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뎁히고..." 이런 발음을 아나운서, 그것도 신인이 아닌 중견급 아나운서가  하는 것을 듣고, 이 발음이 그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내가 사는 곳은 호남지방이지만 "물을 데운다"고 하지, "뎁힌다"고 하지는 않거든요.물론 호남 특유의 억양은 곁들여서 "물 좀 데워라잉~"하고 끝을 길게 늘이기는 하죠.그렇지만 "물을 뎁힌다"고는 안합니다.나이든 저희 어머니도 "연속극 같은 데서 물을 뎁힌다는 대사가 나온다"며 서울 사람들 말은 이상하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좀 오래 전에 가족들이 주말에 요리방송을 본 적이 있는데, 출연한 요리사가 계속해서, "요건 요렇게 뽂아놓고...요건 이렇게 썪어서 버무리세요..." 하는 겁니다.분명히 억양으로 봐선 서울에서 오래 산 사람인데, 표준말 발음을 못하더군요.그런데 그 요리사만이 아닙니다.요즘 연예 오락방송에 나오는 연예인들 상당수가 이런  불필요한 경음화 발음을 애용합니다.그런 것도 언어의 다양성이라는 포장으로 넘어갈 건지...심지어 "애기를 놓는다"고 합니다.멀쩡한 서울식 억양으로 말이죠.애기를 남의 대문 앞에 놓고 달아난다는 말도 아니고...지방 사투리인줄 알았던 "아기를 놓는다"가 서울 사투리였던가요? 어떤 사람은 블로그 글에다가 "애기를 놓는다"고 써놓았습니다.그게 표준말인줄 안 모양입니다.

 

  군복무 시절 우리 대대에 경북 출신의 어떤 중사가 있었는데 그는 우리들이 작업할 때, "쎄멘과 모래를 잘 썩어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습니다.그래서 "섞다"를 "썪다"로 발음하는 건 경상도 발음인가 보다 했죠.그런데 요즘 방송을 들으면 매끈한 서울 억양을 구사하는 사람들이 "섞는다" 발음을 못하더라고요.

 

  서울 사람들이 워낙 표준말 발음을 못하니 호남지방에 사는 내가 정확한 표준말 발음을 익혀야겠습니다.다행히 호남사람이나 충청사람은 영남 사람보다는 표준말 익히기가 쉽습니다.어떤 원로 연예인이 영화에서 최무룡 씨가 하는 대사가 정확한 표준말 발음과 억양의 교과서라고 하니 최무룡 씨 나오는 영화나 볼까 생각 중입니다.나이드신 분들이 내 목소리가 최무룡 씨 닮았다고 하니까요.

 

  그런데 왜 갈수록 서울 사람들이 표준말을 못하는 것일까요?

 



 
 
pek0501 2014-07-19 14:28   댓글달기 | URL
방을 따뜻하게 덥혔다.- 이런 말이 있어서 헷갈렸을까요?

저는 지방에서 산 적이 있긴 하지만 서울에서 태어났고 지금도 서울에서 살고
제일 많이 산 곳도 서울이니 저를 서울 토박이로 생각합니다만...
제가 표준말만 쓰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서울 사투리가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거든요.

노이에자이트 2014-07-19 16:30   URL
서울 사람들도 올바른 우리말 쓰기에 소홀히 하면 당연히 이상한 표현을 쓰게 되죠.그런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고요.특히 경음화 현상이 심해지는 데 대한 문제제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루쉰P 2014-07-22 17:18   댓글달기 | URL
저도 경기 북부에서 오래 살았지만 천부적 자질이 뛰어난 것인 지 표준말을 비롯한 말 자체를 못 해요.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어쩔 때는 지능이 떨어지는 건 아닐까? 하고 혼자서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어요. 사람들이 말할 때 들어보면 서로 70퍼센트는 언어적 내용과 감으로 대화를 하는 듯 해요.

그나저나 노자님이 최무룡을 닮으셨다고 하니 이미지가 막 떠 오르네요.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는 안경을 쓰시고 한 2대8 가르마를 하시고 빽빽한 책들이 있는 책상에 앉아 담배 한 대 피시는 모습이 거든요. 날카로운 눈매를 지니고요 ㅎ

노이에자이트 2014-07-23 14:07   URL
경기 북부는 경치가 좋아서 놀러 가기 좋은데 그곳에서 군복무를 한 남자들은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죠.

