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 흔들릴 수는 있어도 쓰러지지 않는 인생을 위해
유선경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다른 이가 들려주는 책 이야기는 책에 대한 관심을 키워준다. '이 책 궁금해지는군. 읽어봐야지.'라고 생각하거나. '나도 이 책 읽었는데 그속에 이런 문장이 있었나? 이렇게 보니 이 문장 참 괜찮네.'라는 느낌이 생길 수 있다. 세상은 넓고 쏟아지는 책은 많은데, 하루는 24시간으로 한정되어 있고, 하루종일 책만 읽더라도 다 읽어낼 수 없으니, 당연히 책을 통해 또다시 책의 세상을 만날 수 있는 작업은 필요하다. 그리고 흥미롭다. 저자의 눈을 빌려 책을 바라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는 저자의 가슴에 남아 인생의 길이 된 문학 속 명문장들을 들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라디오 방송을 듣는 듯, 조곤조곤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책 속의 책에 마음을 담아본다.

이 책은 KBS 클래식FM <출발 FM과 함께> '그가 말했다'에서 소개된 방송 원고를 바탕으로, 현대인의 가장 큰 고민인 상실, 불안, 고독, 자유라는 네 개의 주제에 어울리는 책을 각 열 권씩 추려 새로 쓴 것이다. 오랜 세월 곁에 두고 읽어온 책 속에서 시간의 지혜를 품은 말들을 뽑아냈다. 거기에 살아오며 터득한 깨달음을 더했다. 막막함을 안고 인생의 질문 앞에 선 이들이 용기를 내기바라는 마음을 이 책 안에 담았다. (책날개 中)

 

이 책의 저자는 유선경. 1993년부터 KBS, SBS, EBS 라디오에서 시사, 문화, 다큐멘터리, 음악 등 다양한 프로그램의 글을 썼다. 지은 책으로《문득, 묻다》시리즈,《꽃이 없어서 이것으로 대신합니다》,《소심해서 그렇습니다》가 있다.

위로(慰勞),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덜어주거나 슬픔을 달래준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위로, 따뜻한 말이나 행동으로 괴로움을 해결해주거나 슬픔을 덜어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것은 읽는 이의 이해와 도량, 선택과 결정에 달린 일입니다. (10쪽)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상실, 너의 허기와 구멍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너의 삶을 살아라', 2장 '불안, 앞을 살펴 재난을 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믿을만한 동맹군', 3장 '고독, 나로 결정된 시간이 아니라 나를 결정할 시간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4장 '자유, 움직여봐야 어디까지 움직일 수 있는지 알 수 있다'로 나뉘어 총 40권의 문학 작품 속에서 건져낸 명문장들을 들려준다. 이 책과 나의 코드가 잘 맞았다고 할까. 마음에 간직하고 싶은 문장을 많이 발견했다. 인용한 책들만 좋은 것이 아니라, 언급한 문장을 자신만의 언어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저자의 글솜씨도 내 마음을 흔들어놓기에 충분하다.

 

황순원의 단편소설《링반데룽》에서 주인공은 친구가 공수병으로 오늘을 넘기기 힘들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다. 그는 친구의 벌겋게 광채를 띤, 초점을 잡으려고 애쓰면서도 못 잡는 듯한 시선이 하나의 뜻을 지니고 가슴에 와 부딪치는 걸 느끼며 '링반데룽'이라는 말을 떠올린다. "짙은 안개나 세찬 눈보라를 만났을 때 제일 안전한 방법은 이미 자리 잡고 있던 데서 그냥 날씨가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그러나 일정 관계나 식량 사정으로 부득이 다음 목적지까지 가지 않으면 안 될 경우가 생기는 수가 있다. 그때 보통 등산자는 자기가 목표한 곳을 향해 곧장 걸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실은 자신도 모르는 착각에 의해 어떤 지점을 중심으로 둘레를 빙빙 돌기가 일쑤인 것이다. 이것이 이른바 링반데룽이라는 것으로, 사람에 따라 왼편으로 돌기도 하고 오른편으로 돌기도 한다. 그리고 결국 세찬 눈보라나 짙은 안개 속에서 대개 등산자는 이 환상방황을 하다가 종내는 조난을 당하게 마련인 것이다."(p.13)

