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만나는 유럽 문화 여행
아렌트 판 담 지음, 알렉스 데 볼프 그림, 유동익 옮김 / 별숲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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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초등학교 중학년 아이들을 위한 책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유럽 문화를 이야기로 들려준다. 이 책에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이들, 아렌트 판 담과 알렉스 데 볼프는 지난 몇 년 동안 유럽에 있는 국제 학교들의 초청을 받아 많은 도시들을 방문했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축제, 전통 음악과 무용, 음식, 건물과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으며, 유럽 전체를 한 권의 책으로 담게 된 것이다. 아이들과 나눈 대화를 담아내어 현장감 있게 다가오는 책이다. 이 책《이야기로 만나는 유럽 문화 여행》을 읽으며 생동감 있는 이야기를 통해 유럽 여행을 하는 기분을 느낀다. 직접 유럽 여행을 하며 쓴 책이라는 점에서 피부에 와닿는 강도가 다른 책이다.

 

글쓴이는 아렌트 판 담. 네덜란드 생. 1983년에 동화《도너츠볼과 불꽃놓이》를 펴내면서 동화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직접 여행을 다니며 보고 들은 이야기들을 다루기 때문에 그의 작품들은 주로 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또한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이 많아,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을 이야기로 담아낸다고 해서 '정보를 전달하는 동화작가'로 불리기도 한다. 그린이는 알렉스 데 볼프. 역시 네덜란드 생. 건축가였던 아버지를 따라 박물관에 자주 다니면서 그림을 그렸으며 만화책 수집광이었다. 1982년부터 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책에 삽화와 만화를 그리고 있다.

이 책에는 스페인의 인간 탑, 헝가리의 구야시, 프랑스의 성들, 영국의 음악, 오스트리아의 산처럼 자기 나라의 가장 특별한 점을 발견한 아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6쪽)

 

그리스, 네덜란드, 노르웨이, 덴마트, 독일, 라트비아, 루마니아, 룩셈부르크, 리투아니아, 리히덴슈타인, 마케도니아, 모나코, 몬테네그로, 몰도바, 몰타, 바티칸시국, 벨기에, 벨라루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불가리아, 사이프러스, 산마리노, 세르비아, 스웨덴, 스위스, 스페인,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아이슬란드, 아일랜드, 안도라, 알바니아, 에스토니아, 영국, 오스트리아, 우크라이나, 이탈리아, 체코, 코소보, 크로아티아, 터키, 포르투갈, 폴란드, 프랑스, 핀란드, 헝가리…. 차례에 실린 국가 이름이다. 솔직히 처음 보는 국가도 있다. 어린 시절, 다양한 국가명을 접해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이 넓다는 것을 제대로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들이 직접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아이들에게 질문을 한다. 그 나라의 특징에 대해 물으면 아이들이 답변하는 것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나라마다 아이들의 답변은 평범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하다. 나라 자체보다도 각국에 살고 있는 아이들을 만나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흐리스토는 불가리아의 특징이 뭐냐는 질문에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이라고 했다. 흐리스토는 귀를 기울여 뭔가를 듣고 있었다. 큰 도시의 광장 안 오래된 건물 앞에 서 있는 이 소년은 무엇을 듣고 있을까? 오토바이의 부릉거리는 소리일까? 아니면 버스 브레이크가 삐걱거리는 소리일까? 둘 다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광장 중앙에 있는 분수대의 물소리를 듣고 있을까? 그럴 수도 있겠다. 분수대에서 맑은 물소리가 나고 있으니까. 물방울들이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것 같았다. 시내와 강, 여울과 폭포에 대한 노래처럼 들린다. 불가리아에서는 흔히 들을 수 있는 소리다. 나라마다 그런 고유한 소리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갑자기 분수대 물소리 위로 맑은 목소리가 들려왔다. 흐리스토 뒤편 건물에서 들려오는 합창 소리였다. 고음이 맑게 들렸다. 분수대 물소리처럼 목소리들이 서로 춤을 추듯 울려 퍼지고 있었다. "어린이 합창단이에요." 노래가 끝나자 흐리스토가 설명했다. (103쪽)

