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 - 안티 카페에서 맨플루언서 마케팅까지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지음 / 알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일명 코트라(KOTRA)는 전 세계 84개국에 124개의 무역관을 설치하고 수백 명의 주재원을 두어 국내 기업이 국외 시장을 개척해나가는 데 다양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015 한국을 뒤흔들 12가지 트렌드>는 코트라가 자사의 주재원으로부터 수집한 정보 중에 3년 안에 우리나라에서도 획기적인 흐름을 만들어낼 것이라 예측되는 12가지 트렌드를 엄선해 만든 책이다. 음식, 주거, 패션, 모바일, 인터넷, 신기술, 힐링 등의 트렌드가 '일상', '위기와 변화', '상처와 치유'라는 세 개의 카테고리로 분류, 정리되어 있어 보기에 깔끔하고 읽기에도 쉽다.

   


제일 먼저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첫번째 키워드 '음식' 중에서도 맨처음에 나오는 벨기에의 '디너 인 더 스카이'다. 중량 120톤의 크레인을 이용해 지상에서 50미터 높이까지 레스토랑을 통째로 들어올려 말 그대로 하늘 위의 식사를 제공하는 이 레스토랑은 유럽을 비롯해 호주, 인도, 두바이, 미국, 캐나다 등 총 45개국에 라이선스가 판매되었을 만큼 인기가 뜨겁다. 디너 인 더 스카이를 기획한 회사는 원래 번지점프를 주요 이벤트로 하는 놀이시설 전문기업이었는데, 미식 전문 광고회사와 힘을 합쳐 하늘 위의 식사라는 기발한 아이템을 창안했다고 한다. 말로만 듣던 융합과 협업, 시너지의 힘을 실제로, 그것도 매우 훌륭하게 구현한 사례라 흥미로웠다.



다음으로 눈길이 멈춘 것은 네 번째 키워드 '신인류'에 나오는 중국과 일본의 사례다. 두 나라의 사례는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새로운 시장을 보여준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5억 명에 이르는 중국은 현재 웹툰, 블로그, 온라인 쇼핑몰 등의 성장세가 매우 빠르다. 중국보다 앞서 모바일, 인터넷 시장을 개척한 우리나라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진출할 만하다. 일본은 손주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할아버지, 즉 '이쿠지이'가 증가하고 있다. 이들은 손주를 위해 1인당 연평균 11만 엔(우리돈 약 110만 원)을 지출하는 파워 컨슈머 집단. 저출산,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새로운 소비 그룹으로서 주목할 만하다. 



