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을 맞은 요즘, 우리도서관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이틀간 '나는 동화요리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첫날 선생님이 `나는 토마토 절대 안 먹어`를 읽어주고 토마토 치즈 컵밥을 만들었다. 둘쨋날에는 `야 맛있는 채소다`를 읽어준뒤 감자 크로켓을 만들었다. 아이들 전용 예쁜 식판에 빵칼, 도마, 야채를 준비해서 직접 만들어보니 참으로 즐거워한다. 센스있는 선생님은 아이들이 음식을 집에 가져갈수 있도록 예쁜 케이스에 푸짐하게 담아 준다.  한 여름에 오븐요리와 튀김하느라 땀을 뚝뚝 흘리지만 행복해하시네. 안쓰러운 마음에 강의실 들락거리면서 크로켓 모양도 만들고 계란물, 빵가루 묻히는 작업을 도왔다.  덕분에 나도 맛있는 크로켓과 생소한 토마토 치즈 컵밥을 먹었다. 야채를 듬뿍 넣어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좋다. 

 

새로 구입한 카메라 들고 다니면서 아이들 모습이랑 수업 장면 찍으니 즐겁다. 훌륭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늘 카메라를 소지하고 다니란다. 많이 찍어봐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평범한 진리를 실행해야지. DSLR의 장점인 아웃포커스도 어설프지만 연출한다. "얘들아 이 사진 홈페이지에 올릴까?" 했더니. 싫다네. 아쉽다. 그저 나만 봐야 하나?


에어컨 틀어 시원한 도서관엔 방학을 맞은 학생, 엄마들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더운 집을 피해 피서오듯 도서관에 오는 가족들 모습이 예쁘다. 인문학 회원은 8월 토론도서인 알랭드 보통의 '불안'을 들고 와서 열심히 읽는다. 집에서는 집중이 되지 않아 아이들과 도서관에 왔단다. (9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알랭 드 보통 특별전시회가 있다는 정보에 회원들과 가보려고 미리 읽고 있다.) 책 읽는 모습에 반해 얼음 한가득 넣은 더치커피 타주니 행복해한다. 한 여름의 도서관은 훌륭한 피서지다. 

 

 

 

토마토 치즈컵밥, 감자 크로켓 만드는 법.  

* 토마토 속을 파낸뒤, 야채 볶음밥 넣고, 치즈랑 바질 올려 오븐에 구우면 맛있는 토마토치즈 컵밥 탄생.

* 감자 삶은것 으깨고 당근, 피망, 옥수수콘, 브로콜리, 우유 2스푼 넣은뒤 동그랗게 말아 밀가루 묻히고, 계란물 입힌후 빵가루에 굴려 가열된 튀김솥에 넣으면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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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부인 2015-07-31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이런 이상적인 도서관이 있대유. ^^ 저도 한국에 가면, 세실님께서 타주시는 손맛커피 맛보고 싶네요. 정겨운 풍경이예요. 부럽습니다.

세실 2015-08-01 06: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근데 이쁜 사람들만 타줘유~~~
고자세로 말하거나, 비합리적으로 따지는 이용자는 절대 안타줘유.
저 은근 까칠하거든요.ㅎ
님은 무조건 타드려요~~~왜? 인문학동아리 등록하실테니까^^

cyrus 2015-07-31 2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모임 분위기 속에 《불안》을 읽는 엄마들의 모습이 색다르네요. ㅎㅎㅎ

세실 2015-08-01 06:43   좋아요 0 | URL
9월에 열리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에 보통씨 오거든요. 그때 나들이 가려구요^^ 미리 읽어두는 센스~~ ㅎ

1004ajo 2015-08-0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왕~~~
좋은 기회 누리는 애들.
저도 이용객이고프네요.

세실 2015-08-02 21:36   좋아요 0 | URL
무엇보다 알찬 수업을 진행한 선생님의 열정에 감동했답니다~~
설거지 거리가 어찌나 많은지요^^
시골도서관도 나름 괜찮지요?ㅎ

희망찬샘 2015-08-01 1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입이 쩍 벌어집니다. 놀라운 도서관이에요!