질문을 던지는 어른에게 손가락을 입에 대고 '쉿!'이라고 하며 주의를 집중시키는 꼬마 아이가 귀엽게 보인다. 여행을 하면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면 고정관념을 깨고 창의력 있는 답변을 들으며 여행이 풍부해졌을텐데 왜 그럴 생각을 하지 못했는지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여행을 한다는 것은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다. 그 나라의 문화를 이루고 있고, 그곳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사람들 말이다. 각각의 나라에 대한 특징을 그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에게서 찾을 수 있다.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며 처음 보는 나라 이름이라도 그곳에 살고 있는 아이를 떠올리며 마음에 담아둘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관심의 시작이다. 그것을 계기로 다른 나라에 대한 정보도 키워가고 보다 넓은 세상을 향해 시야를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라 별로 짤막하게 구성된 이야기를 통해 유럽 곳곳을 알게 되고 관심을 갖게 할 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특징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아이와 함께 나눌 대화가 많아질 것이다. 이 책에 나와있는 나라 중 어디에 가고 싶은지, 누구의 대답이 가장 인상적이었는지, 누군가 한국의 특징이 무엇인가 질문한다면 어떻게 대답할지 등등 아이와 함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보낸다면, 이 책을 보다 많이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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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흔드는 글쓰기 - 위대한 작가들이 간직해온 소설 쓰기의 비밀
프리츠 게징 지음, 이미옥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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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적으로 글쓰기에 관련된 책을 읽고 있다. 책을 읽고 서평 쓰는 것을 즐기다보니, 이왕이면 책을 볼 때에도 어떤 글이 좀더 나은 것인가 알고 보고 싶고, 글을 쓸 때에도 나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책은 '마음을 흔드는'이라는 수식어가 인상적이어서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부터 움베르트 에코, 제인 오스틴, 밀란 쿤데라, 프란츠 카프카까지 세기의 작가들을 탄생시킨 소설 작법의 비밀이라는 점도 구미가 당겼다. 소설 작법의 비밀을 알고 나면 소설 읽기가 더욱 흥미로워질 것이라는 생각과 함께 정여울이 추천한 글쓰기 필독서라는 점에 이끌려 이 책《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를 읽어보게 되었다.

 

'글쓰기의 재미'는 느끼고 싶지만

'글쓰기의 노동'은 거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노동' 자체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정여울(작가)

 

이 책의 저자는 프리츠 게징. 1945년 독일의 바르 헤어스펠트에서 태어났다. 현재 소설가로 활동 중이며, 함부르크 창작학교에서 글쓰기를 가르치고 있다. 여덟 권의 소설을 쓴 작가이자 독일 최고의 글쓰기 전문가로서 초보자와 프로 작가를 아우르는 "소설 쓰기 비법"을 공개한다.《마음을 흔드는 글쓰기》는 1994년 초판이 나온 후, 2002년, 2004년, 2010년 개정을 거듭하여 독일에서 '글쓰기의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이 책에서 다룰 주제는 '어떻게 하면 독자에게 말을 걸고, 그들을 사로잡는 글을 쓸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다시 말해, 독자들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문학에 대해 얘기할 것이다...(중략)...결정적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글쓰는 사람은 미래의 독자가 되어 자신의 글을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할 수 있을 때에야 비로소 글쓰는 사람은 자신의 작품을 지배하게 된다. (6쪽)

 

이 책은 총 8장으로 구성된다. 1장 '삶, 읽기, 글쓰기', 2장 '스토리와 캐릭터', 3장 '삶이 쓰는 이야기와 할리우드 지침', 4장 '화자와 서술 시점', 5장 '구성과 줄거리 모델', 6장 '공간:신탁,메아리,함께 연기하는 자', 7장 '언어', 8장 '수정과 퇴고'로 나뉜다. 부록으로 '자극과 과제: 연습이 대가를 만든다'로 마무리 된다. 글쓰기의 기초부터 화자, 캐릭터, 플롯, 줄거리, 공간, 언어, 수정과 퇴고 등 글쓰기의 전반적인 이론을 자세하고 친절히 알려준다.

