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 여행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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쥘 베른은 이미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작가이다. <80일간의 세계 일주>에서부터 <15소년 표류기>에 <해저 2만리>까지 어느 작품 하나 뒤떨어지거나 모자람이 없다. 이 세 작품은 그 방대함이나 이야기 구성, 상상력에 교훈까지 있어서 아이들에게도 편집본으로 많이 읽히고 있다.

사실 쥘 베른의 작품은 위의 3 작품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열림원"의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을 만나고 나서야 쥘 베른이라는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작품을 써 냈는지를 알게 되었다. 이른바 "경이의 여행"시리즈라고 한다. 한,두 편도 아니고 80여편을 그렇게 써냈다고 생각하니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디서 그렇게 화수분같은 이야기가 쏟아지는 걸까 궁금했는데 책의 뒷부분 해설을 읽어보니 아주 오랫동안 습작을 했고 상상을 키워왔고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읽어왔다니 그제야 이해가 된다.


<지구 속 여행>은 제목 그대로 주인공 일행이 지구 안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이다. 서술자인 "나"는 뛰어난 지질학자 리덴브로크 교수의 조카이다. 어느날 갑자기 오래된 양피지를 가져 온 리덴브로크 교수는 그 속에서 약 300년 전 학자의 숨겨진 문자를 찾고 해석을 통해 그 학자가 지구의 중심을 찾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자신도 그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물론 자신의 조수이자 조카도 함께. "나" 악셀은 그건 말도 안 되는, 무모하고 위험한 여행이라며 말려보지만 학자로서의 열정을 지닌 삼촌을 말릴 수는 없다. 그렇게 악셀과 교수는 지구의 중심으로 향하는 여행을 시작하고 거기에 안내인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꿈쩍하지 않는 한스가 합류하며 이 일행은 지구의 중심으로 향하는 여행에 들어선다. 이들은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수 있을까?


각각의 캐릭터가 무척 다르다. 때문에 각각의 사건을 맞딱뜨렸을 때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무척 흥미로웠다. 거기에 쥘 베른이 마치 지질학자에 천문학자이면서 역사학자, 지리학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 여행의 묘사가 세세하고 세밀해서 놀랍기만 했다. 어릴 적 여행을 위해 몰래 배에 숨어들었다가 들킨 후 절대로 그런 행동을 하지 않기로 했다는 일화를 들은 적이 있는데 정말로 상상만으로 이런 것들을 알았다고 하기엔 작가의 위대한 노력이 정말 감탄스럽기만 하다. 지구 속 여행이라니, 어찌 보면 이 책은 황당무계한 판타지 같지만 이 세밀한 묘사로 인해 SF가 되고 마치 정말 그런 모습일 것 같은 상상을 따라가게 된다. 그것이 바로 쥘 베른의 능력이 아닐지.


사실 아이를 따라 쥘 베른의 작품은 편집본으로만 읽었다. <해저 2만리>를 시도하겠다고 구입해 놓고 아직 읽지 못해서 쥘 베른의 완역본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400페이지가 넘는 긴 책임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과학적인 전문 지식이 난무함에도 불구하고 페이지가 휙휙 넘어갈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는데 과학적 정보를 읽으면서는 중,고등학교에서 배웠던 지식을 되살리기도 하고 지구 안의 새로운 세상을 묘사할 때는 그 무한한 상상력에 함께 상상해 보는 거다. 다소 찌질하고 너무나 현실적이었던 서술자 악셀이 점점 학문자로서 깨달아가고 열정을 쏟아부으며 성정하는 모습은 이야기를 읽는 재미의 덤이 된다.


"왜? 지각 속에 바다가 존재하면 안 될 물리적 이유라도 있나?"...267p


어쩌면 쥘 베른의 상상력은 여기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닐런지. 어서 다른 완역본에도 도전해봐야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지구속여행 #쥘베른 #열림원 #경이의여행 #쥘베른베스트컬렉션 #도전도서 #무한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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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작하는 일리아스 - 호메로스가 들려주는 신과 인간의 전쟁이야기 지금 시작하는 신화
양승욱 지음 / 탐나는책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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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메로스의 서사시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는 고대 그리스의 국민적 서사시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서사시이기도 하다. 문학 작품은 그 시대를 표현하기도 하지만 거꾸로 문학, 교육, 사고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런 어마어마한 명성을 갖고 있다 보니 꼭 읽어봐야겠다~라는 다짐과 함께 어려워서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함께 했던 작품이다. 읽는 데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지, 읽었지만 하나도 이해가 안 되면 어쩌나~하는 망설임도 한 몫 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를 완벽하게 꿰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더 망설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에게 전해 내려오는 이런 문학 작품은 꼭 읽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념이기에 도전해 보았다.


