안율. 빛날 율자를 쓰는 중학교 3학년 남학생으로 아버지는 교통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랑 둘이 삽니다. 율이는 아버지를 보낸 다음부터 늘 발 끝에 시선을 두고 살죠. 사람의 눈을 마주보지 않고, 발끝만 봅니다.


가제본 책과 함께 온 작가님 편지에는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세상에는 두려운 일이 많지만 그중 제가 제일 꺼리는 건 낯선 사람을 만나는 일입니다. 대체 시선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지 모르겠습니다. 간혹 눈이 마주치면 별별 생각이 다 듭니다. 이대로 가만히 있어야 하는지 지금 내 표정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폭발하는 상념을 견디지 못하고 때론 먼저 눈을 피해버리곤 합니다.

율의 시선은 곧 작가님의 시선이기도 하다고, 작가님은 편지에 쓰셨네요. 이 책을 쓰면서 성장통을 단디 겪던 그 시절을 다시 다 되짚으셨을까요?

아버지의 사고가 계기가 되었을 율이의 시선 변화는 외상 후 트라우마로 전문가의 진단을 받습니다. 율이는 그 병명을 "댁의 아드님은 사회 부적응자" 라고 해석하고 이런 말을 덤덤하게 엄마에게 말하는 무감감하고 무정한 의사를 "인간적이다" 라고 평가합니다. 원래 인간은 그런것인데, 엄마는 내가 그런 행동을 할 때마다 슬픈 얼굴을 한다고 이상해 하죠. 언제는 강하고, 이성적으로 살라고 하면서 정말 그렇게 살면 슬퍼하는 엄마는 모순적이라고 생각하면서요.

이 소설에 나오는 엄마에 대한 율이의 생각들을 읽을 때마다 뜨끔 모먼트였어요. 나도 얼마나 모순적인 말들을 했을까, 가끔 녀석이 천진난만하게 세상의 부조리들을 물어올 때마다 수긍도 반박도 못하는 상태로 어버버하는데, 이제 이 질문들이 쏟아지겠구나 싶어서 두렵기도 했습니다.


이 소설은 그렇게 율이의 시선을 따라 율이의 세상을 그려냅니다. 까칠하고 예민하다, 고 세간이 평가할 율이의 시선들은 그 시절의 저를 소환했네요. 교실이 이랬지, 선생님과 어른이라는 사람들은 얼마나 무디고 제멋대로이며 그럴듯한 모순의 말을 늘어놓았었는지... 읽으면 읽을수록 이 소설을 읽어야 하는 이유들이 명확해졌습니다. 무뎌지지 않은 날것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평가하기 시작한 녀석에게 원래 그래, 라는 식상한 말들을 해선 안된다는 각성의 책이 되어 주었습니다. 적어도, 이 책의 엄마의 반만큼은 실천해야 된다는 반성의 책이 되었네요.

이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이 왜 이렇게 힘들어야 했나, 이유를 깨달았습니다. 또래 집단, 기준 집단이 있었던 시절. 평균에 휘둘리던 시절이어서 그랬었던 게지요...? 성장도, 성적도, 친구도, 사회성도 모든 게 평균인지, 미달인지, 월등한지 진단되고, 수치화되고, 판단되고, 공개되었던 날들. 비밀은 많았으나 어떻게든 공개 되었고, 수군거림이 늘 있었고, 평균과 다른 것들에 대해서는 어떤 형식으로든 액션이 취해졌던 그 시절. 내가 나 자신으로 판단되지 못하고 기준집단에 비롯하여 평가되던 그 시절이었기 때문이었구나,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깨닫기도 전에 각 반에는 인기인과 왕따가 생기고 인기인 주변에는 눈치 빠른 친구들이 붙고, 인기인의 한마디에 천국과 지옥을 사는 그 외 학생들이 있고요.


으악, 다시 쓰면서도 정말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은 날들입니다.그러나 거쳐야 할 나날들이겠지요...

원하든 원하지 않든 침묵하고 반대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가해자가 되었던 날들. 내 의견에 솔직하기 보다 그냥 대세를 따르고 묻혀가는 회색분자가 되는 것이 더 쉬웠던 날들. 그러면서 오는 자괴감과 무력감은 그 감정들이 뭔지도 모른 채 쌓여만 가서 답답해지기만 했던 그 시절이 아주 생생하게 다가옵니다.

