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나서 2 (2017 플래너 세트) - 그리고 누군가가 미워진다, 177 true stories & innocent lies 생각이 나서 2
황경신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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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신의《생각이 나서 2》가 출간되었다. 몇 년 전, 황경신의 한뼘노트인《생각이 나서》를 읽으며 눈길을 멈추고 생각에 잠겼던 시간을 기억한다. 오랫동안 구석에 쳐박혀 먼지 풀풀 날리고 있는 나의 옛 일기장을 우연히 꺼내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책이었다. 여행지의 사진도 어딘가의 추억을 떠올리게 하고, 작가의 글도 옛 추억에 잠기도록 하는 마법을 부리는 책이어서, 오랜만에 감성을 기름칠해보는 시간을 가졌던 기억을 떠올린다. 그런데 2권이 출간되었으니 다시 한 번 옛날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황경신 작가의 책은 항상 기대 이상의 감성을 제공해주었다.『초콜릿 우체국』『한입 코끼리』『국경의 도서관』『나는 토끼처럼 귀를 기울이고 당신을 들었다』등 작가의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았다. 작가는 일상에서 보게 되는 사소한 것들, 스쳐지나가는 무언가에 커다란 의미를 심어주어 다시 돌아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상상력또한 뛰어나서 그녀의 책을 읽고 있자면 나의 상상력이 여전히 빈약하다는 좌절감을 맛보기도 한다.

 

《생각이 나서 2》[그리고 누군가가 미워진다]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미운 누군가가 아니라, 미워지는 누군가를 떠올린다. 제목만 보면서도 이런저런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또한 '177 true stories & innocent lies'를 보면서 상상의 세계에 빠질 준비를 한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에 집중해본다. 적어도 이 책에서는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라는 것으로 충분한 것이지, 진실, 거짓, 팩트 등으로 이야기를 갈래갈래 나눌 필요는 없는 것이다. 그저 작가가 들려주는 독특한 이야기에 빠져들면 그뿐이다.

 

살아 날뛰는 생각들을 어르고 달래며 무슨 대책도 없이 사랑에 잠긴 나를 견디던 시간이 있었다. 맨살에 닿는 칼날처럼 날카로운 기억을 화분에 심고 일상의 먼지로 켜켜이 덮으며, 못생긴 상처나 울퉁불퉁한 슬픔이 꽃이나 나무가 되기를 기다렸다. 잠이 들지 않는 밤과 꿈이 많은 밤이 교대로 드나드는 사이, 너의 아름다움은 구체에서 추상으로, 직유에서 은유로 바뀌어갔다. 사랑은 무력해지고 길은 흐릿한 안개로 가려질 즈음, 기억의 화분에서 말 한마디가 돋았다. 언젠가 내가 네게 건넸던, 어리고 어리석고 불안한 그 말. 나에게는 무거웠고 너에게는 가벼웠던 그 말. 생각이 나서. (책날개 中)

 

사진과 함께 글이 짤막하게 펼쳐진다. 감성을 최대한 끌어올리기에 적당한 방식으로 글과 사진이 나열되어 있다.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시켜서 마음에 글을 담아내도록 도와준다. 가슴 뭉클한 무언가가 느껴지기도 하고, 딱딱하고 메마른 일상에 소녀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사진을 보면서 나만의 생각에 잠기며 옛 기억을 끄집어내는 시간도 좋다. 가끔은 이렇게 시공을 초월해서 생각에 잠기는 것도 필요하니까.

 

이번에도 나의 옛날 일기장을 들춰보는 기분으로 눈길을 멈춘다. 어떤 사진 앞에서는 깜짝 놀랐다. '혹시 내가 갔던 그 장소가 아니었을까?' 이미 내 마음은 그 당시로 가 있다. 그때의 분위기, 그때의 감정, 잊고 있었는데 생생하게 살아난다. 어떤 글 앞에서 멈칫하기도 했다. 내 생각을 멋진 글로 담아내주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티켓을 끊고 나면, 갈 날이 아무리 많이 남았어도, 어쩐지 '떠나기 전'의 기분이 되어, '떠나기 전의 날들'을 살게 된다. 이를테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책을 읽고 있는 듯, 혹은 2절이나 3절 중간쯤에서 멈춰야 할 노래를 부르고 있는 듯, 하루하루가 맨살에 와 닿는 동시에 비현실적이다. 비슷하게 되풀이되는 일상은 떠나기 전의 시간으로, 익숙한 공간은 떠나기 전 잠시 머무는 곳으로,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약속은 불현듯 환송회로 치환된다. 그래서인지 딱히 바쁜 일도 없고 준비할 것도 없는데 마음이 분주하다. (107쪽)

 

살아가면서 무언가 대단한 일이 일어나는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순간의 감정, 순간의 결심, 사소한 순간 순간이 모여 일생이 된다. 지금보다는 어렸던, 어느 순간을 떠올리며, 그때의 나에게 말을 걸어본다. '그나저나 그때 적은 나의 일기장은 어디 두었더라?' 생각하면서 말이다.

