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하게 산다 심플하게 산다 1
도미니크 로로 지음, 김성희 옮김 / 바다출판사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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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강도 마음가짐의 문제다.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 우리가 가진 능력, 생각이라는 능력을 포기하면 안 된다. 생각은 행동과 몸가짐, 행복과 불행을 좌우한다. 자신의 생각을 다스릴 줄 알아야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다. 인생은 생각에 의해 좌우된다. 생각으로 삶의 흐름을 바꾸고, 현실에 가치를 부여하고, 우리가 가진 모든 가능성의 문을 열자. p.168

 

무기력할 때 이 책을 우연히 읽게 되었다. 책의 표지처럼 책 안의 디자인도 차분하고, 작가의 말투조차 차분한 가운데 조용한 힘이 느껴졌다. ~하자..라고 속으로 되뇌이며 책의 뒷부분으로 갈수록 나는 알 수 없는 힘을 얻고 있는 것 같았다. 생각대로 즉, 마음먹은 대로 살고 싶지만 생각이 행동이 되는 것은 십퍼센트도 안되는 것 같다. 그렇게 삶의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을 쌓아두다보면 변화할 수 없다. 그런데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행동하지 못하는 내 자신의 문제가 의지력 부족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건 의지의 탓이 아니었다.

우선 벌떡 일어나 이 책대로 내 방을 정리한다. 불필요한 잡동사니들을 버리고 최대한 정갈하게 만든다. 마음에 들지 않아 마음을 불편하게(?)하는 옷이 있는가. 당장 없애버린다. 이렇게 하나하나 내가 실천할 수 있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내 몸을 관리하고 나아가 내 마음까지 컨트롤하는 연습을 한다. 위의 말처럼 인생은 생각에 의해 좌우된다. 그런데 그 생각이 건전하고 확고하고 발전가능성있는 것이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다듬는 연습과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것 부터 처리해 나간다면 어느덧 순간순간에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내 자신과 마주하게 된다. 얇지만 나에게 많은 것을 가져다준 고마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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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인시공 - 책 읽는 사람의 시간과 공간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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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떠나온 곳에는 늘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었던 도서관이라는 장소들이 존재한다. 책을 가까이 하는 사람의 공간들.. 나는 그곳이 참 편안했다. 눈은 책에 고정하고 잠시 생각을 책 속으로 이동시키면 상상만으로도 나는 공간을 바꾸어 이동할 수 있다. 주인공을 내 곁으로 불러오는 것도 가능하고,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고도 나는 불온한 생각을 할 수 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지만 사적인 대화가 필요하지도 않은 도서관이라는 공간을 참 사랑했다.

 독서에 관한 에세이치고는 그저 무난한 편이지만 나는 글쓴이의 글에서 오랫동안 공부하고 도서관을 전전한 사람의 묵직한 향내를 느낄 수 있었다. 그것으로 나는 이 책에서 만족스러움을 느낀다. 장마가 이제 곧 시작이라는데.. 그래서 인지 몸도 마음도 무겁다. 장마가 지나고 나면 땡볕을 무릅쓰고 도서관 순례를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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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궁금해 미치겠다 - 지구상에서 가장 무모한 남자의 9가지 기발한 인생 실험
A. J. 제이콥스 지음, 이수정 옮김 / 살림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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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궁금한 것은 많은 편이지만 그것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시도는 고작 네이버에 여쭤보는 것뿐. 그마저도 필요에 의해 검색해 보는 것이지... 하다못해 길도 익숙한 길만 가고 카페도 익숙한 카페만 간다. 서점은 영풍만 가고 물건도 남들이 가장 많이 사는 무난한 것을 고르는 편.