율이는 사람의 눈을 쳐다보지 못하고, 사회 부적응자라는 말을 듣지만 사회 생활을 못하지 않습니다. 친구의 행동에서 나에 대한 비하와 우월한 마음을 읽지만 싸움을 하는 대신 아첨을 하는 것으로 이득을 취하죠. 게임과 축구를 좋아하지 않지만 친구들이 좋아하니까 그것들을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학교라는 전쟁터에서 안전하게 졸업하기 위해 필요하니까 친구 관계를 유지합니다. 아이고, 이 정도면 너무 잘하는 것 아닙니까? 비록, 스스로는 너무 괴로웁지만 말입니다. 사회생활이 다 그런거지 뭐, 자조적으로 말하게 되겠지만요.


율이는 인간에 대해, 사회 생활에 대해, 어른에 대해, 인간관계에 대해 나름의 정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니컬하고 비관적인 견해들을요. 그리고 그것이 맞는가 자문자답의 시간을 거치는데,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이 답들이 변해갑니다. key man 이도해, 학급 인기인인 서진욱, 서진욱에게 고백했다 차인 김지민 등 율이의 주변인들로 율이는 성장하고 깨닫게 됩니다. 이렇게 다사다난한 중학교 3학년을 보내고 대망의 졸업식을 하게 되지요. 울컥하는 졸업식이었습니다.


율이의 성장, 그리고 율이와 함께 변화를 겪는 친구들, 엄마까지도 모두 성장하는 1년이 책장을 덮고 나면 참 소중해집니다. 곧 중학생이 될 아이에게,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모든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었습니다.


너 만큼은 너 자신을 떠나지마.

너는 의미있는 사람이야.

170



*출판사에서 가제본책을 제공 받아 솔직하게 쓴 서평입니다.


언제부터 눈을 마주 보지 못하게 된 걸까. 정확한 시기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저 불편했다. 타인의 눈에 내가 어떻게 비치는지 신경 쓰였다. 그러다 보니 불쾌해졌다. 사람들이 나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지 멋대로 상상하게 되었다. 상상 속에서 그들은 대체로 내게 상처를 입혔다. 불쾌가 공포로 변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시선이 일그러진 내 속을 구석구석 관통하는 느낌. 관찰당하고 있디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 P24

내가 들은 건 여기까지. 나머지는 수업 종이 쳐 버려서 듣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수확이 있었다. 언뜻 마주친 1반 애의 눈빛은 아주 기묘했다. 자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생명체를 향한 의구심과 공포심을 결들인 눈빛. 그래서 알게 되었다.

이도해는 단순한 왕따가 아니다

이도해는 비정상이다.
- P38

이상한 사람. 그건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이도해는 나보다 더 이상한 사람이었다. 이렇게 아무것도 예상할 수 없는 애는 처음이었다.

"나보단 네가 더 이상한데.

"아니. 네 쪽이 휠씬 더 이상해. 나랑 말을 섞는 것부터 그래. 왕따랑 있으면 좋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그러는 거잖아. 비정상적이야.

비정상이라는 말은 그리 좋은 뜻이 아닌데도 이도해는 그 단어를 꼭 칭찬처럼 내밸었다.
- P44

"네 기준에서는 어때?"

"내 기준?"

"그래, 너만의 기준."

이도해는 마치 내가 정상적인 기준보다 우위에 있는 것처럼 말했다. 세상은 늘 내게 평균치의 사람이 되라고 가르쳤는데, 이도해는 손쉽게 내게서 평균의 잣대를 빼앗았다. 그러자 검열되지 않은 생각들이 일제히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날것 그대로의 상태로 정상‘이라는 수문을 넘어, 더 이상 쏟아지는 생각을 수용할 틈이 없도록 만들었다. 이도해는 늘 이런 식으로 사람을 뒤흔들었다. 적어도 나는 이도해 앞에서 매일 흔들렸으니, 한참을 머뭇거리다 타인에게 내 속을 내비쳤다. 암울하고 비뚤어진 비정상을. - P80

너 만큼은 너 자신을 떠나지마.

