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개 이야기
마크 트웨인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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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로라 출판사의 책은 이제 무조건 믿고 읽게 된다. 특히 이번에 만나게 된 두 권의 책이 훨씬 더 믿음이 가게 했다. 책의 선정에서부터 구성까지 단편이지만 한권을 통해 꼭꼭 씹어먹게 한다. 그러니 한 권씩 읽을 때마다 충격에 빠지고 마음이 쿵! 가라앉는다. 다양한 주제로 다양한 생각을 하게 해 주는 작품을 만난다는 건 흔치 않은 일이니 계속해서 출판사의 작품들을 눈여겨보게 된다.


<어느 개 이야기>는 마크 트웨인의 단편이다. 마크 트웨인은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통해 익히 잘 아는 작가이지만 이렇게 단편을 통해서도 당시 현실을 비판하고 이렇게 놀라운 작품을 썼는지는 이번 기회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소설은 개의 시점에서 서술된다. 어린 강아지로서 언어에 유난히 관심이 많았던 훌륭한 엄마를 둔 이야기, 그런 엄마에게서 배운 가르침, 너무나 그리운 엄마와 헤어져 만난 주인들과 그곳에서 보냈던 ... 행복하거나 불행하거나 ...그리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까지.


이 어느 개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동안 처음에는 싱긋 미소짓다가 나중에는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이게 말이나 되나....싶었는데 책의 뒷장에 구성된 실화 이야기를 읽은 뒤에야 작가가 왜 이런 작품을 구상하게 됐는지 온전히 이해하게 된다.


만약 이 책의 뒷부분에 자리잡은 다양한 이야기들까지 읽지 못했다면 이 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더불어 관련된 두 가지 사건은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러니 역시나 좋은 작품은, 시대를 초월하여 읽히고 잃히는 것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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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픈 구두는 신지 않는다
마스다 미리 지음, 오연정 옮김 / 이봄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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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의 작품은 좋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고

어떨 땐 세상에~ 나랑 같아~ 하다가도

또 어떨 땐 엥~ 싶기도 하다


생각해 보면 나랑 똑같이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이상한 일이므로

어쩌면 이 작가의 책들에 대한 반응은 당연한 건데도

공감하는 부분을 발견할수록 자꾸 더 기대하게 되는 것 같다. 실망도

그럼에도 계속 찾아 읽는 이유는,

결국은 그의 책에서 위로를 받고 편안해지기 때문일 것.

그래서 또 다른 작품을 찾아가는 나!


#마스다미리 #이봄 #만화에세이 #이제아픈구두는신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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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정말~ㅜㅜ






한동안 피터스 부인은 몸이 얼어붙기라도 한 것처럼 미동 없이 서 있었다. 그러다 마침내 몸을 움직였을 때, 총알 처럼 튀어나가 바구니 안의 퀼트 조각들을 들추고 상자를 꺼내 자신의손가방에 쑤셔 넣었다. 가방이 너무 작았다. 피터스 부인은 필사적으로 상자를 얼었고 열렬한 손짓으로 새를 잡아채려고 했지만, 멈췄다. 도저히 그럴 수 없었다. 피터스 부인의 안에서 무언가가 무너져내렸다. 차마 그 새를 잡을 수가 없어서, 바보가된 기분으로 하릴없이 멈춰 서버렸다.
그때, 문의 반대편에서 손잡이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마사 헤일은 순간적으로 피터스 부인의 손에서 상자를 낚아채자신의 풍덩한 코트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 P138

당시의 여성들은 자신의 비극이 개인적인 문제라고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 사람의 삶이 드러나자 같은 비극을 견디며살아가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냈습니다. 결국, 개인적인 문제가아니라 공론화해야 하는 사회적 문제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드러내고 연대하여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 P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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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친절했고 온화했다. 누군가 자신에게 상처를 주더라도 원한을 품지 않았고, 머릿속에서 빠르게 지우고 쉽게 잊어버렸다. 엄마는 그런 삶의 방식을 우리에게도 가르쳤다. 우리는 위험이 닥친 순간에 용기를 내라고 배웠고, 친구뿐만 아니라 모르는 이가 위협을 받고 있어도 함께 맞서 싸우라고 배웠다.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될지는 계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그리고 위험에 닥친 이들을 도와주라고, 대담하게 달려들엄마는 가르쳤다. - P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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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난 의사 선생님에게 물어보기로 했다. 제가 아름다운 이야기를 읽어주는 게 아빠에게 도움이 되겠죠. 그렇죠? 그러자 그는 잠시 나를 쳐다보고는 글쎄, 나쁘진 않겠지라고 말했다. 들으나 마나 한 대답이었다. 그래서 혹시라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주면 아빠가감동받아서 깨어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다시 물었다. 그러자의사 선생님은 씩 웃더니, 아니라고 대답했다.
정말 그렇게 아니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난 책을 단 한 줄도 읽을 수 없었고 할머니가 나를 데리러 왔을 때 의사선생님이 한 말을 그대로 일러바쳤다. 할머니는 의사 선생님 말이틀렸을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의 솔직함은 칭찬할 만하다고 대답했다.
그런데 난 그 솔직함이 전혀 납득되지 않았다. 솔직하다는 것은단지 입을 열고 그 안에 있는 모든 역겨운 소리를 뱉어내는 것일뿐 어떠한 노력도 필요 없는 것이다. 반면에 난 이런 사람들이 좋다. 말하기 전에 그 솔직함을 나에게 맞게 조금 조절하는 사람 말이다. 난 이제 겨우 열 살이고, 모든 것을 수리하라는 임무를 수행하러 지구에 왔지만 지금은 협탁에 놓인 꽃보다도 생기 없이 침대에만 꼼짝없이 누워 있는 위대한 조르조의 아들이니까. 누군가가언젠가는 그가 다시 일어서서 걷고, 눈을 뜨고 나를 보거나 아니면입이라도 열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는말에 당신은 웃으면서 차분하게 아니라고 말한다면 그건 솔직한게 아니다. 그건 천하에 나쁜 놈이다.
- P150

잠시 후 난 돈가스처럼 붉은색 흙으로 범벅이 된 지저분한 몸을이끌고 집으로 돌아갔고, 엄마는 대체 어떻게 하면 하루도 빠짐없이 이렇게 엉망진창으로 돌아올 수 있는지 궁금하구나라고 말했다. 난 대답하지 않았지만 사실이 모든게 다 엄마를 위한 거였다. 매일 오후 한걸음씩 계층 상승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오르막길은 가파르고먼지투성이인 데다 그쪽 사회를 알면 알수록 달아나고 싶어졌다.
이곳만 해도 벌써 형편없는데 불결하고 구역질 나는 곳에서 더할나위 없이 잘 지내는 사람들이 모인 꼭대기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차라리 아르노 삼촌처럼 사는 게 낫겠다.
싶다. 그는 자신의 밭에서 지내며 초인종이 있어야 할 곳에 해골을그려놓고 누군가 그를 찾으면 총을 쏘아 대답했다. - P2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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