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학콘서트 : 핵, 과학이 만든 괴물 - 지식의 신세계로 떠나는 오싹한 호기심 여행 잡학 콘서트 시리즈 1
공공인문학포럼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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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핵? 그게 뭐? 어짜피 터지면 다 죽을텐데…….' 그 정도의 생각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별로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 관심이 생기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공인문학포럼에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니 자연스레 궁금해졌다.

북한이 핵 개발을 하고 이를 빌미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핵실험에 성공한 그들은 손안에 핵을 쥐게 되었다. 무엇인가 한 방, 무서운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도대체 핵무기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북한 핵의 실상은 어떤 수준일까? 만약 북한이 서울을 공격해온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왜 그들은 NPT(핵확산금지조약)을 지키지 않고 딴죽을 거는 걸까?

그 이유들을 알고 싶지만, 놀랍게도 핵의 위험성에 비해 북한 핵에 관한 책은 물론 궁금증을 풀어 줄 만한 책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북한 핵과 세계의 핵'부터 '원자력'에 이르기까지 핵의 기초 상식을 담은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독자에게 中 공공인문학포럼)

 핵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적인 상식서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이 책《잡학콘서트》를 읽어보게 되었다.

 

《잡학 콘서트》는 총 두 권이 있다. 이 책은 '핵, 과학이 만든 괴물'이라는 부제가 붙었고, '심리학, 공감의 기술'이라는 책도 출간되어 있다. 이 책은 공공인문학포럼에서 발간한 것이다. 공공인문학포럼은 공감하고 공유하는 인문학 지식의 발전소 역할을 하기 위해 지적 호기심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서원이다. 서원에서는 독서포럼과 함께 사람이 교양으로 알아야 할 상식과 지식을 주제별로 선정해,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감안하여 핵심을 정리하고 빨리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가볍게 엮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책 읽기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책을 통한 놀이공원과 인생학교를 위한 꿈꾸는 발전소가 될 것이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20장으로 구성된다. 물리학자들-핵을 발견하다, 맨해튼 계획-원자폭탄의 탄생, NPT체제-핵확산금지조약의 한계, 핵과 원자력의 기초 상식, NPT가 인정하는 핵보유국, 사실상의 핵보유국들, 이란의 핵문제-미국의 딜레마, 북한의 핵 개발-핵실험의 진화, 북한의 핵실험, 김일성,김정일의 원죄-내부 이야기, 북한의 화학무기,세균무기, 잠재적 핵보유국-일본, 서울이 공격당했다-가상 시나리오, 북한 미사일 기술력-은하3호,광명성4호 분석, 북한의 군사력-최신 정보, 핵무기의 모든 것, 핵무기 체계, 핵 공격에서 살아남는 법, 비호받는 핵 암상인들, 영화 속의 핵무기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부록으로 핵확산금지조약 전문, 핵확산금지조약에 관한 연장, 핵 개발과 원자력 관련 연표, 북한 핵 개발 관련 연표, 남북한 최신 군사 전력 비교 등 자료 다섯 가지가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핵과 원자력의 기초 상식을 채우고, 핵 보유국에 대해 알아보았다. NPT 즉 핵확산금지조약이 왜 한계가 있는가 이 책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NPT는 미국,영국,소련 3개국이 1968년에 제네바에서 교섭한 뒤 서명하고 1970년부터 발효되었으며, 조약 기한은 25년으로 하고, 조약을 맺을 당시의 핵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만을 '핵무기국'이라고 정의했다. 이들 5개국은 핵실험을 계속했고, 1996년에 CTBT(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가 UN 총회에서 채택될 때까지 미국은 1032회, 소련은 715회에 이르는 핵실험을 했다고. 또한 NPT체제의 불평등성 때문에 인도는 '핵의 인종차별 정책'이라고 부르며 강력하게 항의한 뒤 독자적으로 핵 개발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런 인도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파키스탄 역시 핵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특히 '서울이 공격당했다'라는 가상시나리오를 담은 13장은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상상하기 싫은 만약의 경우에 대한 것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지만 최소한의 대비는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아는 것이 기본이다. 인구 2000만 명 가까운 국민이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이 너무나도 북한과 가까운 채로 노출되어 있고, 북한에 대문이 열려있다는 점이 자료를 정리하고 집필한 사람들에게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책《잡학 콘서트》'핵, 과학이 만든 괴물'은 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초보들에게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핵 입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알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알아야 하고, 알았다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지식을 나눠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왕좌왕하며 정부 차원에서 해결책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더욱 심각성을 깨닫고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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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와 함께 떠나는 별자리여행
이태형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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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어렸을 때에도, 어른이 되어서도, 읽을 때마다 나에게 다른 느낌을 전해 준 책이다. 이 책《어린왕자와 함께 떠나는 별자리여행》은 사실 '별자리여행'도 궁금했지만, '어린왕자'라는 단어에서 주는 아득한 느낌 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별에서 온 어린왕자, 그가 전해준 이야기가 마음을 흔들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어린왕자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우리가 보는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어린왕자를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떠난 별과 우주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하며 이 책을 펼쳐든다.