너는 의미있는 사람이야. - 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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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츄 -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 그림책 암실문고
발튀스.라이너 마리아 릴케 지음, 윤석헌 옮김 / 을유문화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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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조리 소장하고 싶은 암실문고 시리즈 중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발튀스 조합을 만났다. 릴케는 이름만 알고, 발튀스는 초면. 무지한 게 부끄럽지만, 앎의 기쁨을 느낄 수 있어 좋을 때도 있다. ^^;;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 그림책,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이 책은 물성이 참말 좋아서 고양이 러버들에게 선물하기도 좋은 책이다. 겉커버, 속커버 두가지인데 둘 다 내 취향. 겉 커버는 갱지 느낌, 속커버는 터콰이즈!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커버가 단단하여 만졌을 때 느낌이 좋다. 보관하기도 좋을 듯.



암실 문고는 서로 다른 색깔의 어둠을 하나씩 담아 서가에 꽂아 두는 작업입니다.


이 책은 어떤 어둠을 담아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발튀스가 13세에 출간한 이 책은 40편의 고양이 그림을 담고 있다. 10살에 만난 고양이 미추와의 추억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소년의 그림들. 실제 그림 사이즈 그대로 만들었다고 하니, 참 작은 종이에 그려낸 그림들이고 검은색만 사용한 드로잉인데 그림을 잘 모르는 내가 봐도 훌륭하다, 고 감탄했다! 재능을 알아볼 줄 아는 릴케와 한 집에서 살았던 것이 발튀스의 행운이렸다. 게다가 릴케가 쓴 서문을 읽고 - 그림을 보고 - 이현아님의 해설을 읽고 난 다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그림을 다시 보면 또 다르게 보이는 매직. 발튀스의 인생에서 유년기가 얼마나 소중했는지, 왜 그렇게 그리워하는 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른 암실 문고를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제목들로 미루어 보았을 때 발튀스의 어둠은 상대적으로 빛이 많이 드는 어둠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봤다.


고양이 미추는 결국 자유를 찾아 떠나는데, 발튀스가 느낀 상실감은 당연히 어마어마할 터...! 마지막 장면이 짠한 발튀스 앞에 닥친 이 사태에 대해 릴케는 상실과 소유로 풀어낸다. 상실은 소유의 끝이며 소유를 확인시켜주는 제 2의 소유일 뿐이라고... 이렇게 상실과 소유를 가르쳐 줄 어른이 가까운 곁에 있다는 것 역시도 발튀스의 행운이지 싶었다. 이현아 님의 말처럼.


발튀스는 유년기에 겪은 상실을 기록하고 애도할 수 있는 드문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것은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사건이었다. 드로잉집의 서문을 쓴 릴케는 발튀스의 삶을 예견이라도 한 듯 말했다. "발튀스는 그의 꿈에 머물 것이고, 모든 현실을 자신의 창조적 필요에 맞게 변형할 겁니다" 그의 유년은 상실의 까만 심연을 들여다봐 주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111-112)


누구나 가지고 있는 유년, 유년의 기억. 충만하게 보낸 유년의 기억으로 평생을 사는 발튀스. 릴케와 함께한 그의 유년시절이 어땠을지, 이 책을 보며 더듬더듬 그려본다. 릴케는 다정한 사람이 아니었을까. 피붙이도 아닌 발튀스 형제가 학업을 이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심지어 발튀스에게는 인생의 문을 열어준 사람. 이 두 예술가의 만남과 성장이 따뜻했다. 


1차 세계대전의 시대를 살아가며 고된 삶을 살았으나 언제나 함께했던 고양이 미추의 추억을 고스란히 담은 책, 더불어 릴케의 서문으로 더 인상 깊었던 책이었다. 발튀스의 다른 작품들을 찾아보고 깜짝 놀랐지만... ^^;; 이 책만큼은, 상실에 대해 따뜻하고 소년스럽게 이야기하는 발튀스를 만날 수 있었다.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고양이 그림책, 집사님들께, 고양이 러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도서제공 #을유문화사 #출판사로부터도서를제공받아작성되었습니다

인생+고양이

장담하건대, 이 둘의 합은 엄청나게 큰 것입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건 매우 슬픈 일입니다. 무언가를 잃어버린다는 건 나쁜 일을 당하거나, 어딘가가 부러지거나, 결국엔 늙고 쇠락한다고 가정하는 것이죠. 하지만 ‘고양이를 잃어버린다‘라는 표현은 절대 생각해 낼 수가 없습니다! 그 누구도 고양이를, 살아있는 생명체를, 하나의 생명을 잃어버릴 수 있을까요? 하나의 생명체를 잃어 버리는 것은 바로 죽음입니다! ​

