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빨간 로타의 비밀 1 - 사방이 토끼야! 볼 빨간 로타의 비밀 1
알리스 판터뮐러 지음, 다니엘라 콜 그림, 이명원 옮김 / 제제의숲 / 2018년 5월
평점 :
절판


엉뚱발랄한 로타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책!

교사 이력을 가진 알리스 판타뮐러의 글과 재치 넘치는 그림을 그리는 다니엘라 콜의 일러스트가 만난 작품이다.


독일 내에서 아동 도서 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은 책으로 <볼 빨간 로타의 비밀> 시리즈를 손에 꼽을 정도다.

이는 독일에서 180만 부수가 판매되었다는 점으로도 알 수 있으며, 각 영향력 있는 언론사에서도 <볼 빨간 로타의 비밀> 시리즈에 대해 호평 일색이다. 독일의 유력 일간지 <베스트팔렌 뉴스>에서는 “로타의 삶은 재난으로 가득 차 있다. 재난 속에서 알리스 판타뮐러의 재치가 반짝이며 다니엘라 콜의 삽화를 통해 빠른 속도로 책에 빨려 들어간다.”고 극찬했다. 또 독일 아동문학 아카데미 및 뮌헨 국제 청소년 도서 아동 부문에 이 책이 선정되었다. 무엇보다 독일 대표 주간 잡지 <슈피겔>에서도 어린이 도서 부문 베스트셀러로 선정되었고, 독일 내 유명 영화사에 영화 판권이 팔려 제작 중에 있는 만큼 작품성과 재미 두 가지 요소를 다 갖췄다는 점은 더 이상 확인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반성? 교훈? 그런 거 없다! 그냥 로타의 일기장이라고!
< 볼 빨간 로타의 비밀> 시리즈는 일기장 형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학교 숙제로 제출하는 일기가 아니라 로타 스스로 하루 있었던 일을 가감 없이 그림과 함께 가득 담고 있다.

로타의 솔직한 속마음이 그대로 펼쳐진다는 점에서 또래 아이들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며 로타는 어른의 시선에 맞춰 스스로를 반성하거나 하루 일과에서 교훈을 얻어 내려 하지 않는다. 사고를 치면 사고를 친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그려 내고, 자신의 감정을 꾸밈없이 드러낸다. 부족한 점 많고 실수투성이 모습 그대로를 사랑하는 볼 빨간 다혈질의 초등학교 5학년 악동 소녀! 이 책을 읽다 보면 당신도 이 작은 소녀의 당당한 매력에 빠지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니키의 도크 다이어리 시리즈를 워낙 좋아해서 그런지..

확실히 일기 형태의 책은 정말 재밌게 잘 보는 것 같다.

빨간색 표지에.. 스트라이프 상의를 입은... 로타의 모습이 참.. 정겹고, 사랑스럽다.


특히나 책 표지를 열자마자 액자 타입으로 된 등장인물의 설명이 깜찍하고 귀엽기까지 하다.

표지만 딱 봐도.. 등장인물 소개만 딱 봐도.. 그냥.. 왠지 재밌을 것 같다는 막연한 기대감마저 들게 한다.

거기다.. 로타가.. 큰 딸과 동년생인 초등학교 5학년이라는 사실에.. 큰 애가 더 재밌게 몰입하면서 봤던 것 같다.

2,3권까지.. 다음 권을 사달라고 조를만큼..

물론 초등 3학년 아이도 재밌게 잘 봤다.

페이지는 좀 있지만, 중간중간 그림이 있고, 본문 글씨도 손글씨처럼 사각사각 소리가 날 것 같은 폰트라 진짜 로타의 일기장을 읽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개인적으로 가느다란 펜이나 연필로 그린 그림을 좋아해서 그런지.. 내 마음에도 꼭 든다..


사실.. 일기형태이긴 하지만, 마치.. 또래 친구들에게 얘기하듯이 번역되어 있어서 그런지 더 재밌게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저학년에 중학년으로 가면서 글밥 많은 책으로 레벨 업 시키고 싶은 아이들에는 정말 부담없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딸들의 일상도.. 매일매일이 즐겁고..  유쾌했으면 좋겠다.

비록..

일기는... 학교에서 강제성을 부여해야 겨우 쓰는 정도지만...

부디.. 딸들도 스스로 일기장을 가지고 싶어할 날이 왔으면 좋겠다.


2,3권도 얼른 사줘야겠다.





@ 책 속에서



- 만세!!! 오늘부터 5학년이야! 이제 권터 그라우스 초등학교의 어엿한 고학년이란 말이지.

여름 방학부터 이날을 너무너무 기다렸어.

난 엄청 들떠서 가장 좋아하는 옷을 입고 학교에 갔어.

방충망처럼 생긴 망사 소매가 달린 옷인데 보고 또 봐도 정말 멋진 옷이야.



- "왜 당신은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고 그렇게 움직이는 거요? 안 그래도 이 녀석들 때문에 정신없어 죽겠구먼."

아빠는 엄마한테 언짢은 목소리로 말했어.