 

이 책의 저자는 이태형. 현재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과 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소행성 '통일'을 발견하였으며,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월하정인' 제작 시점을 천문학적으로 고증하였다. 국내 최초의 시민천문대인 대전시민천문대와 영월별마로천문대를 비롯하여 다수의 천문대를 기획하였으며, 충남대학교 천문우주과학과에서 십여 년 동안 생활 천문학을 강의하였다. 1990년대부터 남반구 초원과 고비사막, 북극권까지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별 관측을 하고 있다.

저 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 속에서 여러분이 떠날 소중한 장미꽃이 피어 있는 여러분의 별을 찾기 바란다. (머리말 中)

 

이 책은 총 27장으로 구성된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어린왕자와의 만남', '다른 별에서 온 어린왕자', '소행성 B612', '바오바브나무', '해지는 모습을 좋아하는 어린왕자', '꽃과 어린왕자', '꽃과 어린왕자의 갈등', '별을 떠나는 어린왕자', '임금님이 사는 별', '허영심 많은 사람이 사는 별', '술꾼이 사는 별', '사업가가 사는 별', '가로등과 불 켜는 사람이 사는 별', '지리학자가 사는 별', '지구', '뱀과 어린왕자', '어린왕자가 만난 꽃', '산에 오른 어린왕자', '장미꽃을 만난 어린왕자', '여우를 만난 어린왕자', '철도역에서 역무원을 만난 어린왕자', '상인을 만난 어린왕자', '우물을 찾아 나선 어린왕자', '떠날 준비를 하는 어린왕자', '고향 별로 떠난 어린왕자', '6년 후'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각 장이 시작될 때《어린 왕자》를 조금씩 보여주면서 거기에 연관된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어린 왕자》도 다시 보고, 별과 우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본다. 그동안 주로 어른들의 세상이나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 등 어린 왕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의미 파악 위주로 책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어린 왕자를 계기로 별을 생각해본다. 다른 방향으로 어린 왕자를 접해보는 시간이다.

 

어린왕자의 별자리, 양자리에 대한 설명을 보자. 저자의 말에 의하면 눈에 띄는 별이 단지 3개 정도인 별 무리를 보고 귀여운 양을 상상한다는 것은 누구든 어려운 일이기에 밤하늘의 별자리를 찾는 데는 어린왕자와 같은 순수한 상상력과 믿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별들을 이용해서 양자리를 만든 옛사람들의 추리력이 놀라울 뿐이라고 더한다. 그밖에 의심받은 사랑의 별자리 '헤르쿨레스자리', 철새 별자리 '백조자리', 임금님 별자리 '케페우스자리', 허영심 많은 사람의 별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술과 관련된 별자리 '물병자리', 가장 작은 별자리 '남십자자리와 조랑말자리', 뱀자리 등《어린 왕자》의 이야기와 연관지어 별자리를 설명해주는 것이 흥미롭다.

 

'세상에서 가장 큰 장미꽃'이라는 글도 인상적이다.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우주 깊은 곳에는 꽃처럼 예쁜 모습들이 숨어 있다고. 우주의 가스들이 모여서 마치 꽃처럼 예쁘게 보이는 성운이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장미성운은 별들 속에 숨어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장미꽃이라니 어린왕자가 말하는 장미꽃에 대한 생각의 폭이 넓어진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어린 왕자》를 읽어본 청소년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사색의 가지를 뻗어, 보다 넓은 우주까지 팽창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상관없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안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고 별과 우주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색다른 의미를 던져줄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고 별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밤하늘을 바라보면, 어린왕자와 같은 순수한 마음이 되살아나 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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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 - 이보다 재미있는 '천문학'은 없었다 - 우주 특강 27
이광식 지음 / 들메나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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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하늘의 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열심히 관련 서적을 찾아 읽지만, 막상 밤이 되어 하늘을 쳐다보면 헷갈린다. 별은 항상 그 자리에만 떠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허무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을 발견했다. '이보다 재미있는 천문학은 없었다-우주특강27'이라는 글을 믿고 읽어보게 되었다.

