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다, 트롤과 마주치다 힐다의 모험 1
루크 피어슨 지음, 이수영 옮김 / 찰리북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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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일러스트레이터 루크 피어슨의 작품으로, 매력적인 주인공에 독특한 그림체, 역동적이면서도 따뜻한 스토리로 독자들의 사랑과 평단의 주목을 동시에 이끌어 냈다. 케이트 그린어웨이 메달 노미네이트를 비롯해 뉴욕타임스 선정 ‘주목할 만한 도서’, 영국 코믹 어워드 위너, 북리스트 선정 ‘어린이를 위한 그래픽노블’ TOP 10, 아이스너 어워드 노미네이트 등을 기록했다. 또한 아카데미 수상 감독인 기예르모 델 토로를 포함해 여러 언론과 관계자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힐다의 모험' 시리즈는 한 페이지 안에 여러 칸이 나뉘고 말풍선이 들어가는 독특한 만화적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구성 덕분에 장면 전환이 빠르고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또한 힐다를 비롯한 여러 캐릭터들의 표정이 유머러스하면서도 풍부하여 독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힐다의 이야기를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북유럽 신화와 자신의 상상을 버무린 작가의 솜씨이다. 힐다가 사는 곳은 엘프, 트롤 등 북유럽 신화에서 익숙한 존재들과, 사슴여우, 나무인간, 우프 등 작가의 상상으로 만들어진 존재들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환상적인 세계이다. 그래서 힐다가 벌이는 모험에는 저마다 다른 개성을 가진 다양한 친구들이 함께하며 이야기의 즐거움을 더한다. 시리즈의 첫 책인 <힐다, 트롤과 마주치다>는 이야기의 문을 여는 작품으로, 힐다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파란 머리에 까만 베레모를 쓰고 큼직한 빨간 신발을 신은 소녀 힐다. 나이도 어리고 체구도 작다고 얕본다면 절대 안 될이다. 힐다는 탐험을 즐기고 낯선 것에 호기심이 많은 모험 소녀이기 때문이다. 매일같이 산으로 들로 숲으로 강으로 쏘다니고, 세찬 비 속에서 캠핑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그런 힐다 곁에는 힐다를 졸졸 따라다니며 모험을 함께하는 사슴여우 트위그가 있다. 땅에는 엘프와 트롤이 돌아다니고 하늘에는 우프가 날아다니는 신화와 상상의 세계에서 힐다의 특별한 모험이 펼쳐지는... 정말 딸들이 정말 좋아하는 이야기 책이다.

아이들이 초5,초3이라.. 이제는 그림책은... 일부러라도 안 사주게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아이들이.. 워낙 신화... 이야기를 좋아하는데다가 올해 초에 북유럽 신화책을 접한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이 책을 더 재밌게 봤다. 대신.. 책이 너무 짧아서.. 마지막 페이지를 다 읽고 나서는.. 이게 끝?이야? 하며.. 살짝 당황해 하기도 했다. 그리고 다음 이야기 책을 사달라고 미리 예약까지 해 놨다는..

그러고 보니.. 책 마지막 페이지에는 틸다의 모헙 2로 '힐다, 홀로 남은 거인을 도와주다'(가제)로 10월에 서점에서 만나세요! 라고 친절하게 안내까지 해 줬으니.. 책을 찾아보긴 해야겠다.


책이.. 만화형식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색감이.. 가을가을해서 그런지, 느낌이... 좋다.. 대신 말풍선 글자들이 작아서.. 아이들이 혼자 책을 볼 때는.. 적당한 조명과 적당한 거리를 두고 보게 하면 좋을 것 같다.


힐다의.. 다음 이야기를.. 우리 딸들과 함께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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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수염 루시와 마법의 숲 마법의 숲 시리즈 1
데이지 메도우 지음, 홍연미 옮김 / 웅진주니어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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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법의 숲 시리즈 1권 '긴수염 루시와 마법의 숲'

이 책은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관심을 기울이게 만드는 마법 같은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어느 날 신비롭게 등장한 고양이가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길을 이끌고, 비밀스러운 숲으로 들어가자 동물들이 말을 걸며, 숲을 파괴하려는 마녀와 맞서기 위한 모험이 펼쳐지는 '마법의 숲' 시리즈는 특유의 재미와 매력으로 어린이 독자들을 사로잡는다.