"내가 일부러 움직이는 게 아니야. 새로 산 지압 마사지 방석인데 회전판이 두 개래. 그래서 뭉친 근육을 풀어주고 두통을 가라앉혀 준대요."

~

"어휴, 당신 또 홈쇼핑에서 쓸데없는 것을 샀구먼! 얼마 전에 펌프와 조명이 달린 보석 분수대도 당신이 고집 부려서 샀잖아."



- 샤이엔은 동생 샤넬하고 같은 방을 쓰고 있어. 샤넬은 7살인데 볼 때마다 우리를 아주아주 짜증나게 하지.

맙소사! 생각해 보니 나한테는 샤넬만큼 짜증 나게 하는 게 열 가지나 있다니까. 그게 뭐냐고?

1. 남동생들

2. 리코더 소리

3. 기젤라 개똥 선생님

4. 뭔가를 설명할 때 나오는 아빠의 고등학교 선생님 목소리

5. 엄마가 매일 사는 정말 쓸데없는 물건들. 그러면서 맨날 돈이 없대. 아주 작은 양을 살 돈이 없다는 게 말이 되냐고.

6. 숙제. 특히 수학 숙제 그리고 국어

7. 베레니케랑 걔가 가진 요트랑 데오드란트하고 똑같은 이름을 가진 말

8. 엄마가 하는 인도식 아유배아파 요리들

9. 내가 맨날 걸려서 넘어지는 거북이, 헤스터스

10. 에잇, 짜증 나!



- "로타!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한 번만 더 그렇게 먹으면 식탁에서 영원히 쫓아낼 거야!"

그 말을 듣고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났어.

"이건 도저히 먹을 수 없단 말이야! 엄마는 곰팡이 핀 밀가루도 그냥 쓰고 유통 기한 지난 달걀도 넣는 걸! 토할 거 같은 맛이 난다고!"

이제는 엄마까지 화가 났어.

엄마의 팬케이크가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음식이 되어 버렸거든. 어쨌든 우리는 팬케이크를 다 먹었어. 계속 꽃양배추 맛이 나는 바람에 괴로웠지만.



- 엄마가 토끼를 보자마자 도저히 거절할 수 없도록 작전을 세웠거든. 토끼를 과일 쟁반에 담아서 엄마한테 보여줬지. 토끼는 아주 귀여운 모습으로 사과를 갉아 먹고 있었어.

"안 돼!"

엄마는 날 야단쳤어.

엄마는 동물을 키우는 얘기는 이미 끝났대. 도대체 언제 끝난 걸까? 난 결단코 그런 기억이 없는데 엄마는 엄마 말에 내가 동의했다고 생각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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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터걸 :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 헌터걸 1
김혜정 지음, 윤정주 그림 / 사계절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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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을 속이고, 때리고, 위험에 빠뜨리는 어른들을 향한 통쾌한 외침
이제 ‘우리가 우리를 지킨다!’

1284년 6월 26일, 독일 어느 도시에서 피리를 든 사나이가 아이들 130명을 데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사나이에게 ‘쥐 떼를 쫓아 주면 금화를 주겠다’고 한 어른들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긴 황금빛 머리칼을 가진 소녀가 탑에 갇혔던 이유는 아버지가 마녀의 양배추를 훔친 대가로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주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피리 부는 사나이’와 ‘라푼젤’만 기억하지만, 두 옛이야기는 이상할 만큼 비슷하다.

거기에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폭력과 사고가 끊이지 않는 우리 사회를 비춰보면 옛이야기는 의미심장하게 읽힌다.

어른들의 무책임이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려 온 역사는 생각보다 오래되었고,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아이들을 해치는 나쁜 어른들, 그저 ‘조심하라’고만 가르치는 어른들 사이에서 위축되어 온 아이들. 이제 아이들에게는 자신보다 힘세고 거대한 상대에게 ‘나쁘다’고 소리칠 수 있는 용기와, 그 용기를 북돋울 새로운 판타지가 필요하다.
‘헌터걸’ 시리즈는 한국 판타지 동화로는 보기 드물게, 고유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움직이는 본격 판타지다.


김혜정 작가가 3년간 준비한 ‘헌터걸’ 시리즈는 국경과 문화, 성별을 초월하는 신선한 발상, 게임과 영웅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을 사로잡을 만한 탄탄한 세계관을 갖추고 있다.

 '거울 여신과 헌터걸의 탄생'은 그 첫 번째 이야기이며, ‘헌터걸’ 시리즈는 이미 3권 후반부까지 원고가 완성된 상태다.

밝혀지지 않은 비밀과 숨은 능력자들이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다.

하굣길의 바바리맨부터 아이들의 마음을 악용하는 사기꾼, 피리 부는 사나이까지 현실과 판타지를 누비며 세상의 모든 나쁜 어른들을 응징하는 헌터걸의 활약!


김혜정 작가의 걸스파워 결정판 ‘헌터걸’은 어른들을 뜨끔하게 하고, 10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을 흥미로운 문제작이 될 것이다.


10대들이 사랑하는 김혜정 작가의 걸스파워 결정판...

