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하 - 50년간의 고독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다지 믿음이 가지 않는 출판사 까치.(동네에 있는 책방 이름인 것 같다.)
그렇지만 누군가의 추천으로 사게 된 책이다. 아마도 B였던 것 같다.
와, 그런데 정말.이건 끝내주는 책이었다.
그리고 아고타 크리스토프는 내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밀쳐냈다. 그렇지만 카버는 밀쳐내지 못했다.
어쨌거나 이 책을 모두 읽고 난 후 든 생각은 `과연, 산다는 행위가 리얼일까?`라는 것이었다.
제대로 전달이 될지 모르겠는데 실제 삶이란 것과 인간의 의식속에 진행되는 여러가지 이상 혹은 망상이라던가 거짓,이런 것들이 과연 다른 것인가하는 생각을 한 것이다.
소설이 허구이고 삶이 사실이라는 명제는 잘못된게 아닐까라고 아주 깊이 생각해보았다.
무척 마음에 드는 책이다. 마음을 뒤흔들만큼의 좋은 책을 발견하면 정말 기분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존재의 세 가지 거짓말 - 중 - 타인의 증거
아고타 크리스토프 지음, 용경식 옮김 / 까치 / 199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난 이제 쉰 살 밖에 안 됐어. 

내가 담배와 술을, 그래, 술과 담배를 끊는다면, 난 책 한 권쯤 쓸 수 있을 거야. 

여러 권도 쓸 수 있겠지만 어쩌면 단 한 권이 될 거야. 

난 이제 깨달았네, 루카스, 모든 인간은 한 권의 책을 쓰기 위해 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걸, 

그 외엔 아무 것도 없다는 걸. 독창적인 책이건, 보잘 것 없는 책이건, 그야 무슨 상관이 있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김유곤 옮김 / 문학사상사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그는 제게 언젠가 한 번 북극곰 이야기를 해주었어요. 북극곰이 얼마나 고독한 동물인가 하는 이야기예요. 
그들은 1년에 한 번만 교미를 합니다. 1년에 딱 한 번만이요. 
부부와 같은 관계는 그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얼어붙은 대지 위에서 수컷 북극곰 한 마리와 암컷 
북극곰 한 마리가 우연히 만나게 되고, 거기서 교미가 이루어져요. 
그다지 긴 교미는 아닙니다.
행위가 끝나면, 수컷은 무언가를 보고 무서워하는 것처럼 암컷의 몸에서 물러선 다음 교미를 한 현장에서 도망칩니다. 
글자 그대로 쏜살같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나는 거죠. 
그리고 다음 1년 동안 깊은 고독 속에서 살아가는 거예요. 상호간의 의사 소통이라는 건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음과 마음이 서로 통하는 일도 없어요. 그것이 북극곰 이야기예요. 
아무튼 그게 제 주인이 제게 이야기해 준 겁니다."
"어쩐지 이상한 이야기로 들리는 군요."하고 사쓰키는 말했다.
"확실히 이상한 이야깁니다"하고 니밋은 고지식한 얼굴로 말했다
."그때 나는 주인에게 물어보았어요. 
그렇다면 도대체 북극곰은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는겁니까, 라고요. 
그랬더니 주인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제게 되묻더군요. 
`니밋, 그럼 우리 인간은 대체 무엇 때문에 살아가고 있나?"하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프래니와 주이
J.D. 샐린저 지음, 유영국 그림, 황성식 옮김 / 인디북(인디아이) / 2003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현명한 아이>에 다섯 번쨰 출연했던 때를 잊을 수 없어. 
월트가 출연하고 있을 때 내가 몇 번인가 대신 출연 한 적이 있다는 걸 기억하니? 
어쨌든 나는 그날 밤 방송국으로 가기 전에 투덜거리기 시작했어. 
내가 웨이커와 문을 나서려고 하는데 시모어가 구두를 닦으라고 했기 때문이야. 
그래서 화가 났던 거지. 그 스튜디오의 관객들은 모두 저능아였어. 아나운서도 광고주도 모두 마찬가지였다구. 
나는 이렇게 말하며 시모어에게 그런 사람들에게 잘 보이려고 내가 구두를 닦아야 하냐고 따졌지. 
어쨌든 그 사람들에겐 우리 구두가 보이지 않을 거라고 말야. 
그런데도 시모어는 구두를 닦으라고 하더군. 
그는 나더러 그런 사람들을 위해서가 아니라 뚱보 아줌마를 위해서 구두를 닦으라고 했어.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지만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어. 
그동안 시모어는 아주 그다운 표정을 짓고 있었지.
그는 뚱보 아줌마가 누군지 끝내 말해주지 않았어. 
하지만 나는 그후 방송에 나갈 때마다 그 뚱보 아줌마를 위해서 구두를 닦았어. 
너와 함께 방송에 나갔던 그 몇 해 동안 말야. 
구두 닦는 걸 잊어버린 건 아마 한두 번도 되지 않을 거야. 
내 마음속에는 그 뚱보 아줌마의 인상이 아주 뚜렷하게 그려져 있었어. 
그 아줌마는 하루 종일 현관 앞에 앉아서아침부터 한밤중까지 라디오를 가장 큰 소리로 틀어 놓고는 파리를 잡고 있었지. 
날씨는 끔찍할 정도로 더운데다 암에 걸린 아줌마인지도 몰랐어. 
어쨌든 시모어가 방송에 나갈 때면 왜 구두를 닦으라고 했는지 그 이유를 확실히 알 것 같았어. 
그의 말이 옳았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망 없는 불행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65
페터 한트케 지음, 윤용호 옮김 / 민음사 / 2002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쨌든 그녀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고, 될 수도 없었다. 그건 너무도 분명한 사실이어서 그녀에게 말할 필요조차 없었다. 그녀는 나이 서른이 안 되었을 때에도 벌써<그 당시에는>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때까지도 그녀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이다. 하나 이제 생활 형편이 너무도 어려워져 그녀는 처음으로 이성(理性)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성에 귀를 기울렸지만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다.
-중략-
어찌해 볼 도리가 없었기 때문에 그녀는 나름대로 삶에 대한 자세를 가다듬었고 그러면서 스스로를 극복하게 되었다. 
그녀의 마음은 쉽게 상처를 입었고 그런 마음을 화난 듯 과장된 위엄 뒤에 감추었지만 아주 사소한 일에도 곧 공포에 질린 채 무방비의 얼굴을 내비치곤 했다, 그녀는 아주 쉽게 굴욕감을 느꼈던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