마지막으로 소개하고 싶은 것은 열한 번째 키워드 '마음의 힐링' 중에서 일본의 '유루카라'와 프랑스의 '채색' 열풍이다. '유루카라'는 느긋함을 의미하는 '유루이'와 캐릭터의 합성어로, 구마몽, (책에는 안 나왔지만) 후낫시 등 최근 일본에서 큰 인기를 모은 캐릭터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는 특징이다. 각박한 도시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이 한가롭고 여유로운 이미지의 캐릭터들을 찾는 마음을 잘 알 것 같다. 프랑스의 '채색' 열풍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이미 그려져 있는 밑그림에 색연필과 사인펜 등으로 예쁜 색을 채우는 채색은 컬러링, 아트 컬러링, 아트 테라피 등의 이름으로 국내에도 소개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잠깐 왔다가는 유행이 아닐까 싶었는데 프랑스에서는 2012년부터 지금까지 3년째 인기라고 하니 더 두고봐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소, 나는 행복합니다 - 너와 나, 우리 모두를 위한 나누는 삶 이야기
김정은.추효정 지음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생 1막도 버거운 내게 인생 2막은 아직 머나먼 꿈 같은 이야기. 하지만 김정은, 추효정이 공저한 <비로소, 나는 행복합니다>를 읽으면서 1막이든 2막이든 인생은 매순간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한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이 책에는 화려한 외교관 타이틀을 버리고 중국에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전 주중대사 권병현, 개인 병원을 접고 외국인 노동자 무료 병원장이 된 이완주, 조경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지적장애인 복지시설에서 정원지기로 일하는 이종수, 미 국방부 회계처 부처장을 지내고 정년 퇴임 후 지역 의정 모니터로 활동하고 있는 김승준, 국내외에서 무료 의료봉사를 하는 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의 백롱민, 음대 교수에서 무료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선생님으로 변신한 이건실, 검사직을 그만두고 사회운동가가 된 변호사 강지원, 능률교육 회장에서 교육개혁운동가로 다시 태어난 이찬승까지, 모두 일곱 명의 '청춘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이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나는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첫째는 인생을 남의 손에 맡겨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인생 1막에서 이들은 모두 외교관, 검사, 의사, 교수 같은 내로라하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지만 대부분 자신이 아닌 부모와 주변 사람들의 뜻에 의한 것이었고, 그로 인해 많은 고통을 겪었다. "잘한다 잘한다 하니까 그런 줄 알고 신나서 그런 줄 알고 신나서 달린 거지, 이 길이 나에게 맞나 하고 생각해본 적도 없었어요."(p.215)라는 강지원 변호사의 말대로 상황에 속거나 현실과 타협하면 더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둘째는 인생 1막이 인생 2막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 대부분은 제뜻대로 인생 1막을 살지 못했지만, 인생 1막에서 배운 기술과 지혜를 인생 2막에 유감 없이 발휘했다. "어쩌면 직장 생활은 농사로 치면 보리농사였어요. 시행착오와 실패를 겪고 그런 과정을 통해 세상을 배우는 과정이었죠."(p.38)라는 권병현 전 주중대사의 말처럼 원치 않는 삶 속에서도 배울 것은 있다. 인생 2막이야말로 '본 게임'이라는 그의 말대로, 매순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학생과 같은 마음으로 겸손하게 산다면 인생 1막이든 2막이든 성공적이지 않을까. 어떤 삶을 살 것인지 고민하는 청춘과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이들 모두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데키나 오사무 엮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여러 개의 역할로 산다는 건 참 피곤한 일이다. 회사에선 직원, 집에선 딸이자 언니, 친구, 애인, 블로거 어느 역할 하나 쉽지가 않다. 허나 독일의 대문호 괴테 앞에선 입도 벙긋하지 않으련다. 작가이자 시인인 동시에 과학자, 정치가, 법률가, 심지어는 화려한 연애 편력을 자랑하는 애인으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며 누구보다 바쁜 삶을 살았던 괴테.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은 괴테의 저작 <친화력>에 나오는 격언과 문구를 일본의 철학자 데키나 오사무가 해석, 괴테의 생애를 통해 그의 지혜와 통찰력을 한꺼번에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책에는 관계, 사랑, 성공, 사회, 예술, 교육, 인생, 마음 등 총 8개의 테마를 중심으로 괴테의 지혜와 통찰력이 엿보이는 격언과 문구가 정리되어 있다. 이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테마는 관계다. 괴테는 학자이자 작가, 정치가로 활동한 이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젊은 사람이 학문에만 몰두하다 보면 아버지 얼굴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며, 과학의 세계에서도 학문이나 가설에만 사로잡혀 마치 눈이 멀고 귀가 먹은 것처럼 된다"(p.41)며 이념과 이데올로기를 경계했다. 여기서 이념과 이데올로기란 단순히 학문이나 정치, 종교적 입장 등을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관념이나 편견 같은 인식을 포괄하는 내용으로 풀이할 수 있다. 인간관계에 있어 관념으로 사람을 재단하거나 편견을 가지고 대하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일찍이 경고한 것이다.

 

 

성공으로 이르는 지혜 또한 관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괴테는 "우리는 자신이 도움을 준 사람들을 만나면 은혜를 베푼 기억이 바로 머리에 떠오른다. 반면,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을 만났을 때는 자신이 입었던 은혜를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p.70)라며 베푼 은혜보다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히 여긴다는 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가깝게는 부모와 형제를 비롯한 가족부터, 은사와 친구, 직장 선후배, 동료에 이르기까지 매일 수많은 사람과 만나고 그들의 은혜를 입으며 살고 있음에도 감사를 표하는 일은 많지 않다. 그에 반해 내가 베푼 아주 작은 친절이나 배려는 잊지도 않고 생색을 냈던지. 얼굴이 화끈거린다.



