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기술
안셀름 그륀 지음, 김진아 옮김 / 오래된미래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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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지 않고 사는 방법보다는 잘 늙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책이다. 지난 번에 읽었던 <살맛나는 나이>의 저자와 거의 비슷하게 노년을 바라본다.  

이 책을 읽으면서 거의 모든 구절이 마음에 새겨두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그래서 도서관에서 빌려읽다가 반납하고 구입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런데 일시 품절이라네.  

문제는 책 읽은지 며칠이 지났다고 읽을 때의 느낌이 기억에서 사라져버렸다는 점이다. 남아 있는 거라고는 좋은 구절이 많았고, 나도 노년을 이런 마음가짐으로 살아야지 한 기억만이다.  

책 표지의 부부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이런 노년을 기대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저자는 들어가는 말에서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나이는 저절로 든다. 그러나 얼마나 잘 늙는가는 또 다른 문제다"라는 구절로 시작한다.  

이 책은 저자인 그륀 신부가 노년을 맞은 사람들이 던진 질문, 그 질문에 대해 생각하면서 느낀 것을 적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로 이런 질문을 한 사람들에게 최종적인 답은 저자가 들려줄 수는 없을 거라며, 단지 대답이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하였다.  

전체 구성은 7장으로, 1장 시간, 2장 깨어남, 3장 도전, 4장 사랑, 5장 내려놓음, 6장 화해, 7장 이별로 이루어졌다. 각 장은 또 여러 개의 절 제목이 있다. 사실 이런 책은 차례를 읽기만 해도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를 알 수는 있다. 하지만 아마 이럴 것이다라고 생각하는 것과 실제로 그 내용을 읽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독자가 어떤 대답을 구하고 있는 경우라면 더 그럴 것이다.  

내 경우에는 이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생각하고 있던 문제들에 대한 내 해답이 결코 독단적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 받아서 기뻤다.  

특히 마음에 남는 내용은 <외로움과 화해하기>라는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서 저자는 노년의 첫걸음은 혼자 지내야 하는 외로움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면 자신과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하나됨을 즐길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외로움이 고립을 뜻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한다. "혼자서도 잘 지내는 사람은 문제없이 새로운 관계를 맺고 친구도 잘 사귄다. 그리고 친구들에게 의존하는 일도 없다. 단지 외로움을 잊기 위해 친구를 찾지 않기 때문이다."(128쪽에서) 

욕심을 놓고 열심히 사는 방법을 배울 수 있기를, 배우려고 하는 마음 자세를 잊지 않기를 깨우쳐 주는 좋은 책이다. 특히나 40대 후반을 지나 50대로 접어들면서 노년을 어떻게 지내야 할까에 대해 끔찍하게 두려워 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다. 아주 자연스러운 과정이고, 어쩌면 더 좋은 시간이 될수도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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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맛 나는 나이 - 심리학자 마리의 노년행복 프로젝트
마리 드 엔젤 지음, 백선희 옮김 / 학고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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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La chaleur du coeur empeche nos corps de rouiller / Marie de Hennezel  

부제: 심리학자 마리의 노년행복 프로젝트 

노년이 살맛 나는 나이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아주 편안한 문체로 서술하고 있다. 주로 책과 주위 사람들로부터 모습과 자신의 심리치료사로 일한 경험을 인용하면서 늙는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될지에 대해 차분하게 이야기한다.  사실 늙는다는 것에 대해 저자가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지만 또한 많은 부분이 노화의 결과로서 오는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어떻게 하면 사랑받는 노년을 보낼 수 있을까? 늙음이 주위 사람들에게 행운의 부적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 우리의 탐험을 인도할 길잡이 끈은 우리 안의 무언가는 늙지 않는다는 신념이다. 나는 그것을 마음이라고 부를 것이다. 물론 시들고 메마른 심장이 아니라 사랑하고 갈망하는 능력을 말한다. 설명할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힘, 인간 존재를 살아 있게 만드는 이 힘을 스피노자는 '코나투스 conatus'라 불렀다."고 하면서 마음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저자는 베이비붐 세대인 자신의 동료를 위해 쓴다고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노년에 대한 공포가 사회적으로 형성된 일종의 편견일 수 있다고 하였다.  