사실 <일리아스>가 신화인지 역사인지 많은 논란이 오갔던 "트로이 전쟁"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도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다. 이름 그 어디에도 트로이 전쟁이 없는데...ㅎㅎ 도시 트로이의 별명 일리오스에서 유래하였으며 일리오스 이야기라는 뜻이라고 한다.


트로이 전쟁에 대해서는 대강의 내용만 알고 있었다. 언젠가 좋아하는 배우의 주연인 영화도 본 적 있고 아주 짧게 압축한 이야기로도 일기는 했다. 하지만 막상 <일리아스>를 읽기 시작하니 내가 아는 이야기들과 많이 다르다. 우선 <일리아스>는 트로이 전쟁의 전 기간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는 않는다. 앞부분 전쟁의 시작은 조금 설명하고 있지만 시간은 훌쩍 뛰어 예언으로 그리스군이 이긴다는 그 9년째 이야기로 확대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등하던 전쟁의 양상이 아가멤논과 아킬레우스의 반목으로 아킬레우스가 그리스 군에서 빠지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펼쳐진다.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신들이 이 전쟁에 개입하고 이 신들조차 인간들만큼이나 자신들만의 자존심이나 욕심으로 전쟁에 뛰어들어 좌지우지한다. 그런 사실적인 감정의 민낯이 가감없이 드러나는 점이 이 작품을 재미있게 만드는 점인 것 같다. 처음 아킬레우스가 아가멤논에게서 돌아서는 장면은 정말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이들이 전쟁에 임하는 정신 등은 그야말로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런 인간 군상의 다양한 모습들이 B.C 900년의 이야기라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일리아스 #호메로스 #탐나는책 #고전읽기 #쉬운풀이 #그리스로마신화 #트로이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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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에는 코코아를 마블 카페 이야기
아오야마 미치코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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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힐링이 되는 소설들이 있다. 그냥 따뜻한 이야기라서가 아니라 무언가 기적처럼, 언젠간 좋은 일이 일어날 거라고 위로해 주는 듯한 이야기들 말이다. 그리고 일본 소설에는 유난히 그런 소설들이 많은 것 같다. 특별한 사건이나 독특한 등장인물 없이 그저 잔잔하지만 무언가 가슴 가득 희망이 생기고 기적이 일어날 것만 같은 이야기들. <목요일에는 코코아를>은 그런 소설이다.

구성이 특이하다. 분명 하나의 이야기이지만 각각의 챕터마다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다르다. 한 장소와 저 뒤쪽에 숨어있는 한 인물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지만 정작 주인공은 그 공간과 그 사람과 연결된 전혀 다른 이들이다. 그러므로 각 챕터의 서술자나 주인공은 모두 다르다. 간혹 연작 소설에서 볼 수 있듯이 앞의 이야기 속 주인공은 뒷이야기의 지인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스쳐가는 인물로 그려지기도 한다. 그런 인물들을 찾아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 중 하나다.


시작은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는 "마블 카페"이다. 그리고 이곳에서 점장으로 일하고 있는 '나'는 매주 목요일 3시에 와 같은 자리에 앉아서 영어로 편지를 쓰는 그녀를 좋아한다. 그녀는 매번 코코아를 주문하기에 코코아씨라고 몰래 부르고 있다. 그녀의 작은 미소도 '나'의 기쁨이 되고 '나'는 매주 목요일 3시를 기다린다. 그렇게 한 챕터가 끝나고 다음 챕터는 "노랑"이라는 색과 함께 카페에 앉았던 다른 손님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소설은 크게 도쿄와 시드니라는 커다란 두 개의 공간에서 "마블 카페"의 마스터와 이런저런 연결된, 장소를 알고 있는 이야기로 이어지고 그렇게 돌고 돌아 다시 마블 카페, 코코아씨의 편지로 마무리된다.