주인공 제스와 릴리가 우정의 숲에서 만나는 아기 토끼, 작은 쥐, 아기 오리, 아기 고양이, 다람쥐 가족 등 사랑스러운 동물들은 독자들이 마음의 벽을 허물고 ‘우정의 숲’으로 망설임 없이 발을 들여 놓게 한다. 또한 숲을 손에 넣으려 하는 마녀 그리젤다의 온갖 술수와 그로 인해 벌어지는 위기와 고난들은 독자들을 더욱 집중시킨다. 우정의 숲에 사는 다양한 동물들과 개성 넘치는 악당들에 대한 실감 나는 묘사는 어린이 독자들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자극하기도 한다.


초5,초3 딸들은 마법의 숲 시리즈 중에 제일 처음으로 접한 책인데, 분명 이 책이 시리즈라는 것을 알면.. 다른 것도 우르르 사달라고 할 것 같다.

작은 사이즈에 하드커버로 되어 있고, 100여 페이지가 넘긴 하지만 본문 글자크기가 작지 않은데다가 챕터로 나누어져 있어 초등 중학년부터는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싶다. 특히나 파란색으로 그려진 우정의 숲 지도 그림과 본문에 등장하는 그림들까지.. 너무나 사랑스러운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그림책에서 글밥 있는 책으로 업그레이드 하기에 딱 좋은 책!!

무엇보다 표지에 등장하는 보라 리본을 단 토끼가 너무나 사랑스럽기만 하다. 보통의 아이들이 참 좋아라 하는 토끼, 작은 쥐, 아기 오리, 아기 고양이 그리고 다람쥐 가족까지..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기 동물친구들까지 만날 수 있는 그런 책이라니... 거기에 릴리와 제스라는 이름을 가진 예쁜 여자 친구들까지...


그래서인지 딸들도 이 책을 여러번 읽었던 것 같다.


특히나 이 책의 주인공 제스와 릴리는 악당을 손쉽게 무리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아이들이 결코 아니다.  위기에 빠진 이들을 어렵지 않게 구출하는 당당한 영웅의 모습과는 조금 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스와 릴리는 힘을 합쳐 우정의 숲을 지켜려고 애쓴다, 동물친구들과 마찬가지로...

또한 고난을 극복하기 위해 자신의 능력대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이 아이들 눈높이에는 정말 딱인 책 같다. 역시나 아이들이 자꾸 읽게 되는 책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딸들이 어렸을 때 토끼를 길러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이 책이 더.. 좋았나보다..

대신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애완견.. 애완묘..에 대한 바람이 더 간절해졌다는...


기회가 되면 이 작가의 다른 책들도 찾아서 함께 보여줘야겠다. 참.. 근데 이 책을 보고 있노라면, 피터 래빗이 자꾸 생각이 나느 것 같다..




@ 책 속에서



- 릴리 하트는 이슬 맺힌 풀 향기를 듬뿍 들이마시면서 기다란 정원으로 들어섰어요. 저 멀리 작은 수풀 뒤로, 릴리의 부모님이 야생 동물병원으로 개조한 창고가 아늑하게 자리 잡고 있었어요. 릴리는 초록색 줄무늬 원피스 위에 조끼를 걸치고 나서, 뒷문 옆에 놓인 양상추가 든 양동이를 들어 올렸어요.



- 릴리는 미소를 지었어요. 그 여자아이는 릴리의 가장 친한 친구, 제스 포레스터였으니까요!

~ "여름 방학 첫날이야! 이번 여름이 특별한 이유가 뭔지 알아? 날마다 동물병원 일을 도울 수 있다는 거지!"



- 금빛 고양이는 나무둥지에 몸을 비벼 대더니, 나무에 새겨진 이상한 표시를 앞발로 툭툭 건드렸어요.

~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걸 알지만, 난 이 고양이가 뭔가를 알리고 싶어 하는 것 같아!"

~ 제스는 나무둥지를 따라 기어 다니면서 글자를 읽었어요. " 우정...., 의....., 숲....."



- 버섯 송이 카페에서 토끼 두 마리가 깡충깡충 뛰어나왔어요. 한 마리는 웨이터 재킷을 입었고, 다른 한 마리는 앞발에 묻은 밀가루를 앞치마에 닦고 있었어요.

"만나서 정말 반갑구나! 우리는 긴수염 부부란다."



- 릴리와 제스는 깜짝 놀란 채 서로를 바라보았어요. 이윽고 골디가 용기를 내어 보기트들에게 다가가더니, 정중하게 말했어요.

