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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의 탄생 - 알렉산더 해밀턴과 앨버트 갤러틴의 경제 리더십
토머스 K. 맥크로 지음, 이경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13년 12월
평점 :
독립을 지지하는 수많은 팸플릿들이 천부인권을 주장했지만, 해밀턴은 여기에 경제적인 측면의 의미를 보태서 식민지 사람들이 영국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영국이 식민지 사람들을 더 많이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식민지에는 3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살고 있다(그러나 당시의 실제 인구는 240만 명이었다). 이들 사이에 상업은 그 어디에서보다 빠르게 성장한다. 그런데 영국은 순전히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만 지금까지 이 상업을 규제해 왔다. 과연 우리는 이 풍성한 부의 원천을 없애 버리려는 행위를 단순히 사소한 수입의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해밀턴은 식민지 경제가 영국 없이도 충분히 자립할 수 있다고 도전적으로 선언했다. "우리는 어떤 종류의 무역을 하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잘 살아갈 수 있다." (pp.40-1)
미국을 대표하는 경영사가 토머스 K. 맥크로가 쓴 <미국 금융의 탄생>은 미국 국부(國父) 중 한 사람이자 초대 재무부 장관을 지낸 알렉산더 해밀턴과 후에 재무부 장관을 지낸 앨버트 갤러틴의 생애를 경제사(史) 적인 관점에서 설명한다. 전기 형식을 빌렸기 때문에 어릴 적 위인전을 읽던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고, 세상에 이름을 알린 뒤의 업적만 알았지 성장 환경이나 사적인 부분은 몰라서 이 책을 읽으며 새로 알게 된 내용이 참 많다. 특히 알렉산더 해밀턴에 대해서.
후에 미국 건국 영웅 중 한 사람으로 추대될 만큼 큰 업적을 남겼지만 사실 알렉산더 해밀턴은 미국인이 아니다. 그는 서인도제도의 세인트네비스라는 작은 섬에서 태어났고, 십대 시절에 지역 주민들의 후원을 받아 미국으로 이주했다. 생부가 정확하지 않을 만큼 복잡한 환경에서 자란 그는 이른 나이에 어머니를 잃고 하나뿐인 형과 떨어져 살았다. 하지만 머리 하나는 기발하게 좋아서 일찍부터 경제에 눈을 떴고 세상 돌아가는 이치에 밝았다. 이 덕분에 그는 워싱턴의 눈에 들 수 있었고 불세출의 천재로 불리며 빠른 성공가도를 달렸다. 독립 전쟁 당시에도 남들은 천부인권 같은 추상적인 개념을 들 때 그만은 수요 공급의 원리와 국제 무역 같은 경제 이론을 들어 독립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이런 천재가 결투 때문에 어이없이 죽다니. 만약 그가 마흔일곱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나지 않았다면 미국 경제는 지금 어떤 모습일까. 만약 일제 강점기 때 우리나라에 이런 천재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역사에 '만약(if)'란 없다지만, 자꾸 생각하게 만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