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없는 부부와 고양이
무레 요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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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레 요코라는 작가 이름을 보고 무조건 선택한다. 일전에 영화 "카모메 식당"을 정말 재미있게 본 터라 이런 감성이라면 무조건 읽는다,라는 작가 리스트에 올렸다. 게다가 제목에 "고양이"가 들어가다니 뭔가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가 가득할 것 같다.


무레 요코의 3년 만에 돌아온 신작이라는 <아이 없는 부부와 고양이>는 소설집이다. 모두 5편의 이야기가 담겨있는데 모두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이야기들이다. 고양이와 멍멍이들이 등장하는 이 5편의 이야기들은 어떤 특별한 사건이 벌어지지는 않는다. 그저 잔잔히 반려동물과 인간의 삶이 펼쳐질 뿐이다. 그게 좋다. 실제 우리의 삶은 바로 그런 거니까.


아이 없이 고양이와 평생을 보내는 부부의 이야기로 시작되어 황혼 이혼 뒤 멍멍이를 키우게 되는 홀아비 이야기, 관계가 소원했던 자매가 고양이와 함께 지내며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등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반려동물이 아니었다면, 그 존재가 아이였거나 다른 이였다면 굉장히 달라졌을 이야기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갈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려동물들은 조금 다르다. 물론 뒤치다꺼리야 가득하지만 가슴 충만해지는 사랑을 준다. 그래서 애정 표현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에선 "홀아비와 멍멍이"를 통해 그 부분을 다루기도 한다. 아내와 아들에게 주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했던 것들을 멍멍이에게 주며 반성하는 거다.


읽다 보니 공감 백배다. 반려동물들이 주는 기쁨도, 어쩔 수 없이 떠나보낼 때의 슬픔도. 귀찮은 게 싫고 슬픔을 견딜 수 없다면 키우지 않는 것이 맞다. 각 생물에게 맞는 공부도 필요하다.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읽으며 편안해진다. 그것이 무레 요코의 가장 큰 무기가 아닐까.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무레요코 #아이없는부부와고양이 #RHKKorea #소설집 #반려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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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걸자, 란이 얇은 이불 위에 둥글게 몸을 말았다. 익숙하지 않은 병원의 우리 속에서는 편하게 자지 못했을 것이다. 그 모습을 보며, 전처에게는 이런 말도 건네본 적 없었다고 또다시 생각했다. 보통은 아내와 자식에게 할 말을고지는 지금 개들에게 한다. 이 아이들은 이렇게 배려심가득한 말을 하게 하려고 고지 곁에 와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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윙크 - 한쪽 눈만 뜨고 학교에서 살아남기 미래주니어노블 12
롭 해럴 지음, 허진 옮김 / 밝은미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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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표지와 제목, 부제 등을 보고서는 뭔가 학교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그저 슬쩍 참고 넘어가는 기술 같은 내용들이 담긴 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이 윙크는 상징이나 비유 등이 아니었고 어쩔 수 없이 진짜로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로스의 이야기를 그대로 전달한 것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소설이 아닌 것은 아니다. 다만 작가 본인이 겪었던 병을 주인공 로스에게 투영하였고 작가 친구의 딸이 겪었던 상황을 함께 녹여내었기 때문에 훨씬 더 사실적으로 느껴졌다.

로스가 한 쪽 눈을 감을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름도 어려운 눈물샘 어쩌구 희귀암에 걸렸기 때문이다. 하루아침에 일어난 일, 이제 중학생이 겪어야 하는 일로는 너무나 험난한 일이다. 그저 조용히 학교 생활을 하기를 바랐던 로스는 어쩔 수 없이 관심의 한가운데 서게 된다. 그리고 그 관심은 처음엔 배려나 위로였지만 점점 참을 수 없는 형태로 이어진다.

앞에서 얘기한 대로 이 소설은 작가 롭 해럴이 자신이 겪었던 암 치료 과정을 로스에게 그대로 투영했다. 반면 자신이 이런 일을 겪었을 때는 37살로 어느 정도 스스로 이겨낼 수 있는 나이였고 항상 곁에서 든든히 받쳐 줄 부인도 있었지만 친구 딸의 경우, 아직 어린 나이에 감당해야 했을 어려움과 "학교"라는 특수 상황 속에서(어릴수록 더 잔인해질 수 있는) 헤쳐나가야 하는 외로움이 있었다. 먼저 경험했던 선배로서 작가는 같은 병을 겪는 친구 딸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 소설을 통해 알려주고 싶었다고 한다.

때문에 소설은 무척 현실적이다. 나 또한 2년 전 엄마를 뇌종양으로 잃어 그 과정을 잘 알고 있다. 로스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 과정을 읽고 있으니 저절로 기억이 떠올랐다. 그리고 로스에게 더욱 감정이입될 수밖에. 작가의 의도대로 로스에겐 가족 외에도 절친 애비도 있고 새로운 길을 알려 줄 멘토같은 어른 프랭크도 있다. 비록 학교에선 말도 안되는 일들이 일어나고 그게 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믿고 응원해줄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자신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지 않을까.

힘들 때 누군가는 힘을 내라고 말해주는 게 그렇게 싫다고 하던데, 나는 그럼에도 힘 내라고 말해주는 게 관심이 없는 것보다, 장난거리나 웃음거리, 수다거리로 삼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한다. 치료 과정 중에는 그 무엇보다 힘을 낼 필요가 있을테니. 스트레스 훌훌 털어버리고 힘 내서 완치될 수 있기를~ 아픈 모든 이들이 힘 낼 수 있기를!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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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연대
수잔 글래스펠 지음, 차영지 옮김 / 내로라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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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표지만 읽으면, 영락없이 추리 소설이다. 하지만 첫 장을 펼치고 마사 헤일을 따라 사건이 일어난 집으로 향하면 조금 이상한 느낌을 받는다. 여느 추리 소설과는 좀 다른 것 같다고. 그리고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모인 남성들과 범인으로 유추되는 여인의 옷가지를 챙기러 온 여인들의 대화를 읽다 보면 조금씩 알게 된다. 이 소설은 추리 소설을 전면에 내세운, 전혀 다른 뜻이 담긴 소설이구나~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없다. 그저 피터스 부인과 헤일 부인의 행동과 대사, 눈빛을 통해 우리는 결국 범인이 누구인지 어째서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알게 된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는 내가 바로 "여성"이자 "부인"이기에 피터스 부인과 헤일 부인이 느끼는 그 "마음의 연대"를 함께 느끼게 되는 것이다.


"실망이 거듭되면 상심하게 돼요. 말 그대로, 마음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고 마는 거예요."...83p

"시선이 마주쳤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반짝이며 터져 나왔다. 어떠한 연대감이 둘 사이에 생겨난 것이다."...89p


이 책은 참으로 오래 전에 나온 작품임에도, 이 책을 읽으며 이해하게 되는 순간 여전히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이 떠오를 수밖에 없고 이렇게 세월이 흘렀음에도 어째서 이렇게 진전은 하나도 없는지 한탄스럽다. 작가 수잔 글래스펠은 신문 기자였다는 사실과 이 작품의 시작에는 어떤 한 사건이 있었음을, 또한 작가가 그 사건을 얼마나 열심히 다루었는지를 책의 뒷부분을 통해 확인하고 나면 이 소설이 더욱 애틋하고 마음 아파진다.


여성으로서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리라 생각한다. 연대감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이 작품을 읽고 같은 연대감을 남성들과도 나눌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쪽저쪽 편가르기는 그만하고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해야 할 때가 오지 않았을까.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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