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윈스 Wow 그래픽노블
배리언 존슨 지음, 섀넌 라이트 그림, 심연희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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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스>는 그래픽 노블이다. 최근엔 아이들 책뿐만 아니라 청소년 소설도 그래픽 노블이 많이 출간되는 것 같다. 아이들도 만화책인 듯 아닌 듯한 그래픽노블에 이제 많이 익숙해진 것 같다. 무엇보다 긴~ 줄글 책을 읽지 않아도 되는 해방감! ㅋㅋ 그리고 단순하지 않은 스토리라인에 푹~ 빠져 읽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함께 한다.


<트윈스>는 표지부터 벌써 흥미진진하다. 표지만 보면 쌍둥이 둘이 학교 회장에 출마하여 서로 겨루는, 재미있을 것 같은 내용이 상상된다. 그리고 크게 보면 그 내용이 다르지는 않다.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사실 그렇게 밖으로 드러난 이야기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담고 있어서 솔직히 놀랐다. 그리고 그저 만화 같다는 이유로 이 책을 덥석 집었다가는 큰코 다치겠다 싶었다. 이 쌍둥이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을 테니.


모린과 프랜신은 쌍둥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한 번도 떨어져 본 적도 없고 서로 다른 것을 선택한 적도 없어서 모든 것을 함께 해 왔다. 하지만 둘은 어찌됐든 다른 사람이기에 각자가 가진 능력도 다르다. 그럼에도 쌍둥이라는 이유만으로 함께 하는 것이 옳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이제는 중학생! 모든 것이 조금씩 바뀌고 있고 무엇보다 프랜신이 모린에게서 떠나려고 한다. 이 둘은 앞으로도 잘 지낼 수 있을까?


언젠가 읽었던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자서전에서 엘리자베스는 자신이 쌍둥이였기 때문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는 것이 일생일대의 과제였다고 했다. 같은 얼굴에 비슷한 행동, 항상 헷갈려하는 사람들 때문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을 수 없었다고 말이다.


프랜신도 그랬을 것이다. 모린보다 사교성도 좋고 활발하지만 언제나 자신에게 의지하는 모린에게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다. 사람들은 언제나 모린과 자신을 헷갈려하고 자신이 한 일도 모린이 했다고 생각하는 것도 이젠 질렸다. 모린은 모린대로 점점 멀어지려는 프랜신이 낯설다. 하지만 이들은 성장기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도 자라는 시기. 그렇기에 각자의 생각을 키우고 이젠 각자 독립해야 할 시기.


<트윈스>는 그 과정을 아주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루고 있다. 그래픽노블이라는 이유로 초등생들 모두 읽고 싶겠지만, 주제를 생각하면 이제 사춘기로 접어드는 아이가 읽으면 좋겠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트윈스 #보물창고 #와우그래픽노블 #청소년도서 #정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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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빌려드립니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 하늘연못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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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 작가라면 덮어놓고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읽고나면 좋아하게 된다. 마르케스의 작품 중 가장 알려진 <백년 동안의 고독>은 아직 읽지도 못했고 <예고된 죽음의 이야기> 딱 한 편 읽었을 뿐이고 지금은 지나간 세월에 내용은 잘 생각나지도 않는다. 그저 작가와 제목을 기억하고 무척 좋았던 기분만 기억할 뿐이다. 그리고 그 기억은 이 책으로 이끈 계기가 된다. 보통 소설가의 장편이 좋으면 단편이나 수필도 찾아 읽는 편이다. 장편에 능한 작가도, 단편이 더 좋은 작가도 있지만 대부분은 짧은 단편을 통해 작가의 주제의식을 더 잘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꿈을 빌려드립니다>는 그런 나의 바람을 딱! 맞춘 듯한 책이다. 앞편 제 1부는 중단편 소설들로, 제 2부는 마르케스의 산문들로, 제 3부는 작가 탐구로 구성되어 있다. 독자들이 굳이 이 책, 저 책 찾아 읽지 않고 단 한 권만으로 작가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한 편집이 무척 마음에 든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라고 하면 보통 "마술적 사실주의, 무한한 상상력의 보고"라는 말들이 쫓아다닌다는데 작품을 읽어보면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첫 단편 "눈 속에 흘린 피의 흔적"부터 강렬하다. 이제 막 신혼의 단꿈을 꾸며 신혼여행을 떠난 젊은 부부의 여정 속에 신부의 아주 단순한 상처 하나가 계속해서 눈에 밟힌다. 그리고 이 작은 상처는 급기야 점점 큰 출혈을 일으키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어째서 이 작은 상처가 이렇게 큰 결과를 낳게 되었는지 등에 대한 설명같은 건 없다. 그너 그 일 앞에 있었던 이들의 불과 같은 사랑과 작은 상처였을 때 간과하며 빠져있었던 여정과 자동차에 대해, 입원한 후에도 병원에 들어가지 못하고 이리저리 파리를 배회하던 신랑의 일을 무심히 묘사할 뿐이다. "난 전화를 걸려고 온 것뿐이에요."에서도 마찬가지다. 그저 전화를 걸려고 갔던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하게 된 마리아와 자신을 떠났다고 굳게 믿은 남편의 이야기를 그저 담담히 이야기하며 부조리한 이 세상과 개개인의 허황된 생각을 쫓아간다.


