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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연필 ㅣ 일공일삼 71
신수현 지음, 김성희 그림 / 비룡소 / 2011년 5월
평점 :
삶에 있어 달콤한 유혹은 어쩌면 나에게 주는 기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전혀 글쓰기에 소질도 관심도 없던 소심하고 자신감 없던 주인공에게 빨강 연필은
선생님의 칭찬과 작가의 관심과 함께 주인공에게 글을 쓸 기회를 제공한다.
물론 자신이 직접 쓴 글이 아니므로 불안한 마음도 있지만 엄마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그 유혹을 쉽게 뿌리치지 못하고 빨강연필을 의지해 더 큰 상을 받고자 한다.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을 일기장에 솔직하게 써서 혼이 난 이후로 두개의 일기를 쓰면서
주인공은 글쓰기의 기회를 잃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민호에게 등장한 저절로 좋은 글을 써주는 빨강연필은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소원이다.
비록 거짓된 글을 썼지만 선생님께 칭찬받고 친구들이 좋아해주는 모습에서
주인공에게 감춰져 있던 글쓰는 것에 대한 희망의 불씨가 살아 난지도 모른다.
하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가족에 대한 새빨간 거짓 일기를 써 낸 이후 양치기를 떠올리며 괴로워 한다.
엄마는 주인공의 가족 이야기를 읽고 주인공을 나무라기 보다 진짜 쿠키를 구워주려 시도하거나
주인공이 진짜 멋진 글을 쓸수 있도록 함께 책을 고르며 글쓰기를 연습하기도 하는 모습을 보니
빨강 연필이 가져다 준 기회는 그냥 저절로 얻어 지는 것은 아니란 생각을 하게 한다.
빨강연필 없이 오로지 자신의 실력으로 글을 써야했던 주인공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주어지는데
만약 빨강연필의 힘을 얻어 완벽한 글을 썼다면 주인공의 미래는 어땠을까?
달콤한 유혹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으로 그 유혹을 뿌리치고 스스로 성장하는 아이만이
진정한 자신의 기회를 잡아 성장해 나갈 수 있음을 알게 되는 책이다.
하지만 이런 빨강 연필이 내게 주어진다면 나는 과연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