음...안경과 가르마...하하하...책이 별로 빽빽하지 못해요...담배는 못하고, 눈은 어벙하게 생겼습니다.

transient-guest 2014-07-23 00:52   댓글달기 | URL
서울사람이라고 행세하지만 (뭐가 대단하다고?) 기실 토박이가 아닌 경우도 많은 듯 합니다. 한 나라의 표준어법이나 이런 건 중요하지만, 그건 뉴스나 책 같은 공신적인 매체에 한해서이고, 저는 지방색이 강한 특유의 사투리가 좋습니다.ㅎ

노이에자이트 2014-07-23 14:05   URL
문제는 방송인들 중에서 뉴스를 진행하는 아나운서나 기자들이 표준말을 못한다는 거죠.

요즘은 아주 깊은 산골의 노인 아니면 토속어를 아는 사람이 드물어요.
 

   우리 동네 어떤 고깃집에 수코양이가 한 마리 있는데 우리 동네 귀요미 노릇을 하고 있습니다.붙임성이 좋아서 사람들 품에 잘 안기죠.나도 가끔 이 친구를 볼 때가 있는데 "한 번 안아보자. 어디 한 번..." 하고 안아서 들어올려도 가만 있습니다.때때로 이 친구가 앞발로 내게 장난을 걸 때도 있지요.길 가는 사람들도 남녀노소 다가와서 쓰다듬어 줍니다.줄이 없어서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떠돌이 고양이들과도 친하게 지냅니다.

 

  이 수코양이를 키우는 고깃집에서는 손님이 먹다남긴 고기를 먹이는데 그래서 그런지 고양이가 오동통합니다.때때로 이 고양이는 옆에 있는 맥주집 문 앞에서 크게 야옹 야옹 울 때가 있습니다.그러면 그 맥주집 아줌마가 손님들이 먹다 남긴 마른 명태를  가져다 줍니다.가끔 그가 친하게 지내는 떠돌이 고양이들도 와서 달라고 합니다.어떤 떠돌이는 고깃집 고양이가 마른 명태를 먹고 있는데 뒤에서 앞발로 고깃집 고양이의 뒷다리를 툭툭 건드리기도 합니다.그래도 고깃집 고양이는 성질을 안 부리고 그냥 먹기만 하다가 먹던 것을 남겨주고 일어납니다.

 

  고깃집과 맥주집 부근에는 고깃집 고양이 외에도 늘 세 마리 정도의 떠돌이 고양이들이 돌아다닙니다.아무래도 동물들은 먹을 것을 주는 사람 부근을 맴돌기 마련이지요.그런데 떠돌이들은 집고양이에 비해서 경계심이 심합니다.고깃집 고양이가 먹다 남긴 마른 명태를 먹을 때도 그 자리에서 다 먹지 않고 꼭 한 조각을 물고 저 담벽 구석에 가져가서 먹다가, 다시 명태 그릇으로 오고, 또 한 조각 물고 가고 그럽니다.그냥 한 번에 먹으면 될텐데 왜 저렇게 복잡하게 먹을까 궁금해서 그 고양이에게 물어보니 고양이는 나를 몇 초 쳐다보더니 그냥 자기 할 일만 합니다.

 

  예전에 꽤 오래전 우리집에서는 고양이와 개를 키운 적이 있는데 개는 밖에 나왔다가 집 대문 앞에서 그냥 기다리기만 합니다.  사람이 문을 열어주러 나와야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그런데 고양이는 밖에서 꼭 야옹야옹 울면서  왔다고 신호를 합니다.나는 개에게 "너도 야옹이가 야옹야옹 신호하듯 멍멍 하고 짖으면 문을 열어주잖아.무턱대고 기다리면 시간만 낭비하고 이게 뭐야" 하고 일러주었지만 개는 눈만 끔벅끔벅 했습니다.

 

  옆집에 가서 당당하게 먹을 것 내놓으라고 야옹야옹 우는 고깃집 고양이를 보면서 예전에 집에서 키우던 고양이가 생각났습니다.그 고양이도 순하고 귀여웠죠.보고 싶다 야옹아...이젠 저 세상 간 지 꽤 지났구나...