그건 바로 죽음이에요 - P19

발튀스는 유년기에 겪은 상실을 기록하고 애도할 수 있는 드문 행운을 거머쥐었다. 이것은 그의 인생을 관통하는 사건이었다. 드로잉집의 서문을 쓴 릴케는 발튀스의 삶을 예견이라도 한 듯 말했다. "발튀스는 그의 꿈에 머물 것이고, 모든 현실을 자신의 창조적 필요에 맞게 변형할 겁니다" 그의 유년은 상실의 까만 심연을 들여다봐 주는 사람들과 함께였다. - P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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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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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써주세요 작가님 제가 열심히 열렬히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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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지음 / 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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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녹록치 않았다. 그 누구에게도 평안하기만 한 삶은 없겠지. 그러나 자, 해보자. 누가누가 잘 사는가를 기준으로 하여 줄을 세워보자. 소위 사회적으로 "무난하게 잘 산다"는 기준으로 세워보자. 작가님은 아마... 후하고 후하게 쳐도 중위권 이후에 있지 않을까.

우선, 작가님은 눈이 보이지 않으니까.

어릴 적에 작가라는 사람은 반드시 불행의 구렁텅이에서 수많은 일들을 겪으며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의 캔디같은 사람이 할 수 있는 거다! 라고 생각했었다. "온갖 불행 소스를 다 때려넣은 이 잡탕같은 인생에..." 라는 드라마 도깨비의 대사가 자꾸 뇌리에 머무른다. 책을 읽는 내내. 그렇다면, 조승리님은 천상 작가로 태어난거다. 작가가 되려고 이 모든 시련들을 겪어낸 거다. 책장을 덮고 나는 그리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사람이 작가가 되지 않으면 아니 대체 무얼해.


내 운명이 빙산 같다고 생각했다. 바다를 홀로 떠돌다 결국 녹아 없어져 버리는 빙산처럼 나의 삶도 시간을 부유하다 무의미하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탱고를 추는 시간 중에서


86년 아시안 게임을 시청하다 작가님을 낳은 엄마 이선열님이 지어준 이름, 승리. 조승리. 2023년 샘터 문학상 대상 수상을 이선열님이 보셨다면 어떤 말을 하셨을까. 내가 이름 하나 잘 지었다니까, 하지 않으셨을까.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을 위한 교양지 - 창간 당시 샘터의 캐치 프레이가 이러했다는데, 정말 취지에 부합하는 글이 아닌가! 샘터 출판사도 있는데, 굳이 달 출판사에서 이 책이 나온 것은 또 어떤 과정이 있었을까. 보통 추천사는 청탁한다는데, 이 책은 좀 다르지 않았을까. 이병률 시인의 추천사는 이러했다.


이 책을 읽고 슬펐고 뜨거웠으며, 아리고 기운이 났다는 사실을 그녀에게 전한다. 그리고 그녀의 훤칠한 글 앞에서 내가 바짝 쫄았다는 사실까지도.


-이병률 (시인/여행작가) 의 추천사


훤칠한 글, 2번째 챕터를 읽으면서 나는 이 표현이 무슨 뜻인지 바로 느꼈다. 글이 훤칠할 수 있구나. 훤칠하게 잘생긴 젊은이처럼 꼿꼿하고 싱그럽고 뒤끝없이 꿋꿋하구나, 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친구 둘과 같이 타이베이 자유여행을 갈 정도의 도전도 할 수 있는 사람, 장애에 대한 편견이 유독 심한 한국에서 서른이 넘도록 버텨온 조승리님의 글은 정말, 훤칠했다. 편견의 말들과 시선을 감내하며 버텨왔을 그녀의 글은, 정말이지 그랬다.


공간에 흐르는 가을 공기가 맨살에 소름을 오소소 돋게 했다. 평온한 일상에 안도한다. 순간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남의 불행을 자신과 비교하며 안도를 찾는 이들을 나는 얼마나 경멸했는가?


오래전 지인을 따라 방문한 어느 교회에서 목사는 나의 장애를 거론하며 말했다. 하나님이 왜 장애인을 이 땅에 만드셨는지 아시나요? 그건 여러분께 현실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해드리려는 주님의 안배입니다. 저들을 바라보며 건강한 육신이 얼마나 축복인가를 아시길 바랍니다.