"저는 이 동굴에 살고 있어요. 우리가 힘을 합쳐서 여러분이 살 새 집을 꼭 찾아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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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아들과 아빠의 작은 승리 장애공감 2080
이봉 루아 지음, 김현아 옮김 / 한울림스페셜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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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출처 : 알라딘)



그래픽노블로 만나는 자폐 아들과 아빠의 도전과 승리의 기록!

 

진단은 전문가가 내리지만 아이는 내가 키운다는 신념으로 자폐 진단을 받은 아들과 함께 한 도전, 오랜 노력 끝에 거둔 일상의 작은 승리를 담아낸 그래픽노블이다.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자폐가 있는 아들을 키운 실제 일화를 직접 그리고 쓴 책으로, 장애아를 둔 부모뿐 아니라 세상 모든 부모에게 전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들의 자폐 진단으로 완벽한 아들을 기대할 수 없다는 상실의 슬픔에 빠진 저자는 방황 끝에 아내와 이혼까지 하게 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 후 아이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아들의 자폐를 부정하는 대신 아이의 세계로 들어갔다. 전문가를 신뢰하되 아이의 삶이 진단이라는 틀에 갇히지 않도록 자신만의 교육법을 끊임없이 고안하고 적용했고, 장애를 안고도 세상에 적응하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천천히 키워나갔다.

그리고 마침내 “네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내아이야.”라는 말을 아무 망설임 없이 꺼낼 수 있게 되었을 때 그토록 바라던 순간, 처음으로 아들을 꼭 끌어안는 행복한 순간을 맞이하게 되었다. 장애아를 둔 부모뿐 아니라 아이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어 하는 세상 모든 부모에게 깊은 울림을 안겨주는 이 책을 통해 저자는 아이가 부모에게 어떤 시련을 안겨주더라도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고 아이와 함께 이겨내야 한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 후기

언제부턴가.. 아이들 책을 고르며.. 그래픽 노블을 간간히 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어려서부터 글밥이 많은 책을.. 서서히 접해왔던 초5 큰 애랑은 살짝 다르게..  초3 작은 애는 점점 글밥이 많은 책은 조금씩 꺼리기 시작해서... 일부러라도 작품성 있는 작품은 읽혀 주게 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자폐 아들과 아빠의 작은 승리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땡큐, 대디 (The Finishers, 2014)라는 영화가 생각났다.
애들 아빠의 추천으로 온 가족이 함께 봤던 영화였는데, 감동과 교훈이 함께 했던 그런 영화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무튼.. 책 소개글에서처럼 어쩔 수 없이 장애를 가지게 된 아이와 그 부모... 그리고.. 그들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전하는 강렬한 메시지..를 이 책은 담고 있다.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자폐 아들을 키우는 아빠인 그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오직 장애아 부모 뿐만 아니라 아이를 키우는 세상 모든 부모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다고 했다. "아이가 부모인 우리에게 어떤 시련을 안겨주더라도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고 아이와 함께 이겨내야 한다."라는 이야기를...

대신.. 책.. 앞 부분의 몇 장면이... 굳이... 정말.. 굳이.. 필요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딸들이 그 부분을 안 읽을 수 있게 고민하는 중에 초3 둘째가 그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결국..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시간이 좀 지난 후에 나에게 와서.. 자꾸 이상한 그림이 생각나서, 기분이 안 좋다고까지 얘기했다..

책은...
흑백 만화 그림이고, 또 글씨도 워낙 작아서.. 초등 고학년 이상 읽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앞쪽...의 몇몇 페이지를 제외하고 읽히는 방법도 있을 것이고..
그리고.. 150페이지 정도 되는데, 중간중간 챕터처럼 끊어서 구성했더라면..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잠깐 쉬어갈 수 있을 듯 싶다.

어찌됐든...
자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게 많다는 사실에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자폐 아들을 '세상에서 가장 멋진 아들'로 키워낸 아빠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을... 이 땅의 모든 비슷한 상황에 있는 이들도 함께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무엇보다..
'부모라면 누구나 자식을 키우면서 수많은 도전에 직면하기 마련이라고. 그중 가장 큰 도전은 아이가 부모인 우리에게 어떤 시련을 안겨주더라도 아이를 사랑으로 대하고 아이와 함께 이겨내야 하는 거라고.'라고 하는 작가의 말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나역시.. 항상 '부모', '엄마'라는 역할에 조금은 더 성실해야 할 것 같은.. 반성과 다짐을 함께 가질 수 있는 시간이었다.
생각해 보면.. 아이들은.. 정말.. 부모가 주는 것만큼 크는 것 같다... 아이들이 더 행복한 어른으로 자랄 수 있도록, 아낌없는 칭찬과 사랑을 주고 싶다..

