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염천 - 거센 비 내리고, 뜨거운 해 뜨고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서영 옮김 / 명상 / 2003년 10월
평점 :
절판


그리스, 터키는 내가 요즘 젤 여행가고 싶은 곳인데다 여행기라면 사죽을 못쓰는 나.
거기에다 하루키가 썼다니~! 이 책 보고 이런 책 나온 줄도 모르다니 나도 한물 갔군 생각했음. -_-;
처음엔 먼북소리의 재탕이 아닐까 의심했었는데
읽어보니 전혀 다른 내용.
남자들만의 터프한 여행 ㅋㅋ
게다가 아토스 반도의 수도원 일대는 철저한 금녀 지역이라 하니..
책은 크게 두 부분- 그리스 수도원 vs 터키 육로 여행 -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수도원 부분은 너무 성의 없이 쓰여진 느낌을 받았고 - 그냥 개인적인 일기라 해도 무방할 정도.
터키 부분 역시 그리 성의 있진 않으나 하루키의 그 어조가 너무너무 웃기다.
여행하기 싫어하는 나의 남편이 여행을 갔을 때 그러는 것처럼 계속 투덜투덜투덜투덜.
어언 1988년도에 여행한 내용이라 지금쯤 터키는 굉장히 다른 곳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래도 역시 터키는 가보고 싶다.
성의 없긴 했지만 나라면 절대 해볼 수 없었을 나름대로 재밌고 특이한 대리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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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9 17:4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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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피크닉
온다 리쿠 지음, 권남희 옮김 / 북폴리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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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걷는 것을 좋아한다.

전에 마포에서 살 때 신촌에서 집까지 걸어가 본 적도 있고,

사당에서 살 때는, 양재에서 집까지 걸어가 보기도 하고,

교대에 일 있어 갔다가 집에까지 걸어가 본 적도 있다.

특히 여름밤, 더위가 한 풀 꺾일 새벽 2~3시경 사람들이 다 잠든 거리를 좋아하는 사람과 걷는 것은 더 좋아하고. ^^

그래서 이 책에 대한 소개를 읽었을 때 심히 가슴이 두근거렸다.

24시간 끊임없이 걷는다니. 그것도 한창 예민한 고등학생들이.. 대체 무슨 내용이 담겨 있을지

심히 궁금하고 기대되었다. 그런데 책 사는 일은 어쩐지 망설여져서 몇 달을 고민한 끝에

결국 사버렸는데.. 정작 사 놓고는 생각보다 두꺼운 두께에 압도되어 이리저리 밀쳐 두었다.

그리고 왠지 무서운 내용이 있을 것만 같아 두려운 생각도 들었고. -_-;;;;

일단 책을 손에 잡으니 술술 읽혔고, 또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다.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작가의 치밀한 계산 하에 각기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해내는 덕분에 마침내 주인공은 자신이 보행제 동안 마음 속으로 몰래 걸었던

'내기'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치밀한 구성도 구성이지만, 일상의 느낌, 감정을 너무나도 예리하게 집어서 표현해낸

작가의 실력에 감탄하게 된다. 글 솜씨는 없지만 나도 이런 소설을 하나 쓸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

한 가지 더 나도 언젠가 도보 여행을 해봐야겠다는 마음의 결심을 하게 되었다.

미리 계획하고 꾸준히 훈련해서 우리 나라 여기 저기를 걸어서 돌아다니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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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기담집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임홍빈 옮김 / 문학사상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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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하루키 문학 세계의 변주.

비교적 최근에 나왔던 어둠의 저편보다 훨씬 하루키스럽다.

아직 안 읽은 분들을 위하여 하나 밝혀 두고 싶은 것은, 표지나 속지의 그림 분위기에 속지 말라는 것.

그림만 보면 마치 이마 이치코의 만화 백귀 야행처럼 기괴하고 무서운 느낌이 나지만 -

그래서 처음엔 밤엔 펼치지도 못했더라는.. -_- - -

사실은 전혀 무서워할 필요는 없다. ^^

하루키의 짧은 글 '도넛화'랑 전반적으로 닿아 있는 작품들.

우리 삶에서 반드시 찾아야 할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또 잃고 사는 것은 무엇인가,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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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작가정신 일본소설 시리즈 5
다나베 세이코 지음, 양억관 옮김 / 작가정신 / 200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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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영화를 너무 좋게 봐서. 처음엔 장편인 줄 알았다. ^^

알고 보니 단편집. 조제~는 영화와는 약간 다른 내용이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여자들이 주인공인데. 그녀들은 현실 속에서 고민한다. 대부분 겉에서 보기엔 매끄러운 사회 생활을 하고 있고 상냥하고 평범해 보이지만 - 사실은 속에 엄청난 것들(?)을 지니고 있는 여자들이다. 정말 멋진 섹스를 하는 여자가 있는가 하면, 자신의 이중인격을 즐기는 여자도 있고, 공상 속에서 사는 여자도 있고, 로맨스와 현실 속에서 고민하는 여자도 있고. 등등등.

그 발상이 너무 좋았다. 나도, 내 친구도. 내 주변의 다른 여자들도 남들이 보면 다들 평범한 여자들이다. 사회에서 제 자리를 잡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결혼 생활을 잘 지켜 나가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그렇게 일상에 묻혀 살고는 있지만 사실 우리들의 내부에는 그 밖에 무언가 멋진 것들이 있다는 희망을 준다고나 할까. TV시리즈 섹스&더시티에서 캐리가 했던 말,- "세상엔 길들일 수 없는 여자들도 있다. 그들은 자유롭게 달릴 것이다. 자신들과 미친 듯이 달려 줄 사람이 나타날 때까지."-을 왠지 떠오르게 하는 여자들이다. 멋졌다. 그러면서도 인생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가지게 되는 한계 때문에 왠지 그들이 애틋하게 느껴지면서, 그들에게 공감이 가고, 마음이 아팠다.

문체나 인물의 성격이 굉장히 독특하고 매력적인 단편집. 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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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가 사랑한 수식
오가와 요코 지음, 김난주 옮김 / 이레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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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독특한 소재. 어쩐지 만화 '천재 유교수의 생활'이 생각나기도 한다.

일본 문화는 굉장히 양극단을 달리는 면이 있는 것 같다. 어떤 것들은 너무나 선정적이고, 폭력적이고 인간적인 면을 찾아보기 힘든 데 비해 어떤 것들은 너무나 아름답고 아기자기하고 따뜻한 인간 세상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 책은 후자쪽.

재밌고 잘 읽히고. 예쁜 이야기이고. 그런데 내게는 그 이상의 감흥은 없었다. 독특하다, 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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