세실 2015-08-02 21:37   좋아요 0 | URL
우리 아이들 복이죠?
샘의 전문가적 자질이 돋보였답니다~~ 참 복 많이 받고 자라는 아이들^^

책읽는나무 2015-08-01 18: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까이만 있었어도 울애들 바로 신청했을텐데요^^
울집애들은 도서관 프로그램중 펀펀마술 수업을 신청했어요!!
그저께 수업 듣고 와서 제앞에서 보여주는데 속임수를 다 보여주는ㅋㅋ

요리수업 요거 도서관에 건의신청해야겠네요^^

세실 2015-08-02 21:40   좋아요 0 | URL
그렇죠?
엄마의 부지런함, 도서관 사랑이 젤 중요해요~~
책나무님은 커피 무한 제공ㅎ
동화책 읽고 관련 요리하기!
참 기발한 아이템이죠~~ 재료비가 좀 있어서 방학 특강으로 하면 좋을듯요^^
우린 2일에 2개 요리, 단돈 천원에 진행했지요. 도서관에서 재료비도 거의 부담ㅎ

보슬비 2015-08-01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더운데 도서관에서 놀면 참 좋아요.^^ 책도 읽고 쉬원하고...
세실님 도서관에는 이쁜 사서님에 행복한 교실까지.. 완전 부럽습니다.

세실 2015-08-02 21:42   좋아요 0 | URL
에어컨 아침부터 빵빵 틀어줘요. 책 읽는데 더우면 짜증나니까요~~
시골엔 방학때 갈곳이 많지않아서 도서관 역할이 중요합니다^^
이번에 이쁜 사서 온거 어찌 아셨죠?ㅎ
늘 감사합니다~~~

bomdam 2015-08-08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정수업 구입하러 들렀다~잠깐 엿보았네요.
아이들 어렸을때 로렌 차일드 북전시 보러
봄&담 이끌고 서울 나들이하며 땀 뻘뻘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가 좋았는데~~ㅎㅎ
책이 있어 좋구, 책이야기 나눌수 있는 관장님 만나게 되어 더 좋구~~^^*

세실 2015-08-08 11:18   좋아요 0 | URL
닉네임이 그러고보니 아이들 이름이구나. 봄이, 담이. 참 예쁜 이름이예요~~
아이들 어릴때 전시회 자주 데려가면 확실히 감성이 풍부해지네요.
나두 책이야기 나눌수 있는 그대가 있어 좋다우~~
오랜 인연으로 남자구요^^

하양물감 2015-08-08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도서관에서도 아이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하고 있는데 요리가 들어가면 정말 신나하더라구요.
만드는 재미도 있지만, 끝난 뒤 먹는 재미도 빠질 수 없죠

세실 2015-08-10 13:49   좋아요 0 | URL
감자 크로켓은 정말이지~~~~ 꿀 맛이었어요^^
더운 여름날 크로켓 튀기느라 땀은 뻘뻘! (에어컨이 소용없네요)
아이들도, 저도 참으로 즐거웠답니다^^
그림책과 요리 굿 아이디어예요.

simsuni 2015-09-05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관련된 독후활동으로 가야되는데.. 일부 공공도서관에서는 책접고 ㅎㅎ 요리로만 가는 경향이 있는 듯 하여 안타까워요~ T.T 학원,평생교육 그 경계에 애매하게 놓여지는 듯 하여.. 그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서 중 한명입니다.. 그간 문화 행사 쪽 업무만 하다가.. 수서 업무를 간만에 보게 되어 예전에(6년전?) 세실님 글.. 가끔식 엿보곤 했는데.. 이렇게 인사드리네요^^;

세실 2015-09-09 19:07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안타까워요. 대부분의 도서관이 평생교육기관이라고 하지만 생뚱맞은 프로그램은 지양해야겠지요. 저흰 동화책을 꼭 읽고, 책이야기 충분히 나눈뒤에 간단한 요리수업을 했답니다.
문제는 독서관련 프로그램은 참여율이 저조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