죽음에 이르러서야 목표를 향해 걸어갔다고 믿은 행위가 사실은 어떤 지점을 중심으로 둘레를 빙빙 돈 것에 불과했음을, 그래서 결국 이렇게 조난당하고 말았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얼마나 허망할 것인가. 지금까지의 생을 모두 잃어버린 셈이나 마찬가질 테니. 자신의 뱃속에 든 허기와 가슴에 난 구멍의 정체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결코 채울 수 없는 것을 채우기 위해 그 주변을 빙빙 도는 링반데룽, 환상보행을 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리고 그 허기와 구멍의 정체란, 내가 가졌으나 잃어버린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땅히 가져야 했으나 한 번도 가져본 적 없는 것이기도 하고, 또한 갖고 싶어 미치도록 열망하는 것이기도 하다. (43~46쪽)

이 책을 읽으며 원작을 직접 읽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황순원의 <소나기>말고 다른 작품을 아직 접하지 못했기에 이번을 계기로 관심이 생긴다. 다른 책에 대해 흥미를 유발시켜주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저자가 언급한 문학 속 문장과 내가 직접 읽고 뽑아낸 문장을 비교하고 싶어진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책 속의 책을 읽는 일부터 시작해야할 것이다. 이 책은 독서의 욕구를 불타오르게 하는 힘이 있다. 그저 나긋나긋 속삭이는 듯한 어감이면서도 후폭풍은 강렬해진다. 별 이야기가 없다면 대충 보려고 했지만 새벽까지 붙잡게 되는 책이다. 어쩌면 고요한 시간이 더 어울릴 책이다.

 

 

* <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책미리보기 http://goo.gl/W2uZ3N 
 
* <아주 오래된 말들의 위로> 함께하면 좋은 책 : <하루 명화 하루 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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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 -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는 인문학적 상상력 아우름 16
최원형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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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아프다. 지금이라도 신경을 쓰고 행동에 옮기면 조금이라도 나아질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하지만 그냥 방치할 수도 없다. 사람들 하나 하나가 환경에 대해 알고, 조금씩이나마 행동에 옮겨야하는데, 일상 생활 속에서 나부터가 무심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관련 다큐멘터리나 서적을 볼 때만이라도 문제인식을 하고 어떻게 하는 것이 필요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이다. 이 책《세상은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있다》를 통해 환경과 생태를 인식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이 책의 저자는 최원형. 잡지사 기자와 KBS, EBS에서 방송작가로 일했다. 현재 불교생태콘텐츠연구소 소장과 대한불교조계종환경위원회 위원으로 일하며 생태 에너지 기후변화와 관련한 콘텐츠 개발과, 강연, 기고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생물다양성 보존과 탈핵, 에너지 전환으로 가는 길을 모색하며 시민 교육에 힘 쏟고 있다. 지은 책으로《도시에서 생태 감수성 키우기》,《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등이 있다.

이 책은 세상 모든 것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관계로 이어져있다는 인문학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환경과 생태 문제에 접근하려 합니다. 우리는 인식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는 다양한 관계에 놓여 있습니다. 나와 나를 둘러싼 관계에 대한 성찰이 환경과 생태를 이해하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환경문제를 이성과 논리로만 접근하기보다 나와 내 주변을 살피는 생태 감수성을 기르는 것에서 출발해 보자는 것입니다. (여는 글 中)

 

이 책은 총 4장으로 구성된다. 1장 '보이지 않는 인연을 생각하다', 2장 '사라져 가는 것들을 돌아보다', 3장 '불필요한 욕망을 살피다', 4장 '일상에서 생태 감수성을 발견하다'를 통해 생태와 자연에 대해 돌아보며 생각에 잠길 수 있다.