책을 읽고나면.. 짠한.. 감정이.. 고스란히 남는... 오랜만에 그런 책을 만나 고마웠다.




@ 책 속에서

- "당신이 걱정할까봐 그동안 혼자서 고민해왔는데, 더는 안 되겠어. 올리비에가 말을 한 마디도 하지 않아. 어떡해?"
"나도 느꼈어"


- "센터에서 연락이 와서 다녀오는 길인데.. 올리비에가 자폐래."
~
"검사 결과를 최종 검토해 보았는데, 모든 영역에서 자폐로 진단됩니다."
"하지만 너무 비관적으로 생각하지는 마세요. 지금부터라도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지요. 저희가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겠습니다. 우선 언어치료를 ~~, 심리운동 치료기관과도 ~~, 인지능력을 발달시키려면~~..."


- "센터에서 자폐에 관한 자료를 좀 받아왔는데 가티 봐야 할 것 같아."
~
"아들아, 내가 너에게 무얼 해주면 좋겠니. 앞으로 널 어떻게 키워야 하는 거니?"


- "사랑한다, 올리비에.. 너.. 너는 세상에서... 그러니까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말야.. '네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사내아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을 입 밖으로 낼 수가 없단다."
나는 확실히 떠나보내야 했다. 이 세상에는 없는 허상의 아들을...
하지만 쉽지 않다. 아이에게 특별히 바라는 게 없다고 아무리 부르짖어도 마음 한 편에서는 여전히 하루에도 몇 번씩 멋진 사내아이를 꿈꾼다.


- 올리비에는 6세가 되면서 낮 동안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아이는 사회성을 기르고, 난 일할 시간을 벌어야 했다.
내가 데리러 가면 아이는 좋아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그래도 어리광이나 애교는 부리지 않는다.


- "우리 아이 낳을까"
"음.. 글쎄? 아이를 꼭 낳고 싶어?"
"당신과 나를 닮은 아이를 상상해 봐. 근사하지 않아?"
"그럼 약속 하나 해 줘. 우리가 이혼을 하게 된다면...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난 내 아이에게 부모가 서로 다투며 상처 입히는 모습 보여주고 싶지 않아."


- 올리비에가 자폐인 걸 알았을 때 난 아이의 앞날이 걱정됐다. 하지만 재능을 타고난 아이도 부모가 믿어주지 않으면 불행해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가 있는 아이라도 자신감만 있다면 행복할 수 있다. 그런데 부모가 서로 싸운다면 아이에게 자신감이 생길 리 없다.
끌로에는 이사를 결정했고, 나는 그걸 바꿀 수 없다. 멀리 있어도 아이를 함께 키울 방법을 찾는 수밖에 없다.


- 자폐아는 다른 사람과 눈맞춤 하는 게 어렵다. 나는 인간관계에서 눈맞춤이 가장 중요하고, 모든 게 눈맞춤에서 시작된다고 굳게 믿고 있다.
규칙은 간단하다. 어느 순간 아이가 내 눈을 보면 가까이 다가간다. 하지만 아이가 시선을 피하면 즉시 뒤로 물러난다. 아이는 금세 규칙을 이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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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빨간 부적 신나는 책읽기 52
김리리 지음, 이주희 그림 / 창비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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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부적이 형제의 영혼을 뒤바꾸게 한다는 천방지축 형제의 마법 같은 이야기!

유쾌한 상상력과 재기 넘치는 입담으로 사랑받는 김리리 작가의 신작 동화 『마법의 빨간 부적』(신나는 책읽기 52)이다.

‘부적’이라는 주술적 매개체를 가지고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능숙하게 넘나드는 동화로, 틈만 나면 싸우는 형제가 신비한 부적으로 인해 영혼이 바뀐 뒤 원래 모습을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경쾌하고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미워하던 형제가 상대의 소중함을 깨닫고 우애 좋은 형제로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작품이다.


책은 세상에서 서로를 가장 미워하는 형제가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소동을 그린 이야기다.