 
 
transient-guest 2014-07-08 01:14   댓글달기 | URL
저는 개를 더 좋아하지만, 고등학교 때 처음 고양이를 키우면서 이녀석들도 꽤 매력이 있구나 생각했었지요. 아침마다 제가 일어난 기척을 느끼면 뛰어와서 방문앞에서 야옹거리고, 그르렁거리면서 몸을 휘감고, 공부할 때는 옆에서 장난치면서 놀던 기억이 나네요.ㅎ

노이에자이트 2014-07-08 13:12   URL
고양이와 장난치면서 놀면 시간 가는줄 모르죠.귀여운 야옹이~

루쉰P 2014-07-11 10:56   댓글달기 | URL
우리 집은 강아지를 키우고 있어요. 고양이는 키워 보지를 못 했네요. 우리 집에 있는 이녀석은 귀엽게 생기고 붙임성이 좋아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꼬리를 흔들며 다가가죠. 그래서 우리 집에서는 이녀석을 믿을 수 없다고,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강아지의 본연의 임무를 잊고 있다고 한마디씩 합니다.
그런데 이녀석은 우리집에서 저보다 서열이 높아요. 풍족한 간식과 강아지 집과 옷을 어찌나 사 주는 지, 전 집에 별로 없어 밥을 잘 못 챙겨주거든요.
그래서 제가 집에 와도 형식상 아는 척을 해 줄 뿐, 격하게 반기지는 않아요. ㅎ
우리 집에 온 지 5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이녀석과 저는 어색한 사이랍니다. ㅎ

노이에자이트 2014-07-11 16:53   URL
붙임성 있는 개는 시끄럽게 짖지 않으니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데 오히려 더 장점이라고 봅니다.

어색한 사이가 일단 형성되면 깨기가 쉽지 않아서 문제죠.
 

  쓴소리 하는 어른이 없다느니 어쩌느니 하는데 사실 알고 보면 쓴소리 하는 사람은 많습니다.문제는 그 쓴소리가 들을 만한 가치가 없다는 데 있습니다.쓴소리는 그 안에 대안,통찰력,지혜가 담겨있어야 빛을 발합니다.하지만 우리들 주변에 넘쳐나는 쓴소리는 쓴 맛은 가득한데 지혜는 전혀 없으니 문제입니다.그저 습관적인 쓴소리만 내뱉는 사람은 차고 넘친데 말이죠.

 

  어른이 되었다고, 노인이 되었다고 없는 지혜가 갑자기 생기지는 않습니다.그 정도는 어린이나 청소년들도 다 압니다.그런 와중에 쓴맛만 있고 영양가는 전혀 없는 쓴소리를 여기저기서 들어야 하니 이것도 죽을 맛입니다.쓴소리도 쓴소리 나름 아니겠습니까?

 

  우리들의 병은 알고보면 오랫동안 잘못된 생활습관이 누적되어 생긴 결과입니다.나이 들어 생긴 버릇도 어렸을 때부터 누적된 것입니다.어렸을 때부터 후배들에게 지혜는 없고 귀찮기만한 잔소리 하는 버릇을 수십년 들여서 노인이 되면 모두가 가까이 하기 싫어하는 잔소리쟁이가 됩니다.이른바 꼰대영감이 되는 것이지요.그런 사람이 되기 싫으면 젊었을 때부터 남에게 잔소리하지 않는 버릇을 들여야 합니다.이 세상 거의 모든 쓴소리는 지혜는 없고 쓴 맛만 나는 잔소리의 일종일 가능성이 많으니까요.

 

  우리가 노인이 되는 미래는 지금보다 더 고령화 사회가 될 것입니다.그때가 되어 온 세상에 쓸 데없이 쓴맛만 나는 잔소리로 무장한 노인들이 그득하다면 우리 자식 손자들이 얼마나 지겨워할 것입니까.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지혜없는 잔소리를 삼가는 훈련을 지금부터라도 해야겠습니다.노후대책은 경제적인 것만이 아닙니다.



 
 
루쉰P 2014-07-03 22:56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을 하네요 ㅎ 전 잔소리를 많이 안 해요. 후후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할 말이 없기도 하지만....
암튼 뭐 그래도 정말 잔소리는 안 할라구요 ㅋ

노이에자이트 2014-07-04 18:03   URL
남에게 잔소리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남이 자기에게 잔소리하는 걸 못견뎌 한다고 합니다.

루쉰P 2014-07-11 10:52   URL
흠...그래서 제가 잔소리를 잘 견디나 봐요. 후후후
이거 왠지 자신감이 생기네요. ㅎ

pek0501 2014-07-06 11:16   댓글달기 | URL
나이 들수록 닫아야 하는 건 입, 열어야 하는 건 지갑, 인 것 같아요.
공감합니다. 저도 조심하겠습니다. 특히 후배 만날 때...

