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타가미 요코 지음 / 작은씨앗 / 2004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 : 새댁 요코짱의 한국살이, 2004
저자 : 타카미 요코
출판 : 작은씨앗
작성 : 2010.03.19.




“살려주세요! 다시 만화일기를 그리고 싶어졌어요!!”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로 소설 ‘유성의 인연 流星の絆, 2008’을 집어 들려했지만, 여차저차 만남의 시간을 가져본 다른 작품이 있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일본어 닷컴’에서 연재했었던 만화에 다른 내용과 에세이를 추가하여 책으로 묶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저자의 인사인 [들어가는 말]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계속되는 내용은, 으흠. 흐름을 가진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작은 제목들만 적어보아…도 [요코짱의 한국 생활 적응기Ⅰ, Ⅱ] 정도가 되겠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직접 책과의 만남을 가져주셨으면 해보는군요.


  그건 그렇고, 본래 이 책은 ‘일본 사람의 한국 적응 만화일기’라는 언급에 관심을 가졌다가, 마침 친구 한명이 소장중이며 빌려줄 터이니 기다리라는 말에 고이고이 접어 망각의 영역에 밀어둔 작품이었는데요. 음~ 결국 만나보게 된 작품. 식상한 기분이 없지 않았지만, 가공되지 않은 순수한 맛이 느껴졌기에 그저 즐거웠습니다.




  네? 다른 건 일단 넘기고, 위의 즉흥 감상은 뭐냐구요? 저자 본인이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기록을 읽고 있자니, 새롭게 추진 중인 프로젝트가 연상되어 그 감정을 적어본 것인데요. 그래서 만화일기를 마지막으로 언제 그렸던가 싶어 미니홈피에 들어가 보니, 으흠. 2009년 12월 3일자로 더 이상의 갱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기록에 빠져 들어가 근무 중에도 불구하고 지난시절을 떠올리며 키득거리는 저의 모습을 발견하고 말았기에, 아아아. 찬물에 세수를 하고 오겠습니다.




  기분이 좋아진 동시에 우울의 바다에 빠질 뻔 했다는 것은 일단 넘기고, 이번 책에 대해 무엇을 이야기해보면 좋을까 고민의 시간을 가져보았는데요. 나름의 답안으로 기록의 좋은 점, 일기 쓰기의 즐거움,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긍정적 지표 등을 떠올려 볼 수 있었지만, 이것과 함께 계속해서 떠오르는 것들은 거의가 앞선 감상들 속에서 최소 한번이상 열변(?)을 토했었기 때문인지 잠시 멍~한 상태에 빠져버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떠오르는 것이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과 그에 대한 기록’이었으니,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일상을 벗어난 신세계에서 어떤 특별한 경험의 추억 가지고 계시는지 궁금해지는군요. 개인적으로는 필리핀, 일본, 북한 정도를 방문했었지만 딱히 이렇다 할 만 한 이질감을 느껴보지 못했었는데요. 그럼에도 필리핀의 시장에서 미아가 되었던 일, 홈스테이로 일본 가정집에서 주인아저씨와 사전을 펴들고 대화를 했던 일, 깨끗하게 보존된 금강산이었지만 곳곳에 붉은 글씨들이 저를 자극했던 일 등을 말해 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사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병영생활이나, 제시되어진 인생의 각본을 답습하지 않겠다며 벌이고 있는 일 등. 조금 더 생각해보니 하루하루가 새로움으로 가득한 전쟁터라는 기분인데요. 뭐 어떻습니까! 마냥 우울하게 세월아 내월아 하는 것 보다는 매일같이 배워감의 자세로 중무장 하는 것이 더 재미있지 않겠습니까!!




  그럼, 혼자 낄낄거리며, 생각보다 빨리 읽어버린 첫 번째 이야기는 여기서 덮고 두 번째 이야기를 집어 들어 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덤. 정작 한국에 태어나 한국에서 살아왔었지만 여전히 이질감을 느끼곤 하는 일상. 혹시 어린 시절 들어왔던 ‘다리 밑에서 주워왔다’는 말이 사실, 제 출생의 비밀로 ‘외계인’이었음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것은 웃어넘겨보고, 아아! 추운 날의 아이스크림!! 별미 중에 별미입니닷!!! 크핫핫핫핫핫핫!!!! 