 

'어디 한 번 보자', 하는 심정으로 읽었는데, 이 책 생각보다 재미있다. 그것도 엄청. '잠 안 오는 밤'에 읽으면 잠자기는 다 글렀다. 웃느라고……. 참고로 저자는 이 책을 잠 안 올 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우주 이야기라는 뜻에서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혹은 우주를 읽고 사색하다가 하룻밤 꼴딱 지새운다면, 지구 행성에 태어나서 그보다 뜻 깊은 추억이 어디 있겠는가 하는 기분도 담고 있다고.

 

이 책의 저자는 이광식. 나이 쉰다섯에 "이제부턴 돈벌이 안 한다!"고 결연히 선언한 후, 강화도 산속에 들어가 개인 천문대 하나 지어놓고는 낮에는 텃밭 가꾸며 책 읽고, 밤에는 망원경으로 별 보며 사는 사람. 문과 출신이지만, 10여 년간 천문학, 물리학, 수학 책들을 백 권 이상 읽다가, 재미있는 융합형 천문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천문학 콘서트』를 써냈다. 이 책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우수 과학도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요즘에는 모 일간지에 우주 기사, 칼럼 등을 기고하는 한편, 중,고등학교와 사회단체 등을 다니면서 '우주 특강'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우주를 한 바퀴 휘리릭~', 2장 '정말 '별난' 별 이야기', 3장 '우리가 미처 모르는 태양왕조실록', 4장 '까마득한 우주 거리, 어떻게 쟀을까?', 5장 '신비를 넘어 감동으로…'로 나뉜다. 저자는 우주를 알아가는 데 있어 특히 중요한 토픽 27개를 골라서 나름대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은하는 왜 돌까?, 우주는 끝이 있는가?, 우리가 '별 먼지'라고? 등등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책이다. 재미있게 우주에 대해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관심있는 토픽을 먼저 선택해서 읽어도 좋고,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어쨌든 지식을 채워주기도 하고 재미를 느끼게도 하며 강약조절을 해줄 것이다. 막연한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교과서에 담겨있는 이론이 살아숨쉬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저 딱딱한 이론으로 설명하고 넘어갈수도 있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도록 이야기를 풀어간다.

 

'별자리는 하늘 번지수'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서 살펴보면 제목 밑에 프랑스 천문학자 앙드레 브라익의 말 한 마디가 짧지만 강렬하게 실려있다.

맨눈으로 별자리가 일그러지는 것을 보려면 적어도 5만 년을 살아야 한다.

-앙드레 브라익 (프랑스 천문학자)

한 가지만 깊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동서양의 별자리에 대한 설명과 별자리의 역사까지 짚어준다.

고대 그리스에서 별자리가 정해진 이후 지금까지 별자리의 모습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별의 위치는 2,000년 정도의 세월에도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더 오랜 세월, 한 20만 년 정도가 흐르면 하늘의 모든 별자리들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북두칠성은 더 이상 아무것도 퍼담을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진 됫박 모양이 될 것이다. (95쪽)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것을 구체화해주는 것이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웃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영향이 컸다. '참고로 우리 은하 별들의 평균 간격은 3광년이다. 이는 지름 1cm 완두콩이 서울-대전 간 거리마다 한 개씩 놓여 있다는 뜻이다. (88쪽)' 처럼 대략 상상이 가능하게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신이 오늘 밤 본 오리온 대성운의 빛은 신라, 백제, 고구려가 아웅다웅하던 삼국 시대에 출발한 빛인 것이다.(94쪽) 라든가, 그러니까 오늘 밤 내가 보는 베텔게우스 별빛은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리던 무렵 별에서 출발한 빛인 것이다. (106쪽) 와 같은 표현은 막연히 몇 광년 떨어져있다는 설명을 보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와닿는다.