 

세상에 처음부터 쓰레기인 것은 없습니다. 캔은 그 이전에 알루미늄이란 자원이었고, 석유에서 뽑아 만든 플라스틱은 오래전 지구에 살던 나무 등 다양한 유기체였으며, 나무젓가락은 적어도 20년을 살던 나무였습니다. 화장실 풍경은 또 어떤가요? 수도꼭지를 세게 틀어 놓은 채 거울을 쳐다보며 머리를 매만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휴지를 엄청나게 뽑아 손을 닦기도 합니다. 무턱대고 당겨서 바닥까지 닿아 있는 휴지도 자주 보게 됩니다. 그 휴지들도 과거 언젠가는 울창한 숲의 한 구성원이었을 나무였습니다. 이러한 자원과 에너지를 순식간에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는 비효율적인 문명을 어떻게 수준 높다고 할 수 있을까요? (14쪽)

 

이 책을 읽으며 우리가 일상 속에서 별 생각없이 사용하고 있던 것도 환경에 영향을 주고 다른 존재에 피해가 되었던 것들에 대해 살펴본다. 동물실험은 어떤 부분에서 잔인한지, 장미와 커피 소비를 위해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 파카를 얻기 위해 오리나 거위 털을 뽑는 과정, 로드킬 당하는 동물, 종이로 덧없이 사라지는 숲, 음식물 쓰레기 문제,  등 읽어나가면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킨다.

직접 도끼로 나무를 베지 않아도 무심코 휴지 한 장을 톡 하고 뽑는 순간, 우리는 도끼를 든 나무꾼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숲만 없애는 것이 아니라 숲에 살고 있는 뭇 생명 또한 함께 사라지도록 만드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103쪽)

 

나와 나를 둘러싼 세상은 서로 긴밀한 관계에 놓여 있으므로 세상의 문제는 곧 내 문제인 거지요.

우리는 세상의 일을 외면하지 않은 채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도록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기꺼이 노력해야 합니다.

내가 변해야 세상이 변하니까요. (72쪽)

이 책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열여섯 번째 책이다. 아우름 시리즈는 얇은 두께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문서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인문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책이어서 청소년에게 도움이 된다.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담아냈다.

"환경과 생태는 우리와 먼 곳에 떨어져 있는 북극곰 이야기만이 아니에요. 우리가 먹고 자고 입고 소비하는 삶의 모든 것이 환경과 생태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환경과 생태에 대해 왜 알아야할지, 알고 있는 부분은 다시 한 번 인식하고,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부분은 새로이 짚어볼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청소년은 물론 어른들도 읽어보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부분에서 미약하나마 환경을 위한 행동을 시작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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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 - 춘추전국, 인간의 도리와 세상의 의리를 찾아서 아우름 15
공원국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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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다음 세대를 생각하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 열다섯 번째 책《옛 거울에 나를 비추다》이다. 아우름 시리즈는 얇은 두께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인문서적인데,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에 대한 답변을 담아낸 책이다. 지금도 계속 출간 중이다. 저자에 따라 느낌이 천차만별이어서 이번 책에는 어떤 내용으로 인문지식을 전해줄지 궁금했다. 이번에는 옛이야기이다. 이 책을 읽으며 옛 거울에 나를 비춰보는 시간을 보낸다.

 

다음 세대가 묻다

"흘러간 역사나 옛사람의 말이 오늘날 쓸모가 있을가요?"

공원국이 답하다

"정신의 근육도 매일 단련해야 필요한 순간에 힘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역사와 고전은 단련의 장소를 제공하지요. 옛 거울에 나를 비춰 보고, 옳은 길을 가는 힘을 키우면 좋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공원국. 탐구와 탐독 그리고 탐험의 피가 흐르는 역사가다. 생활, 탐구, 독서의 조화를 목표로 10년 동안 중국 오지를 여행하고, 이제 유라시아 전역으로 탐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중국 역사 연구와 '유라시아 신화대전' 저술에 몰두하고 있으며, 최근 문화인류학을 탐구 목록에 추가해 중국 상하이 푸단대학교 대학원으로 거처를 옮겼다.