TEXT No. 1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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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없는 살인의 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윤성원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범인 없는 살인의 밤 犯人のいない殺人の夜, 1990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윤성원
출판 : 랜덤하우스코리아
작성 : 2010.03.18.




“재미있는 단편이다!!”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어릴 때부터 함께해온 친구가 학교옥상에서 추락해 저세상으로 가버렸다는 소식을 들은 소년이 있었고, 그 죽음에 의문을 품게 되어 진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는 [작은 고의(故意)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학생으로부터 3개월 된 어린 남동생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선생님의 진실을 알기위한 여정인 [어둠 속의 두 사람]으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이 열리게 되는 작품은, 어느 날. 사랑에 눈뜬 된 제자를 도와주기위한 가정교사의 탐문수사(?)가 있게 되고 [춤추는 아이], 다른 지방에서 일하고 있던 남편이 살해되었다는 소식에 그곳으로 소환되는 여인의 이야기 [끝없는 밤], 살인에 대한 심각한 분위기의 대화는 잠시,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하얀 흉기], 화면속의 여인이 자살하게 되고, 그것을 기준으로 죽음의 진실을 밝혀내는 [굿바이, 코치], ‘밤’과 ‘지금’이라는 두 시점으로 살인사건의 놀라운 반전을 폭로하는 [범인 없는 살인의 밤]과 같은 이야기들을 하나 가득 열어 보이고 있었는데…….




  에. 위의 간추림을 보셔도 짐작하셨겠지만, 아아아! 정말 오랜만에 단편집입니다. 장편으로 재미를 본 작가님의 작품일 경우 단편으로 만날시 갑작스러운 호흡의 변화로 숨쉬기가 불편했었는데요. 이번 이야기묶음은 그런 경험을 통한 선입견을 거침없이 무너지는 것이 그저 즐거웠습니다. 그 원인을 나름 추론해보면 연속극과 함께 단편으로 만났어도 즐거웠을 연작집 ‘탐정 갈릴레오 探偵ガリレオ, 1998’의 영향이 아닐까 해보는군요.




  아무튼,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자면 ‘어떻게 살인이 발생했는데 범인이 없을 수 있단 말인가?’라는 의문을 품고 만남에 임해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는 책의 제목은 가장 마지막 이야기의 제목임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일단 옆으로 밀어두고, 아아! 짧지만 감한 여운을 남기는 일곱 편의 이야기가 한상 가득 차려져있었으니, 직접 그 맛을 음미해볼 것을 권해볼 뿐이로군요.


  혼자 감상에 빠져 있다가 다시 정신을 차려봅니다. 그리고 던져본다는 물음표가 있었으니, 제 기록을 읽어주신 분들은 혹시 사람 죽여본적 있으십니까? 그렇다고 여기서 범행을 고백해보라는 건 아니구요. 왜. 의도치 않게 상대방을 죽음으로 몰고 갔기에 죄책감에 시달리고 계신다거나, 누군가 죽었다는데 자세히 알고 보니 본인이 고인 된 자의 명을 단축시켜버린 원인중 하나가 되어있더라는 등 말입니다. 이번 작품은 작은 고의가 죽음으로 연결되고, 어긋난 인생의 조각이 인격의 탑을 흔들어버리게 되고, 사소한 관심이 상대방을 절망의 늪에 빠뜨리게 하는 등 삶의 단편들을 그저 단백 살벌하게 요리하고 있었는데요. 후회 없이 살기위해 뒤돌아보지 말자는 인생관을 가진 저로 인해 죽음으로 달려가시는 분 혹 있으시면, 이 자리를 통해 죄송함을 적어보는 바입니다.




  그러고 보니 ‘살인’이라는 단어를 통해 ‘자살’을 떠올려볼 수 있었으며, 이어서는 ‘죽음’이라는 단어가 연상되었습니다. 그리고 기억 속에 어렴풋이 돌아다니고 있는 책이 있어 당장 탐색해봐서는 ‘800만 가지 죽는 방법 Eight Million Ways to Die, 1982’가 아닐까 하는데요. 암암리에 쉬쉬 되는 끔찍한 이야기들 또한 단순히 소설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묵념의 시간을 가져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덤. 이 추위가 오늘이 마지막이기를 시린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해볼 뿐입니다. 그렇다고 이 날씨를 죽여 버릴 수는 없으니 말이지요! 크핫핫핫핫핫핫핫!! 
 