수필에선 장난기 가득한 작가의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어쩌면 이런 모습이 그의 상상력의 원천은 아닐까. 상상이 가득한 이야기들이지만 마르케스의 작품들은 대부분 우울한 편이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바로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이기도 하기에 어찌 보면 판타지적인 요소가 조금 가미된 이 마르케스의 이야기들에 자꾸만 손이 가는 것은 아닐까 한다. 오랫동안 <백년 동안의 고독>을 읽을 생각만 하고 말았는데 내년엔 꼭 이 계획을 실행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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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디스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선형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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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작가의 이름이 왜 이렇게 익숙했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찾아보니 어린 시절 이미 유명했던 영화 <태양은 가득히>나 <리플리>의 작가이다. 당시에도 사람의 욕망을 아주 잘 그려냈다는 이야기를 여러 번 들었는데 <레이디스>는 무려 심리소설 작가로서의 면ㅁ를 보여주는 하이스미스의 초기 소설 열 여섯 편을 발굴해 묶은 탄생 100주년 기념 소설집이라고 하니 그야말로 기대할 수밖에 없는 책이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 책에는 총 16편의 단편들이 실려있다. 한 편 한 편 개성이 아주 빛난다. 어떤 이야기는 옛날 이야기(전설의 고향이나 야설)같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영화 한 편을 보는 듯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하지만 이 단편들을 읽다 보니 작가의 특징을 절로 깨닫게 된다.


'어두운 상상력의 세계'와 '타인에 대한 불안한 감정'이 작가의 고유 주제이자 특징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탁월한 표현인 것 같다. 특히 두 번째 작품이었던 "미지의 보물"이나 "최고로 멋진 아침"은 서스펜스와 불안의 감정을 아주 잘 보여주고 있다. 갑자기 쫓고 쫓기는 사이가 된 장애를 가진 사내와 키가 작은 사내 사이에서 그들의 심리와 생각을 왔다갔다 하며 보여주는데도 읽는 이들은 숨이 가쁘고 왠지 모르게 이들의 추격을 함께 하며 어리둥절하게 된다. 그런가 하면 한 마을 안에서 벌어지는 타인에 대한 시각을 여실히 보여주는 '최고로 멋진 아침" 또한 타인에 대한 배척이 한 인간을 얼마나 공포에 떨게 하는지를 아주 잘 보여준다. 때문에 이 작가를 불안의 시인이라고 하나 보다.


