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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걸 :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 ㅣ 헌터걸 1
김혜정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 2018년 4월
평점 :
아이들을 속이고, 때리고, 위험에 빠뜨리는 어른들을 향한 통쾌한 외침
이제 ‘우리가 우리를 지킨다!’
1284년 6월 26일, 독일 어느 도시에서 피리를 든 사나이가 아이들 130명을 데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사나이에게 ‘쥐 떼를 쫓아 주면 금화를 주겠다’고 한 어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긴 황금빛 머리칼을 가진 소녀가 탑에 갇혔던 이유는 아버지가 마녀의 양배추를 훔친 대가로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와 ‘라푼젤’만 기억하지만, 두 옛이야기는 이상할 만큼 비슷하다.
거기에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를 비춰보면 옛이야기는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어른들의 무책임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려 온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고,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아이들을 해치는 나쁜 어른들, 그저 ‘조심하라’고만 가르치는 어른들 사이에서 위축되어 온 아이들. 이제 아이들에게는 자신보다 힘세고 거대한 상대에게 ‘나쁘다’고 소리칠 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를 북돋울 새로운 판타지가 필요하다.
‘헌터걸’ 시리즈는 한국 판타지 동화로는 보기 드물게, 고유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본격 판타지다.
김혜정 작가가 3년간 준비한 ‘헌터걸’ 시리즈는 국경과 문화, 성별을 초월하는 신선한 발상, 게임과 영웅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탄탄한 세계관을 갖추고 있다.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은 그 첫 번째 이야기이며, ‘헌터걸’ 시리즈는 이미 3권 후반부까지 원고가 완성된 상태다.
밝혀지지 않은 비밀과 숨은 능력자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굣길의 바바리맨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기꾼, 피리 부는 사나이까지 현실과 판타지를 누비며 세상의 모든 나쁜 어른들을 응징하는 헌터걸의 활약!
김혜정 작가의 걸스파워 결정판 ‘헌터걸’은 어른들을 뜨끔하게 하고, 10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을 흥미로운 문제작이 될 것이다.
10대들이 사랑하는 김혜정 작가의 걸스파워 결정판...
나쁜 어른들로부터 아이들을 지켜 낼 새로운 영웅이 온다!!
우리 집 초등생 딸들은 마블 영화에 빠지더니.. 이제는 어벤져스 계보를 달달 꽤고 있다. 어쩌면 그 아이들에게도 그들의 활약이 돋보였고, 그런 히어로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진짜 있는 일이냐고 물어보는 걸로 봐서는..
무튼.. 책은..
걸스파워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초등 여자아이들에겐... 나만의 우상이 될 듯 싶다.
까만 색 표지에 빨간 색 제목과 화살을 겨냥하고 있는 빨간 머리 헌터걸... 정말정말 강렬한 인상이다..
초5 딸은.. 부담없이 이 책을 읽었고, 초 3 아이도.. 책이 재밌는지.. 한번에 다 읽진 못하고, 나누어서 계속 읽어가고 있다.
대신 중간중간 알지 못하는 어휘들에 대해서는 서슴없이 질문을 하기도 하고..
특히나 책 중간중간.. 컬러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서, 글씨만 읽어야 하는 책에 비해 조금은 더 재미나게 읽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헌터 걸이 되기 위한 기초 훈련이라든가 거울 여신의 모습이라든가..
제목만 봤을 땐.. 외국 작가의 작품인 것 같지만, 국내 작가라서...
등장인물 이름도 한글이름이라 조금은 더 수월하게 읽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마지막 본문 페이지 이후 헌터 테스트라는 페이지가 있어서, 나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서 더 좋았다. 대신 조금만 더 페이지를 할애해 주었다면, 왠지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큰 애가 초5라.. 더 공감하면서 읽었고.. 그래서 재밌었나보다.
그리고..
제발 아이들에게 나쁜 어른은 이 세상에서 우르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목차
1부 뜻밖의 손님
1. 운명은 반품이 안 되나요? 9
2. 고단한 나날들 18
3. 나도 싫다고요 31
2부 거울아, 거울아
4. 제 점수는요 46
5. 너에게만 알려 줄게 58
6. 굿바이, 토끼 이빨 70
7. 거울 여신의 비밀 81
8. 궁지에 몰리다 92
3부 다시 시작된 훈련
9. 헌터 테스트 106
10. 헌터 vs 피리 부는 사나이 1 23
11. 초록눈의 습격 134
12. 벌거벗은 임금님과 우리들 145
4부 헌터걸의 탄생
13. 진실의 입 158
에필로그: 헌터보이를 만나다 174
헌터 테스트 178
@ 책 속에서
- 열두 살은 운명을 받아들이기에 그리 적당한 나이가 아니다.
식당 의자에 앉은 강지는 주방에서 음식 재료를 다듬는 아빠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휴우. 내가 라푼젤도 아니고."
강지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아빠는 어깨를 움츠렸다.
- 양궁부 훈련이면 억울하지나 않지.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친구들에게 말할 순 없다. 이게 다 헌터걸인지 뭔지가 되기 위한 수업 때문이란 걸! 요즘 강지는 매일 할머니 집에 가서 헌터걸 수업을 받는다.
- 거울 여신은 인터넷 얼짱 스타다. 거울 여신 홈페이지에 가면 거울 여신의 패션과 일상 사진을 볼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해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 거울 여신이 외모 점수를 매겨 준다. 단순히 점수만 매기는 게 아니라 예뻐질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주기에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 강지는 작년에 충치 때문에 치과에 왔었다. 치과는 병원 중에서 제일 무섭다. 하지만 예뻐질 수만 있다면 이깟 무서움은 떨쳐 버릴 수 있다.
~
원래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에 화장실에 가려고 했는데, 바로 강지 차례가 오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
아, 도저히 안 되겠다. 강지는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 진료실을 나왔다.
- 복도를 걷는데, 살짝 열린 문틈으로 상담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울 여신 효과가 아주 좋더라고요. 이번 달만 해도 애들이 다섯 명이나 찾아왔어요. 승환 씨, 도대체 방법이 뭐예요?"
'거울 여신'이라는 말에 강지의 귀가 쫑긋했다.
"초딩들 꼬시기가 얼마나 쉬운데요. 외모 점수 매겨 주고 예뻐 질 수 있다고 하면 다들 난리예요. 걔네는 거울 여신이 진짜로 있다고 믿어요. 포토샵으로 만든 것도 모르고."
- "아냐. 이번엔 확실해. 내 귀로 똑똑히 들었다니까!"
며칠 내내 강지는 친구들을 쫓아다니며 거울 여신의 정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 강지는 계속해서 거울 여신과 싸우기로 했다. 어떻게 해서든 거울 여신의 정체를 밝히고 말 거다. 그렇게 되면 모든 오해가 풀리고 예전처럼 친구들도 다시 되찾을 수 있다!
~
그때 불현듯 떠올랐다. 헌터걸이 되면 거울 여신을 잡을 수 있다! 강지는 두 주먹으로 책상 위를 꽝 내리쳤다.
기다려라, 거울 여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