TEXT No. 1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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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문자 살인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11문자 살인사건 11文字の殺人, 1987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민경욱
출판 : 랜덤하우스코리아
작성 : 2010.03.17.




“공짜란 없는 법이다.
인간으로 살아가야 하는 세상이기에,”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인간이라는 동물에 대한 짙은 회의를 먼저로, 지난 어떤 사건과 관련된 이들에게 보내는 ‘증오로 타오르는 마음을 담은 편지’를 적었다는 누군가의 독백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있다 말하는 애인과 함께하고 있는 여인이 이야기의 바통을 받게 되었다는 것도 잠시, 그런 그와의 만남에 대한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만난지 2개월이 된 어느 날. 형사가 찾아와 그의 죽음을 알려주게 됩니다. 그리고 장례식에 이어 그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어떤 의문점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그것과 함께 살인사건이 발생하게 되는데요. 추리소설가가 직업인그녀의 ‘직감안테나’가 작동하기 시작했기에, 애인의 죽음과 1년 전에 있었다는 ‘사고’의 진실을 추적하게 됩니다. 하지만 죽음의 행진은 멈춤 줄을 몰랐고, 심지어는 그녀에게까지 그 손길이 뻗어오기 시작했는데…….




  처음 읽어 들어가면서는 ‘설마 1816년에 있었다는 ‘메두사호의 뗏목 The Raft of Medusa’이야기를 재각색하고 마는 것인가?!’라며 긴장을 했었습니다. 그리고 진실을 추적해나가면서는 ‘헉! 설마 ‘유주얼 서스펙트 The Usual Suspects, 1995’마냥 전혀 범행이 불가능 할 것 같던 저 인물이 범인은 아니겠지?’라며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는데요. 결국 드러난 정답은, 으흠.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진지한 물음표와 함께 위의 즉흥 감상을 만들게 했습니다.




  네? 방금 언급한 ‘메두사호의 뗏목’은 뭐냐구요? ‘신비한TV 서프라이즈’를 즐겨보시는 분들이라면 아마 기억하실 내용으로, 배가 난파되어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으로 그중 한 사람을 꿀꺽 해버렸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담은 작품의 제목인데요. 이번 작품을 통해 그것을 연상하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 책을 통해 느껴 봐주셨으면 해보렵니다.




  아무튼, 마침표에 이어 ‘옮긴이의 말’을 통해 생각해보게 된 것이지만, 어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윤리적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다들 올바른 선택 앞에서 주저하고 있어도 자신만은 그것을 해낼 수 있다면, 그 희생에 대한 대가로 우리는 무엇을 요구할 수 있을 것인가요? 실제 그 상황과 입장에 서 있지 않는 이상은 신사답게 ‘무소유 정신’을 통해 대가를 바라지 않노라 말 할 수 있겠지만, 평범한 정신을 가진 자가 순간 어떤 영웅이나 신과 같은 절대적인 입장에 놓이게 되었을 때. 그 과도한 스트레스의 대가로 무엇이든 받을 수 있게 된다면,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요? 아아. 모르겠습니다. 나쁜 사람이 되고자 마음먹은 시점부터 어떤 부탁을 요청해오는 이들이 있을 때마다 ‘당신은 그 대가로 나에게 무엇을 해 줄 수 있을 것인가?’라며 ‘조건부 방어막’을 펼쳐두고 있는 중인데요. 굳이 안 해도 될 일이며, 그만큼이나 시간과 노력을 요하는 일을 ‘그것을 할 줄 아는,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해줘야한다는 식으로 나오시는 ‘대머리 본성의 소유자’분들! 죄송합니다! 이 기록을 기점으로 저 또한 탈모예방의 마음을 가질 것이기에, ‘배신자’가 될 것임을 다짐해보는 바 입니다! 크핫핫핫핫핫핫핫핫!!




  진정해보며, 아는 만큼 예상된 기대의 배반이라는 반전(?)을 마주해보았다는 점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계속해서는 작가분의 다른 작품인 소설 ‘범인 없는 살인의 밤 犯人のいない殺人の夜, 1990’을 집어 들어 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보는 바입니다. 