 

책을 읽다보면 '내가 써도 이것보다는 훨씬 낫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솔직히 나도 예전에는 그런 적이 있다. 하지만 직접 써보려고 하니, 무슨 이야기를 어떻게 할지 막막해지고,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사실 쓴다고 썼다가 나중에 보니 내가 왜 이런 글을 썼는지 낯 부끄러워서 방치해둔 경험도 있다. 결국은 자신감을 잃어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이 책에서 특정 상황을 언급하며,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 콕 짚어서 이야기를 해주니 솔깃하지 않을 수가 없다.

아마 당신도 이런 경험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등장인물이 고통스러워하는 내용의 글을 써서 낭독했지만, 듣는 사람들이 지루한 표정을 짓거나 무관심하게 반응한 경우 말이다. 그제야 글이 의도했던 반응을 불러오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표현하려는 내용을 정확하게 썼는지 의문을 갖게 됐을 것이다. 나중에 혼자서 그때 일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당신에게 부족했던 점이 무엇인지 알게 될 것이다. 바로 서술 기법이라할 수 있는 '테크닉'과 '스스로 글을 쓰는 활동'이 부족했을 것이다. (17쪽)

그러면 어떻게 해야할까. 동기가 부여되었으니 그 다음 이야기부터는 저절로 시선이 고정된다.

 

사실 그동안 글쓰기에 관한 책을 많이 찾아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은 별 기대 없이 들춰보게 되었다. 이미 알고 있는 것이 많다는 내 생각에 허를 찌른 책이다. 읽는 재미도 있고 몰입도가 뛰어난 책이다. 이 책은 글쓰기를 잘 하기 위해서 무작정 많이 쓰라는 막연한 조언을 하거나 이미 많은 서적에서 다루어서 알고 있는 사실을 지루하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앞서 말한 '테크닉'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짚어준다. 책 속에 끌려들어가는 듯한 느낌으로 눈길을 떼지 못하고 집중해서 읽은 책이다. '왜 나는 이런 생각을 못했지?', '지금껏 왜 책을 읽으며 디테일하게 분석한 적은 없었지?' 등등 생각이 많아지는 책이다. 소설 쓰기에 관한 책이지만, 소설뿐만 아니라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글쓰기의 모든 것을 전수해주는 듯한 책이다.

 

막연한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유명 작가들의 작업 시간, 쓰는 분량, 글쓰는 장소, 글쓰기 도구 등 각자의 개성에 따라 제각각인 것을 보는 재미가 있다. 구체적으로 자신의 글쓰기에는 작업 시간을 어떻게 할지, 연필로 쓸지 볼펜으로 쓸지 아니면 컴퓨터를 사용할지 생각해본다. 또한 체크리스트를 꽤나 자세하게 짚어주어서 글을 쓰거나 책을 읽을 때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는 꼭 필요한 친구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며 세기를 빛냈던 작가들의 작품 속에서 글쓰기의 비밀을 찾아보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을 보니 글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노동이지만, 혼자 막연해하는 것보다는 이렇게 책을 통해 함께 짚어가는 것도 힘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며 누군가에게 원고를 보여주기 머뭇거려지거나, 나의 첫 독자가 눈치를 보며 칭찬일색일 경우, 난감할 것이다. 이럴 때에는 먼저 이 책에서 일러주는 체크리스트를 꼼꼼히 보며, 아찔한 순간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다.

 

글쓰기에 관한 책 중 단연 내 마음을 사로잡은 책이다. 특히 소설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필독서일 것이고, 소설이 아닌 글을 쓰는 사람일지라도 참고할 만한 이야기가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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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경영의 모든 것 - 서울대 오정석 교수의 명쾌한 경영학
오정석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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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에 대한 책을 주기적으로 읽고 있다. 책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무언가 배울 수 있는 점이 있기 때문이다. 생각보다 지루한 책도 있고, 기대 이상으로 눈에 쏙쏙 들어와서 기분이 좋은 책도 있다. 이 책에 대해 말하자면, 후자에 속한다. 부담없는 길이, 쉽게 풀어내는 이야기를 통해 재미있는 비즈니스 스쿨에 참여해본다. 이 책《지금 당신에게 필요한 경영의 모든 것》을 읽으며 꼭 알아야 할 경영 키워드 100가지를 살펴본다.