 

이 책은 곁에 두고 아무 데나 펼쳐들어 읽어보아도 좋을 것이다. 끄적끄적 노트에 글을 적어나가듯, 아날로그 감성으로 읽어야 한다. 그래서 이 책과 함께 부록으로 '2017 플래너'를 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펜을 꺼내들고 무언가 적고 싶어진다. 이왕이면 알록달록한 펜을 집어들고 한 글자씩 새기듯 적어나가고 싶다. 이 책을 보면 그런 마음이 절로 우러나게 될 것이다. 작가의 글을 읽고 사진을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긴다. 무언가를 떠올리고 싶고, 기억하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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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김영란법 핵심 가이드
이철우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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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사람들은 '김영란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다같이 밥을 먹고 '김영란법'을 이야기하며 각자 계산을 하는 분위기가 되었다. 누군가 밥을 사면 뭔가 마음이 불편하고 다음 번에는 나도 사야한다는 부담감을 덜며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 작은 변화로 속시원하게 분위기가 개선되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김영란법에 대해 잘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법에 위반되지 않는 선이 어디까지인지, 어떻게 하면 안 되는 것인지 알고 싶어서 이 책《꼭 알아야 할 김영란 법 핵심 가이드》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는 이철우. 현직 한국,미국(뉴욕주) 변호사다. 현재 법무법인 법여울 변호사이자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위원, 메리츠화재 고문변호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프랜차이즈 히어로》가 있다.

이 책에서는 청탁금지법을 국가나 법 집행기관인 국민권익위원회의 관점에서 내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반대 측에 있는 공직자 등과 일반 국민 및 기업 입장에서 이해하고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공직자 등과 일반 국민 그리고 기업 입장에서 청탁금지법을 이해하고 분석한 뒤, 이에 대한 실용적인 지침을 마련해 담았습니다. (7쪽)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2016년 9월 28일 자로 시행되었습니다. 정식 명칭이 너무 길어서 번거로우므로 이 책에서는 정식 약칭인 '청탁금지법'을 사용합니다. '김영란법'이라는 명칭은 정식 약칭이 아니지만 널리 알려져 친숙한 이름이므로 각 항목의 타이틀에서만 사용하기로 합니다. (5쪽)

이 책은 총 14장으로 구성된다. 1장 '김영란법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2장 '김영란법은 우리 모두가 적용받는다', 3장 '정당한 청탁은 처벌하지 않는다', 4장 '금품이 오가면 무조건 처벌받는다', 5장 '처벌은 이것이 전부이다', 6장 '임직원이 잘못하면 기업도 처벌받는다', 7장 '신고자는 불이익 없이 보호받는다', 8장 '란파라치로 돈을 벌 수도 있을까?', 9장 '네 가지만 조심하자', 10장 '컴플라이언스란 무엇인가', 11장 '기업은 무엇을 해야 하나', 12장 '김영란법 10계명', 13장 '알쏭달쏭 질의 62선', 14장 '사례 연구 29선'으로 나뉜다.

 

이 책을 통해 잘 몰랐던 사실을 하나씩 알게 된다. 법을 하나씩 짚어가며 쉽고 간단하게 해설해준다. 상대가 공직자 등임을 알지 못해 위법 행위가 이루어졌더라도 처벌을 피할 수 없으니 상대가 공직자 등임을 몰랐다고 아무리 하소연해도 어쩔 수 없게 된다는 사실, 법 적용 대상자 등을 하나씩 훑어본다. 특히 공직자 등에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9장 '네 가지만 조심하자'와 12장 '김영란법 10계명' 등 간단히 정리된 것들만 숙지하여 두어도 좋을 것이다. 번거롭고 힘든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를 투명하고 청렴하게 만드는 데에 일조하는 법이다. 특히 '공직자 등이 지켜야 할 10계명'에서 '상대방에게 신세 지지 말고 더치페이를 일상화하자'는 첫 번째 이야기에 동의하게 된다.

