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의 일 - 작은도서관의 광활한 우주를 탐험하고 싶은 당신을 위한 안내서
양지윤 지음 / 책과이음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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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나도, 내 딸도 사서가 꿈이었던 적이 있었다. 아마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씩 꿈꾸는 직업이 아닐까. 서점은 주인이 되어버리면 매출에 신경써야 하니 아무래도 힘들 테고 사서라면 그 압박에서 좀 벗어나지 않을까~ 하는 환상(?)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어떤 직업이라도 쉽거나 그냥 얻어지는 건 없다. 그 진리를 알고 있으면서도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사서의 일>은 번역가를 꿈꾸던 작가가 한 초등학교 곁에 위치한 한 도서관의 사서 계약직을 맡게 되면서 겪은 도서관 운영기를 담고 있다. 조금은 방황하던 시기를 지나 드디어 직장을 갖게 됐다는, 그것도 책 사이에서 일 할 수 있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 계약직을 연장하지 못하고 나가버린 앞선 사서의 빈 자리로 인해 한동안 비어있던 도서관에서 작가는 설렘과 함께 생각보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그다지 많지 않다는 사실에 당황하고 조금은 좌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틴 후 조금씩 "사서"로서의 위치를 찾고 좀더 나아가 도서관에 활력을 불어넣는 과정은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저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쉬운 일은 없지만 그런 어렵고 힘듦을 버티게 하는 건 성취감이나 뿌듯함이 아닐까 싶다. 텅텅 비어 썰렁하거나 아이들을 기다리는 어머님들이 와서 수다만 떨고 가는 그런 도서관에서, 자신이 기획한 여러 프로그램이나 이벤트 등을 통해 점점 시끌벅적해지고 책을 찾는 아이들을 보며 작가는 그런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사서의 성장기를 읽는 나 또한 미소짓게 된다.


시키는 일만 잘 하는 나로선 함부로 사서를 꿈꿨던 시절을 반성한다. ㅎㅎ 사서가 도서관에 틀어박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아닌, 많은 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게 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해야 하는 직업임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지금은 자신이 꿈꾸던 번역가로도, 성공한 도서관 사서로도 자신의 삶을 잘 꾸려가는 작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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