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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차이나 - 중국 소비DNA와 소비트렌드 집중 해부
김난도.전미영.김서영 지음 / 오우아 / 2013년 9월
평점 :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등의 저자인 서울대 김난도 교수가 이끄는 서울대학교 생활과학연구소 소비트렌드분석센터에서는 매년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 9월에는 <트렌드 차이나>라는 책을 선보였다. <트렌드 코리아>가 일년 단위로 나오는 소비트렌드 예측서라면, <트렌드 차이나>는 최근 몇 년 동안 연구원들이 중국에 주재하면서 연구하고 분석한 내용을 정리하여 보고하는 성격의 책이다. 그래서인지 매년 출간되는 <트렌드 코리아>보다는 내용의 깊이가 있고, 예측보다는 연구, 분석, 정리의 성격이 강하다. 중국 경제, 중국 소비시장에 관심이 있는 사람뿐 아니라 중국 사회의 변화상이 궁금한 사람이라면 꼭 한 번 읽어볼 만하다.
저자는 먼저 중국시장에 대한 '한국식의 안이한 전제', 즉 신화 혹은 오해로부터 벗어나 새로운 시각을 가질 것을 조언한다. 중국 하면 13억 5000만 소비자를 보유한 '하나'의 시장이다, 현재의 중국은 과거의 대한민국이다, 중국인은 명품이라면 사족을 못 쓴다, 한류 열풍이면 다 된다는 식의 오해를 하는 경우가 많다. 저자는 이런 편견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가는 큰코다친다고 경고한다. "다양하고 까다로울 뿐 아니라 급변하는 중국 소비자의 특성과 그 근간을 이루고 있는 소비 DNA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철저히 현지화된 제품 개발, 마케팅, 유통 전략을 펼쳐나갈 필요가 있다." (p.41)
저자는 중국의 소비자를 소득 수준과 소비의 자기, 타인 지향성 등을 기준으로 총 여섯 가지 유형으로 구분했다. 첫번째 VIP형 소비자는 소득 차원에서 최상위계층으로 인구수로는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지만 중국 소비 전체의 90%를 담당한다. 이들은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을 선호하고 구매할 여력이 충분하기 때문에 전통적인 중국 소비자가 아닌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글로벌 소비자로 보고 다가가야 한다. 두번째 자기만족형 소비자는 유행이나 브랜드, 다른 사람의 평가보다는 내 마음에 드는 것을 우선적으로 소비한다. VIP형 소비자처럼 일용품까지 모두 해외 브랜드 제품으로 사지는 않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책이나 카메라, 음악 등의 취미에는 돈을 아끼지 않으므로 기념일이나 이벤트 등 지갑을 열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전략이 유효하다. 세번째 트렌디형 소비자는 남들에게 과시할 목적으로 소비를 한다. 이들은 자신이 특별한 사람으로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친절마케팅을 사용하면 좋다.
이런 식으로 총 여섯 가지 유형의 소비자를 분석한 다음에는 유형에 상관없이 중국인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 소개된다. 인상적이었던 점 몇 가지를 들자면, 첫째, 중국인들은 낙천적이고 자기만족적이다. 쇼핑 환경도 좋고 구매력도 높은 한국인들은 더 많이 가지지 못해서 불행해하는 반면, 각종 안전문제와 소비자문제에 시달리고 구매력도 아직까지는 한국인에 비해 낮은 중국의 소비자들은 현재의 소비생활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이는 중국인 특유의 낙천성과 느긋함 때문인데, 최근에는 아무리 열심히 돈을 벌어도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무분별한 소비에 천착하는 이들도 있다고 해서 안타까웠다. 둘째, 여가와 가족, 정신적인 경험을 중시한다. 한국과 달리 중국은 정시 출퇴근 문화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취미 생활과 가족과 보내는 시간에 대한 소비 비중이 높다. 소비생활에 대한 높은 만족도는 여기에서도 비롯된 것이 아닌가 싶다. 셋째, 자기중심적이고 개인주의적이다. 개인주의라고 하면 일본인이 떠오르는데 의외로 중국인이 개인주의적 성향이 높다고 해서 놀랐다. 명품도 그냥 명품이 아니라 한정판,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호하는 것이 그 예다. 공산국가니까 집단주의 의식이 강할 것이라고 어설프게 짐작하고 중국시장에 진출한다면 큰 손해를 볼 것이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