작가는 창작 옛이야기 『놀고먹는군과 공부도깨비』(창비 2015)에서 선보인 ‘바꿔치기’ 설정을 어린이 독자들에게 한결 익숙한 현대를 무대로 새롭게 풀어냈다. 여느 때처럼 형제가 엎치락뒤치락 싸우다 집에서 쫓겨난 날, 형 초록이와 동생 연두 앞에 신비한 빨간 부적이 나타난다. 늘 부적을 지니고 다니는 할머니 덕분에 부적에 신비한 힘이 있다고 믿는 두 사람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가 사라지게 해 달라고 소원을 빈다. 그런 형제에게 떨어진 빨간 부적의 마법! 두 사람의 영혼은 사라지기는커녕 뒤바뀌고 만다. 성격부터 취향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형제가 서로의 몸으로 지내며 겪는 웃지 못할 해프닝, 영혼을 되찾기 위해 형제가 벌이는 일련의 소동이 작가 특유의 입담과 유머 감각으로 흥미진진하게 그려진다.    


초록이는 형, 연두는 동생!

둘은 형제다.

초록이는 태풍초등학교 4학년이다. 달팽이 두 마리를 키우고, 가정 싫어하는 것은 물고기,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완두콩, 가장 싫어하는 색은 연두색!

연두는 태풍초등학교 1학년이다. 물고기 다섯 마리를 키우고, 가장 싫어하는 것음 달팽이,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시금치, 가장 싫어하는 색깔은 초록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캐릭터 소개만 봐도, 3살 터울 이 형제들이 얼마나 서로를 싫어하는지 금방 알 수 있다.

우리 딸들은 그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으리라 생각한다..

어쩌면.. 형제가 아닌 자매의 이야기에 딱 두살 터울이라면 더더더 몰입해서 봤을 것도 같다. 딱.. 본인들 모습을 보는 것 같다며...

대신.. 강아지... 치와와가 없긴 하지만..

책 속 달래라는 이름의 치와와가.. 딸들의 사촌집엣 키우는 단모 치와와 대추랑 넘 닮은 것 같아서.. 그것도 신기해했다.


아이들이 가끔 싸우면서, 말을 넘 쉽게 툭툭 내뱉을 때마다... 엄마로서.. 절대 가족한테 그렇게 말 하면 안된다고 가르치기도 하고... 또 혼내기도 난감할 상황이 있기도 해서.. 아예 말싸움이라도 하지 못하게 막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보면서, 언니는 동생이 되고, 동생은 언니가 되는 역할놀이를 해 보면서,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부적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는 설정이... 신선하면서도 기발하면서도.. 살짝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도 가족애와 우애를 배울 수 있는 책이었던 것 같다.




@ 목차



1. 맨날 싸우는 형제
2. 반쪽짜리 빨간 부적
3. 빨간 부적의 나머지 조각
4. 형제의 소원
5. 몸이 바뀌었다고요!
6. 보물 상자 협상
7.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더니
8. 1학년이 된 초록이
9. 공포의 수학 시험
10. 바꿔서 사는 건 정말 힘들어
11. 연두로 사는 것도 나쁘지 않네
12. 연두의 복수
13. 완두콩 떡과 시금치 만두
14. 계룡산 도사를 찾아서
15. 빨간 부적의 저주
16. 달래의 비밀
17. 할머니가 이상해!
18. 엉터리 도사
19. 저주를 풀다
20. 그 후로 오랫동안





@ 책 속에서


1. 맨날 싸우는 형제


눈만 마주치면  싸우는 형제가 있었다. 형제는 하루에 열 두 번도 넘게 싸웠다. 딱 하루 안 싸운 날이 있기는 한데 그날은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날이었다.

~

형 이름은 초록이다. 태풍초등학교 4학년이다. 달팽이 두 마리를 키우고 있고, 물고기를 싫어한다.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완두콩, 가장 싫어하는 색깔은 연두색이다. 그림을 그릴 때도 연두색 크레파스나 연두색 물감은 절대로 쏘지 않는다. 연두색만 보면 갑자기 짜증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동생 이름은 연두다. 태풍초등학교 1ㅅ학년이다. 작은 물고기 다섯 마리를 키우고 있고, 달팽이를 싫어한다. 가장 싫어하는 음식은 시금치다. 시금치만 보면 형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가장 싫어하는 색깔은 초록색이다. 나무나 들판을 그릴 때도 초록색 대신 꼭 연두색을 쓴다.

