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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트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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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다 이라 Rent.

사람의 마음을 세밀하게 읽고 묘사한다. 묘사에 능한 작가라고 평가되어지는만큼 심정묘사가 세밀하다는 느낌. 소재가 독특하고 전개가 평범하지 않아 흡입력을 가지고 슥슥 읽게 된다.

도서관에서 늘 눈에 띄던 제목이라 들고 와 봤는데 남창이라는 주제로 베드신이 내용의 절반쯤 된다. 중학생 때 몰래 몰래 돌던 소설 중에 섹스의 질과 감정과의 상관관계를 연구하는 소설이 있었는데 그 당시 그런 것을 이해할 수 있을리가 만무했지만 왠지 그 책과 비슷한 느낌이 든다.

사람의, 특히 여성의 욕망과 각종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을 대하며 남창의 세계에 발을 들인 대학생 청년의 이야기.
 
덜 정리된 느낌으로 왠지 속편이 나올 것 같은 이야기. 

아름다운 얼굴, 진지한 얼굴, 두려움이나 불안을 감추지 못하는 얼굴, 그녀들의 얼굴은 제각각이었지만, 욕망을 노골적으로 내 앞에 드러낸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 누구에게든 자신의 스타일이나 이야기가 있었다. 그것은 표면적인 장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욕망의 진실은 어딘지 모를 좀 더 깊은 곳에 있다고.

하지만 나는 진실도 깊은 곳도 보고 싶지 않았다. 표면을 꾸미려고 하는 마음만으로도 그 여성은 나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악취미에 언밸런스한 차림새라고 남을 비웃을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다. 이 세상에서는 누구나가 자신의 결점을 감추기 위해 옷을 걸치고 있다. 황금 같은 마음을 가진 올바른 사람만 벗고 돌아다니면 된다. 나는 알몸은 싫으니 누더기라도 걸친다. 

p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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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헤라자드 1
아사다 지로 지음, 김석희 옮김 / 베틀북 / 200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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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헤라자드.

조금 어색한 구석이 없지 않지만, 미륵호가 그녀라니, 그건 좀 아닌 듯 하지만,
그래도 아사다 지로 답게 얽히고 얽힌 스토리 구성,
챕터 별로 시대를 넘나드는 다채로움.
그러면서도 한번에 쏙쏙 이해되는 명쾌함.

제 2차 대전을 일으킨 일본은 침략전쟁임을 말하지 않고
미국과 유럽에 점령된 동남아를 구하러 간다고 하였단다.
국민들을 그리 속이고 군인들을 전쟁으로 몰았단다.
사실인지 소설 속인지 모르겠지만 더할나위없이 일본답다.
언어와 문화부터 뺏는 일본을 보라,
정말 기획일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한단 생각이 들 만큼이다.
자국민들에게조차 그렇게 소문을 뿌려 스스로 참가하게 할
명분을 세워줬다.

대의명분이라는 이름 하에 자국민을 방패로 삼아
모험을 거는 일본.
소설이든, 진짜든 아사다 지로가 설명한 일본의 모습이
진짜 일본이라는 생각이 든다. 

주인공들에게 몰입되어 마구마구 울컥하다가도
일본의 무서움에 치를 떨다가도
나라의 윗대가리들은 다 똑같아, 라고 생각하게 되다가도,
아사다 지로 정말 내 타입~ 하게 되다가도.

 걸작 셰헤라자드.
사람을 사랑한다는, 기본 방침이 변하지 않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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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의 연인
아사다 지로 지음, 김윤희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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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나온 줄도 모르고 있다가 아사다, 로 검색해서 알았다. 그래도 지금이 8월이니 나온지 2달 되었구나. 다행이다.

장미 정원. 내가 읽어본 지로의 단편은 이것 하나 뿐이다. 호흡이 긴 이야기들을 주로 읽다가 단편을 읽으니 확실히 다르긴 다르다. 장미 정원은 그래도 단편 + 중편 이었던 것에 비해 이 책은 정말 단편들이다.

