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 우리가 아직 몰랐던 사랑의 심리
헬렌 피셔 지음, 정명진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사랑이 무엇인가에 대해 쓴 책을 서가에서 찾으면서 눈에 들어왔다. 도서관에서 대개는 비슷한 주제를 모아놓기는 하지만 감정에 대한 주제는 종류별로 나누어져 있지는 않아서 감정을 다룬 분야 책을 모두 훑어 보아야 한다.  

저자가 인류학자인데 신경과학자들과 같이 뇌 촬영 사진을 통해 사랑에 빠진 사람들이 연인에 대해 생각할 때 어떤 부분이 활성화되는지에 대해 연구했다. 이런 연구 방법은 그동안 읽었던  다른 책에서도 다루었던지라 생소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뇌에 작용하는 화학물질에 대한 내용도 거의 비슷했다. 아마도 오늘날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에 대한 많은 연구가 뇌 촬영을 통해서 확증하는 단계에 이른 것 같다.  

하지만 저자도 말하고 있듯이 과학적인 연구 결과와 실험 결과만으로 아직은 단정할 단계는 아니고 이 분야의 연구가 진전되면 우리는 더 생각해야 거리가 많아질터이다.   

저자는 낭만적인 사랑이 우리가 유전자를 후대에 전할 수 있도록 진화한 결과라고 말한다. 아마 현재 살고 있는 우리 인류는 생존과 번식에 성공한 유전자를 모두 보유하고 있으니 오랜 세월동안 정련된 유전자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으리라.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의사들은 배우자를 구타하는 사람과 스토커에게 뇌 기능을 바꾸는 약을 처방해야 하는가? 변호사와 판사, 그리고 의원들은 열정의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을 화학작용에 의한 장애인으로 보아야 하는가? 이혼법은 불행한 결합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인간의 성향을 만족시켜야 하는가? 로맨스, 그리고 욕정과 애착의 생물학에 대해 알면 알수록, 나는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데 문화와 경험의 역할이 크다는 사실을 더욱 강하게 믿게 된다. 그리고 우리 인간은 이런저런 복잡한 윤리와 책임 문제들을 더 강하게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는 과학자들이 이런 연구를 통해 뇌의 지도를 정확히 그리고 낭만적인 사랑의 생물학을 규명한다고 할지라도 낭만적인 사랑이 지니는 열정의 신비나 황홀경은 결코 파괴하지 못하리라고 주장한다. 어떤 특정 주제, 예를 들어 음악이나 그림에 대해 이론적으로 잘 알고 있다고 해서 느끼는 감동이 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부분은 낭만적인 사랑을 결코 경험하지 못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글이었다. 머리가 느끼는 대로 마음을 풀어주지 못하는 일이 가능하기도 하다는 점에서 약간의 안도를 느끼는 나는? 

또 책 안에서 인용하는 수많은 경구들을 어떻게 저자가 찾아냈는지 참으로 궁금했다. 이런 문구를 모두 자신이 읽은 책에서 인용했다면 늘 그런 문구를 기록해 두었을터이니 부러울 뿐이다. 사실 앞 뒤 없이 해당 글귀가 주는 감동이 실제 그 문맥 전체를 보았을 때 같을 수 있을런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독자는 저자가 한번 걸른 내용을 다시 거르면서 읽는 법 아닐까?

어쩌다 눈에 보이는 오타, 번역 실수 등이 약간 아쉽다. 이런 것은 편집 과정에서 걸려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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