-그녀는 헬러윈에 갔을까 중에서


블라인드 서평단을 신청한 이유는 순전히 제목 때문이었다. 이 지랄맞음이 축제가 되겠지 - 라는 훤칠한 제목이 정말 궁금했다. 지랄맞음이라는 단어 안에 담긴 회한. 신을 탓하고 싶어지는 저 말에 대체 무슨 사연이 있을까 궁금했다. 이렇게 이미 궁금한데- 이병률 시인이 모든 예술가들이 살고 싶어하는 어떤 심연에 작가가 이미 도착해 있는 건 아닐까, 라고 하셨으니... 신청하지 않고 배겨낼 도리가 없었다.


서평단을 위해 제작된 책이라, 순서가 그대로일지는 모르겠지만 - 샘터 대상 수상작인 "불꽃축제가 있던 날 택시 안에서" 로 시작하여 24개의 에세이가 담긴 이 책은 정말 매 편이 충만했다. 다 읽고 나서야 생각하게 되는 질문. 아니, 눈이 안보이는데 책을 어떻게 쓰지...? 영화는 어떻게 보는 거지? 그 모든 세상 일을 어떻게 다 알고 이렇게 느끼고 생각하는 거지? 하는 저차원 궁금증에서부터, 과거와 현재의 삶에 일어난 일들을 하나하나 골라 긴 여운을 남기는 한 편의 글을 완성하기까지 얼마나 깊은 어둠에 고여있었을까, 하고 시간을 헤아려보느라 다 읽고 나서도 한참 책 등을 쓸었다.

엄마의 열정과 농담을 물려 받았으니


책에서 느껴지는 투사의 기운...! 어디서 왔을까 했는데 작가님에게는 역시 엄마가 있었다. 돈벌러 간다면서 자꾸 사라지는 애비를 대신해 세남매를 키워낸 엄마가. 밭일하고 가축도 키우며 억척스럽게 살았던 엄마가. 열다섯에 시력을 잃고 장애인 학교에 들어갔던 작가님이 부끄러워 졸업식에 한번도 가 주질 않았던 엄마가 있다. 아마도 결혼 전에는 삶에 대한 열정이 있었을테고, 아이를 낳은 후에는 자식을 위해 아득바득 애를 쓰며 버티기 위해 농담을 택했을 엄마가, 큰 산같은 뒷배가 있었다.



은사님은 내게 엄마 이아기를 써보는 것이 어떻겠나고 하셨다. 나는 준비가 되면 그래보겠다고 대답했다. 언젠가 내 엄마가 아닌 여자 이선열에 관해 쓰고 싶다.그녀의 열정과 농담을 이어받았으니 그것은 나의 힘이 될 거라고 믿는다.

-위로의 방식 중에서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다 풀었을까. 아니면 아직 더 남았을까, 싶었다. 책 곳곳에 뿌려진 엄마와의 에피소드는 나의 눈물 버튼이었다. 한 해의 대부분 얼굴이 까맣고 거친 손으로 호탕한 웃음을 웃으며 담배를 맛있게 피우는 몸집이 큰 여자 사람이 그려졌다. 엄마와 딸의 맞담배도 낯설었지만 떨어진 담배를 사기 위해 나갔던 밤 드라이브의 에피소드는 더 낯설고 그래서 유쾌했다. 숨어있는 순찰대를 놀리기 위해 부러 이상하게 운전을 하고, 결국 돌아오는 길에는 귀엽게 선도 넘으며 그래서, 뭐, 어쩌라고, 라는 눈빛을 보내는 엄마. 아, 그러시면 안돼요~ 라는 말이 턱까지 찼지만 귀여우니까 인정. 이선열 엄마는 뜨겁게 사셨네, 싶은. 온갖 부조리를 겪어내며 원망만 할 수도 있는 인생이셨을텐데. 가슴에 묻은 일들이 오조오억개이셨을텐데. 남편에 이어 딸만 보면 억장이 무너졌을 것인데. 이 훤칠한 글 뒤에 숨은 절절함이 읽혀서 울었다. 이선열 엄마의 마음과 인생을 대하는 자세가 딸 조승리에게 이어졌구나, 해서 울었다.