 

이 책은 2장으로 구성된다. 1장 '도리(道理)를 찾아서', 2장 '의리(義理)를 찾아서'이다. 1장에는 선으로 사람을 기르면, 천천히 즐기며 가도 좋지 않은가, 자포자기냐 전화위복이냐, 진정한 효란 무엇일까?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2장에는 권력의 덫, 취해도 흔들리지 말아야 할 것, 전쟁의 입과 행동, 물길을 막으면 터진다, 과연 복지는 낭비일까?, 제물로 태어난 사람은 없다 등으로 이야기를 펼친다.

 

춘추전국시대, 극심한 분열과 경쟁의 시대였다. 그 시절에는 나라가 혼란스러웠고, 그런 시대상황에서 제자백가가 힘을 발휘했다. 이 책의 앞부분에는 간단히 춘추전국시대의 개요를 짚어보며,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살펴본다. 이들 인물 중 자신의 기준에 따라 누가 어떤 이인지 가려 보라는 저자의 말에 호기심이 생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옛사람의 일화에서 찾아본다.

 

옛날 이야기를 듣는 느낌으로 이 책을 읽어나갔다. 옛 이야기를 통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살펴보는 시간이다. 하나하나의 이야기에 몰입해서 읽어나가게 되는데,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알지 못했던 이야기가 골고루 섞여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다. 제후, 관리, 장수, 학자, 평민, 선인, 악인, 용감한 자, 비겁한 자, 현명한 자, 어리석은 자 등등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양상은 비슷하게 흘러간다. 이들의 일화를 보다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오도록 적합한 행동을 한 경우도 보인다. 그런 점들을 하나씩 기억해놓고 사리판단에 적용해보겠다고 생각해본다.

 

아우름 시리즈는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두께에 다양한 인문학적 지식을 제공해주어서 기대되는 책이다. 이미 청소년 추천 도서로 각광받고 있는 시리즈물인데,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필요한 인문학적 지식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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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학콘서트 : 핵, 과학이 만든 괴물 - 지식의 신세계로 떠나는 오싹한 호기심 여행 잡학 콘서트 시리즈 1
공공인문학포럼 지음 / 스타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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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접하기 전에는 '핵? 그게 뭐? 어짜피 터지면 다 죽을텐데…….' 그 정도의 생각밖에 없었음을 고백한다. 별로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 책에 관심이 생기게 되는 데에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공공인문학포럼에서 독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니 자연스레 궁금해졌다.

북한이 핵 개발을 하고 이를 빌미로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일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은 예전과는 다른 양상이다. 핵실험에 성공한 그들은 손안에 핵을 쥐게 되었다. 무엇인가 한 방, 무서운 사태가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불길한 조짐이 나타나는 이유이다.

도대체 핵무기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북한 핵의 실상은 어떤 수준일까? 만약 북한이 서울을 공격해온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 왜 그들은 NPT(핵확산금지조약)을 지키지 않고 딴죽을 거는 걸까?

그 이유들을 알고 싶지만, 놀랍게도 핵의 위험성에 비해 북한 핵에 관한 책은 물론 궁금증을 풀어 줄 만한 책은 아직 없는 실정이다. '북한 핵과 세계의 핵'부터 '원자력'에 이르기까지 핵의 기초 상식을 담은 이 책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다. (독자에게 中 공공인문학포럼)

 핵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기초적인 상식서라는 점이 마음에 들어 이 책《잡학콘서트》를 읽어보게 되었다.

 

《잡학 콘서트》는 총 두 권이 있다. 이 책은 '핵, 과학이 만든 괴물'이라는 부제가 붙었고, '심리학, 공감의 기술'이라는 책도 출간되어 있다. 이 책은 공공인문학포럼에서 발간한 것이다. 공공인문학포럼은 공감하고 공유하는 인문학 지식의 발전소 역할을 하기 위해 지적 호기심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서원이다. 서원에서는 독서포럼과 함께 사람이 교양으로 알아야 할 상식과 지식을 주제별로 선정해, 현대인의 바쁜 일상을 감안하여 핵심을 정리하고 빨리 읽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순하고 가볍게 엮어 나갈 것이다. 앞으로 책 읽기를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장치를 만들고 책을 통한 놀이공원과 인생학교를 위한 꿈꾸는 발전소가 될 것이다. (책날개 中)

 