 

이 책의 뒷표지에 보면 '모 인터넷 신문에 연재, 독자들로부터 받았던 뜨거운 반응들!'을 볼 수 있다. 다 읽고나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다른 이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과학과 감성의 조화가 환상적인 기사, 완전 짱!

캬~ 필력 보소. 과학 얘기인데 이런 감성을 품을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과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최고의 책이다.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조금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보다 재미있는 '천문학'은 없었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며 알게 되는 것도 많고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어서 책 읽는 시간이 즐거웠다. 지식을 채우고 재미도 있어서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별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우주가 달리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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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인문학
진중권 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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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말이 아니다. 우울하고 답답하고 좌절감을 느끼다가도, 더 이상 움츠리지 않고 함께 촛불을 밝히는 사람들의 마음에 힘을 얻는다. 그래도 단시일 내에 마무리될 것 같지는 않아서 속이 부글부글 끓는다. 도대체 시간이 얼마나 더 흘러야할까? 이 책《치유의 인문학》을 읽어보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시대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아야 상처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말 때문이었다. 마음이 흔들렸다. 일어나지 않아야 할 일이 일어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아픔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니, 어떻게 하면 치유할 수 있을까? 이 책《치유의 인문학》을 통해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은 진중권, 서경식, 박노자, 박상훈, 조국, 고혜경, 정희진, 이강서, 황대권, 문요한 등 대한민국 대표 인문학자 10인의 광주트라우마센터 강의를 담은 책이다. 광주트라우마센터는 5.18민주화운동을 비롯하여 국가로부터 고문과 폭력을 당한 분들과 그 가족을 치유하는 곳이다. 각종 상담 및 원예, 예술 치유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국가폭력 트라우마 국제회의, 심리치유워크숍 등 국가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인권증진 활동을 해오고 있다.

 

'치유의 인문학'은 2013년 7월 박노자 교수의 '타자에 대한 폭력, 우리 안의 폭력' 강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매달 이어져 오고 있다. '폭력'과 '치유'라는 주제로 강의하는데, 결국 나와 사회를 돌아본다는 점에서 모든 강좌가 하나로 통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치유의 힘은 우리 각자의 내면에, 그리고 우리를 연결하는 공동체에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인문학은 나와 공동체를 성찰하게 한다는 점에서 '인문학 공부는 곧 치유의 여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프롤로그 中)

 

직접 강의를 듣는 듯한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갈 수 있다.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풀어나간다는 느낌이 든다. 강의를 들으며 마음에 드는 내용 앞에서 메모를 하듯, 책을 읽어나가며 마음에 와닿는 내용 앞에서 고개를 끄덕인다.

그저 상처를 망각하게 해 주는 것이 힐링이 아닙니다. 상처를 정면으로 마주하게 하고, 혼자 해결할 수 없음을 인식시키는 것, 그것이 진정한 힐링이요, 멘토링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중권 강의 中)

 

10인의 강연자마다 각각의 색깔로 다른 이야기를 펼쳐준다. 먼저 책을 펼쳐들면 집중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정리해서 엮었다는 생각이 든다. 슬슬 넘기려고 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다. 앞부터 뒤까지 물 흐르듯 술술 이어가는 이야기에 그대로 시선을 집중하고 읽어나가게 된다. 강의 하나가 끝나면 잠시 쉬어도 되겠지만, 이상하게도 곧바로 다음 장을 들춰보게 되었다.

분노는 인식입니다. 때문에 현재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마음을 다스린다'는 의미의 힐링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내)마음을 다스린다'? 누구(나)가 누구(나의 마음)의 마음을 다스릴 것인가? 자아의 분열이 올 뿐입니다. 분노는 분노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인지 반응입니다. 참거나 시간이 지나면 풀리는 문제가 아닙니다. 하지만 분노에 대한 이 시대 멘토들의 조언(?)은 가관입니다. 분노를 인식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멈춰라, 마음을 다잡아라, 마음을 잡고, 분노 이후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라, 분노를 조절하라' 등의 비문 非文이 그럴듯하게 횡행하는 것입니다. 나는 이런 극세속의 언설과 반지성이 베스트셀러가 되는 현실에 분노합니다. 이것은 억울한 사람들의 분노와 그 분노를 비난하는 기득권 세력에 굴복하는 억울한 이들을 이중으로 괴롭히는 행위입니다. (207쪽, 정희진 강의 中)