장애 + 중국교포라서 두배의 차별을 받는 언니 대신 화를 내고 복수도 해주는 작가님, 가족들에게 이용 당하며 속만 문드러지는 마사지 손님에게 현실을 일깨워주는 작가님, "올바른" 얘기만 하는 봉사자에게 따끔한 일침을 날려주는 작가님, 절망에 빠진 장애아 엄마에게 당신은 죄가 없다고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작가님. 당장 자신이 겪는 불합리한 일들이 산적해있을텐데 세상의 다른 불합리를 보며 큰언니처럼 등을 두드려주는 삶을 사는 작가님의 글들 앞에서 무장해제되어 나는 또 울었다.


'내 눈에 박사, 너는 늘 열여덟으로 보인다. 어린데도 돈 벌어 집에 빚 갚아줘야 한다고 동동거리던, 우리 학교 아이들이 근처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맞고 오면 빗자루 들고 황소처럼 뛰어나가던 어른 같던 아이. 난 네가 나한테는 어리광도 피우고 떼도 썼으면 좋겠다."

무어라 대답할 수가 없었다. 입을 열면 눈물 스위치가 뚝 하고 켜질 것만 같아 객쩍은 농담도 할 수가 없었다. 바오쯔가 다 쪄졌는지 언니가 뚜껑을 열어 김을 날렸다. 찜솥에서 바오쯔를 꺼낸 언니가 입으로 호호 불어 식힌 뒤 내게 가저왔다. 나는 뜨거운 바오쯔를 한입 크게 베어 물었다.

-무국적 만두 중에서


감히 추측컨데 엄마 이선열님도 이런 사람이시지 않았을까. 작가님은 엄마를 꼭 닮은 게 아닐까. 사랑했고 연민했고 애정을 갈구했고 더불어 증오도 했던 엄마를.


계속 써주세요, 읽을게요


작가님은 읽었다고 했다. 시력을 잃어간다는 것을 알게 된 후부터 학업을 중단하고 도서관으로 달려가 닥치는 대로 읽었다고 썼다. 블로그를 시작하면서부터 눈이 부쩍 많이 피로해진 나는 가끔 눈에 문제가 생기면 어쩌지, 를 생각하곤 하는데 ... 아찔하다. 정말 아찔하다. 책을 읽지 못하고 영화를 보지 못하고. 오감 중에 중요도를 따지면 아마도 눈이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할 만큼. 책을 좋아하는 십대 소녀에게 시력 상실이라는 건 대체 어떤 의미였을까, 감히 상상도 못하겠다. 지금이야 오디오북이라는 옵션도 있고 기술 발전의 힘으로 뭔가 더 가능해졌겠지만...그 당시 그 어떤 기술 발전이 그려졌을까, 아니 과연 희망의 끄트머리를 떠올릴 수나 있었을까. 친척들은 나만 보면 울고, 엄마는 낫게 하겠다고 온갖 미신까지 찾는 그 와중에. 도서관으로 달려간 작가님의 마음은 대체 어땠을까. 책이 어떤 의미였을까. 그렇게 읽은 책들을 작가님에게 어떻게 쌓였을까.


나는 수미씨의 올바름에 화가 났다. 그녀는 결핍을 모르는 사람이다. 수미씨, 수미씨는 장애인 자식 없어봤잖아요. 그래본 적 없으면서 희생하지 않는다고 헐뜯을 자격 있어요?"

-정지된 도시 중에서


책 끝머리에 적힌 작가님의 장래희망은 "한 떨기 꽃"이란다. 비극을 양분으로 가장 단단한 뿌리를 뻗고, 비바람에도 결코 휘어지지 않는 단단한 줄기를 하늘로 향하겠다고. 세상 가장 아름다운 향기를 품은 꽃송이가 되어 기뻐하는 이의 품에, 슬퍼하는 이의 가슴에 안겨 함께 흔들려야겠다고 썼다. 그렇게 누군가가 꽃의 향기를 맡으며 위로를 받는다면, 본인 비극의 끝은 사건의 지평선으로 남을 것이라고, 그렇게 이 책은 끝이 난다.

아마 작가님은 겪은일, 들은일의 반의 반도 쓰지 않았을 것이다.

