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인, 표적을 지키는 자 1
허선철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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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만 봤을 때는 수십 년간 만화 외길을 걸어온 고수의 작품인 줄 알았다. 이름이 낯설어서 약력을 보니, 이 작품이 데뷔작이라는 사실보다 더욱 놀라운 사실이 있었다. 


이 만화를 그린 작가 허선철은 1984년 중국 길림성 연변에서 태어나 광고업과 번역업에 종사했다. <달려라, 아비>, <침이 고인다>, <장석조네 사람들> 같은 국내 작품을 중국어로 번역했고, 2007년 한국문학 번역원에서 번역신인상을 수상했다. 전문적인 미술 교육은 단 한 번도 받은 적이 없으나 오래전부터 만화를 그려보고 싶다는 열정은 있었다. 그래서 스물여섯 살 때부터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고, 몇 년간의 준비 끝에 데뷔작 <표인, 표적을 지키는 자>를 세상에 내놓았다. 신인작가의 데뷔작 같지 않은 완성도와 무게감을 자랑하는 이 작품은 중국과 일본에서 먼저 소개되고 마침내 한국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표인, 표적을 지키는 자>는 '정통 무협만화나 무협영화의 재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익숙한 서사를 따른다. 기원 607년, 수나라 2대 천자 양광이 즉위한 세 번째 해. 통일된 중원왕조는 태평성세를 맞이한 듯하지만, 천하에는 불안한 기운이 흐른다. 주인공 도마는 소칠이라는 귀여운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뛰어난 무예 실력을 이용해 의뢰를 받아 목표물을 목적지까지 보호, 운반하는 호송무인 '표객'으로 일하고 있다. 무법자처럼 살다 보니 조정의 현상수배 목록에도 올라가 있는 도마는, 여느 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수도인 장안행 호송 의뢰를 받아들였다가 위험천만한 일들에 휘말리게 된다. 


이 작품은 일단 작화가 호쾌해서 보는 맛이 있다. 무협만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액션 장면은 생동감이 넘치고, 평소에는 과묵하고 근엄하지만 싸울 때는 누구보다 민첩하고 예리한 도마의 무예 장면이 특히 멋있다. 흉포한 위정자들을 혼내주고 핍박받는 백성들을 도와주는 도마의 모습은 어릴 적 무협만화나 무협영화에서 보았던 영웅들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하다. 오랜만에 무협만화 다운 무협만화를 읽고 싶은 독자에게 이 작품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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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나무 2018-11-27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체도 멋지고 작가님ㅇㅣ 특이한 이력을 가진것도 흥미롭네요! 기억해둬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