TEXT No. 1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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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를 죽였다 현대문학 가가형사 시리즈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내가 그를 죽였다 私が彼を殺した, 1999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양윤옥
출판 : 현대문학
작성 : 2010.03.16.




“아아아! 그러니까 누가 그를 죽였단 말입니까!!”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결혼을 앞두었기에 짐을 정리하기 시작한 여동생을 지켜보고 있는 오빠의 시점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리고는 일찍 부모님이 돌아가시게 되어 오누이로서 현재까지 살아온 지난 시절을 요악하게 되는군요. 
  그렇게 신랑의 방문과 결혼 전으로 마무리지어야할 업무상의 만남 등 새로운 등장인물들이 소개되는 것도 잠시, 여동생의 남편 될 남자와 관련하여 어떤 여인이 자살하게 되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든 해결 보려하는 움직임이 있게 되지만, 이번에는 신랑이 결혼식장에서 유명을 달리하게 되는데요. 이 모든 이야기가, 졸지에 미망인이 될 뻔한 여동생을 둔 오빠, 그런 여동생의 담당 편집자, 그리고 죽은 남자의 매니저인 또 다른 남자의 시점을 번갈아가며 사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사건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가기 시작했음에 그 해결사로 ‘가가형사’가 등장하게 되지만, 아아! 왜 범인을 알려주시지 않는 겁니까!!




  진정하고 다시 자리에 앉아봅니다. 이 작품이 ‘가가형사 시리즈’리는 것은 두꺼운 북 커버를 넘기자마자 있었던 작가에 대한 소개 글을 통해서였으며, ‘졸업’을 시작으로 ‘잠자는 숲’, ‘악의’,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내가 그를 죽였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붉은 손가락’이 이에 해당하는 작품임을 알게 되었는데요. 적고나서 보니 별로 중요한 내용이 아닌 것 같아 작품과의 만남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볼까 합니다.


  처음 읽어 들어감에 ‘가가 교이치로는 언제 등장할 것인가?’물음표를 품게 되었는데요. 살짝 두꺼울까 싶은 전체 분량의 중반에 들어서야 그 모습을 드러냈다는 점에 ‘이건 뭐냐?’했습니다. 그러면서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분산된 시점으로 전개되는 이야기를 하나로 꿰어줄 것 같던 그의 모습에 ‘음~ 역시 가가형사는 조연의 탈을 쓴 주연이란 말인가?’라며 혼자 낄낄거리고 있었는데요. 결론에 다다르면서는 ‘혹시 내가 그를 죽인 진범이 아닐까?’라며 혼자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결국, 마침표를 만나면서는 위의 즉흥 감상을 만들어버리고 말았는데요. 부록마냥 함께하고 있는 ‘추리 안내서(봉인해설)’가 있어도 별로 도움을 못 받았다는 느낌의 작품! 밉습니다!! 하지만, 가가형사님의 매력은, 음~ 사랑(?)합니다.




  혼자 신이 나서 웃다가 다시 한 번 진정하고 자리에 앉아봅니다. 결국 독자들에게 범인을 맞춰보라는 식의 동참을 유도하는 작품으로, 작가님의 다른 작품인 소설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どちらかが彼女を殺した, 1996’의 언급을 발견해 볼 수 있었는데요. 그런 사실은 옆으로 잠시 밀어두고,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 중 혹시 누군가를 향한 ‘악의’를 품고 계시는 분 있으신가요? 아니면, 그런 대상으로 시달리고 계신 분은 있으신가요? ‘악의’라고 하니 앞서 만나본 작품이 떠올랐다는 것 까지 일단 밀어두고, 세상이란 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어떻게든 나름의 ‘마음의 칼날’을 품고 살아갈 수밖에 없지 않나 생각해볼 수 있었는데요. 음~ 착하게 살기란 왜 이렇게 힘든 것인지, 칭찬 한번 듣기보다는 잔소리 열 번 듣기 더 쉬운 세상인 것 같아 땅아 껴져라 한숨을 내뱉어 볼 뿐입니다.




  아무튼, 범인의 정답에 대해서는 다른 전문가 분들께 도움을 요청해본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데요. 물론, 즐기시듯 작품을 선보이시는 작가 분께는 소리 없는 박수를 보내볼까 합니다. 
 