청탁금지법에서 가장 분명한 것은 직무 관련 유무, 대가성 유무, 일반인과 공직자 등을 불문하고 누군가를 만날 때 각자 자신의 몫을 부담한다면 아무런 일도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생활 속에서 항상 더치페이하는 습관을 들인다면 금품 수수와 관련한 청탁 금지법 위반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149쪽)

 

굵직하고 간단하게 김영란법에 대해 짚어보고, 실생활에서 어떤 점을 주의해야할지 파악해본다. 너무 막연해서 잘 모르겠다고 한다면 13장 '알쏭달쏭 질의 62선'과 14장 '사례 연구 29선'을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14장의 '사례 연구 29선'은 하나씩 차근차근 읽어보며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이런 것도 처벌을 받는구나.' 의아한 경우도 있으니, 잘 알아둬야 한다.

 

실무에서, 실생활에서 반드시 알아야 할 핵심만 담은

김영란법 전문 변호사의 친절한 가이드북

현직 변호사가 핵심 가이드를 짚어주어서, 최소한 이것만은 알아두어야 할 '김영란법'의 핵심이다. 특히 공직자 등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필독서이고, 일반인이어도 주의해야 할 핵심 사항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김영란법이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전국민이 힘써야할 것이다. 이 책은 가이드를 제공하여 김영란법을 지키는 데에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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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꺼내먹는 행복비타민
글고운 지음 / 온어롤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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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매일 꺼내먹는 행복 비타민》이라는 제목을 보니 벌써 행복한 느낌이 든다. 몸을 위해 건강을 챙기며 신경을 쓰는 것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마음 챙기기다. 마음을 어루만지고 위로하며 힘을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필요하니, 이 책을 꺼내 조금씩 읽기로 했다. 명언을 소재로 쓴 책은 한꺼번에 읽을 것이 아니라, 조금씩 야금야금 꺼내 먹으며 음미해야 제 맛이다. 이 책을 읽으며 행복 비타민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이 책의 저자는 글고운. 현재 경기도 소재의 한 초등학교에서 11년 째 초등교사로 재직 중이다. 저자는 그 어떤 것보다도 매년 새로이 만나는 아이들과 아이들 가정의 삶을 통해 배우는 것이 많다고 말한다. 앞을 향해 달려가는 제자들의 뒤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그들의 뒷모습을 지켜봐 주고 싶다는 그녀. 저자가 책 속에 담은 모든 이야기는 성인이 된 제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편지일지도 모른다.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는 당신을 위해 제 마음에 와 닿았던 명언을 소개합니다. 명언을 곱씹으며 떠올린 제 기억들과 함께요. 제게 힘을 주었던 좋은 글귀가 당신의 삶에도 힘이 되기를, 제 마음에 위로가 되었던 글귀가 당신의 마음에도 작은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프롤로그 中)

 

이 책은 어느 곳을 펼쳐들어도 좋을 구성이다. 페이지를 열면 먼저 명언을 소개하고, 원어로도 알려준다. 그 밑에는 세 문단 정도, 저자의 이야기를 에세이로 풀어간다. 맨 아래에는 '마음실천'이라는 제목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할지 작은 지침이 두 문장 소개된다. 오른쪽 페이지에는 사진과 함께 명언을 다시 한 번 보며 생각할 수 있도록 마무리 된다.

 

*****

두 눈을 감고 있으면서 어둡다고 불평하지 마라. _파울로 코엘료

 

공부하지 않으면서 성적이 오르기를 바라는 것, 투표하지 않으면서 나라가 바뀌길 바라는 것, 야식을 꼬박꼬박 챙겨 먹으면서 살이 빠지길 기대하는 그 모든 종류의 바람은 사지 않은 복권의 당첨을 바라는 것과 많이 닮았다. (30쪽)

 

*****

적게 가지는 것은 소유다. 많이 가지는 것은 혼란이다. -노자 (152쪽)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지만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 많아 고민이었는데, 많이 가지는 것은 혼란이라는 이 한 문장이 마음에 콕 들어와 박힌다. 마음만 먹는 것과 실행하는 것은 천양지차. 올해가 가기 전에는 대거 정리를 하고 혼란이 아닌 소유를 하고 싶다.

 

*****

당신이 하는 거의 모든 일이 사소하다.