노이에자이트 2014-07-06 15:59   URL
지갑에서 꺼낼 것이 없어서 말만 많이 하는 사람도 있죠.
 

   언론인 박권상 씨가 70년대에 영국 특파원 시절 쓴 글에 '관대한 무관심'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습니다.박 씨는 가족과 함께 런던에서 살았는데  이사 온 뒤에도 이웃들이 인사는 하면서도 사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캐묻지 않았다는 겁니다. 도시 생활에서는 이것도 하나의 예절이 되겠구나 생각한 박 씨는 이런 태도를 관대한 무관심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네요.

 

  가수 인순이 씨는 아버지가 흑인이어서 어렸을 때에 놀림을 많이 받았고, 특히 피부색과 곱슬머리 때문에 열등감을 지녔다고 합니다.그러다가 아버지 나라인 미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들에게 내 아버지는 미국인이고 어머니가 한국인이라고 말해도 별 관심이 없었다고 합니다.인순이 씨는 처음엔 이상하게 여겼죠.우리나라에서는 더 알고 싶어  많은 질문공세를 퍼붓는 사람들이 많았으니까요.하지만 인순이 씨도 박권상 씨처럼 그런 무관심에 익숙해지고 편해지면서 그런 무관심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영국과 미국을 들먹일 것도 없이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관심은 좀 유별나죠.최근 중국인 관광객인 유커들이 한국을 많이 방문하는데 그들 중에는 일본을 방문한 사람들도 있습니다.중국인들이 모여 다니면 아무래도 좀 시끄럽죠.일본에도 "중국사람 잠꼬대 같다"는 표현이 있습니다.뭔지 모를 소리를 계속 해대는 것을 말합니다.하지만 중국인들이 시끄럽든 말든 일본인들은 별로 안 쳐다보는데 한국인들은 쳐다보는 사람이 많다는 겁니다.다르고 생소한 존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태도가 일본인에 비해 미숙하다고 해야 할까요.

 

  예전에 어떤 장애인이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런 말을 했습니다.장애인들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자신들을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라고...특히 불쌍하다는 듯이 쯧쯧 혀를 찬다거나 연민에 가득찬 표정까지 곁들이면 모멸감까지 생긴다고...그러면서 그 장애인이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그냥 무관심하게 지나가라고요.아마 그 장애인도 우리에게 필요한 건 관대한 무관심! 하고 말하고 싶었을 겁니다.

 

  세월호에서 생존한 단원고 학생들이 등교하기 시작했습니다.그들 역시 자신들을 특별히 주목하지 말아달라는 글을 올렸습니다.배려나 위로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다른 학생 대하듯 해달라는 뜻이지요."어머머...쟤들 단원고 애들 아니니?" 하고 수군수군 댄다거나...괜히 위로랍시고 상처만 덧내는 말을 건네느니 그냥 관대한 무관심으로 대해달라는 것이죠.

 

  "사랑의 반대는 미움이 아니라 무관심이다"는 말이 거의 고정관념처럼 되어버렸습니다.무관심이 마치 큰 죄악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많죠.하지만 도시화가 높아진 현대 사회에서는 아는 사람보다 모르는 사람을 만날 일이 훨씬 많습니다.그래서 타인과의 접촉에서 관대한 무관심은 반드시 지녀야 할 미덕이 되었습니다.남에게 상처 주는 질문을 한다거나 빤히 응시한다거나 해서는 안 되죠.관대한 무관심이 있다면 그 반대로 잔혹한 관심도 있을테니까요.



 
 
Stella.K 2014-06-26 14:39   댓글달기 | URL
아직도 장애인에 대해 그런 시선이 있단 말입니까? 문제네요.
전 가끔 지하철이나 버스에 장애인석 따로 해놓는 것도 묘한 아이러니가
존재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단원고 학생들이 상처 받아 전학 간다고 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더군요.
오히려 마음은 아프더라도 끝까지 단원고 출신이라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고
학교를 졸업해 줬으면 좋겠어요.


노이에자이트 2014-06-27 13:39   URL
장애인이나 외국인을 힐끔힐끔 쳐다보는 사람들은 저도 꽤 많이 봤습니다.

