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댄스 댄스 - 상 - 개정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유유정 옮김 / 문학사상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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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언제까지 이런 일이 계속 되는 것일까? 하고 나는 생각한다. 나는 이제 서른네 살이다. 언제까지 이것이 계속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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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 2010년 제43회 한국일보문학상 수상작 민음 경장편 4
황정은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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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군가를 따라 가고 있었다.
숲이었고 축축했고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발에 밟혔다.
나는 내가 따라갔던 그것이 내 그림자라는 걸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림자가 일어서는 것은 나만이 아니다.
종종 사람들의 그림자는 일어서서 저 혼자 움직였고 어딘가에서 반을 뜯어먹힌채
나타나기도 하고 그림자가 사람을 집어 삼키기도 했다.
어두운 입.
마치 그것처럼.
아주 검고 커다란 입.
세상은 여전했다.
언제나 그랬듯 괴물처럼 난폭하게 또 조용하게 모든 것을 밀어버렸다.
사람들은 개의치 않았다.
모르는 사람도 있고 알지만 모르는 척 하는 사람도 있고 괴물의 등에 올라타고 싶어
미친 사람도 있다.
그러는 동안 오래된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건물은 철거 되고 그 자리엔 예쁜 공원이
생기고 누군가는 겨우 이런 것 때문에 사람이 죽어야하나 싶은 이유로 죽고 매미는 배를
뒤집고 죽었다.
씨발, 모든 것엔 대가가 따르고 우리는 모두 빚을 지고 있었다.
마이너스 통장이나 아파트 잔금 이야기가 아니다.
내가 싼 물건을 찾아 지마켓을 헤매다니는 동안 그 싼 물건이 쌀 수밖에 없는 그 이유가 누군가를
쥐어짜고 죽인다.
그래서 우리는 원죄가 아니라 자본주의적 매죄.
자본주의 사회에 태어나 무언가를 사기 시작하면서 부터 죄를 짓게 되는 게 아닌가 싶고 세상이
이러니까 그림자 같은게 일어서게 되고 나는 그 그림자를 따라가버리게 되고 숲에서 상처를 입은 채
걷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그런게 아닐까.
만약에 말이지,
아직도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다면.
바버 야상이나 이자벨 마랑 xity나 셀린느 트라페제나 맥북이나 이런 것들이 아닌 것을 좋아할 수 있다면.
예를 들어 위성이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면 말이지,
그렇다면 내 그림자를 따라가다가 죽어버리지는 않을 수 있을까.
이 세상이 돈으로 만들어진 괴물이라고 해도 내가 나중에 커서 위성이 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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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
김사과 지음 / 창비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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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은 언제나 깊이 생각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수치심과 모멸감의 기억을 깊이 마주 보면 결국 박지예처럼 자살에 이르게 될 뿐임을 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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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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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불을 운반했다.
이미 사라져버린 세계를 기억하는 아버지와 *있지도 않았던 세계를 품었던 아들은 길을 걸어갔다.
불을 피우고, 통조림을 먹었다.
먹을 것을 구하지 못한 날은 한 줌의 눈을 먹었다.
추운 날, 잿빛 하늘, 보아도 볼 것이 없는 하늘.
모든 것은 사라졌고 남자는 그것을 기억한다.
소년은 새로운 세계에서 태어났다.
모든 것은 이미 사라졌다.
소년은 그 시절에 대해 알지 못한다.
남자는 소년에게 이야기한다.
사라진 세계에 대해. 푸른 나뭇잎과 맑은 물과 파랬던 바다에 대해.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집을 짓고 아이를 낳고 가족을 만들고 살았다.
일을 해서 원하는 것을 샀다. 슈퍼마켓에는 먹을 것이 잔뜩 있었다.
돈이 있다면 무엇이든 사서 먹을 수 있었다.
법이 있었다.
한 때, 사람이 사람을 죽여서는 안 되었고 남의 물건을 빼앗아서도 안 되었다.
그들은 글을 가지고 있었고 책을 펴냈고 공부를 했다.
한 때.
그것들은 모두 *아무 것도 없는 허공으로부터 의식들을 만들고 그 위로 숨을 내뿜은 것 뿐.
이제 사람들은 길에서 자고 아무데서나 자고 끊임없이 움직이고 길을 걷는다.
사람들은 약탈하고 빼앗고 사람을 죽이고 먹는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들.
남자의 죽은 몸에 담요를 덮어주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은 또 길을 걷는다. *생성되어 가는 세계의 지도.
생성되어 가는 새로운 세계.
정말 재미있었다. 무엇보다 결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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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무선) - 개정판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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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그녀가 말했다.
수화기 저편에서 뭔가 웅웅거리는 소음이 들려왔다.
"여보세요!"그녀가 말했다. "제발."이라고 그녀가 말했다.
"누구세요?원하는 게 뭐예요?"
"당신 스코티 말이요. 당신 때문에 내가 그애를 준비해놓았소."
그 남자 목소리가 말했다. "스코티를 잊어버렸소?"
"이 못된 새끼야!"그녀가 수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네가 어떻게 이런 짓을 할 수 있어. 이 못된 자식아."
"스코티 말이요."그 남자가 말했다.
"스코티에 대해서 완전히 잊어버린 것 아니오?"그러더니 그 남자는 전화를 끊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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