나쁜 어른들로부터 아이들을 지켜 낼 새로운 영웅이 온다!!


우리 집 초등생 딸들은 마블 영화에 빠지더니.. 이제는 어벤져스 계보를 달달 꽤고 있다. 어쩌면 그 아이들에게도 그들의 활약이 돋보였고, 그런 히어로의 존재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가끔.. 진짜 있는 일이냐고 물어보는 걸로 봐서는..

무튼.. 책은..

걸스파워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초등 여자아이들에겐... 나만의 우상이 될 듯 싶다.

까만 색 표지에 빨간 색 제목과 화살을 겨냥하고 있는 빨간 머리 헌터걸... 정말정말 강렬한 인상이다..


초5 딸은.. 부담없이 이 책을 읽었고, 초 3 아이도.. 책이 재밌는지.. 한번에 다 읽진 못하고, 나누어서 계속 읽어가고 있다.

대신 중간중간 알지 못하는 어휘들에 대해서는 서슴없이 질문을 하기도 하고..


특히나 책 중간중간.. 컬러 그림이 삽입되어 있어서, 글씨만 읽어야 하는 책에 비해 조금은 더 재미나게 읽는 것 같았다.

예를 들면.. 헌터 걸이 되기 위한 기초 훈련이라든가 거울 여신의 모습이라든가..


제목만 봤을 땐.. 외국 작가의 작품인 것 같지만, 국내 작가라서...

등장인물 이름도 한글이름이라 조금은 더 수월하게 읽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무엇보다..

마지막 본문 페이지 이후 헌터 테스트라는 페이지가 있어서, 나름.. 테스트 해 볼 수 있는 페이지가 있어서 더 좋았다. 대신 조금만 더 페이지를 할애해 주었다면, 왠지 더 좋았을 것 같기도 하다..


특히나.. 큰 애가 초5라.. 더 공감하면서 읽었고.. 그래서 재밌었나보다.

그리고..

제발 아이들에게 나쁜 어른은 이 세상에서 우르르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목차


1부 뜻밖의 손님
1. 운명은 반품이 안 되나요? 9
2. 고단한 나날들 18
3. 나도 싫다고요 31

2부 거울아, 거울아
4. 제 점수는요 46
5. 너에게만 알려 줄게 58
6. 굿바이, 토끼 이빨 70
7. 거울 여신의 비밀 81
8. 궁지에 몰리다 92

3부 다시 시작된 훈련
9. 헌터 테스트 106
10. 헌터 vs 피리 부는 사나이 1 23
11. 초록눈의 습격 134
12. 벌거벗은 임금님과 우리들 145

4부 헌터걸의 탄생
13. 진실의 입 158
에필로그: 헌터보이를 만나다 174
헌터 테스트 178





@ 책 속에서


- 열두 살은 운명을 받아들이기에 그리 적당한 나이가 아니다.

식당 의자에 앉은 강지는 주방에서 음식 재료를 다듬는 아빠를 바라보며 생각했다.

"휴우. 내가 라푼젤도 아니고."

강지가 길게 한숨을 내쉬며 말하자, 아빠는 어깨를 움츠렸다.



- 양궁부 훈련이면 억울하지나 않지. 한숨이 절로 나왔지만 친구들에게 말할 순 없다. 이게 다 헌터걸인지 뭔지가 되기 위한 수업 때문이란 걸! 요즘 강지는 매일 할머니 집에 가서 헌터걸 수업을 받는다.



- 거울 여신은 인터넷 얼짱 스타다. 거울 여신 홈페이지에 가면 거울 여신의 패션과 일상 사진을 볼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해서 사진을 찍어 올리면 거울 여신이 외모 점수를 매겨 준다. 단순히 점수만 매기는 게 아니라 예뻐질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주기에 아이들 사이에서 인기다.



- 강지는 작년에 충치 때문에 치과에 왔었다. 치과는 병원 중에서 제일 무섭다. 하지만 예뻐질 수만 있다면 이깟 무서움은 떨쳐 버릴 수 있다.

~

원래 진료실에 들어오기 전에 화장실에 가려고 했는데, 바로 강지 차례가 오는 바람에 기회를 놓쳤다.

~

아, 도저히 안 되겠다. 강지는 벌떡 의자에서 일어나 진료실을 나왔다.



- 복도를 걷는데, 살짝 열린 문틈으로 상담실장의 목소리가 들렸다.

"거울 여신 효과가 아주 좋더라고요. 이번 달만 해도 애들이 다섯 명이나 찾아왔어요. 승환 씨, 도대체 방법이 뭐예요?"

'거울 여신'이라는 말에 강지의 귀가 쫑긋했다.

"초딩들 꼬시기가 얼마나 쉬운데요. 외모 점수 매겨 주고 예뻐 질 수 있다고 하면 다들 난리예요. 걔네는 거울 여신이 진짜로 있다고 믿어요. 포토샵으로 만든 것도 모르고."



- "아냐. 이번엔 확실해. 내 귀로 똑똑히 들었다니까!"