전학 가도 낙인 효과는 계속 따라다니면 문제입니다."쟤 단원고에서 왔대 수군수군..." 그런 식이죠.

transient-guest 2014-06-27 07:13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근데 유독 우리가 그런게 있나봐요. 여기서도 한국식당에 가면 늘 한번씩은 누가 들어오는지 쳐다봅니다. 주로 연세드신 분들이 그런데, 젊은 친구들도 많이 그래요. 전 그게 싫어서 눈을 피하다가 이제는 뻔히 같이 봅니다. 그러면 바로 고개를 돌리거나 눈을 떨구더군요.

중국인들의 경우 쳐다보게 되는게 사실 다르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공공장소에서 너무 떠드는게 시끄러워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 모습 또한 한국이나 미국에서나 별로 다르지 않은 모습이군요.

노이에자이트 2014-06-27 13:41   URL
음...다른 나라에 가도 그러는 모양이군요.

중국 관광객을 놓고 한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모양새라서 우리는 좀 더 실용적으로 접근해야 되겠죠.

루쉰P 2014-06-27 09:09   댓글달기 | URL
노자님 잘 지내시죠? 저도 관대한 무관심 덕에 잘 지내고 있습니다 ㅎ
근데 써주신데로 세월호 학생이나 장애인분들에겐 도움도 안 되는 관심 만큼 무서운 게 없겠어요 ㅠ
관대한 무관심 ㅡ 이 단어 속엔 단순한 무관심이란 표현 같지가 않아요 알면서도 상대방을 위해 모른 체 해 준다는 듯한 느낌? 무관심 한 척 하지만 그들을 위해 진정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아요 ㅎ

노이에자이트 2014-06-27 13:42   URL
오랜만입니다.잘 지내시나요?

관대한 무관심이란 단어에 깊은 인상을 받았기에 널리 퍼뜨리려고 합니다.

세실 2014-06-27 15:05   댓글달기 | URL
관대한 무관심, 잔혹한 관심.......어쩜! 맞춤입니다.
저도 가끔은 푼수 아줌마처럼 개인사를 물어 볼때가 있는데 조심해야 겠습니다.
지나친 동정심도 삼가할 필요가 있겠죠.

노이에자이트 2014-06-27 16:10   URL
푼수가 아닌 꽤 똑똑해 보이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무례함으로 남에게 상처를 주더라고요.
 

   "농 축산업에 관심이 많군요". 나와 이야기해본 사람들 중 이런 결론을 내리는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자라 성인이 된 이들이 많은 시대라서 농사짓기나 가축 사육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많으니 그런 이들에겐  조금만 아는 척을 해도 전문가 소리를 듣게 됩니다.하지만 정작 나는 농사나 가축 사육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습니다.게으르기 때문이지요.특히 가축 사육은 전혀 쉴 수가 없는 직업입니다.동물 좋아한다고 덥썩 시작했다간 낭패 보기가 쉽습니다.

 

  나는 선사 시대, 그것도 농사나 목축이 시작되기 이전에 살던 사람들의 본능을 격세유전으로 물려받았다는 생각이 듭니다.도시의 야산에라도 가면 나무 뿌리나  나물, 꽃잎 등을 따서 씹어먹는 습관이 있기 때문입니다.물론 누구에게 식용식물 식별법을 배운 것도 아닙니다.그래서 때로는 엄청나게 쓴 열매를 먹고 퉤 퉤 뱉을 때도 있습니다.이런 때는 초식동물들이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미국이나 캐나다는 약초산업이 발달되어 있습니다.요즘엔 산삼에 열을 올리고 있지요.이렇게 된 것은 원주민들 덕택입니다.백인들은 원주민들의 약초 채취법을 익혔고 이것이 현재까지 이어진 것입니다.그런데 원주민들 역시 동물에게 배운 것입니다.이 세상에서 독초와 식용 식물을 구별 못하는 유일한 동물이 사람입니다.독버섯 먹고 죽은 사람은 있지만 동물은 그런 일이 없습니다.그들은 신기하게도 독이 든 식물을 먹지 않습니다.원주민들은 바로 동물들이 먹는 식물을 채취하여 식용으로 혹은 약용으로 이용한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농촌에서 염소나 소를 몰고 다닌 사람들은 가축들이 먹는 풀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동물들 하는 대로만 따라 하면 죽을 일이 없지요.게을러서 농사 짓기나 가축 사육엔 부적당한 나 같은 사람은 나중에 염소 한 마리를 길러서 그가 먹는 풀을 모두 채취해 보려고 합니다.물론 채취한 식물은 식량으로 쓰기 위해서죠.웬만한 것은 생식으로 먹으려고요.반찬 해먹기도  귀찮으니까요.