-월하의 연인
-한여름 밤에 생긴 일
-고백
-적당한 아르바이트
-소슬한 바람
-잊지 못할 여인숙
-검은 숲
-회전문
-동거
-그대를 만나고 싶어요
-겨울여행

월하의 연인이라 하니 야자와 아이의 하현의 달이 떠오른다. 환상적인 스토리라는 점에서 분위기도 비슷하다. 무섭고, 섬뜩한 것을 읽지 못하는 나인데 지로는 다르다. 현실속에서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이라 등골이 아찔해져야 마땅한데 귀신을 귀신이라 부르지 않는 지로이기 때문일까? 전혀, 조금도 무섭지가 않았다. 그리고 지로 특유의 따스함,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존중은 정말이지 감탄스럽다. 책을 읽는 내내 여러 친구들의 인생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었다. 그 사람이 살아온 과정을 알아가면 현재가 이해되고 그러면 미래도 왠지 느껴질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단편들 거의가 열린 결말이다. 뒤쪽으로 갈수록 결말이 열려 있어서 몇번이고 다시 읽기도 했다. 뭐지? 뭐지? 내가 빠뜨린 부분이 있었나? 책은 독자와 작가가 같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것, 누가 얘기했던가? 정확하게 지로가 의도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다.

장미정원과도 다르고 그 전의 흥미진진한 모험담과 조직폭력배의 코미디 감동 실화류도 아니다. 신비로움, 열린 결말, 판타지. 태그를 붙이자면 이쯤 되려나?

그래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신뢰는 여전히 깔려있다.

여태까지와는 조금 다른 아사다 지로의 새로운 단편집.
여전히 난 그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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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까지 100마일
아사다 지로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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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의 천국까지 백마일 -

책 다 읽고 역자 후기가 있는 페이지에 사람들이
자신들의 감상을 적어두었다.
인물인물마다, 자신이 맘에 들었던, 공감했던 그 사람들의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감상을 적어 두었다. 

이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기 때문이었을까?
누군가 시작했을지 모를, 그 행동에, 그리고 이렇게 이어짐에
읽고나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책이란 것은, 정말, 이럴때 자신의 소용가치를 다 하는 것일지도.
진정, 마음의 양식이란 것은, 이런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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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비
아사다 지로 지음, 김미란 옮김 / 문학동네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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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아름답다. 참 아름다운 사람들이다.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단편집들보다도 이 책을 아사다지로다운 단편집이라고 꼽고 싶다.

그는 개인적인 감상 따위보다는 순전히 주인공들의 이야기와, 주인공들의 사정만을 이야기하는 작가다. 이 작품은 다소 감상적인데, 철도원보다도 괜찮은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작품이라는 번역자의 이야기. 역자후기마저도 저자에 감동받아서인지 따뜻하기 이를데 없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역시나 바보다. 버림받고, 이용당하며 속임을 당해도 괜찮다. 그 사람들은 그저 우직하게만 한 평생 살아왔다. 그저 사랑하고 삶의 기대들이 세상으로부터 하나하나 거절당할때마다 점점 작아지면서,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이다.  

단순하고 순진한 사람들을 농락하는, 욕심많고 약아빠진 사람들을 원망하지 않는다. 마음의 어쩔 수 없음도 안다. 그렇게 그 사람들에게 자리를 내어주며 그렇게 산다. 그렇지만, 그 사람들이 무언갈 잃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저, 착한 사람들일 뿐이고 그렇게 자리 하나를 더 내어줌으로 인해 그들은 한뼘 더 성장해간다는 느낌이다. 그것이 저자의 의도일지라도. 

사랑하고 사랑받고 사랑하고 사랑받고. 이 말들은 상관관계가 없다. 주고 받는게 아니다. 그냥 각자가 따로따로 누군가의 마음에 존재할 뿐.  

이 책을 다 읽은 것은 일요일 아침, 햇빛이 내리쬐는 2호선 대림역 맨 앞칸. 왠지 감성적이 되서 카메라를 들고 떠다니는 빛을 프레임 안에 넣어보았다. 그것만으로도,

모든게 괜찮아 지는 느낌이었다. 

아사다 지로, 세상은 살만한 곳이고 여러번 당해도 괜찮다고, 바보같이 살아도 괜찮다고

또 한번 설득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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