다양한 직업과 나이, 상황 등 각각의 서술자들이 처한 상황들이 굉장히 다르지만 그들 한 명 한 명에게 이입되고 행복을 빌어주게 된다. 심각한 사건이나 자극적인 내용 하나 없지만 그 자체로 '그래, 이게 인생이지'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작품의 후속편이 <월요일의 말차 카페>라는데, 이 작품도 읽어보고 싶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목요일에는코코아를 #문예춘추사 #아오야마미치코 #권남희 #힐링 #위로 #감동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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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드 - 길 위의 삶, 호보 이야기
잭 런던 지음, 김아인 옮김 / 지식의편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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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보"라는 말은 처음에 퇴역 군인 노숙자들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대공황 이후 일시적인 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빈곤한 이주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이 부각되었다고 한다. 내가 호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작년 즈음 읽었던 로맨틱 코미디 소설에서였는데 그 소설에서의 호보는 무척 긍정적이고 자유롭고 예술과 함께 하는 문화로 생각되었었다. 그런데 <더 로드> 속 호보는 무척 다르게 느껴진다. 아마도 이 간극은 "시대"로 인한 것 같다.


제목 아래 부제이면서 이 에세이의 성격을 알려주는 "길 위의 삶, 호보 이야기"만 봤다면 내가전혀 관심없는 분야라고,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이가 "잭 런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읽을 때마다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야성의 부름>과 그 짝을 이루는 <화이트 팽>, <강철군화>까지 믿고 읽는 작가의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작가의 삶을 통해 깊이 있는 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1세기의 내가 19세기 작가의 삶을 상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을 통해 잭 런던이 호보들의 문화와 살아남는 방법, 하루하루의 삶과 버티는 힘 등을 여과없이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나 또한 그들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너무나 가난하여 14살부터 일을 시작했고 이후 떠돌아다니며 다양한 일을 한 잭 런던이 작정하고 자신의 그 떠돌이 삶을 묘사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횡단하며 길 위에서 삶의 철학과 살아가는 법을 배운 작가는 그렇게 힘든 삶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고 그렇기에 지금까지 이름을 날린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처음엔 절대 할 수 없었던 일들에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지고, 그가 마주친 끔찍한 장면들도 그저 삶의 한 페이지라고 그렇게 여긴다. 잭 런던의 호보의 삶을 살며 겪은 일들은 나로선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들이다. 어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들을 직접 겪은 잭 런던의 <더 로드>는 그 자체로 시대적, 사회적인 의미가 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더로드 #길위의삶 #호보이야기 #지식의편집 #잭런던 #자전적기록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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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 - 2022 뉴베리 아너상 수상작
라자니 라로카 지음, 김난령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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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는, 자신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기이다. 어디서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무엇을 향해 가야 하는지.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자신의 과거를 돌아봐야 한다. 대부분의 청소년들은 좌충우돌 지나기도 하고 또 아무 걱정 없이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뿌리에 대해 생각하느라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빨강, 하양 그리고 완전한 하나>의 레하가 그렇다. 엄마와 아빠는 인도인, 결혼을 하며 미국으로 건너와 자리잡고 열심히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 친구들과 미국의 문화가 더 익숙한 레하는 그런 미국인들 사이에서 보내는 평일과 다시 인도인 부모님과 친구, 이웃들과 보내는 주말 사이에서 힘들어 한다. 자신의 세상이 하나가 아닌, 둘이라고 생각한다. 그 둘 사이에서 괴리감이 너무나 힘들다. 레하는 그 둘을 하나로 잘 아우를 수 있을까.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책이 연작 시로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전에 한 소설책으로 시어같은 문장이 이어진 책을 읽은 적이 있지만 이렇게 본격적으로 연작 시로 소설을 구성하는 책은 처음이다. 어렵지 않을까라는 우려는 기우이고, 술술 읽히는 와중에 레하의 일상을 하나하나 알아가게 된다. 그 일상은 이주민 자녀의 고민이고 첫사랑의 아련한 떨림이며 가족을 잃은 슬픔과 그 사랑을 통한 정체성 확립이다.


아름다웠다. 번역 시를 읽을 때마다 항상 안타깝기는 하다. 원본으로 읽었을 때 느낄 수 있는 라임이나 아름다운 발음 등을 직접 느낄 수 없으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하의 삶에 충분히 공감할 수 있어서 아주 감동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빨강,하양그리고완전한하나 #밝은미래 #뉴베리아너상 #라자니라로카 #정체성 #이주민가족 #추천도서 #청소년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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