단편이라는 짧은 호흡 안에 이렇듯 인간의 나쁜 감정들을 쏟아넣을 수 있는 건 분명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때문에 이 퍼트리샤 하이스미스라는 작가의 책을 앞으로도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퍼트리샤하이스미스 #레이디스 #북하우스 #놀랍다 #불안 #서스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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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의 일 - 작은도서관의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양지윤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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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나도, 내 딸도 사서가 꿈이었던 적이 있었다. 아마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씩 꿈꾸는 직업이 아닐까. 서점은 주인이 되어버리면 매출에 신경써야 하니 아무래도 힘들 테고 사서라면 그 압박에서 좀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환상(?)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직업이라도 쉽거나 그냥 얻어지는 건 없다. 그 진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서의 일>은 번역가를 꿈꾸던 작가가 한 초등학교 곁에 위치한 한 도서관의 사서 계약직을 맡게 되면서 겪은 도서관 운영기를 담고 있다. 조금은 방황하던 시기를 지나 드디어 직장을 갖게 됐다는, 그것도 책 사이에서 일 할 수 있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 계약직을 연장하지 못하고 나가버린 앞선 사서의 빈 자리로 인해 한동안 비어있던 도서관에서 작가는 설렘과 함께 생각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조금은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틴 후 조금씩 "사서"로서의 위치를 찾고 좀더 나아가 도서관에 활력을 불어넣는 과정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쉬운 일은 없지만 그런 어렵고 힘듦을 버티게 하는 건 성취감이나 뿌듯함이 아닐까 싶다. 텅텅 비어 썰렁하거나 아이들을 기다리는 어머님들이 와서 수다만 떨고 가는 그런 도서관에서, 자신이 기획한 여러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등을 통해 점점 시끌벅적해지고 책을 찾는 아이들을 보며 작가는 그런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서의 성장기를 읽는 나 또한 미소짓게 된다.


시키는 일만 잘 하는 나로선 함부로 사서를 꿈꿨던 시절을 반성한다. ㅎㅎ 사서가 도서관에 틀어박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아닌, 많은 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해야 하는 직업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지금은 자신이 꿈꾸던 번역가로도, 성공한 도서관 사서로도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가는 작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사서의일 #양지윤 #사서 #도서관 #책과이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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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
이문열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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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작가의 작품은 글보다 드라마를 통해 먼저 접했다. 분명 드라마는 재미있게 봤는데 책을 읽을 자신이 없었다. 한국 문학은 너무나 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내며 교훈을 주려 한다는 점이 영 불편해서 오랫동안 피해왔다. 그럼에도 우리 문학이고 피할 수 없는 주제이기에 언젠가는 꼭 읽어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을 먼저 접해 읽었다. 처음엔 그저 아이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며 읽다가 씌여진 시기와 좀더 여러 번 읽으며 얼마나 깊이 있는 작품인지, 역시나 훌륭한 작품은 여러 번 의미있게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이문열 중단편 수상작 모음집>은 무척 적당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대를 죽 지나오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이문열이라는 작가가 수상한 작품을 한데 아우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이 책에는 197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새하곡"에서부터 1982년 동인문학상 "금시조", 1987년 이상문학상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1992년 현대문학상 "시인과 도둑", 1998년 21세기 문학상 "전야, 혹은 시대의 마지막 밤", 2011년 한국 소설 최초 <뉴요커> 전문 게재인 "익명의 섬" 6작품이 실려있다.


어렵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만 생각하다가 "새하곡" 첫 장을 펼쳐면서부터 도대체 이게 뭔 소린가 싶다. 전쟁 중이라는 건 알겠는데 제대로 파악이 안 된다. 지금 내 상황이 차분히 앉아 책을 읽을 만한 상황이 아니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작가의 말이, 주제가, 저 멀리서 손짓할 뿐이다. 한 번에 잡으려 하지 말고 공부하듯 여러 번에 걸쳐 읽고 또 읽어봐야겠다. 우리 역사 속 흘러온 이야기가, 그저 지나가는 것이 아닌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 후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

#이문열중단편수상작모음집 #이문열 #중단편소설 #수상작모음집 #R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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