TEXT No. 1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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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내가 죽은 집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영미 옮김 / 창해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제목 : 옛날에 내가 죽은 집 むかし僕が死んだ家, 1994
저자 : 히가시노 게이고
역자 : 이영미
출판 : 창해
작성 : 2010.03.15.




“어디서부터 시작되는가? 당신만의 기억은,”
-즉흥 감상-




  ‘히가시노 게이고 이어달리기’인 동시에 ‘애인님과 함께 읽은 책’이라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한 달 전. 어린 시절을 보낸 옛집을 허문다는 소식을 접했지만, 이유를 알 수 없는 두려움으로 방문을 거부했다는 남자의 고백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옛 애인이자 지금은 다른 남자의 여자가 된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는 것으로 본론으로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서먹하기만 한 재회는 잠시, 여인은 남자에게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한 여정에 동참해줄 것을 부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찾게 된 문제의 집은 어느 시점에서 부터인가 멈춰버린 시간을 간직하고 있었고, 계속되는 탐색 속에서 어떤 소년의 ‘일기장’을 하나 발견하게 되는 것으로 여인의 ‘잃어버린 기억 찾기’를 시작하게 되는데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생명을 얻게 된 진실의 속삭임은 그들을 두려움에 떨게 하는 한편, 여인은 자신의 유년시절을 조금씩 되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된 진실은, 제목의 진정한 의미와 함께 묵념의 시간을 선물로 준비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예전에 애인님에게 선물로 사준 책이자, 무엇인가 묘한 느낌의 표지로 기억 속에 남아있던 책을 ‘이어달리기’를 통해 만나게 되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역시 애인님은 재미있는 작품을 잘 고르신다랄까요? 아무튼, 내심 ‘이거 이야기가 조금만 더 뒤틀리면 히가시노 게이고 님 식의 ‘사일런트 힐’이 되는 거 아냐?’라는 물음표를 품었을 만큼 묘한 긴장감의 만남이었는데요. 다른 분들은 또 어떠셨을지 궁금합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인생에 있어 최초의 기억으로 어떤 것을 간직하고 계시나요? 방금 했던 일도 곶 잘 잊어버리는데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구요? 돌고 도는 세상에 시작은 무엇이며 끝은 또 무엇이냐구요? 네?! 머리를 포맷(?)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어 괴로우니 제발 좀 어떻게든 해달라구요? 으흠. 아무튼, 작품속의 여인은 초등학교 이전의 기억이 없으며, 그런 기억을 대체할 수 있을 사진이나 기타의 어떠한 기록물이 전혀 없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끼고 있었는데요. 현재가 존재하기 위한 과거와 그런 존재의식의 기반인 단계적 기억의 공백. 어떻게 보면 방금의 물음표는 표면적일 뿐 실은 ‘폭력’과 함께하는 사회문제와 그중 피해자에 대해 다루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는 오랜만에 ‘사랑의 매’가 떠오르니 그저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데요. 사랑하기 때문에 행사되는 폭력! 이런 ××××!!




  잠시, 우울의 늪이 해일이 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는 것은 옆으로 밀어두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하는데요. 나름 바른생활사나이로 성장해왔지만 마음 깊은 곳에 억눌린 어둠은 그 색의 깊이를 더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슬슬 독립할 나이가 되어서인지 부모님과 마찰이 잦아지는 것이, 그러다가 부모지식간의 케첩파티라는 사회이슈에 편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해보고 있습니다…만, 하아. 모르겠습니다. 작품의 시작에 나오는 남자의 고백마냥. 저 또한 지금의 부모님을 ‘부모님이었던 인물’로 생각하게 될 날이 오는 건 아닐지 조마조마할 뿐이로군요.




  그건 그렇고, 며칠 비가내리니 봄 같습니다. 아니! 이번엔 제발 좀 봄이었으면 합니다!! 3월로 날이 풀리는가 싶다가도 추워지는 것이 반복되니 북카페의 문을 열었다가 다시 닫아버리고 말았는데요. 이렇게 웅크리고 앉아 과거의 망령을 마주하는 것 보다 차라리 밝게 빛날 미래를 찾아 달려보고 싶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시작되는 봄! 다들 뜨겁게 타오를 준비를 잘 되어가고 있습니까? 그럼! 다함께 뜨거워져보십시닷!!

 

TEXT No. 1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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