글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나는 이런게 에세이지! 라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 에세이가 넘쳐나서 에세이를 잘 읽지 않게 되어 버렸지만... 이런 에세이는 꾸준히 있어야 한다고, 내가 읽겠다고, 좋은 독자가 되겠다고 생각했다. 사는게 고통이지만 또 그렇게 이겨낼 수 있다고, 무너지지 말고 원망하지 말라고. 굽이굽이 걸어가면 내리막이 보일 거라고, 좋은 꽃밭도 있을 거라고. 가르치는 게 아니라, 넌지시 자신의 지난 날을 건네주는 이런 에세이. 또 읽고 싶다. 조승리님의 에세이를 계속 읽고 싶다.




*출판사에서 서평단용 책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내 운명이 빙산 같다고 생각했다. 바다를 홀로 떠돌다 결국 녹아 없어져 버리는 빙산처럼 나의 삶도 시간을 부유하다 무의미하게 사라질 것으로 생각했다 - P200

공간에 흐르는 가을 공기가 맨살에 소름을 오소소 돋게 했다. 평온한 일상에 안도한다. 순간 내 자신이 혐오스러웠다. 남의 불행을 자신과 비교하며 안도를 찾는 이들을 나는얼마나 경멸했는가?



오래전 지인을 따라 방문한 어느 교회에서 목사는 나의 장애를 거론하며 말했다. 하나님이 왜 장애인을 이 땅에 만드셨는지 아시나요? 그건 여러분께 현실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해드리려는 주님의 안배입니다. 저들을 바라보며 건강한 육신이 얼마나 축복인가를 아시길 바랍니다. - P187

그와 나는 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며 속없이 낄낄거렸다. 나는 아저씨가 자책에 빠져 누군가를 저주하며 인생을 낭비하지 않길 바랐다. 진정한 복수는 앙갚음도 용서도 아니다. - P76

철없죠. 아이는 죽어가는데 어미가 돼서 내 즐거움을 찾고 있으니. 나는 그녀를 응원하고 싶었다. 그래서 잘한 일이라고, 앞으로도 자신의 행복을 찾아나가시라고, 그것이 아이가 바라는 것일 거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가 엎드려 오열했다. 잘했다는 말을 너무도 오랜만에 들어본다고 했다. 아이를 낳은 이후로 자신은 행복하면 안 되고 오로지 아이를 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자기검열에 빠져 있었다고 말했다. 내가 물었다. 장애아를 낳으면 죄인이 돼아 하나요? 그게 사회적으로 지탄받아야 할 사실인가요? 그럼 저는요, 저는 죄의 근원인가요? - P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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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2 : 중력 - 으악, 유령이다! 물리박사 김상욱의 수상한 연구실 2
김상욱 기획, 김하연 글, 정순규 그림, 강신철 자문 / 아울북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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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분야를 선택하여 공부할 수 있던 시절에, 철저한 문과는 물리와 화학을 인생에서 지웠더랬습니다. 그냥 한 문장인 것 같은데 읽히지가 않던!!!! 물리, 외워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았던 화학... 그 때 이 두 학문을 저리 치운 이후로 다시는 안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입니다.

레슨 인 더 케미스트리에서는 화학을 다시 만나고, 인터스텔라를 비롯하여 각종 과학 영화와 테드창과 매니악 등의 책들에서, 물리를 만나게 될 줄은... 그리고 무엇보다 알쓸신잡, 알쓸범잡, 알쓸인잡, 알쓸별잡을 통해 김상욱 교수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물리에 대해 다시 한번, 도전해볼까, 싶었더랬죠. 조곤조곤하게 설명하시는 김교수님의 설명은 왠지 물포자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물리를 몰라도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물리는 생각보다 생활에 불쑥 불쑥 등장하는 그런 학문이라서 알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김상욱 기획, 김하연 글, 정순규 그림의 책입니다.

기획 김상욱 자문 강신철 두 분이 꼭 다뤄야 할 물리 개념을 정리하고 김하연 작가가 이야기로 변환, 정순규 작가님이 삽화를 그렸고요. 학습 만화와 줄글책의 중간 지점에 와 있는 책으로 줄글책 잘 읽는 저학년 + 줄글책 부담스러운 고학년도 모두 부담없이 읽을 수 있도록 씌였습니다.


바로 어제인 3월 27일에, 3권이 출간되었습니다.

이로서 수상한 연구실의 시리즈는 이렇게 구성되었지요.

