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아담 잭 런던 걸작선 1
잭 런던 지음, 이성은 옮김 / 궁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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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런던하면 카버가 내가 전화를 거는 장소에서 가장 이름이 멋진 작가로 언급했던 게 생각난다. 책도 뭐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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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별장, 그 후
유디트 헤르만 지음, 박양규 옮김 / 민음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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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허리케인이 왔으면 해."크리스티네는 언덕 끝에 앉아 손을 이마에 얹으며 말한다.
하늘은 하얗고 구름 한 점 없다. "허리케인이 닥쳤으면 좋겠어. 그 빌어먹을 허리케인이. "
" 허리케인이 오면 넌 질겁할텐데. 무슨 소릴 하는 거야?"
그녀 뒤에 서 있던 카스파는 그렇게 말하며 그녀의 목덜미를 내려다본다.
조금그을렸고 어깨의 살갗도 벗겨져 있다.
" 너는 울고불고 소리를 지를 걸. 허리케인은 흥미진진한 사건이 아니야. 허리케인은 무서워.
넌 허리케인이 네가 내려야 할 결정의 부담을 덜어주길 바라겠지만 그렇다고 섬이나 나를 빌미로 삼지는 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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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 02 - 김사과 소설집
김사과 지음 / 창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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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가 대상을 탔던 해의 황순원문학상수상작품집에서 김사과의 소설을 처음 읽었다.
거기에 <정오의 산책>이 있었고 나는 그 이야기를 읽은 후 한동안 충격으로 멍했다.
정말 훌륭한 단편이었다. 
그 이후 김사과의 책을 언젠가 한 번은 읽어봐야 겠다 하다가 <02>를 샀는데.
와! 정말 끝내준다. 진짜 최고다.
박수를 백만번 치고 싶은 심정이다. 이 책을 읽었던 삼일동안 너무 좋았다.
그러니까 너무 가슴이 답답하고 너무 짜증나고 화가 나고 그런 것들이, 그러니까 내 체념과 분노가 그래도 된다는 허락을 받은 것 같아서 좋았다는 거다.어느 것하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야기가 없었다.
거대한 괴물 도시 위를 좀비들이 걸어간다. 손에 기계들을 들고 돈을 몸에 두르고 좀비들이 걷는다.
기계위에 올라타고 빠르게 더 빠르게 달린다.
그 괴물도시 속에 우리의 자리는 없다.
어쩌면 내 자리가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내 생각에는 우리의 자리가 없는 거다.
많은 좀비들은 그 속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지만 그런 건 환상이다.
거대하고 어두운 도시에는 아무것도 없다.
`이나`처럼 자신의 가격이 불리길 기다리며 미친짓거리를 반복한다. 매일매일.
미래따위 희망따위 아무 것도 없는 인생이니까 이런 책이라도 있어야지 버텨 나갈 수 있는 거다.
역시 예술가란 위대하다. 예술가란 나처럼 아무것도 아닌 사람들, 어차피 아무것도 없을 미래와 있지도 않은 희망에 압사당하고있는 사람들에게 한 줄기 숨구멍을 뚫어주는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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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이 눕는다 - 김사과 장편소설
김사과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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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미쳐버릴 거면 완전히 미쳐야 한다.

술을 마실거면 부코스키정도로는 마셔야 한다.
그렇지않으면 살아남아야 한다. 더럽게 살아 남아야 한다.
왜냐하면 굶어죽을 수는 없기 때문이고 먹을 것을 사려면 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고 돈을 가지려면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고 한 번 일을 하기 시작하면 더럽게 살아남는 게 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먹는 것 외에도 필요한 게 너무 많고 새 옷이 필요하고 예쁜 신발도 필요하고 새노트북
도 필요하고 옷에 어울리는 가방도 필요하고 미용실도 가야 하고 화장품도 필요하고 아이패드도 필요
하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도 필요하고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돈이 필요하다.
더 나이가 들면 아파트도 필요해야 하고 근사한 자동차도 필요해야 하고 보험도 필요해야 하고 다른 사
람들이 필요해야 한다고 하니까 필요하고 그런데 우리는 `씨발, 돈이 없기`때문에  더 많은 빚이 필요하다.
견고한 성처럼 도시의 한복판에 우뚝 서 있는 `쇼 윈도 안의 보석같은 주상복합 빌딩` 우리는 누구도
`그 빌딩을 거절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을 것`이고 `그 빌딩들이 가리키는 미래에서 벗어날 수가 없을 것`이다.
만약 그 천박하게 아름다운 빌딩을 거절하는 사람이 있다면 세상은 그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것들을 사랑하게 만들 것`이고 `그래도 말을 듣지 않으면 그를 파괴시킬것`이고 `짓밟을 것`이다.
그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그렇기 때문에 그는 `절대로 지면 안되`지만 결국 그 결말은 언제나처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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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이 02 - 김사과 소설집
김사과 지음 / 창비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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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내가 무시당하는 것은 내가 무시당할 만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게 바로 객관적 자아인식이다. 하지만 다니엘라 호킨슨씨의 생각은 다르다. 다니엘라 호킨슨씨는 얼마전에 읽은 <8주의 기적-자아존중감 회복 프로그램>의 저자이다. 그 사람의 말에 따르면, 내가 이렇게 무시당하는 건 내가 무시당할 만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나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날 무시하는 것을 피하려면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고 날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는 것이다. 감동적이다. 하지만 날 소중히 여기지 않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으려면 온 세상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를 끊어야 하는데 난 외로움을 많이 타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난 외로워서 죽어버리고 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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