아마도 노년을 위한 마음가짐은 노년에 들어서기 훨씬 이전부터 준비하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다.  

저자는 분명히 행복하게 노년을 맞이할 수 있으며 거동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하더라도 가능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노년에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일은 스스로가 고립이 아닌 고독을 받아들이는 것이고 주위 사람과의 관계라고 하였다.  

이 책을 읽으면서 노년을 바라보는 저자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저자가 바라는 죽음의 방법도 따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삶이 지쳤을 때 자연스런 소멸을 선택할 수 있는 삶이 얼마나 부러운지!   

링크한 주소는 알라딘에서 <노년을 위한 에세이> http://aladin.kr/c/EF8so 분야의 책 모음이다. 아마도 큰 범주로 묶어 놓아서 이 책과 비슷한 논조도 있을터이고 그렇지 않을수도 있지만, 어떻든 참고는 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젊어보이려고 너무 애를 쓸 필요가 없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 언젠가 존재 자체로만도 행복할 수 있으며, 나이 들수록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감사할 일이 너무 많다는 사실에 기뻐하기 등등. 이 책을 읽으면서 노년이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삶을 완성하기 위한 여정 중 하나이고 통과해야만 하는 과정이 되어서 좋았다. 이 시간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거나 피해야 할 일이 아니라 기다려진다.  

40대 후반의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특히 부모의 노년으로 힘들어하는 동료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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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 우리가 아직 몰랐던 사랑의 심리
헬렌 피셔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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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쓴 책을 서가에서 찾으면서 눈에 들어왔다. 도서관에서 대개는 비슷한 주제를 모아놓기는 하지만 감정에 대한 주제는 종류별로 나누어져 있지는 않아서 감정을 다룬 분야 책을 모두 훑어 보아야 한다.  

저자가 인류학자인데 신경과학자들과 같이 뇌 촬영 사진을 통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연인에 대해 생각할 때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이런 연구 방법은 그동안 읽었던  다른 책에서도 다루었던지라 생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뇌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내용도 거의 비슷했다. 아마도 오늘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에 대한 많은 연구가 뇌 촬영을 통해서 확증하는 단계에 이른 것 같다.  

하지만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와 실험 결과만으로 아직은 단정할 단계는 아니고 이 분야의 연구가 진전되면 우리는 더 생각해야 거리가 많아질터이다.   

저자는 낭만적인 사랑이 우리가 유전자를 후대에 전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결과라고 말한다. 아마 현재 살고 있는 우리 인류는 생존과 번식에 성공한 유전자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니 오랜 세월동안 정련된 유전자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의사들은 배우자를 구타하는 사람과 스토커에게 뇌 기능을 바꾸는 약을 처방해야 하는가? 변호사와 판사, 그리고 의원들은 열정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화학작용에 의한 장애인으로 보아야 하는가? 이혼법은 불행한 결합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인간의 성향을 만족시켜야 하는가? 로맨스, 그리고 욕정과 애착의 생물학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문화와 경험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더욱 강하게 믿게 된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이런저런 복잡한 윤리와 책임 문제들을 더 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과학자들이 이런 연구를 통해 뇌의 지도를 정확히 그리고 낭만적인 사랑의 생물학을 규명한다고 할지라도 낭만적인 사랑이 지니는 열정의 신비나 황홀경은 결코 파괴하지 못하리라고 주장한다. 어떤 특정 주제, 예를 들어 음악이나 그림에 대해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해서 느끼는 감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낭만적인 사랑을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글이었다. 머리가 느끼는 대로 마음을 풀어주지 못하는 일이 가능하기도 하다는 점에서 약간의 안도를 느끼는 나는? 

또 책 안에서 인용하는 수많은 경구들을 어떻게 저자가 찾아냈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이런 문구를 모두 자신이 읽은 책에서 인용했다면 늘 그런 문구를 기록해 두었을터이니 부러울 뿐이다. 사실 앞 뒤 없이 해당 글귀가 주는 감동이 실제 그 문맥 전체를 보았을 때 같을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독자는 저자가 한번 걸른 내용을 다시 거르면서 읽는 법 아닐까?