그런데 이 작가는 자신이 궁금한 것들을 실제로 실행해 옮겨보고자 한다. 이 책 외에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통째로 읽어내거나 건강해지기 위해 갖은 수고를 아끼지 않는 노력들은 다른 책들에 나온다. 이 책에서 내가 제일 흥미롭게 읽은 것은 획기적으로 정직해보기를 실천해보는 것과 한가지 일에만 집중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었다. 있는 그대로를 상대방에게 말하는 것은 생각과 말의 간극에서 오는 차이를 줄이고자 말을 선별하는데 드는 로드를 줄여준다. 한마디로 대화하는데 있어 거리낄 것이 없는 것인데 상대방이 나에게도 마찬가지로 그렇게 말한다면... 멘탈이 강해야 버텨낼 수 있을 것 같다. 한가지 일에만 집중하는 것은 집중하기 위해 이일에서 저일로 전환하는 노력을 줄여준단다. 사실은 인간이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해낸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이일에서 저일로 뇌가 끊임없이 전환중인것... 이 사실을 알았다면 다음부터는 한가지 일에만 집중하도록 노력하자.

마음 먹은대로 실천하려는 것.. 사실 이것이 가장 대단한 것 같다. 귀찮아서 대부분은 생각으로 그치고 마는 법이니까. 조금만 부지런해지고 경험하려 노력하고.. 이것이 나이먹지 않고 늘 신선하게(?) 살 수 있는 비결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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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셋 파크
폴 오스터 지음, 송은주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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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셋 파크의 한 폐가에 여러 가지 이유로 자리를 잡게 되는 영혼들의 이야기다. 설정은 살짝 일본소설의 가벼움이 느껴지기도 한다. 다만 이 소설을 폴 오스터가 썼기 때문에 좀더 건조하고 서늘하거나 섬세하게 느껴지곤 했다. 젊은이들은 물론 몇달 동안 숙식을 해결하기 위해 몰래 잠입해 살고 있던 집에서 쫓겨났다. 당연한 결과였다. 달라진 것이라면 그런 힘든 인생의 산을 넘어서면서 마음은 좀더 단단해졌다는 것. 인생에 목표점이 없어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돌아돌아 가더라도 모든 길에는 의미가 있으므로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도 된다. 하나의 산을 넘으면 다른 산이 나오기도 한다. 산의 높이도 제각각. 돌이 많은 산도 있고 평탄한 산도 있다. 결말이 해피엔딩이 아니라서 다행이다. 그렇게 마음이 단단해져가는 과정 자체를 보여주고 있으므로.

덧) 모리스 헬러 이야기에서 2인칭으로 서술한 부분은 자꾸 신경숙의 엄마.. 소설이 생각났다. 그 소설의 영향이 강했는지 이런 식의 서술을 보이는 소설은 바로 신경숙의 소설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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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가 X에게 - 편지로 씌어진 소설
존 버거 지음, 김현우 옮김 / 열화당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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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3호 감방에 수감된 남자에게 그의 애인 아이다는 편지를 보낸다. 둘은 만날 수 없다. 끝도 기약할 수 없는 기다림의 나날이 느리게 흘러간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시간의 흐름을 오롯이 느끼는 일이었다. 일상을 담담하게 스케치하다가 가슴 어느 곳엔가에서 솟아오르는 슬픔이 치밀기도 한다.  아, 이렇게 깊은 사랑은 우리가 사는 현재에는 있을 수 없을 것 같다.

 역자는 이렇게 썼다. 사랑, 우리 자신으로 남기위한 절박한 싸움.. 내 자신이 인간이라는 종으로 일반화되는 그저 그런 생물에 불과하다면.. 꽤 절망스러운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한다. 무언가 특별해지기 위해. 고만고만한 우리들 삶에서 의미를 찾기 위해.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내 자신을 붙들어줄 무언가를 찾기 위해. 우리 누구나 A이고 X이지만, 그 A와 X는 이 세상에 하나뿐인 것임을..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

 존 버거의 글은 언제나 마음 놓이게 하는 편안함이 있고 가끔씩은 눈물이 나오게 한다. 황사 바람 몰아치는 4월에 매우 적당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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