 

그동안 인문학을 세상과 동떨어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다보니 우리 사회의 모습이자 우리 삶 그대로, 그 속에서 치유의 힘을 주는 것이 인문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치유'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당연시 했던 어떤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게 다각도로 생각해보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 또한 10인의 강연자들이 풀어내는 강연을 통해 자신만의 인문학적 세상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고 독자의 마음속에 어떻게 해석할지는 각자의 몫으로 남겨준다. 이 책을 읽으며 나 자신의 작은 의식 변화를 시작한다. 어렵게 첫걸음을 떼고 함께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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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ile Week - 오늘 하루, 한 번도 웃지 못한 나를 위한 스마일 테라피
피터 오 지음 / 라온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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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울하고 답답하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웃을 일이 없으니 만들어서라도 웃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이 책《스마일 위크》가 눈에 들어왔다. 기분이 바닥으로 떨어지더라도 웃을 기회를 만들어서 몸과 마음을 끌어올려야할 때이다. 이 책이 웃음의 기회를 주리라 생각하고 읽어보기로 했다. 오늘 하루, 한 번도 웃지 못한 나를 위한 스마일 테라피로 웃음 가득한 시간을 보내본다.

 

 

 

이 책의 저자는 피터 오. 글과 그림으로 웃음을 전하는 팝 아티스트이다. 2012년부터 웃음을 주제로 한 미술 작업과 글쓰기로 국내외 30여 회 개인초청전시, 상설전용전시 등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관객과 감성적 고통을 이어왔다. 2014년에는 대한민국 문화예술 페스티벌에 현대미술대표작가 15인에 선정, 2015년에는 대한민국 베스트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피터 오는 세상 모든 생명의 마음속에 끝없이 향기로운 웃음꽃이 피어나길 소망한다. 모두가 웃음을 나누며 행복한 세상을 위해 오늘도 작업에 매진 중이다.

 

6년 전 어느 날, 저는 거울 속에 비친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힘들고 지쳐 슬픔과 우울로 잔뜩 그늘진 제가 거울 속에서 저를 바라보고 있었기 때문이죠. 저는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스스로 행복하지 못하고 이렇게 웃지 못하면서, 어떻게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였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기존 작업과 다르게 '웃음'이라는 주제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8쪽)

 

힘들고 지쳐 슬픔과 우울로 잔뜩 그늘진 모습을 저자만 발견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나또한 거울 속의 내가 낯설다. 억지로 웃음을 지었지만 아무래도 마음까지 웃음 가득해지지는 않는다. 오늘부터 웃을 일을 만들어서 하루에 한 번씩은 웃겠다고 생각해본다.

 

이 책은 첫째 날부터 일곱째 날까지 '웃음'을 소재로 그림을 그리고 거기에 글을 더한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림을 찬찬히 바라보고 있으면 따뜻한 느낌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하하하' 웃는 웃음이 아니라 입가에 저절로 지어지는 미소가 어울리는 그림이다. 아름답고 따뜻한 세상에서 머금을 수 있는 웃음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내가 당신을 웃게 하여 그 웃음에 내가 춤을 추는 것입니다.

행복하다는 것은 내가 당신을 웃게 하여 당신이 나를 사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웃음으로써 사랑하고 사랑함으로써 행복해집니다. (43쪽)

 

 

우아! 별이 쏟아진다. 별이!

하늘을 보고 기분 좋은 생각을 많이 하니까 밝고 예쁜 별이 얼굴로 쏟아져 내린다. 그지? (149쪽)

 

마지막에는 아트 갤러리. 웃는 하루, 그림으로 피어나다로 마무리된다. 그림과 어우러지는 명언을 들려주며 웃음에 관해 생각해보는 시간이다.

 

 

웃음은 마음의 치료제일 뿐만 아니라 몸의 미용제이다. 당신은 웃을 때 가장 아름답다.

-칼 조세프 쿠쉘 (181쪽)

 

이 책은 그림과 글로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에세이다. 스마일아티스트 피터오의 그림에세이를 보며 마음이 울컥하면서 위로받는 느낌이 든다. 왜 그렇게 사는 것이 힘들었을까, 답답하기만 한 일상에서 한 줄기 희망을 본다. 힘들고 지쳐 한없이 바닥으로 꺼져가는 듯하다면, 잠시 쉬어가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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