바이마르 공화국 재상을 지낸 정치가답게 국가와 사회에 대해 언급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괴테는 "공동으로 행해야 할 선행은 절대적이고 큰 권력에 의해 장려되어야 한다"(p.104)며 전쟁이나 지진 재해대책을 비롯한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는 데 국가가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실제로 그는 바이마르 공화국 재상으로 재임하던 당시 구획정리와 위생 분야를 개선해 바이마르를 근대 도시화하고, 예술 활동의 활성화를 도모했으며, 외진 시골의 작은 마을을 국제 문화도시로 탈바꿈시키고, 광산 채굴과 작물 개량을 통해 재정을 확충하는 데에도 힘썼다.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며 말만 많은 여느 정치가, 문필가와 다르게 말을 행동으로 옮긴 셈. 그동안 잘 몰랐던 괴테의 삶을, 괴테의 글을 통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관계가 결과를 바꾼다 - 사람을 남기는 사람들의 비밀
앤드루 소벨 & 제럴드 파나스 지음, 안진환 옮김 / 어크로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대학 시절부터 지금까지 사무보조, 기자, 마케터, 기획자 등 여러 개의 직업을 전전하면서 하나의 직업에 안착하지 못한 건 일보다도 관계 때문이었던 적이 더 많다. 정확히는 닮고 싶은 사수, 멘토를 만나지 못했기 때문. 비즈니스 전략가 앤드루 소벨과 제럴드 파나스가 공저한 <관계가 결과를 바꾼다>는 베스트셀러 <질문이 답을 바꾼다>의 후속작으로 '일'보다 '인간관계'에 더 큰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제안하는 효과적인 솔루션을 담았다. 저자들이 말하는 강력한 관계를 만드는 솔루션은 모두 스물여섯 가지. 뭐 이렇게 많나 싶은데 읽다보니 몇 가지 핵심으로 추릴 수 있었다.

 

 

첫째는 '자리가 아니라 사람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직업이나 학벌, 사회적 지위, 부, 명예, 외모, 화술, 첫인상 등으로 예단하지 않고 성격이나 가치관, 됨됨이 등 내실로 판단하면서 사귀면 더 나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별볼일 없던 사람이 하룻밤 사이에 스타가 되기도 하는 걸 생각하며, 농사꾼의 마음으로 훗날을 내다보며 장기간 애쓰고 공들인 관계야말로 진짜 인맥이고 필요할 때 힘이 된다. 둘째는 '지금 상대에게 뭐가 중요한지 알라'는 것이다. 인간관계의 기본은 역지사지이다. 어떤 상황이든 간에 상대의 입장에서 상대가 듣고 싶은 말을 하면 백전백승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질문으로 상대가 말하고 싶은 바를 파악하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경청하는 것이 필수다. 셋째는'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라'는 것이다. 요청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바라는 것이 있으면 여러 번 거절당해도 끈질기게 매달리며, 때로는 일부러 약점을 노출하기도 해야 한다. 이런 모습은 비정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상대에게 큰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생각해보니 이제껏 나는 사람이 아닌 자리를 보거나, 상대에게 뭐가 중요한지는 아랑곳 않고 내 생각만 고집해 관계를 망친 적이 더러 있었다. 때로는 친해지고 닮고 싶은 사람을 만나도 훗날 실망하거나 관계가 소원해질 걸 미리 걱정해 다가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내 능력이나 노력 부족보다도 인간관계의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사회생활이 유난히 힘들고 팍팍했던 것은 아닐까. '관계가 결과를 바꾼다'는 제목에 백배 공감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모세대가 몰려온다 - 생산하고 소비하고 창조하는 새로운 10대의 등장
김경훈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얼마 전 음식점에서 나보다 능숙하게 스마트폰을 다루는 어린 아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 고작해야 서너 살 정도 되었을까. 말도 잘 못 하는녀석이 스마트폰 화면에 손가락을 대고 동영상을 열었다가 인터넷 창을 열었다가 하는 모습이 대견하면서도 어찌나 낯설던지. 태어날 때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아이의 삶은, 고등학교 입학할 때 부모님을 졸라 겨우 생애 첫 휴대폰을 마련하고 스물여덟 살 때 처음 스마트폰 유저가 된 나의 삶과 달라도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느낌이 온몸으로 전해졌다.

 


모모 세대 :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매체를 접하면서 자란 '모어 모바일(More Mobile) 세대'의 줄임말.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200년대 중반까지 태어난 2014년 현재 대한민국의 10대들을 가리킴.



한국트렌드연구소장 김경훈이 쓴 <모모세대가 몰려온다>는 디지털 네이티브인 1020 세대를 이른바 '모모 세대'로 명명하고 이들의 특징을 분석, 새로운 수요층으로서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책이다. 저자는 기성세대의 눈엔 이해할 수 없고 골칫거리로만 비쳐지는 지금의 1020 세대야말로 새로운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지닌, 무궁무진한 기회의 대상이라고 설명한다. 