1권 - 빛

2권 - 중력

3권 - 원자

어머나 어머나! 빛, 중력, 원자 모두 아이 키우면서 한번은 어떤 이유로든 아이에게 설명하게 되었던 개념들 아닌가요! 물론 나의 설명은 미천했지만 실생활과 깊이 연결되어 있는 학문이 물리구나, 하고 목차를 보며 깨닫습니다.

김상욱 교수님은 물리학은 모든 과학의 기본, 이라고 하십니다. 뉴턴의 중력을 시작으로 자연현상을 다루고 있는 것이 물리니까요. 그래서 물리가 자꾸 인생에 끼어드는가 봅니다.


물리를 재미있게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장치들


이 책에서는 어려운 개념을 재미있게 보여주기 위해 몇가지 장치가 차용되었습니다. 초판 한정으로 들어있던 홀로그램 카드가 있죠. 그 카드 이름이 "이데아" 입니다! 이데아요? 플라톤의 이데아요?



이 책의 이데아는 좀 더 쉽게 정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시각적으로 물리 개념을 인지할 수 있도록 물리의 개념들을 캐릭터로 설정해버렸습니다! 그리하여 2권의 이데아는 물리 이데아 - 그라몽이 되었고요!

이 책을 읽은 녀석에게 이데아가 뭔 것 같냐 물으니

"포켓몬 같은 거...?" 라고 합니다. 이데아캔도 있거든요. 이데아캔에 이데아를 불러들일 수도 있습니다. ^^;;;

플라톤의 이데아보다 수상한 연구실의 이데아를 먼저 접해버렸으니 이제 이데아는 포켓몬 같은 것... 으로 기억되는 것은 아닐지 염려도 되지만요 ^^;; 중력 이데아 그라몽은 키 20cm에 몸무게가 10kg 나 되는 작고 무거운 존재인데 눈물이 많고 소심한 성격입니다. 재밌네요.




중력=그라몽으로 치환하니 한결 가까운 느낌입니다. 그라몽은 뉴턴의 중력, 아인슈타인의 중력을 "현상"으로 보여줍니다. 진짜 뉴턴의 중력만 알고 있던 무지한 애미는 아인슈타인의 중력을 이렇게 처음 배우고.... - 시공간 왜곡이 등장하다니! 두근두근! 그라몽을 "부력"을 이용해 잡는다는 것에, 중력과 부력의 상관관계에 유레카를 외쳤습니다!


또 하나의 장치는 역시 설정이겠죠?

김상욱 교수님이 또만나 떡볶이집 주인으로 등장하는 것이 포인트...! 게다가 요리를 못하는 편... 아이들 대상으로 매운 떡볶이만 내어주는 편... 그런 안경잡이 교수님이 아이들과 함께 이데아를 잡으러 다니고, 이를 방해하며 가로채려는 "회사"가 등장합니다. 이렇게 익숙한 대결구도와 모험 이야기의 틀에 물리를 집어 넣어 친근하게 접하게 한다는 점! 물리에 대한 장벽을 걷어내기 위한 좋은 장치가 되겠습니다!

우리집 어린이도 책이 오자마자, 알아서 뜯고 알아서 읽고 있더라고요. 학습만화의 장단이 분명하지만, 진입 장벽을 허문다는 점은 분명 장점입니다. 어떻게든 읽게 되니까요. 게다가 이 책은 만화+줄글 혼합이라 글밥 많은 책으로 건너가기에 좋은 가교가 될 것 같기도요.


총 7개의 챕터로 구성되었으며 챕터의 마지막에는 #김상욱 박사의비밀연구일지 라는 개념 정리가 있습니다. 오늘의 연구 대상, 오늘의 일지, 오늘의 연구 결과라는 템플릿과 예시도 보여주고요. 벌어진 이야기들로 개념을 현상으로 보여준 뒤, 챕터 마지막에 이론을 설명하면 현상이 > 과학 개념으로 입력되는 셈입니다.


쉽고 재밌게 물리를, 자연현상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었습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면서 아이에게 가르침을 받았네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읽게 되었고, 작성하였습니다.




출간 제안을 받았을 때, 과학학습만화 시리즈를 틈틈이 읽던 저의 어린시절이 떠올랐습니다. 공룡과 곤충 이야기에는 흠뻑 빠졌지만, 물리를 다룬 이야기는 지루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물리 이야기도 공룡이나 곤충처럼 재미있게 읽었다면 좀 더 일찍 물리학자의 꿈을 키울 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상상도 해봅니다. - P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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