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외국어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진욱 옮김 / 문학사상사 / 1996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돈이 없어서 하루키의 새 수필집은 사지 못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여러번 깜짝 놀랐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하루키가 스콧피츠제럴드의 손녀에게 초대를 받아 그들의 집으로 놀러 갔기 때문.
둘째,하루키는 어느 날 메리모리스라는 작가의 집에 저녁 초대를 받아 가게 되었는데 그곳에 폴오스터 부부가 있었다는 것 때문.(폴오스터라니)
셋째, 레이몬드 카버의 미망인이 하루키에게 전화를 걸어 로버트 알트만 감독의 <솟컷>시사회에 초대 했기 때문
(로버트 알트만의 숏컷은 카버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고 그 시사회는 그 영화를 만든 사람들만이 참석하는 시사회였다고 함)
위와 같은 세 가지 이유로 나는 하루키에 대해 새삼스럽게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스콧피츠제럴드의 손녀와 폴오스터와 레이몬드 카버와 로버트 알트만이라니.
사실 처음 읽을 때는 하루키의 다른 수필집에 비해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위의 세가지 이유로 굉장히 흥미진진한 수필이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한 달 후, 일 년 후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최정수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전부터 사강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도서관을 탐험하다 찾아냈다.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와 이 책. 그 중 조제라는 단어를 발견한 이 책을 골랐다. 
역시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 나온 그 조제가 좋아했던 조제였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서 나는 왜 조제가 조제를 좋아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적어도 내겐 조제는 전혀 매력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난 베아트리스 같은 타입이 좋다.
이 책은 그냥 사랑이야기인데, 사강이 쓴 문장”그는 마치 사람들이 손톱을 깎듯이, 주의를 기울이기도 하고 비슷한 정도로 방심하기도 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었다.“처럼 써진 소설같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문장들은 정말 이상했고, 성의 없어 보였고, 구태의연했는데 어떤 문장들은 굉장히 좋았다. 
그리고 정말 밑줄을 많이 긋게 만드는 책이었다. 
책을 읽으며 이 책만큼 밑줄을 많이 그은 책은 아고타크리스토프의 책 외엔 없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나에게는 희망이라곤 거의 없다.  전에는 그것을 찾아서 끊임없이 이동했다.
나는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무엇을?
나도 몰랐다. 그러나 인생은 있는 그대로의 것, 어쩌면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인생은 무언가 의미 있는 것이어야 했고 나는 그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찾아다녔다.
나는 이제 기다릴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방안에서 의자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바깥세상에는 그럴듯한 어떤 인생이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서는 무언가 별볼일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나는 그런 일에 관심이 없다.
나는 내 집 의자에 앉아 있을 뿐이다. 나는 꿈이 거의 없다. 내가 무엇을 꿈꿀 수 있겠는가?
나는 그냥 거기에 앉아 있을 뿐이다.
잘 지낸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내가 거기에 남아 있는 것은 나의 행복을 위한 것이 아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이후 두 번째로 읽은 아고타크리스토프의 책이다.
그리고 이 책 역시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과 마찬가지로 나를 흔들었다.
짧고 간결하면서 몹시도 건조한 문장들이 날카로운 바늘처럼 읽는 사람을 쑤셔댄다.
1인칭 시점이지만 결코 `나`가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운지에 대해 주절주절 떠들어대지 않는다.
˝나는 그냥 이렇게 살고 있어. 네가 알아주든 말든 그건 나와 관계없어.˝ 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이 더 고독하다.
나는 지금껏 이 작가만큼 고독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뛰어난 작가는 본 적이 없다.
작가 스스로가 전쟁과 망명, 철저한 외로움을 경험하였다고 책 날개에 적혀 있는데 그녀의 책들을 읽으면 그녀가 겪었던 외로움이 어느 정도였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주 조금은 말이다.

그나저나 단 한 가지 책 표지에 대한 불만인데.
어째서 이런 표지를 디자인 한 것인지 모르겠다.
누가 보면 로맨스 소설인줄 알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빗나간 내 인생
주세페 쿨리키아 지음, 이현경 옮김 / 낭기열라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정말 빗나간 인생이다.
어떻게 풀어볼 수 조차 없다.
모두의 인생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분명 어떤 사람들에게 인생이란 어디를 어떻게 손대야 할 지 모를 밀린 숙제와도 같을 것이다.
이 책은 젊은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이야기이다.
내 부모님의 부모님의 부모님부터 내려온 지긋지긋한 요소들. 찬란한 자본주의가 불러주는 사랑의 세레나데.
출세를 해라. 그러면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라디오헤드의 노래가사처럼 업무는 사람을 병들게 한다.
업무는 사람의 머리를 단단히 고정시켜버린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것이 인생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작가 역시 그 해답을 글에서 찾은 게 아닐까. 그래서 그는 이 한 권의 책을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