며칠 내내 강지는 친구들을 쫓아다니며 거울 여신의 정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 강지는 계속해서 거울 여신과 싸우기로 했다. 어떻게 해서든 거울 여신의 정체를 밝히고 말 거다. 그렇게 되면 모든 오해가 풀리고 예전처럼 친구들도 다시 되찾을 수 있다!

~

그때 불현듯 떠올랐다. 헌터걸이 되면 거울 여신을 잡을 수 있다! 강지는 두 주먹으로 책상 위를 꽝 내리쳤다.

기다려라, 거울 여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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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가 처음 우리 집에 온 날 담푸스 저학년 동화 4
가미조 사나에 지음, 이토 미키 그림, 정주혜 옮김 / 담푸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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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반려동물을 가장 많이 맞이하는 가정이라고 한다.

아이가 반려동물과 함께 성장할 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좋은 마음으로 데려온 반려동물과 아이가 금방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만난 반려동물이 귀여운 외모가 아니라며 아이가 실망한다면? 낯선 곳에 오게 된 반려동물이 금방 적응하지 못하면 무엇을 해 줘야 할지...

이 책은 처음으로 강아지를 식구로 맞게 된 초등학교 2학년 나고미와 강아지가 친해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나고미는 강아지의 외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귀엽지 않아 실망하고, 강아지는 자꾸만 놀려 대는 아이가 전혀 좋아지지 않는다.

강아지의 입장에서 강아지의 마음을 표현하며 진행되는 이야기를 통해 처음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아이들이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배려하며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나고미의 엄마와 아빠는 언제나 다정한 모습으로 나고미와 강아지를 보살펴 준다.

덕분에 강아지는 점차 마음을 열고 나고미네 가족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상냥하고 배려심 깊은 부모님과 명랑하고 장난기 많은 귀여운 나고미, 그리고 새로운 식구 강아지 레온까지 이 책 속에는 가족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어서 좋다. 
평범하고 익숙한 이야기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하지 않은 까닭은 웃음이 빵빵 터지는 유머 덕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아이들이 흡입력 있게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도록 장면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풀어가고 있어서 웃음 빵빵 터지는 이야기 속에서 가족의 따뜻한 사랑도 함께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강아지 사달라는 말을 참 쉽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려동물을 들이는 게.. 그간 키워왔던 식용 달팽이나 햄스터와는 다르게... 강아지나 고양이는 마치 어린애를 키우듯 무한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할텐데도... 마치.. 인형을 사는 것처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책은.. 강아지를 너무나 간절히 원하는 딸들에게는.. 만우절 거짓말처럼... 행복한 책 제목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책을 뚝딱 읽었고.. 무엇보다 책 사이즈나 글밥이 많지 않은데다가 컬러그림과 중간중간 컬러링할 수 있는 그림들이 삽입디어 있어서 초등 저학년들도 정말 부담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림도 워낙 큼지막하고, 사랑스러운 풍이라..

딸들의 취향저격 그림책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나서.. 강아지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무엇보다.. 나고미 시점이 아닌.. 레온 시점에서 풀어쓴 글이라.. 반려견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단... 레온이.. 강아지가 아닌.. 고양이처럼 보이는 건.. 나만 그런건지??






@ 책 속에서



- '엄마가 보고 싶어.'

레온은 오늘 밤에도 딸기가 그려진 작고 동그란 침대에서 눈물을 흘렸어요.

"울보 주름이..."

옆에 있는 커다란 침대 위에서 나고미의 잠꼬대가 들려왔어요.



- 레온은 태어난 지 다섯 달 만에 엄마와 헤어졌어요.

헤어지기 전날 밤 엄마는 레온의 몸을 잔뜩 핥아 주었어요.

"엄마, 나는 다른 집으로 가는 거지? 엄마가 보고 싶을 땐 어떡해?"



- "나고미, 아빠 친구가 소중한 강아지를 보내 주신 거야. 이름은 레온이래. 사이좋게 지내렴."

엄마의 말에 옆에 있던 아빠도 거들었어요.

"나고미는 초등학교 2학년이니까 레온을 남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사이좋게 지내 봐."



- "울보 쌍주름아, 이리 와."

학교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고미는 레온을 이렇게 불렀어요.

나고미의 어마 아빠는 무척 다정한 분들이라서 레온은 금세 두 사람이 좋아졌어요.



- "오늘은 나고미의 아홉 살 생일이니까 기념사진을 찍을 거야."

엄마는 나고미에게 레이스가 달린 원피스를 입혀 주었어요. 머리엔 예쁜 리본도 달아 주었고요.

'나고미랑은 안 어울려.' 레온이 비웃고 있는데,"레온이 것도 똑같이 만들었단다."

엄마는 레온에게 나고미와 똑같은 옷을 입히기 시작했어요.

'어, 어, 난 남자라고!'



- '이, 이게 나야!?'

레온은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얼굴을 보게 되었어요.

나고미가 말한 것처럼 얼굴 한가운데에 새까만 두 개의 주름이 있었어요.

'엄마랑 닮지 않았잖아.'