하지만 당신이 그것을 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_마하트마 간디 (186쪽)

 

 

명언에 저자가 자신의 이야기를 덧붙이고 있는데, 그 글이 너무 길지 않아서 좋다. 명언을 돋보이게 할 작은 첨언 정도의 역할을 하면서 독자가 자신만의 생각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명언도 보고 자신의 생각도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책에 담긴 글자에 더해, 명언을 접하며 독자 자신이 채워나가야 할 부분까지 이 책에 포함될 것이다. 책은 저자와 독자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니 말이다. 명언을 읽으며 자신만의 생각에 잠기고 싶다면, 자투리 시간이나 차 마시는 짧은 시간에 무언가를 읽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을 줄 것이다. 비타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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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이런 경제법칙 알아? -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경제학 키워드 100
이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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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경제 단어가 나타나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무슨 뜻인지 확실하게 알고 넘어가게 마련이다. 그런데 한 권으로 기본 상식을 짚고 넘어가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이 책을 보며 하게 되었다. '네이버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경제학 키워드 100'을 모아서 책으로 출간했다는 것을 보니, 반가운 생각마저 들었다. 이 책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며 검색을 한 단어들을 추려서 경제학자가 설명하고 엮은 것이다.

 

이 책《너 이런 경제법칙 알아?》는 초보경제상식을 알려주는 책이다. 사전처럼 ㄱ 부터 ㅎ 까지, 상식적으로 알아두면 좋을 경제지식을 모아두었다. 쉽고 간단하게 경제 상식을 채울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박싱데이, 이케아 효과, 체리피킹 등등 어디선가 들어본 듯 하면서도 무슨 뜻인지 확실히 설명하지 못하는 단어들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익혀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것만 알면 경제 기초가 튼튼해지는 효과가 있어서 뿌듯한 느낌이 든다.

 

이 책의 저자는 이한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쳐 2004년부터 중앙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정부자문 공로로 2002년에 국무총리 표창 및 2009년에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였다. 지은 책으로는《디지털@통상협상》이 있다.

이 책은 네이버 검색 상위에 속하는 경제법칙들에 대한 해설서로서, 주제별로 그 역사적 탄생 배경, 담고 있는 경제 원리 및 현실 사례를 가능한 한 평이한 구어체로 담아내고자 했다. (들어가며 中)

 

먼저 이 책의 차례를 보면 사전처럼 ㄱ 부터 ㅎ 까지 구성되어 있다. 게임이론을 시작으로, 고르디아스의 매듭, 골디락스, 교두보 효과 등등 ㄱ 에 해당되는 것을 소개한다. 그 다음으로는 ㄴ ㄷ ㄹ 등에 이어 ㅎ 까지 꼭 알아야 할 경제 상식에 대해 이야기해준다. 얼핏 보아도 모르는 단어들이 많이 보인다. 이미 알고 있는 단어라도 누군가에게 확실히 의미 전달을 할 정도의 지식은 아니어서 짚고 넘어가볼 필요가 있다. 많이 들어보았을 법한 단어이지만 확실히 의미 파악이 되어있지 않은 단어들, 처음 보는 단어인데 무슨 뜻인지 궁금한 단어들을 이 책을 통해 짚어본다.

 

저자는 경제법칙에 대한 독자들의 직관을 끌어내기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간단한 수식을 사용했다며, 그것을 필자의 능력부족 때문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그림과 도표, 삽화, 사진 등이 풍부하게 첨부되어 있어서 읽기에 좋고 부담이 없다. 또한 다소 딱딱한 느낌의 경제학에 대한 접근성이 뛰어난 효과가 있다. 이 책을 통해 링겔만 효과, 박싱데이, 샤워실의 바보, 체리피킹, 트리핀 딜레마 등 잘 몰랐던 단어의 뜻을 익히는 시간을 보낸다.

 

이 책을 경제학 사전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일반인 독자로서 이 정도만 알아도 경제용어에 대해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애매하거나 잘못 알았던 것은 표시해놓고 다시 읽기로 하고, 처음 보는 단어는 그 뜻을 명확히 익혀둔다. 쉽고 간단하면서도 의미 파악이 잘 되는 책이다. 각 단어의 설명도 간단명료해서 이 정도만 알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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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HhH
로랑 비네 지음, 이주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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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소설, 다큐멘터리 성격, 강력한 흡인력…. 이 책을 선택한 세 가지 이유다. 소설을 읽을 때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에 솔깃해지고, 이왕이면 잘 몰랐던 역사를 알아가는 계기가 되는 것도 의미가 있어서 이 소설《HHhH》를 읽어보게 되었다. 이 책은 실존 인물과 기록에 남은 대사로 집필된 파격적인 역사 소설이라는 점에서 나의 시선을 끌었고, 실화 기반, 날카로운 풍자, 스릴러 등 읽기도 전에 마음을 사로잡는 조합에 궁금증이 들었다. 이 책을 통해 역사적 사건 속에 들어가본다.

 

 

이 책의 작가는 로랑 비네. 1972년 파리 출생, 대학에서 근대 문학을 전공하고 슬로바키아 군사학교에서 불어를 가르쳤다. 음악에도 조예가 깊어서 스탈린그라드 그룹의 보컬과 작곡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첫 장편소설《HHhH》로 언론의 호평을 받았으며 2010년에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이 소설은 세드릭 히메네즈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다.