이 책은 총 20장으로 구성된다. 물리학자들-핵을 발견하다, 맨해튼 계획-원자폭탄의 탄생, NPT체제-핵확산금지조약의 한계, 핵과 원자력의 기초 상식, NPT가 인정하는 핵보유국, 사실상의 핵보유국들, 이란의 핵문제-미국의 딜레마, 북한의 핵 개발-핵실험의 진화, 북한의 핵실험, 김일성,김정일의 원죄-내부 이야기, 북한의 화학무기,세균무기, 잠재적 핵보유국-일본, 서울이 공격당했다-가상 시나리오, 북한 미사일 기술력-은하3호,광명성4호 분석, 북한의 군사력-최신 정보, 핵무기의 모든 것, 핵무기 체계, 핵 공격에서 살아남는 법, 비호받는 핵 암상인들, 영화 속의 핵무기에 관한 내용을 볼 수 있다. 부록으로 핵확산금지조약 전문, 핵확산금지조약에 관한 연장, 핵 개발과 원자력 관련 연표, 북한 핵 개발 관련 연표, 남북한 최신 군사 전력 비교 등 자료 다섯 가지가 첨부되어 있다.

 

이 책을 통해 핵과 원자력의 기초 상식을 채우고, 핵 보유국에 대해 알아보았다. NPT 즉 핵확산금지조약이 왜 한계가 있는가 이 책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NPT는 미국,영국,소련 3개국이 1968년에 제네바에서 교섭한 뒤 서명하고 1970년부터 발효되었으며, 조약 기한은 25년으로 하고, 조약을 맺을 당시의 핵보유국인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국만을 '핵무기국'이라고 정의했다. 이들 5개국은 핵실험을 계속했고, 1996년에 CTBT(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가 UN 총회에서 채택될 때까지 미국은 1032회, 소련은 715회에 이르는 핵실험을 했다고. 또한 NPT체제의 불평등성 때문에 인도는 '핵의 인종차별 정책'이라고 부르며 강력하게 항의한 뒤 독자적으로 핵 개발을 추진했다고 한다. 이런 인도의 위협에 대항하기 위해 파키스탄 역시 핵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특히 '서울이 공격당했다'라는 가상시나리오를 담은 13장은 경종을 울리기에 충분했다. 상상하기 싫은 만약의 경우에 대한 것이다. 일어나지 말아야 할 일이지만 최소한의 대비는 해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아는 것이 기본이다. 인구 2000만 명 가까운 국민이 살고 있는 서울과 수도권이 너무나도 북한과 가까운 채로 노출되어 있고, 북한에 대문이 열려있다는 점이 자료를 정리하고 집필한 사람들에게나,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 책《잡학 콘서트》'핵, 과학이 만든 괴물'은 핵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초보들에게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핵 입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책이다. 알지 못했다면 지금부터라도 알아야 하고, 알았다면 주변 사람들과 함께 지식을 나눠야한다고 생각한다. 지금껏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우왕좌왕하며 정부 차원에서 해결책이 있었던 것이 아니라 더욱 심각성을 깨닫고 살아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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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와 함께 떠나는 별자리여행
이태형 지음 / 북스타(Bookstar) /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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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는 어렸을 때에도, 어른이 되어서도, 읽을 때마다 나에게 다른 느낌을 전해 준 책이다. 이 책《어린왕자와 함께 떠나는 별자리여행》은 사실 '별자리여행'도 궁금했지만, '어린왕자'라는 단어에서 주는 아득한 느낌 때문에 선택한 책이다. 별에서 온 어린왕자, 그가 전해준 이야기가 마음을 흔들었기에, 이 책을 읽으며 생각에 잠긴다. 어린왕자는 어느 별에서 왔을까? 우리가 보는 우주는 어떤 모습일까? 어린왕자를 더 많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떠난 별과 우주에 대해 알아야 한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동의하며 이 책을 펼쳐든다.