경영학은 더 이상 전공자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모두가 꼭 알아야 할 지식이다.

-조동성 (인천대학교 총장,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

 

과학과 경영의 융합을 보여주는

오정석 교수에게 배우는

재미있는 비즈니스 스쿨!

 

이 책의 저자는 오정석.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이다. 네트워크 시대를 지배하는 '플랫폼 생태계 경영'과 데이터를 분석해 경영에 접목시키는 '비즈니스 분석학' 분야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경영학자이다. 각종 저널에 실린 그의 연구는 기술과 경영의 융합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요 일간지의 칼럼니스트, 객원논설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각종 채널을 통해 국내 경영의 현주소를 날카롭게 진단하고, 세계적 기업의 선진 경영기법을 소개하며, 경영의 혁신적 대안을 다각도로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경영의 원리들을 폭넓게 살펴보고 또 최근 경영 환경의 변화에 대해 통찰력을 제공할 목적으로 이 책을 썼다. KBS 제1라디오 <성공예감>에서 '3분 라디오 MBA' 코너를 1년간 진행하면서 선정한 주제들을 중심으로 경영 원리, 실전 전략, 현재의 글로벌 비즈니스 트렌드를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주제별로 부담스럽지 않은 길이로 준비했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총 10부로 구성된다. 1부 '경영의 기본 법칙과 흐름 이해하기', 2부 '백년 기업으로 가기 위한 조건', 3부 '좋은 기업은 어떻게 인재를 끌어모으나', 4부 '제조에서 서비스까지, 정확하게 수요 예측하기', 5부 '비용과 이익의 최적화를 위해', 6부 '1+1이 3이 되기 위해', 7부 '욕구의 발견이 행동으로 이어지기까지', 8부 '팔고자 하는 사람들의 변하지 않는 원칙', 9부 '위기를 재도약의 계기로 만들기 위해', 10부 '글로벌과 디지털 시대, 새로운 경영 전략들'로 나뉜다. 시장과 기회, 리더십과 혁신, 조직 관리, 생산 전략, 수익 전략, 협업 전략, 소비자 전략, 마케팅&세일즈 전략, 위기관리 전략, 미래 전략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부록으로 '지금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경영 키워드 100'을 짚어준다.

 

앞 부분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는데, 맛집 블로그를 믿을 수 없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집단동조 현상', 소비의 진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역쇼루밍'에 대한 글을 보며, 나의 소비 행태와 일치하니 더 관심이 생기게 되었다.

최근 쇼루밍의 반대 현상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상품을 검색한 뒤 실제 구매는 오프라인에서 하는 역쇼루밍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역쇼루밍은 웹사이트가 쇼룸이 된다는 의미로 웹루밍이라 부르기도 한다. 역쇼루밍은 스마트폰과 SNS가 보다 대중화되면서 생겨난 소비 형태다. 스마트폰과 SNS를 통해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 쉽게 수집할 수 있게 되면서 해당 상품을 주변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바로 구입하는 경우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역쇼루밍은 화장품, 전자제품, 유아용품 등 쇼루밍 이전에 직접 매장에서 구매하는 비중이 높았던 상품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27쪽)

 