~

연두도 지지 않고 손을 내밀었다. 불쌍한 달래는 툭 튀어나온 눈을 대룩대룩 굴리며 어디로 가야 하나 눈치를 살폈다. 달래는 고릿한 냄새가 나는 초록이의 양말을 물어뜯는 걸 좋아한다. 그리고 던진 공을 물어 오는 것도 조아한다. 두 사람 중에 한 명만 선택하라는 건 엄마 아빠 중 누가 더 좋은지 결정해야 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달래는 끄응 소리를 내며 결국 꼬리를 내리고 주저앉았다.




2. 반쪽짜리 빨간 부적


차가운 바람이 옷 속으로 파고들었다. 초록이는 외투를 챙겨 오지 않은 걸 후회했다. 뒤를 돌아보니 연두도 얇은 스웨터만 입고서 덜덜 떨고 있었다.

"흥, 쌤통이다."

~

바람이 다시 한번 쌩하고 몰아쳤다. 차가운 바람을 타고 종이쪽지 한 장이 휘리릭 날아오더니 초록이 이마에 척 달라붙었다.

"이건 또 뭐야?"

초록이는 짜증을 내며 이마에 붙은 종이를 떼어 냈다. 빨긴색 바탕에 이상한 황금색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할머니가 자주 가져오던 부적과 비슷했다.

~

'이건 어디에 쓰는 부적일까?'

그런데 자세히 보니 부적은 반쪽짜리였다. 초록이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하지만 반쪽이 찢겨 있다고 해도 부적은 부적이다.

'동생이 없어지게 하는 부적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제발 얄미원 연두가 사라지게 해 주세요!'




3. 빨간 부적의 나머지 조각


연두는 앞에 가는 초록이를 노려보며 걸었다. 오리 궁둥이를 뒤뚱거리며 걷는 폼이 아주 얄미웠다.

~

형은 얇은 티셔츠만 입고,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있다. 연두는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흥, 쌤통이다."

~

사고는 늘 형이 먼저 치는데, 야단은 둘이 함께 맞는다. 그뿐만이 아니다. 할머니와 엄마 아빠는 무조건 형 편만 든다.

~

바람이 불었다. 작은 회오리가 일며 연두 옆으로 빨간 종이가 날아왔다. 연두는 폴짝 뛰어서 종이를 붙잡으려고 했다.

~

그냥 무시하고 가려는데, 종이쪽지가 다시 바람을 타고 살랑살랑 내려와서 연두 볼에 척 달라붙었다.

~

"나머지 반쪽은 어디로 갔지?"

~

그 순간, 엄지발가락이 또 쿡쿡 쑤시면서 이제껏 간절히 바라 온 소원 하나가 떠올랐다. 연두는 초록이를 향해 혀를 낼름 내밀고는 정성을 다해 소원을 빌었다.

"제발 형이 사라지게 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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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카엘라 3 : 도전! 패션 서바이벌 - 제1회 No.1 마시멜로 픽션 대상 수상작 마시멜로 픽션
박에스더 지음, 이경희 그림 / 고릴라박스(비룡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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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01명 걸스 심사위원단이 직접 뽑은 ‘제1회 No. 1 마시멜로 픽션’ 대상 수상작 '미카엘라_ 달빛 드레스 도난 사건'의 세 번째 이야기, 『미카엘라 3. 도전! 패션 서바이벌'이 출간되었다.
[미카엘라]는 1권 출간 이후 ‘닮고 싶은 캐릭터가 탄생했다’,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등 독자들의 호평이 끊이지 않는 독보적인 걸스 픽션 시리즈로, 3권 출간을 예고하는 작가의 개인 블로그에서 “더욱 스펙터클한 이야기”라고 포부를 밝혔듯 전보다 훨씬 멋진 새로운 이야기를 들고 찾아왔다.

 
이번 3권에서는 ‘브링턴 아카데미’를 벗어나 세계적인 패션의 도시, 뮈엘보로 이야기의 무대를 넓혔다. 생전 처음 발 디딘 화려한 대도시에서 새로운 사람, 새로운 경험들을 접하게 되면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 가는 미카엘라를 만날 수 있다.
『미카엘라 3. 도전! 패션 서바이벌』은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패션 서바이벌에 참가하게 된 미카엘라의 도전기이다. 최고의 무대를 선보이려는 미카엘라와 친구들의 열정, 그리고 이를 방해하는 강력한 라이벌 지로와의 경쟁 이야기로 심장 쫄깃한 재미를 선사한다.
‘더 아름다운 것’을 뽑는 서바이벌을 통해 진짜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는, 즐거움과 의의를 모두 챙길 수 있는 작품이다.