레온은 크게 실망했어요.



- 그날은 눈이 내렸어요.

레온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았어요.

혹시나 눈과 함께 닭 가슴살 간식도 내려오지 않을까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 '뭐야, 나고미도 나랑 똑같잖아. 나고미도 울보야.'

레온은 그날 밤부터 나고미의 침대에서 함께 자게 되었어요.

레온은 나고미가 약간 좋아졌어요.



- "레온, 저것 봐. 하늘이 무지개 케이크 색으로 변했어."

무지개 케이크는 나고미가 가장 좋아하는 예쁜 빛깔의 케이크였어요.

레온이 고개를 들자 하늘이 아름다운 줄무늬를 띠고 있었어요.



- "레온, 지켜 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른 개한테 물리게 해서 미안해."

나고미가 큰 소리로 울었어요.

레온은 큰 개한테 콧잔등을 물리는 바람에 동물병원에 오게 된 거예요.

나고미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레온은 안심했어요.



- "이런 레온도 귀여워."

엄마가 다정하게 레온을 안아 주었기 때문이에요.

레온의 상처는 영 낫지 않았어요.

그래서 레온은 반창고도, 엘리자베스 칼라고 떼지 못했어요.



- '레온은 엄마가 낳은 강아지들 중에 엄마랑 가장 많이 닮았어.'

레온은 엄마의 말을 떠올렸어요.

'엄마가 보고 싶어지먼 거울을 보면 되는구나. 거울 속에 나랑 똑같이 생긴 엄마가 있으니까.'



- 이제야 레온의 진짜 이름을 불러준 거예요.

레온은 나고미가 정말 좋아요.

'엄마, 그러니까 나 외롭지 않아.'

레온은 나고미의 이불 속으로 파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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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꿀꺽! 음식과 요리 통합교과 시리즈 참 잘했어요 과학 9
백은영 지음, 이효실 그림, 서울과학교사모임 감수 / 아르볼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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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잘했어요 과학> 시리즈는 초등 교과 과정에 알맞게 개발한 통합교과 정보서이다.

하나의 주제를 다양한 분야에서 접근하고, 그에 따른 자세하고 정확한 정보를 꼼꼼히 골랐다.

또 책에서 얻은 지식을 완전히 내 것이 되도록 돕는 워크북도 함께 실었다.  


이 책은 이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으로, 음식과 요리를 통해 과학 교과에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더 나아가 역사·물리·화학·문화·직업 등 다양한 배경지식을 담고 있다.


샛노란 책 표지가 정말 인상에 남는다.. 냄비를 바라보고 있는 통통한 요리사까지도...


이 시리의 책을 접한 게 처음이었는데, 책은 일단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잘 구성되어 있는 것 같다.

사이즈도 그렇게 페이지도 그렇고.

중간중간 만화가 삽입되어 있고, 설명 페이지도 있고 그래서.. 책을 꼼꼼하게 본다면.. 음식과 요리 분야에 대해서는 알차게 학습해 볼 수 있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나 통합교과로 이루어져 있어서.. 또래 아이들의 통합 교육 과정과 함께 활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등장인물로 나똑똑 박사와 억울해 요리사가 등장하는데, 그에 대한 캐릭터 설명도 알차고 또 캐릭터도 귀엽고 사랑스럽다.

중간중간 그림과 사진도 곁들여져 있어서, 정말 제대로 공부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방면으로 지식을 확장하기에 딱인 그런 책 같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도 우르르 함께 보면 좋겠다 싶다.




@ 목차



1화 심야 식당 오픈
10 [개념] 사람이 먹는 모든 것
16 사람이 먹고 마시는 모든 것 ? 음식
18 요리와 주식
20 요리와 기후
24 한 걸음 더 ? 선사 시대 사람들은 어떤 밥을 먹었을까?

2화 요리의 변신
26 [역사] 발전하는 요리
32 향신료와 함께한 요리의 발전
34 조리법의 발달
36 맛의 진화
38 식재료를 찾아서
42 한 걸음 더 ? 커피와 차의 역사

3화 조리 도구의 비밀
44 [물리] 주방에서 만나는 과학
50 가마솥과 시루
52 전자레인지와 인덕션 레인지
54 냉장고와 김치냉장고
56 다양한 주방 도구
60 한 걸음 더 ? 조리 도구를 안전하게 사용하자!