저자가 '3분 라디오 MBA' 코너를 진행하면서 선정한 주제를 바탕으로 책을 엮어서일까. 경영학에 관해 간단하고 쉽고 부담없이 읽을 수 있어서 접근성이 좋은 책이다. 글 하나의 길이가 짧은 편이라 조금씩 읽어도 끊김없이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필요한 경영 지식을 채울 수 있다. 또한 어렵고 거리가 멀다고만 생각했던 '경영'을 생활 속이나 쉽게 접하는 이슈 등과 연관지어 보다 가깝게 느끼며 경영에 대해 알 수 있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경영학 지식을 얻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책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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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션 - 과감히 덜어내는 힘
마이클 바스카 지음, 최윤영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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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쇼핑을 하다보면 나에게 상품이든 책이든, 추천해주는 것을 볼 수 있다. 어떤 때에는 '이 책 읽어보고 싶다'라든가 '이 물건도 있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지향하고 있지만, 수많은 정보 속에서 어떤 선택을 할지, 아직 그들이 추천하는 것을 보고 구매욕구가 발동한 적은 없었기에 여전히 걸음마 단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우리는 작은 것부터 인생의 중대한 결정이 되는 순간까지, 무수히 많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다. 하지만 선택할 것이 너무 많다. 사람들은 감당하기 힘들만큼 많은 선택지 앞에서는 우물쭈물하며, 결정을 미루고 아예 외면하는 일도 많다. 차라리 누군가가 딱 하나를 선택해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무조건적인 대량생산을 넘어서 개인 맞춤형 시장의 시대가 왔다. 이 책에서 어떤 효과적인 접근 방법을 알려줄지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무엇이든 넘쳐나는 사회에서 정보든 물건이든 개인이 소화하기 힘든 분량으로 쏟아진다. 너무 많이 먹어서 살이 찌고, 정보가 너무 많아서 오히려 길을 잃는다. 이미 필요한 물건이 가득한데도 부족한 느낌에 허우적거린다. 대책이 필요하다. 요즘처럼 물건이 넘쳐나는 시기에 미니멀리즘이 사람들의 마음을 바꿔놓았듯, 비즈니스에도 '과감히 덜어내는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이 책은 보여준다. 이 책《큐레이션》을 통해 개인 맞춤형 정보에 관해 비즈니스 측면에서 짚어본다.

 

개인의 취향을 파고드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대신 선택하고 미리 보여줘라!

시장이 원하는 것만 가려내는 기술 (책표지 中)

 

이 책의 저자는 마이클 바스카. 경제학 연구자, 작가, 저널리스트이자 디지털 퍼블리싱 콘텐츠 기업 카넬로의 발행인이다. 옥스퍼드대학교 출판부의 '옥스퍼드 핸드북' 시리즈 프로젝트 진행을 주도하고 있으며, 영국문화원 '미래를 이끄는 젊은 창조 기업가'로 선정되었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여하는 '깁스상'을 받기도 했다.

항상 더 많은 양의 정보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가치는 정보의 절대적인 양보다 그것을 얼마나 잘 큐레이션하느냐에 달려 있다. (6쪽)

 

이 책의 제목은 큐레이션이다. 큐레이션의 몇 가지 의미 중 이 책에서는 '과잉된 정보를 과감히 덜어내고 새롭게 조합해 가치를 재창출하는 일'을 말한다. 한때는 일부 전문가 집단의 전유물이었던 단어 큐레이션이 이제는 실질적으로 거의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미술관은 물론 데이터 센터, 슈퍼마켓, 유명 소셜 네트워크에 이르기까지 큐레이션은 이미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여러 뮤직 페스티벌은 물론 각종 매장과 쇼핑몰, 모든 종류의 웹사이트, 뉴스, TED 강연, 컨퍼런스, 벤처 캐피털의 포트폴리오, 각종 개막 행사, 디너 파티, 음악의 재생 목록, 휴가 등이 모두 큐레이션의 대상이라고.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왜 덜어내야 하는가'에서는 큐레이션이 왜 필요한가, 오늘날의 문제는 어디서 시작됐는가, 과잉 사회에서 무엇이 중요한가, 우리는 왜 창조적인 것을 선망하는가에 대해 다룬다. 2부 '어떻게 덜어낼 것인가'에서는 큐레이션은 어디에서 탄생했는가, 큐레이션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큐레이션은 무엇을 만드는가에 대해, 3부 '어디에 적용할 것인가'에서는 세상, 문화, 인터넷, 비즈니스, 나 자신을 큐레이션하라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1부에서 우리가 어떻게 과잉의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는지 배경을 살펴보고, 생산성 증가의 원동력은 무엇인지 알아본다. 2부에서는 큐레이션이라는 용어의 역사와 오늘날 사용되는 의미에 대해 자세히 살펴본다. 3부에서는 오늘날 큐레이팅을 실천하고 있는 대표적인 산업 및 조직, 개인 사례를 살펴본다.