어쩌다 눈에 보이는 오타, 번역 실수 등이 약간 아쉽다. 이런 것은 편집 과정에서 걸려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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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공부하라 - 엄마가 꼭 알아야 할 성장 시기별 아들 특징과 교육법
데이비드 토마스.스티븐 제임스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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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서가를 훑어보다가 눈에 들어온 책이다. 요즘 정말로 아들 덕분에 인생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지라 그 자리에서 꺼내서 두시간만에 다 읽었다. 

인용하고 있는 책들이 전에 읽었던 책들이라 반가웠다. 아들, 남자의 심리에 대해 쓴 책을 여러 권읽었지만 여전히 어렵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런 어려움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한다. 영원히 이해하기도 어렵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서 조금은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내가 아이를 기르면서 규율을 지켜야 할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지 않았는지 절감하고 있는 요즘 그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내용으로 가득했다. 

우리 부부는 헬리콥터형 부모는 아니고 교관형 부모에 가까운 듯 하다.  아들에게 분노와 수치심을 주지 말아야 한다는데 우리 부부는 이 점에서 가장 많은 잘못을 했다.  

뇌는 25세까지 발달한다는데, 이 책에서도 2세부터 22세까지 아들을 돌보아주어야할 시기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평소에 내가 아이를 이렇게 대해야지 하는 기본적인 생각은 많이 비슷해서 대체로 방향은 제대로 잡고 있구나 해서 안심은 되었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고,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아이를 옆에서 사랑의 마음으로 지켜보아야 하는 일이 부모의 몫인 듯 하다. 

 159쪽에서 <아들의 철저한 방어막이 되어 주는 부모는 어찌 보면 아들을 걱정한다기보다는 그런 아들을 지켜봐야 하는 자신의 고통을 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부모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일 중의 하나는 아들이 힘겨워할 때 묵묵히 옆에 있어 주는 것이다.> 

엄마보다는 아빠가 더 읽어야 할 책이란 생각이 든다. 많은 남자들이 자신의 내면을 제대로 들여다보고 사는지가 늘 궁금하다. 아들을 키우는데는 엄마의 몫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아빠의 몫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읽었던 아들의 심리를 다룬 책 중에서 가장 마음에 와 닿는 부분이 많았다. 그리고 분량도 많지 않고 쉽게 읽을 수 있고, 행동으로 실천하기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사춘기 아들을 키우는 부모에게, 또 청년기 초반의 아들을 둔 부모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이제 걸음마를 하는 아들을 둔 부모에게 정말 꼭 읽기를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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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심리실험 45가지
더글라스 무크 지음, 정명진 옮김 / 부글북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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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우리가 똑같은 문제를 보고 두 가지 다른 해결책을 떠올릴 수 있다면, 합리성의 가장 근본적인 기준인 일관성이 깨어질 것이다.
이런 결과는 합리성이라는 개념에는 대재앙이다. 만약에 이런 식의 모순적인 결론이 용납된다면, 합리성이라는 개념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명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분명히 말하지만,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서 엄격히 합리적인 정신작용이 과연 어떤 역할이라도 맡기나 하는지, 아니면 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어야 한다. -202쪽

하여튼, 우리는 자제력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웠다. 보통사람들의 관점과는 달리, 자제력은 사람들이 가졌거나 결여한 자질이 아니다. 만약에 다른 사람에 비해 자제력을 더 잘 발휘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 사람은 장기적으로 혜택을 누리도록 충동을 잘 다스리는 어떤 기술들을 터득했기 때문이다. 이 간단한 실험들은 매우 일반적인 가르침을 하나 던진다. 누구나 배우고 채택할 수 있는 전략들이 분명히 있으며, 그 전략들은 '욕구 충족의 지연'이라 불리는 중요한 기술을 숙달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334쪽

학계에서 불후의 업적으로 평가받는 실험들이 우아하다 싶을 정도로 단순할 때가 종종 있다. 흔히 실험은 기술적인 측면에서 실행하기가 매우 까다롭다. 특별한 장비를 갖춰야 하고 실험 기술도 탁월해야 하며, 몇 지 변수를 교묘하게 조작한 뒤에 다른 변수를 측정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서 대답을 얻고자 하는 질문은 간단하다. 한 가지 변수가 다른 변수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치는가, 라는 것이다. 그 '질문'만 멋지게 선택한다면, 그에 대한 대답은 지극히 간단할지라도 학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3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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