4화 조리법이야, 마법이야?
62 [화학] 맛의 풍미를 높여라!
68 발효의 마법 ? 된장과 치즈
70 녹는 초콜릿과 굳는 두부
72 신김치와 달걀 껍데기로 보는 산과 염기
74 말랑말랑한 푸딩과 젤리
78 한 걸음 더 ? 냄새와 맛의 비밀

5화 듣도 보도 못한 음식의 세계
80 [문화] 세계의 음식
86 세계의 아침 식사
88 세계의 식사 예절
90 세계의 결혼 음식
91 세계의 엽기 음식
94 한 걸음 더 ? 미래의 식재료 : 곤충

6화 심야 카페 바리스타
96 [직업] 음식과 요리를 만드는 사람들
102 입을 즐겁게 해 주는 요리사
104 빵과 디저트를 만드는 제빵사와 파티쉐
106 달콤함의 마법사 쇼콜라티에
107 커피를 만드는 바리스타
110 한 걸음 더 ? 미식의 세계 : 미쉐린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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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 최초의 음식은 자연 그대로의 날 것

구석기 시대는 지금으로부터 70만 년 전에서 1만 년 전에 해당하는 시기예요. 그전까지 사람들은 원숭이와 큰 차이가 없었어요. 하지만 이때부터 뇌가 세 배 정도 커졌고, 두 다리로 똑바로 서게 되었어요. 양발로 걷자 더 먼 곳을 보게 되었고, 손을 자유롭게 사용했지요.

구석기 사람들은 자유로워진 손발로 짐승이나 물고기를 사냥하여 날고기를 먹었어요. 또 씨앗이나 열매를 따 먹었답니다.



- 요리의 시작은 불

요리는 음식을 여러 과장을 거쳐서 만든 것을 말해요. 그중에서도 주로 불을 이용한 음식을 뜻하지요. 최초의 요리가 불로 조리한 것이기 때문이랍니다.

구석기 사람들은 어느 날, 불에 익힌 음식이 훨씬 부드럽고 맛있으며, 소화가 잘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어요. 특히 날고기를 익히면 그 안에 든 기생충이나 병균을 없앨 수 있어 질병을 막을 수 있었지요.



- 요리와 기후

. 금속을 이용하여 농기구나 조리 도구 등을 만드는 청동기 시대, 철기 시대가 열림

. 무기가 생기면서 크고 작은 나라가 생김

. 위치에 따라 각 나라의 요리 문화가 달라짐...> 기후에 따라 각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인 동식물이 다르기 때문

. 한대 기후 지역 : 매우 추운 곳으로, 순록이나 생선 등을 먹음

. 냉대 기후 지역 : 추운 곳으로, 고기와 생선, 유제품 등을 먹음

. 건조 기후 지역 : 덥고 건저한 지역이라 햇빛에 말린 음식이 많음

. 온대 기후 지역 : 따뜻한 곳이라 곡류와 채소 등 식재료가 다양함

. 고산 기후 지역 : 서늘한 지역이라 감자, 옥수수 등이 잘 자람

. 열대 기후 지역 ; 햇빛이 강해서 과일 같은 식물이 잘 자람



- 조리법의 발달

우리 나라가 있는 동아시아에서도 예부터 요리 문화가 발달했어요. 우리 땅에서는 5,000년 전부터 벼농사를 시작했어요. 2,300년 전부터는 청동기가 발달하면서 더욱 활발히 농사를 지었지요. 쌀로 밥을 지어 먹으면서 자연스럽게 반찬을 곁들이게 되었답니다.


밥과 반찬의 발달을 불러온 솥과 토기

초기에 주로 먹은 반찬으로는 콩으로 만든 장, 고기가 해산물로 만든 포, 생선이나 알을 절여 만든 젓갈, 채소 절임 등이 있어요. 이러한 음식이 발전한 건 고조선 때, 품질 좋은 솥과 토기를 만들면서부터예요.



- 커피의 차의 역사

커피와 차는 전 세계인이 좋아하고 즐겨 마시는 음료예요. 그렇다보니 나라마다 할 말이 참 많답니다. 어떤 말을 하는지 들어 보면서 커피와 차의 역사를 짚어 볼까요?


1. 에티오피아

우리가 커피의 원조 국가야. 염소가 커피를 먹고 기분 좋아하는 걸 보고 발견했지.


2. 예멘

커피가 인기를 끌자 우리는 본격적으로 재배했어. 원두를 갈아 커피를 만드는 방법도 우리가 발명했지.


3. 이탈리아

설탕과 우유를 듬뿍 넣은 카페라떼를 비롯해,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를 만든 건 바로 우리야.


4. 브라질

프랑스 파리에서 커피를 가져와 싶었고, 현재는 전 세계 커피의 40퍼센트 이상이 이곳에서 생산돼.


5. 미국

우린 홍차를 즐겨 마셨어. 하지만 영국인들이 홍차를 너무 비싸게 팔자 커피를 더 자주 마시게 되었지. 결국 전쟁을 토앻 우린 영국으로부터 독립했단다.


6. 중국

차의 원조는 바로 우리야. 지금도 운남성에는 3,200년 된 야생 차나무를 볼 수 있단다.


7. 대한민국

고려시대에 차를 올리는 제사인 차례를 지낼 정도로 차를 좋아했어. 청자로 만든 찻잔은 매우 유명했지.


8. 일본

중국에서 차를 수입했어. 경건하고 우아하게 찻잎을 갈아 만들어 마시는 다도법을 만들었어.


9. 인도

홍차에 향신료와 우유를 듬뿍 넣어 만든 차이를 즐겨 마셔. 전 세계 홍차의 35퍼센트가 인도에서 생산된단다.