게임을 좋아하고 웹툰에 빠져 있으며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끼고 사는 이들이 어떻게 기회의 대상이란 말인가? 저자는 이들을 자라면서 혹은 어른이 되어서 비로소 컴퓨터, 인터넷, 휴대폰, 스마트폰의 수혜를 입은 기성세대와 전혀 다른 인류로 구분한다. 이들은 스마트폰, 클라우드, 위치기반 서비스, 증강현실, 음성인식, 웨어러블 컴퓨팅 같은 신기술을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흡수하고 생활 속에서 바로바로 활용해 온 그야말로 '신인류'. 저자는 이들의 모바일 활용 능력은 기성 세대의 그것보다 훨씬 뛰어나며, 앞으로 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종래의 그것과 전혀 다를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렇다면 모모 세대의 특징은 무엇인가? 저자는 모모 세대가 머릿 속에 든 첫 번째 두뇌와 스마트폰이라는 두 번째 뇌를 활용하는, 소위 두 개의 뇌'로 살아가는 이들이라고 설명한다. 모르는 게 있으면 제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그 자리에서 검색해서 알아내고 잊어버리는 것이 그 예다. 이는 지식이란 머리로 습득해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믿어온 기성 세대의 관념을 뒤흔드는 것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기성 세대도 어느새 지도 대신 내비게이션에 의지하고, 모르는 길을 배워서 가는 대신 검색해서 찾아가는 데 익숙해지는 것을 보면 모모 세대의 모습을 마냥 비난할 수는 없다. 

 


이들은 또한 콘텐츠를 기획하고 상품을 만들어내는 생산자 감성을 지닌, 전형적인 '프로슈머(prosumer)' 집단이며, 무나(무료 나눔), 교신(교환 신청), 생정(생활정보), 중고거래, 알뜰소비, 구독소비 등 다양한 소비 활동을 즐기는 전천후 소비자이다. 무나, 교신, 생정 같은 말은 물론, 중고거래, 구독소비 등에도 익숙하지 않은 '기성세대'인 나는 이런 10대들의 이야기가 마치 별나라 이야기처럼 들렸다. 허나 앞으로 기획자로서 상품을 기획하고 마케팅, 홍보를 하려면 이들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하겠지... (왜 한숨이 나올까...)



이밖에도 핏에 목숨거는 세련된 취향을 지녔고, 공유하고 공감하고 협업하는 것이 일상화 되었으며, 공부뿐 아니라 취미, 문화, 예술, 사회, 정치적인 영역에까지 발언권을 높이는 것을 모모 세대의 특징으로 들 수 있다. 1020 세대가 기성 세대와 다른 취향과 특성을 지니는 것은 과거에도 볼 수 있었던 현상이지만,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용해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은 모모 세대가 처음이라고 저자는 분석한다.


 

책의 마지막에는 차세대 정치 지도자로 주목받고 있는 10대들의 사례가 소개되어 있다. 얼마 전 있었던 홍콩 민주화 시위의 주역 조슈아 웡을 비롯해 홍콩의 미래에 대한 의견이나 아이디어를 직접 만든 벽에 붙이게 한 16세 소녀 코라 호, 블로그를 통해 여성의 교육 권리를 주장하고 있는 17세 파키스탄 소녀 말랄라 유사프자이(201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 면면이 화려하다. 특히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인터넷 보급률이 낮은 파키스탄에서 인터넷이 아닌 스마트폰, 즉 모바일을 활용한 정치 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모모 세대가 이렇게 장점이 많은 세대였을 줄이야. 이제 10대들이 스마트폰만 들여다본다고 혀를 차거나 곱지 않은 눈으로 보지 말아야겠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 매체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생산과 소비를 동시에 하며,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고 믿으며 행동까지 하는 이들이야말로 나를 포함한 기성 세대가 바라던 인류의 모습이 아닐까. 모모 세대가 어른이 되고 사회의 중심이 되면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될지 자못 기대가 된다.



아울러, 책을 읽으면서 디지털 네이티브가 아니기에 더 이상 모모 세대와 같은 신세대로 분류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펐지만, 한편으로는 10대 초반에 인터넷과 휴대폰 문화를 접한 '반(半) 디지털 네이티브'로서 기성 세대와 모모 세대의 중간자적 역할을 잘 해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들 모두를 이해할 수 있는 건 지금의 2030 세대가 유일할 테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