 

이 책의 저자는 이태형. 현재 한국우주환경과학연구소 소장과 천문우주기획 대표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소행성 '통일'을 발견하였으며, 조선시대 화가 신윤복의 '월하정인' 제작 시점을 천문학적으로 고증하였다. 국내 최초의 시민천문대인 대전시민천문대와 영월별마로천문대를 비롯하여 다수의 천문대를 기획하였으며, 충남대학교 천문우주과학과에서 십여 년 동안 생활 천문학을 강의하였다. 1990년대부터 남반구 초원과 고비사막, 북극권까지 전 세계를 여행하면서 별 관측을 하고 있다.

저 하늘에 빛나는 수많은 별 속에서 여러분이 떠날 소중한 장미꽃이 피어 있는 여러분의 별을 찾기 바란다. (머리말 中)

 

이 책은 총 27장으로 구성된다.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 '어린왕자와의 만남', '다른 별에서 온 어린왕자', '소행성 B612', '바오바브나무', '해지는 모습을 좋아하는 어린왕자', '꽃과 어린왕자', '꽃과 어린왕자의 갈등', '별을 떠나는 어린왕자', '임금님이 사는 별', '허영심 많은 사람이 사는 별', '술꾼이 사는 별', '사업가가 사는 별', '가로등과 불 켜는 사람이 사는 별', '지리학자가 사는 별', '지구', '뱀과 어린왕자', '어린왕자가 만난 꽃', '산에 오른 어린왕자', '장미꽃을 만난 어린왕자', '여우를 만난 어린왕자', '철도역에서 역무원을 만난 어린왕자', '상인을 만난 어린왕자', '우물을 찾아 나선 어린왕자', '떠날 준비를 하는 어린왕자', '고향 별로 떠난 어린왕자', '6년 후'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은 각 장이 시작될 때《어린 왕자》를 조금씩 보여주면서 거기에 연관된 이야기를 펼치는 것이 특징이다.《어린 왕자》도 다시 보고, 별과 우주에 대해 생각해보는 계기를 마련해본다. 그동안 주로 어른들의 세상이나 길들인다는 것의 의미 등 어린 왕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통해 의미 파악 위주로 책을 읽었다면, 이번에는 어린 왕자를 계기로 별을 생각해본다. 다른 방향으로 어린 왕자를 접해보는 시간이다.

 

어린왕자의 별자리, 양자리에 대한 설명을 보자. 저자의 말에 의하면 눈에 띄는 별이 단지 3개 정도인 별 무리를 보고 귀여운 양을 상상한다는 것은 누구든 어려운 일이기에 밤하늘의 별자리를 찾는 데는 어린왕자와 같은 순수한 상상력과 믿음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별들을 이용해서 양자리를 만든 옛사람들의 추리력이 놀라울 뿐이라고 더한다. 그밖에 의심받은 사랑의 별자리 '헤르쿨레스자리', 철새 별자리 '백조자리', 임금님 별자리 '케페우스자리', 허영심 많은 사람의 별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 술과 관련된 별자리 '물병자리', 가장 작은 별자리 '남십자자리와 조랑말자리', 뱀자리 등《어린 왕자》의 이야기와 연관지어 별자리를 설명해주는 것이 흥미롭다.

 

'세상에서 가장 큰 장미꽃'이라는 글도 인상적이다. 맨눈으로 볼 수 없는 우주 깊은 곳에는 꽃처럼 예쁜 모습들이 숨어 있다고. 우주의 가스들이 모여서 마치 꽃처럼 예쁘게 보이는 성운이 바로 그것이라고 한다. 장미성운은 별들 속에 숨어 있는 세상에서 가장 큰 장미꽃이라니 어린왕자가 말하는 장미꽃에 대한 생각의 폭이 넓어진다.

 

이 책은 청소년을 위한 책이다.《어린 왕자》를 읽어본 청소년들이라면 이 책을 읽으며 사색의 가지를 뻗어, 보다 넓은 우주까지 팽창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아직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도 상관없다. 이 책을 읽으며 그 안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고 별과 우주를 연관지어 생각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어른들에게도 이 책은 색다른 의미를 던져줄 것이다. 아이와 함께 읽고 별과 우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밤하늘을 바라보면, 어린왕자와 같은 순수한 마음이 되살아나 별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기울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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