10. 영국

우린 오후 4시가 되면 차를 마시는 시간을 갖는단다. 스콘과 함께 먹는 홍차는 언제나 최고지!



- 음식 속 마찰력

동태에 달걀물만 묻히려고 하면 잘 묻지 않고 흘러내려요. 그 이유는 바로 마찰력 때문이에요. 마찰력이란 서로 맞닿아 있는 두 물체 중 한 무체가 다른 물체의 움직임을 방해하는 데 작용하는 힘이에요. 동태도 미끄럽고 달걀물도 미끄럽기 때문에 둘 사이의 마찰력은 매우 낮이요. 이때 동태에 밀가루를 묻히면 표면이 거칠어져서 달걀물과의 마찰력이 강해져 전을 부치기 쉬워지지요.



- 녹는 점의 비밀

초콜릿은 카카오버터, 카카오매스, 설탕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중 카카오버터는 입속 체온인 33도에서 녹아요. 그 이하의 온도에서는 다시 굳지요. 이렇게 고체였던 초콜릿이 액체로 변하는 온도를 '녹는점'이라고 해요.

반대로 액체가 된 초콜릿이 고체로 변하는 온도를 '어는점'이라고 해요. 어는 점은 원래 물이 얼음으로 변하는 온도를 뜻하지만, 액체가 고체로 변하는 온도라는 뜻도 있지요. 카카오버터의 양이 많으면 어는점이 내려가요. 진한 초콜릿의 경우, 카카오매스가 카카오버터보다 더 많이 들어 있어 딱딱하고, 입안에서 잘 녹지 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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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천 할머니 스콜라 창작 그림책 59
정란희 지음, 양상용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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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 '정란희'님은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났고, 서울예술대학교에서 극작을 전공했다.

국제신문 신춘문예에 동화 [우리 이모는 4학년]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과 국제적 연대를 다룬 《나비가 된 소녀들》을 비롯해 《우리 이모는 4학년》 《우리 가족 비밀 캠프》 《단추 마녀》 시리즈 《엄마의 팬클럽》 《나쁜 말은 재밌어》 《그래, 잘 될 거야》 《우등생 바이러스》 《아빠는 슈퍼맨 나는 슈퍼보이》 《슈퍼보이가 되는 법》 《똥 도둑질》 《도시락 도둑》 등이 있다.
2015년에는 인권 운동과 작품 활동을 인정받아 평화인권문학상을 수상했으며, 근현대사의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내어 널리 알리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이 책은 광복 직후 제주에서 벌어진 4·3 사건 당시, 턱에 총을 맞고 슬픔과 외로움 속에 살아 낸 진아영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구성한 그림책이다. 무명천 할머니는 간신히 목숨은 건졌지만, 약 없이는 견딜 수 없는 끔찍한 고통 속에 평생을 살아야 했다. 턱이 없어 제대로 말을 할 수도, 음식을 먹을 수도 없었다. 사람들에게 무명천 푼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 구석에서 혼자 음식을 먹었고, 누군가 집으로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잠시 나갈 때조차 모든 문에 자물쇠를 걸어 잠가야 했다. 할머니는 제주 4·3의 상처로 인생을 잃어버렸다.


정란희 작가는 이런 무명천 할머니의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옮기기 위해 수시로 제주를 오가며 주변 인물들을 인터뷰하고 할머니의 삶터와 제주 4·3 유적지 들을 취재했다. 그리고 4·3을 제대로 그려서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다. 단순히 할머니의 아픔에 대한 이야기가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남아 있는 우리가 그 아픈 역사를 받아들이고 기억해야 하기 때문이다.
슬픈 듯 덤덤한 표정의 할머니를 다시 마주하게 해 준 양상용 작가는 4·3의 순간들을 보는 이가 너무 아프지 않게 그리고자 노력했다. 대신, 사건이 슬펐던 만큼 더욱 아름답게 표현해서 사람들이 이 비극의 역사를 오래 기억할 수 있도록 깊이 있게 그려 냈다.


생명과 인권, 평화를 위해 꼭 기억해야 할 우리 역사, 제주 4·3
푸르른 산과 오름, 시원한 바다를 품은 아름다운 섬, 제주. 특히나 4월의 제주는 노랗고 빨간 꽃들로 찬란하기까지 하다. 그러나 평화로워 보이기만 하는 제주에는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아픔이 숨겨져 있다.

제주 4·3을 기억하는 이들에게 제주의 4월은 슬픔의 달이다. 70여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참혹한 사건 때문이다. 1947년 3월 1일 경찰이 민간인에게 발포한 사건을 시작으로 1948년 4월 3일 무장한 도민들의 봉기가 일어나고 7년 7개월에 걸쳐 제주 전역에서 3만여 명의 제주도민이 희생된 사건이다. 그러나 희생자의 절반이 노인과 어린이, 여성이었다는 것은 무차별적인 민간인 학살이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도 수십 년간 진실이 묻힌 채, 오히려 피해자들은 폭도로 몰리며 말 못 할 고통을 당해 왔다.