 

  몇 주 째 도심 보도 위에 버찌가 떨어져 밟히고 있습니다.어떤 사람은 그냥 보기 흉하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듭니다.작은 열매이긴 하지만 꽤 맛있거든요.음식이 길거리에서 밟히고 있다고 생각하니 아깝다는 생각이 안 들겠습니까? 그래서 아직 안 밟힌 것은 주워서 먹기도 합니다.그런데 깊은 산골도 아니고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신사복 입은 아저씨가 쪼그려 앉아서 땅에 있는 뭔가를 집어먹고 있으니 그다지 아름다운 장면은 아닌 모양입니다.성질 같아서는 자루에 가득 담아 왕창 먹고 싶은데 온전한 것이 거의 없으니 그럴 수도 없고...

 

  며칠 전 일요일에 시골에 갔더니 뒷산 저수지 옆에 뭔가 시커먼 게 떨어져 있길래 뭔가 하고 봤더니 아! 내가 좋아하는 오디가 우수수 떨어져 있었습니다.오디를 흙에 묻은 채 입에 넣어 먼저 흙을 빤 다음 오디 열매를 꺼내고, 입에 남은 흙은 뱉으면서 몇 개를 먹었는지 셀 수도 없었습니다.손가락이 차츰 검게 물들어가고 혀도 검어져서 중국 개 차우차우 혓바닥처럼 되었습니다.아...이것도 감질나...왕창 먹었으면 좋을텐데...

 

  어딘지 모르게 원시인 같은 본능은 당근 먹는 방식에도 남아 있습니다.반찬 만들기 귀찮으면 그냥 당근을 들고 바로 된장에 찍어 우적우적 씹어먹습니다.이가 안 좋은 사람은 이것도 못하더군요.그러고 보니 가끔 생선이나 닭고기 먹을 때도 아주 센 것이 아니면 가시나 뼈도 씹어먹어서 음식 쓰레기가 거의 안 나오죠.그러나 이런 생활을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진 않습니다.아무래도 도시에서 오래 산 사람에겐 안 맞을테니까요.

 

  아...그리고 수렵...그것도 귀찮으니 저수지에서 우렁이나 잡아먹는 게 수렵이죠.밤에 우렁이가 물가로 기어나올 때가 있거든요.그거 잡아서 삶아먹으면 되죠.다슬기는 맛은 있는데 탱자가시로 까먹는 게 귀찮은 반면 우렁이는 살이 많아서 쏙 쏙 빼먹으면 좋습니다.

 

  책보다 산나물이나 산열매가 더 좋아!



 
 
transient-guest 2014-06-20 03:41   댓글달기 | URL
혈거인에 가까운 유전자가 남아있나봅니다.ㅎㅎ 그래도 길에 떨어진 건 좀...ㅎ
동물 키우는건 끝없는 인내와 부지런함이죠. 애완동물도 그런데, 하물며 수익을 위해 목장을 경영하게 된다면 정말 평생 거기서 못 벗어날 것 같아요. 완전 공감합니다.

노이에자이트 2014-06-20 14:22   URL
혈거인은 땅에 떨어진 것도 주워 먹을 줄 알아야 하죠. 하하하...

농사 짓는 사람들은 가끔 자기들끼리 모여 물놀이도 갔다 오는데 양돈업 등, 가축 키우는 사람들은 꼼짝을 못하는 사람들을 저도 알거든요.

transient-guest 2014-06-21 02:38   URL
그래서였을까요? 니어링 부부는 가축은 키우지 않고 채집과 약간의 농사로 살았지요. 4시간 노동 4시간 학습 4시간의 여가로 하루를 나눈 것이 부러워 가끔 시도해보는데, 쉽지가 않네요.ㅎ

노이에자이트 2014-06-22 00:47   URL
이상적인 공동체를 지향하는 사람들이 노동시간 단축을 시도하지요.도시의 평범한 생활인들은 힘들 겁니다.

pek0501 2014-06-20 13:02   댓글달기 | URL
당근이 딱딱하다 싶으면 삶아서 양념간장을 찍어 먹으면 된답니다.
호박도 양배추도 양파도 그렇게 먹으면 좋아요.

으음~~ 님의 새로운 면을 보네요. 땅에서 주워 드시고...
헌 책 수거를 하신 적도 있으셨는데... ^^

노이에자이트 2014-06-20 14:23   URL
당근이나 감자를 채 썰어서 볶아먹어도 맛있죠.

외모는 곱상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