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탐 - 길 내는 여자 서명숙 먹으멍 세상을 떠돌다
서명숙 지음 / 시사IN북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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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은 식탐이 별로 없는 나로서는 이 책이 별로 재미가 없었다. 식탐없는 사람에게 무언가 먹고 싶어지도록 글을 써야하는데 나에게는 아무 감흥이 없었던 것이다. (성석제의 글이나 박찬일의 글에 비교하면..) 서명숙의 이전 책 제주올레에 관한 책은 재밌게 읽었는데 이 책 역시 그녀의 고향이 제주도 라는 것에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었다. 몸국, 닭게, 고기국수 같은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음식을 하고 그 음식을 나눠주는 것이 기쁨이고 맛집을 찾아다니고 맛없는 식당주인에게 화내고, 하는 사람의 이야기라고나 할까.. 이 글을 읽는 내내 직장동료중에 엄청난 식탐을 가진 그 사람이 생각나곤 했다. 그야말로 음식을 흡입하는 사람인데 그 사람이 싫어서 인가 나는 이 책이 그냥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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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보면 언제나 네가 있었다
후지와라 신야 지음, 강병혁 옮김 / 푸른숲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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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보람이라는 것이 있다. 그렇게 대단한 일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일 가운데 조금은 마음이 통하는 일상이 기다리는, 그런 작은 일로 사람에게는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용기가 생기는 것이다. p.33

 

후지와라 신야의 책을 찾아봐야지 아주 오래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다가 정혜윤의 얼마전 읽은 책에서 N씨의 다이어리에 관한 글을 읽고서 이 책을 찾아 읽었다. 글이 주옥같다고 하면 너무 진부한 표현일까마는, 하나하나의 글들은 추운 겨울날 얼지 않고 흐르는 옹달샘 같은 청명함을 준다. 청명함 속에 작은 희망들이 보이고 더불어 인상적인 사진들도 볼 수 있으니 기쁨도 두배다. 그래서 나는 요 며칠 온통 머릿속이 후지와라 신야라는 후지산을 연상시키는(?) 이 작가의 글로 가득차 있었다. 도서관에서 이 작가의 책을 몇 권 빌려왔고 읽을 생각을 하니 다시 못내 기쁨이 차오르는 것이다. 매번 맞는 새로운 한 해.. 이 삶을 지탱할 보람이라는 것을 찾아 더욱 견고히 해야 한다. 그 보람들로 나의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 그런 날들로 한 해를 채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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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놀이 - 공지영의 첫 르포르타주, 쌍용자동차 이야기
공지영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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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가 쌍용자동차 노조의 파업이야기를 쓰겠다고 마음먹었던 처음처럼 나도 이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해고라는 것이 그렇게 흔치 않은 일도 아니고 회사가 어떤 기준에 의해 구조조정을 하는데 노조가 저렇게 까지 심하게 파업을 해야할까. 그렇게 부당하게 짤린 것일까,라는. 그런데 이 책을 다 읽고 나니 나는 어느 덧 분노하고 있었다.

일터라는 곳, 우리에게 생활을 보장해주고, 우리에게 밥과 의복을 주며, 사람들을 엮어내서 인간의 사회적 욕구를 펼치게 해주는, 우리의 품위와 자부심, 그리고 긍지를 주는 내 인생이 펼쳐지는 현장.. (p.93)

작가의 말처럼 가정이 무너지면 가끔 직장생활이 무너지지만, 일터가 무너지면 가정은 거의 대부분 무너진다. 22명의 영혼이 세상을 그렇게 떠났고.. 지금도 어느 곳에선가는 이 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쌍용자동차 노조 파업의 진압과정은 상식 밖의 일이었다. 테이저건이라는 전류가 흐르는 총을 쏘거나 심지어 수면가스를 발포하겠다는 계획도 있었다고 한다. 77일간 인간이하의 삶이야 말해서 무엇하랴.. 공지영씨를 특별히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아니지만 끊임없이 사회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태도는 지식인으로서 정말로 갖추어야 할 자세라고 생각한다. 더불어 내 개인의 문제가 인생최대의 고민인냥..  사회문제에는 별로 관심없이 살아온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다. 한 개인이 사회로 이어지고 그 영향 아래 나 또한 살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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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의 간주곡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윤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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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기에서 벗어나 어른이 되어야 했다. 삶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 모든 것에. 그런데 무엇을 위해? 그러니까, 더는 척하지 않기 위해, 삶의 주체가 되기 위해, 중요한 사람이 되기 위해. 강해지기 위해, 잊기 위해. 마침내 그녀는 마음을 가라앉혔다. 두 눈의 물기는 말라 있었다. p.159

 

르 클레지오의 책 중 첫번째 읽은 이 책. 아름다운 문장들에 빨리 읽을 수가 없었다. 르 클레지오가 이런 작가였다니.. 나는 이제서야 안 것이다. 가정 불화, 책임감없는 아버지. 그렇게 특이하달것 없는 유년시절의 고통을 안겨다주는 다소(?)보편적인 설정이다. 물론 다른 요인들도 에텔이 어른으로 자라나는 과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이 부분에 내가 몰입되는 건 나의 경우에 해당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른이 되면 척하지 않고, 삶의 주체가 되어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했던가.. 그런데 어른이 되고 보니 오히려 더 척해야 하고, 더 삶의 주체가 되지 못하는 것 같다. 중요한 사람이 되는 건.. 글쎄 내 주위의 몇 사람에게만 중요한 사람이면 되는 것 같다. 강해지고 싶은가? 이건 맞는 것 같다. 감정적으로 강해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에텔의 말처럼 모든 것을 쉽게 잊고 새출발할 수 있어야 할지도 모른다. 다른 르 클레지오 작품의 총망라라고 하는 이 작품을 작가는 한국에서 썼다고 한다. 소설의 첫부분에 허기에 대한 묘사가 등장한다. 그 허기의 경험이 우리네 부모들이 경험했을 법한 것 같아 뼈속 하나하나 느껴가며 읽었다.

이 책은 마음을 가라앉혀준다. 억척스럽게 유년기를 지나 어른으로 도약하는 에텔의 성장과정을 보며 나의 성장과 비추어 보고 내가 바라는 어른의 모습과 견주어봤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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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hug! 아프리카
김영희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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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희PD의 이미지 때문인지 착한 사람의 착한 책같다는 생각이 든다. 2009년도에 휴식차 아프리카에 갔다온 짤막한 글들의 모음이다. 사진 곳곳에는 본인의 모습이 인심좋은 아저씨 마냥 들어가있다. 아프리카를 떠올리면 그저 우리와는 너무 먼 나라라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기아나 낙후된 생활터전, 천혜의 자연환경 정도가 떠오른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에서도 동양인 여행객에게 어떻게 하면 돈을 많이 뜯어낼까 혈안이 되어있는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이 자주 나온다. 이 책이 재밌는 건 그의 그림과 예쁜 글씨가 한몫을 하기 때문인데 그 수준이 삽화가를 해도 될 정도다. 게다가 기록하는 꼼꼼함이 그의 직업을 말해주는 듯하다.

사하라 사막의 곱고도 붉은 모래를 가져와 아버지의 제사에 쓰이는 향을 꽂는 모습에 조금 짠해지기도 했다. 나도 사막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사막이라면 사하라 정도는 가줘야할텐데... 아프리카로 떠나는 일은 요원하기만 하다. 어쨌든 이 책은 재밌었고 나에게 검은 대륙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미지는 선사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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