제주 4·3은 여전히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 비록 아픈 사건이지만, 이제는 우리가 우리 역사와 제대로 마주하고 상처를 보듬어야 한다. 그래야 과거 역사와 화해할 수 있고 앞으로의 역사를 바로 세울 수 있다. 그래서 제주는 다시 아름다운 섬으로 피어나야 한다. 비록 힘든 시절을 보냈고 여전히 상처도 남아 있지만, 푸른 생명을 돋우고 꽃을 피워 제주는 평화와 화해의 섬으로 다시 일어서야 한다. 


이 책은 무장대로 오인되어 총탄에 턱을 잃어버린 진아영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 4·3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자 한다. 무명천으로 아픈 얼굴을 가린 채, 평생을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던 ‘무명천 할머니’. 할머니의 삶은 슬프고 무섭다고 해서 눈감아 버리면 안 되며 꼭 기억하고 되새겨야 하는 우리 역사의 한 장면이다.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의 역사적인 사건에 대해서 너무나 모르게 있는 게 많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책을 만나기 전까지만 해도.. 제주 4.3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어쩌면.. 뭐가 진실인지조차 모른 채.. 그렇게 역사 속으로 묻혀버린 사건들이.. 수도 없이 많을수도 있겠다 싶었다.

부디..

억울한 사람이 없이.. 그렇게 슬픈 사람이 없이.. 그렇게 한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면 참 좋겠다.

그 시대...

그 곳에...

나와 우리 가족이 있지 않았음에..

그저 감사하며..

이 슬픈.. 과거의 현장을 학습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보게 되었고..  또 한편으로.. 이 사건에 대해서도 하나씩 관심을 갖고 찾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학창시절.. 비록 역사쪽은... 전혀 관심도 없이 살았지만.. 지금부터라도 조금은 더 관심을 가지고.. 그렇게 알아나가야 할 것 같다.

왠지.. 우리가 이렇게 누리며 살 수 있는 것도..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한 게 아닌가 싶은.. 송구스럽고.. 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 책 속에서



- 턱에 총탄을 맞ㅈ고 쓰러져 평생을 무명천으로 얼굴을 가리고 살았던 할머니가 있습니다.

턱이 없어 음식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물 한 모금 마실 때도 흉측해진 얼굴을 감추어야 했습니다.

무명천으로 얼굴을 가린 채, 평생을 약 없이는 견딜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 했던 '진아영' 할머니.

말을 할 수 없어 '모로기* 할망'이라 불렸던 무명천 할머니는 제주의 아픈 얼굴입니다. (*모로기는 '언어 장애인'의 제주 방언입니다.)



- 탕! 탕! 탕!

마을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며 어둠 속에 숨었습니다.

~

하늘엔 무심한 달이 휘영청 밝았습니다.

~

마을이 타고 모든 것이 사라져도 목숨을 잃는 것보다는 나았습니다.



- 탕!

아영의 얼굴이 거대한 쇠뭉둥이에 휘둘려 맞은 뒤로 확 꺽였습니다.

곡식 항아리가 저만치 날리며 퍽석 부서졌습니다.

~

아영은 아득해지는 눈으로 하늘을 보았습니다.

제주는 검게 불타고 붉은 피에 젖었습니다.



- "명령을 따르지 않는 자는 빨갱이로 간주하겠다!"

토벌대는 장대로 사람들을 몰아 교문 밖으로 떠밀었습니다.

~

자식들만이라도 군인, 경찰, 공무원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보내려고 했지만 이미 늦었습니다.

~

탕탕! 탕탕탕!

옴팡밭에서 총소리가 끝없이 이어졌습니다.

삼백여 명의 마을 사람들이 죽음 몰이로 한날한시에 희생되었습니다.



- 한밤중에 무고한 사람들이 무참히 총살을 당했습니다.

~

아무렇게나 암매장된 사람들의 뼈가 하나로 엉켰습니다.

~

누가 누구인지 구분할 수 없어 '백조일손지묘'라는 묘비를 세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 어느새 아영은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무명천으로 턱을 감쌌습니다.

~

당시 할머니는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가족들의 손에 겨우 목숨을 건졌습니다.

으깨져 잃어버린 턱처럼, 할머니의 삶도 총탄에 으깨져 버렸습니다.



- 할머니는 장에 가면 제일 먼저 무명천을 샀습니다.

~

할머니는 경찰과 군인만 보면 공포에 질려 온몸을 덜덜 떨었습니다.

그날의 끔찍함과 참혹함이 할머니를 덮쳤습니다.



- 할머니가 천천히 눈을 떴을 때, 세상은 시커멓고 어두웠습니다.

그날, 불에 타 버린 세상은 검은 어둠 속에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밝은 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검게 타 버린 세상에 자그맣게 몸을 웅크렸습니다.



- 역사의 비극 속에 삶을 잃어버리고

끔찍한 고통을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무명천으로 얼굴을 숨기고 살아야 했던 진아영 할머니.


아픔과 슬픔을 평생 감추고 살아야 했던 무명천 할머니는

제주 43 사건의 슬픈 얼굴이자,

아름다눈 섬, 제주의 아픈 얼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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