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 - 이보다 재미있는 '천문학'은 없었다 - 우주 특강 27
이광식 지음 / 들메나무 / 201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하늘의 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열심히 관련 서적을 찾아 읽지만, 막상 밤이 되어 하늘을 쳐다보면 헷갈린다. 별은 항상 그 자리에만 떠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있고, 계절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허무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다. 그러던 차에 이 책『잠 안 오는 밤에 읽는 우주 토픽』을 발견했다. '이보다 재미있는 천문학은 없었다-우주특강27'이라는 글을 믿고 읽어보게 되었다.

 

'어디 한 번 보자', 하는 심정으로 읽었는데, 이 책 생각보다 재미있다. 그것도 엄청. '잠 안 오는 밤'에 읽으면 잠자기는 다 글렀다. 웃느라고……. 참고로 저자는 이 책을 잠 안 올 때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우주 이야기라는 뜻에서 제목을 붙였다고 한다. 혹은 우주를 읽고 사색하다가 하룻밤 꼴딱 지새운다면, 지구 행성에 태어나서 그보다 뜻 깊은 추억이 어디 있겠는가 하는 기분도 담고 있다고.

 

이 책의 저자는 이광식. 나이 쉰다섯에 "이제부턴 돈벌이 안 한다!"고 결연히 선언한 후, 강화도 산속에 들어가 개인 천문대 하나 지어놓고는 낮에는 텃밭 가꾸며 책 읽고, 밤에는 망원경으로 별 보며 사는 사람. 문과 출신이지만, 10여 년간 천문학, 물리학, 수학 책들을 백 권 이상 읽다가, 재미있는 융합형 천문학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천문학 콘서트』를 써냈다. 이 책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우수 과학도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우수도서로 선정되었다. 요즘에는 모 일간지에 우주 기사, 칼럼 등을 기고하는 한편, 중,고등학교와 사회단체 등을 다니면서 '우주 특강'을 하고 있다.

 

이 책은 총 5장으로 구성된다. 1장 '우주를 한 바퀴 휘리릭~', 2장 '정말 '별난' 별 이야기', 3장 '우리가 미처 모르는 태양왕조실록', 4장 '까마득한 우주 거리, 어떻게 쟀을까?', 5장 '신비를 넘어 감동으로…'로 나뉜다. 저자는 우주를 알아가는 데 있어 특히 중요한 토픽 27개를 골라서 나름대로 재미있고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은하는 왜 돌까?, 우주는 끝이 있는가?, 우리가 '별 먼지'라고? 등등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는 책이다. 재미있게 우주에 대해 읽고 생각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드는 책이다.

 

관심있는 토픽을 먼저 선택해서 읽어도 좋고, 아니면 그냥 처음부터 읽어나가도 좋을 것이다. 어쨌든 지식을 채워주기도 하고 재미를 느끼게도 하며 강약조절을 해줄 것이다. 막연한 것을 구체적으로 생각하게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교과서에 담겨있는 이론이 살아숨쉬는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그저 딱딱한 이론으로 설명하고 넘어갈수도 있는 것을 흥미진진하게 다가오도록 이야기를 풀어간다.

 

'별자리는 하늘 번지수'라는 제목이 눈에 띄어서 살펴보면 제목 밑에 프랑스 천문학자 앙드레 브라익의 말 한 마디가 짧지만 강렬하게 실려있다.

맨눈으로 별자리가 일그러지는 것을 보려면 적어도 5만 년을 살아야 한다.

-앙드레 브라익 (프랑스 천문학자)

한 가지만 깊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동서양의 별자리에 대한 설명과 별자리의 역사까지 짚어준다.

고대 그리스에서 별자리가 정해진 이후 지금까지 별자리의 모습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별의 위치는 2,000년 정도의 세월에도 거의 변화가 없었다는 것을 말해준다. 하지만 더 오랜 세월, 한 20만 년 정도가 흐르면 하늘의 모든 별자리들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북두칠성은 더 이상 아무것도 퍼담을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진 됫박 모양이 될 것이다. (95쪽)

 

막연하게만 느껴지는 것을 구체화해주는 것이 매력적인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웃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그 영향이 컸다. '참고로 우리 은하 별들의 평균 간격은 3광년이다. 이는 지름 1cm 완두콩이 서울-대전 간 거리마다 한 개씩 놓여 있다는 뜻이다. (88쪽)' 처럼 대략 상상이 가능하게 머릿속으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당신이 오늘 밤 본 오리온 대성운의 빛은 신라, 백제, 고구려가 아웅다웅하던 삼국 시대에 출발한 빛인 것이다.(94쪽) 라든가, 그러니까 오늘 밤 내가 보는 베텔게우스 별빛은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군대를 돌리던 무렵 별에서 출발한 빛인 것이다. (106쪽) 와 같은 표현은 막연히 몇 광년 떨어져있다는 설명을 보는 것보다 훨씬 구체적으로 와닿는다.

 

이 책의 뒷표지에 보면 '모 인터넷 신문에 연재, 독자들로부터 받았던 뜨거운 반응들!'을 볼 수 있다. 다 읽고나니 뿌듯하고 기분이 좋아져서 다른 이들의 반응이 궁금했다.

과학과 감성의 조화가 환상적인 기사, 완전 짱!

캬~ 필력 보소. 과학 얘기인데 이런 감성을 품을 수 있다니 부럽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 공감한다. 과학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주는 최고의 책이다.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밤하늘을 바라볼 때에 조금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보다 재미있는 '천문학'은 없었다'라는 말이 딱 들어맞는 책이다. 이 책을 보며 알게 되는 것도 많고 기분 좋게 웃을 수 있어서 책 읽는 시간이 즐거웠다. 지식을 채우고 재미도 있어서 권하고 싶은 책이다. 별에 대해 잘 모르더라도 이 책으로 시작해도 좋을 것이다. 우주가 달리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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