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 - 길 위의 삶, 호보 이야기
잭 런던 지음, 김아인 옮김 / 지식의편집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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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보"라는 말은 처음에 퇴역 군인 노숙자들을 지칭하는 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그것이 대공황 이후 일시적인 일자리를 찾아 떠도는 빈곤한 이주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이 부각되었다고 한다. 내가 호보라는 말을 처음 들은 건 작년 즈음 읽었던 로맨틱 코미디 소설에서였는데 그 소설에서의 호보는 무척 긍정적이고 자유롭고 예술과 함께 하는 문화로 생각되었었다. 그런데 <더 로드> 속 호보는 무척 다르게 느껴진다. 아마도 이 간극은 "시대"로 인한 것 같다.


제목 아래 부제이면서 이 에세이의 성격을 알려주는 "길 위의 삶, 호보 이야기"만 봤다면 내가전혀 관심없는 분야라고, 선택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글을 쓴 이가 "잭 런던"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읽을 때마다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야성의 부름>과 그 짝을 이루는 <화이트 팽>, <강철군화>까지 믿고 읽는 작가의 에세이이기 때문이다. 좋아하는 작품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작가의 삶을 통해 깊이 있는 읽기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21세기의 내가 19세기 작가의 삶을 상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이 글을 통해 잭 런던이 호보들의 문화와 살아남는 방법, 하루하루의 삶과 버티는 힘 등을 여과없이 너무나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나 또한 그들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너무나 가난하여 14살부터 일을 시작했고 이후 떠돌아다니며 다양한 일을 한 잭 런던이 작정하고 자신의 그 떠돌이 삶을 묘사하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를 횡단하며 길 위에서 삶의 철학과 살아가는 법을 배운 작가는 그렇게 힘든 삶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고 그렇기에 지금까지 이름을 날린 작가가 되지 않았을까.


처음엔 절대 할 수 없었던 일들에 시간이 지나며 익숙해지고, 그가 마주친 끔찍한 장면들도 그저 삶의 한 페이지라고 그렇게 여긴다. 잭 런던의 호보의 삶을 살며 겪은 일들은 나로선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들이다. 어느 영화나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일들을 직접 겪은 잭 런던의 <더 로드>는 그 자체로 시대적, 사회적인 의미가 있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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