 

미래학자 제임스 월먼은 정보뿐만 아니라 소유의 과잉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하며, 이를 '과소유 증후군'이라고 칭했다고 한다. 월먼은 단순히 더 많은 것을 소유하는 것은 혼란스러운 과잉 현상을 초래할 뿐이라고 단언했다고. 많이 가지고 있으면 좋은 시대는 지났다. 많은 물건이 어지럽게 널려있는 가정일수록, 특히 여성의 경우 더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보였다는 연구결과를 들며, "돈과 물질은 많을수록 좋다"는 기본명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자 하는 접근방식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한다.

과잉 문제가 닥친 모든 영역을 아울러 생각해보면 이제는 뭔가 새로운 방식이 필요한 상황임을 깨닫게 된다. 우선 삶과 일에 대한 접근 방식부터 변화가 필요하다. '더하는' 것이 아닌 '덜어내는' 연습을 해야 한다. (63쪽)

 

이 책을 읽다보면 큐레이션의 역사와 의미, 범위와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실제로 큐레이션을 이용한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구체화하며 읽어나갈 수 있다. 생각보다 우리 삶에 뿌리를 잘 내리고 있으며, 큐레이션은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이 용어가 최근에 생겨난 것이 아니고 이미 수세기 동안 존재해온 개념이며, 큐레이션의 개념과 활동은 늘 존재했으며 곳곳에서 사용해왔고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무조건 많은 것이 진리가 아니라 제대로 덜어내기위해 큐레이션이 필요한 세상에서, 이 책은 특히 비즈니스 업계 종사자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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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천하 대한민국 스토리DNA 13
채만식 지음 / 새움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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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대한민국 스토리DNA' 시리즈 중 13번째 이야기『태평천하』이다. '대한민국 스토리DNA'는 옛날 민담에서부터 현대소설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지만, 그 가운데 스토리가 풍부하고 뚜렷한 장편소설을 선정해 과거와 현재,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면서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100권을 채워나가려고 하는 새움 출판사의 야심 프로젝트이다.『태평천하』신랄하면서도 능청스러운 풍자소설의 대가 채만식의 대표작이다. 조금만 읽어보아도 이 책이 왜 포함되어 있는지 알게 될 것이다. 학창 시절, 교과서를 통해 시험을 위한 공부로 만났던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일제강점기 왜곡된 사회상을 풍자적으로 비판한 1930년대의 기념비적인 작품『태평천하』를 만나는 시간이다.

 

 

먼저 본격적으로 소설 읽기에 들어가기 전에 '일러두기'를 통해 알아야 할 사실이 있다. 모두 여섯 가지가 있지만, 이 중 세 가지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한다. 언제적의 소설인지 알아야 하고, 맞춤법 표기가 어떻게 맞춰졌는지 파악해야 할 것이다. 이 소설은 큰 틀은 유지한 채, 현재의 우리와 간극을 줄이고자 조절되어 있다.

1.『태평천하』는 1938년 1월부터 9월까지《조광(朝光)》에 연재된 작품이다.

2.원본: 1948년 동지사에서 출간된『태평천하』를 원본으로 삼았다.

3.맞춤법 표기는 작품의 원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2016년 현재의 원칙에 따랐다. 다만, 작가의 의도가 담긴 일부 표현, 방언이나 속어, 대화체의 옛 표기 등은 되도록 원본을 살렸다.

 

이 소설에 대해서는 학창 시절에 지겹도록 줄거리나 문체 등 전반적인 정보를 배우고 익히고 외웠을 것이다. 읽어나가다 보면 예전에 외웠던 지식이 다시 되살아나는 것을 느끼게 되는데, 다 잊어버린 줄 알았던 것이어서 그런지 신기할 정도다. 제목 자체에서부터 물씬 풍기는 반어적 느낌에 더하여, 판소리사설체이기에 반어적 풍자효과가 더 와닿는다. 그 시절 윤직원 삼대의 실상과 몰락을 제 삼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부조리한 사회적 현실과 오버랩시킨다. 그때나 지금이나 태평천하인 것인가. 단어 그대로의 의미를 담은 태평천하가 아니라, 한없이 비꼬며 헛웃음을 짓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태평천하' 말이다.