 

먼저 이 책의 제목이 무슨 뜻인지 궁금했다. "Himmlers Hirn heißt Heydrich." 즉, '히믈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 불린다.'라는 뜻이다. 이 뜻이 무엇인지 알기 위해서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라는 인물에 대해 알아야 한다.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는 나치 친위대 내부 정보기관의 책임자로서 나치스의 정치 공작과 비밀 작전을 모두 지휘하는 천재적 역량을 발휘한 인물이다. 유대인 말살 계획인 최종 해결책을 입안하고 추진하였다. 친위대 사령관은 히믈러였지만 사실상 모든 작전은 하이드리히가 지휘했기 때문에 당시 '히믈러의 두뇌는 하이드리히라고 불린다'라는 말이 항간에 떠돌았다고 한다. 이 소설은 히틀러의 후계자인 '라인하르트 하이드리히 암살사건'을 다룬 역사소설이다.

'그의 이름은 가브치크. 실존했던 사람이다.'라는 문장으로 소설은 시작된다. ​이 책은 작가 자신이 화자로 등장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다. 독자와의 거리감, 시대의 간극을 좁혀주는 느낌이다. '나는 가브치크를 평범한 등장인물로, 가브치크의 활동을 소설 속 행위로 전락시키고 있다.(10쪽)'처럼 지금 시대의 사람이 예전의 사건을 들려주는 식의 전개가 궁금증을 더한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게 들었던 이야기에 역사 소설을 써보겠다고 결심하고,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이야기한다. 청소년 시절에 아버지에게 띄엄띄엄 들었던 이야기를 한데 모은 책이라고 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역사소설에서 제일 억지스러운 것은 과거를 그린 죽은 페이지에 생명을 불어넣겠다는 이유로 어느 정도 직접 수집한 증언들을 토대로 재구성한 대사다. 이것은 활사법과 비슷하다. 묘사가 너무 생생해 마치 눈으로 직접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기법이다. 대화를 재구성하면 부자연스러울 수 있고 의도하지 않았던 효과가 날 수도 있다. 인위적인 기교가 너무나 뻔히 보이고 역사적 인물들의 목소리를 가로채어 되살리려는 작가의 목소리가 너무 많이 들어가게 된다...(중략)...어쨌든 내가 책에 인용하는 대화도 출처가 명확하고 믿을 만한 자료를 참고한 것이라 꽤 정확하다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재구성한 것이다. 다만 이 경우에는 활사법이 아니라 우화 같은 느낌을 주게 될 것이다. 아주 정확하거나 아주 교훈을 주거나, 실제 실화와 픽션을 구분하기 위해서 내가 지어낸 대화(그리 많지는 않을 것이다)는 모두 연극 장면처럼 처리할 것이다. 비유하자면 실화라는 바다에 픽션 문체를 한 방울 떨어뜨리는 것이라 할 수 있다.(32~33쪽)

역사적인 시점 자체로 함께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작가의 눈을 통해 한 번 걸러서 들여다본다. 어떤 이야기를 넣을지 뺄지 고민하는 것을 보면서, 이런 방식의 소설도 꽤나 독특하고 독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들려주려는 이야깃속으로 풍덩 들어가는 것이 아니고, 작가가 서서히 거리감을 좁혀준다는 느낌이다. 보통 소설에서는 작가는 다 읽은 후에나 궁금해졌는데, 이 책은 읽으면서도 작가라는 사람에 대해 상상하는 재미도 있었다. 그 점이 다른 소설과는 달랐고, 장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자는 완전히 픽션을 재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해 실화를 기반으로 스토리를 재구성하되 끝없이 코멘트를 붙이는 방식을 선택했다. 덕분에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스타일의 역사소설이다. 새롭다는 것은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의미이기에 한 편으로는 낯설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신선하기도 하다. 새로운 시도는 늘 더 넓은 세계로 이끌어준다.

이제 이해가 되기 시작하는 것 같다. 내가 쓰고 있는 것은 인프라소설(실화, 가상의 내러티브, 작가의 생각이 결합된 소설-옮긴이)이다. (320쪽)

​소설을 쓴다는 것이 독자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이상으로 작가 자신에게 방대하고 뒤죽박죽 머릿속에 어지럽게 자리잡고 있는 무언가를 정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과정을 통해 작가도, 독자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되는 것이다. 무언가를 알기 이전과 이후로 갈리는 것, 글의 힘이다. 좀더 알고 싶고,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도록 계기를 마련해주는 소설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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