 

소설을 읽을 때에 그림을 그리듯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면 읽는 맛이 있다. 이 소설은 계동의 이름난 장자[큰 부자] 윤직원 영감이 인력거를 타고와 대문 앞에서 내려선 데에서 시작한다. 이십팔 관, 하고도 육백 몸메(107.25kg)의 거구인 윤직원 영감, 그를 인력거꾼이 젖 먹던 힘까지 아끼지 않고 겨우겨우 목적지까지 끌고 간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소설 속 표현에 의하면 '허파가 터질 뻔 한 오늘'이라는 인력거꾼의 고충과 차마 말하지 못한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재미와 있는 자의 횡포를 보는 씁쓸함이 있다.

윤직원 영감은 인력거꾼을 짯짯이 바라다보다가 고개를 돌리더니, 풀었던 염낭끈을 도로 비끄러맵니다. 인력거꾼은 어쩐 영문인지를 몰라 뚜렛뚜렛하다가, 혹시 외상인가 하고 뒤통수를 긁적긁적하면서, "그럼, 내일 오랍쇼니까?" "내일? 내일 무엇 하러 올랑가?"(11쪽)

 

이 소설은 언어 사용의 구수함에 맛깔스러운 느낌이 드는 것도 특징이다. 이야깃꾼이 멋들어지게 술술 풀어나가면 시선을 고정하고 푹 빠져들게 되는, 그런 분위기를 연상하면 된다. 막장드라마를 보는 듯, 연기 잘 하는 악역 배우가 출연한 장면을 보듯, 쯧쯧쯧 혀를 차며 읽게 되는 것도 이 소설의 문체가 주는 매력이다. 독자의 이해가 쉽도록 낯선 단어를 해설하여 괄호 안에 넣은 것도 이 책을 막힘없이 읽어나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한바탕 이야기에 빠져들어 읽다보면, 책뒷표지에 있는 말이 뼈가 되어 들어와 박힌다.

윤직원 일가의 행태에 실소를 보내던 우리는 멈칫하게 된다.

그들이 보여주는 욕망의 맨얼굴이 현재의 우리와도 몹시 닮아 있기 때문이다. (책뒷표지 中)

 

 

"화적패가 있너냐아? 부랑당 같은 수령들이 있더냐……? 재산이 있대야 도적놈의 것이요, 목숨은 파리 목숨 같던 말세넌 다 지내가고오…… 자 부아라, 거리거리 순사요, 골골마다 공명한 정사, 오죽이나 좋은 세상이여……  남은 수십만 명 동병을 히여서, 우리 조선놈 보호히여 주니, 오죽이나 고마운 세상이여? 으응…… ? 제 것 지니고 앉아서 편안허게 살 태평세상, 이걸 태평천하라고 허는 것이여, 태평천하…… ! 그런디 이런 태평천하에 태어난 부자놈의 자식이, 더군다나 왜 지가 떵떵거리구 편안허게 살 것이지, 어찌서 지가 세상 망쳐 놀 부랑당패에 참섭을 헌담 말이여, 으응?" (310쪽)

윤직원이 손자가 사회주의에 가담하여 경시청에 피검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주먹으로 방바닥을 땅- 치면서 성난 황소가 영각을 하듯 고함을 지르는 장면은 전체 소설을 다 읽고 마지막에 만나야 한다. 지금껏 시험을 위해 이 부분만을 읽고 문제를 풀었지만, 앞부분부터 읽어나가니 그 맛이 다르다.

 

인간 삶의 한 단면인데다가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소설이지만, 그 시절의 시대상을 담아냈기에 의미 있는 소설이다. 삶에 대해 한 발짝 떨어져서 생각해보게 된다. 옛 소설로 들려주는 메시지를 현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전달 받아 의미를 파악해보는 시간이다. 이런 점이 문학의 생명력이자 소설의 힘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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