1권을 읽은 독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미카엘라가 남몰래 패션 잡지를 즐겨 본다는 사실을! 그런 미카엘라에게 꿈으로만 그리던 패션쇼에 설 기회가 찾아온다!
신시아 할머니네에서 일주일간의 감사절 연휴를 함께 보내기로 한 미카엘라, 신시아, 카밀라, 유진, 리 오인방. 알고 보니, 신시아 할머니네는 패션의 도시 뮈엘보의 커다란 호텔이고, 할머니는 유명 패션 브랜드 델 피오라의 수석 디자이너이자 회장이다.
게다가 신시아는 과거에 할머니의 지도 아래 디자이너 교육을 받아 왔다. 한편 아이들은 뮈엘보에 도착하자마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는다. 신시아 할머니가 신시아더러 당장 다음 날 있는 패션 서바이벌에 참가하라고 단호하게 명령한 것! 신시아는 결국 함께한 친구들과 팀을 이뤄 서바이벌에 출사표를 던진다.
최고의 신진 디자이너들이 참여한 서바이벌 대회는 미카엘라 일행에게 불리하기만 하다. 신시아의 경쟁 상대인 디자이너 지로는 사사건건 방해 공작을 펼치고, 단 한 번도 모델 경험 이 없는 미카엘라가 런웨이에 올라야 할 형편에, 서바이벌의 미션들은 죄다 신시아가 회장의 손녀라는 이유로 불리하게 적용된다.
이런 악조건이 고비마다 발목을 죄어 와 실망하고 좌절하기도 하지만 미카엘라와 친구들은 ‘함께’ 차근차근 어려움을 극복해 나간다. 늘 으?으? 친구들에게 용기와 의지를 불어 넣는 미카엘라, 무엇이든 돕겠다고 발 벗고 나서는 유진과 리, 언제나 옆에서 현실적인 조언을 주는 카밀라……
패션 서바이벌 대회 우승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각자 맡은 바 최선을 다해 해내려 애쓰고, 찰떡 호흡으로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는 아이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진다. 


초5 큰 애가 너무나 좋아하는 미카엘라 시리즈...

특히나 한창 패션에 관심을 가질 때라 그런지 이 책이 더 재밌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 싶다.

그리고 디자이너라는 직업도 한번쯤 고민해 봤으면 좋겠다는 엄마의 바람도 살짝 공감해 줄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기도 했다.

책은... 언제나 다음 권을 기대하게 만들만큼 우리 딸들에게도 굉장히 인기가 좋다.


하드커버 표지도 좋고, 각 권마다 다양한 바탕색에 자신감 넘치는 미카엘라의 그림이 좋고.. 하얀 본문종이에 시원스러운 컬러 그림도 참 좋다.

대신.. 아이들은 그림이 마음에 들었는지, 그림이 더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생각해 보면,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를 초등 고학년까지 확장한다면.. 내용이 조금 더 길어도 좋겠다 싶다. 대신 글자 크기를 조금은 줄여야 하겠지만... 무튼.. 큰 애는 집에서도 여러번 읽기도 했고, 또 학교에 가져가서 읽기도 할만큼 좋아했다. 작은 애는 함께 읽었던 볼빨간 로타의 비밀일기를 더 좋아하긴 했지만, 둘째 역시 미카엘라 시리즈를 좋아한다.

무엇보다 중간중간 컬러 그림이 예기치 않게 삽입되어 있어서, 마지막 페이지까지 절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 채 읽게 된다는 것!!

우리나라 작가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번역서를 읽는 느낌도 참 신선했다.


앞으로도 미카엘라 시리즈 책이 쭈~~욱 출간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리고.. 작가가 꿈인 둘째에게는 특히.. 좋은 자극이 되었으면 좋겠다.






@ 목차



특별한 휴가 제안
뮈엘보에서의 특급 미션!
델 피오라의 경쟁자
모델이 된다는 건?
어리둥절 리허설
뜨거운 예선전
예측 가능한 결과?
나쁜 소식과 좋은 소식
행운의 코르사주
색다른 디자인이 필요해
뜻하지 않은 비상사태
드디어 본선 스테이지로!
런웨이를 날아오른 나비

|부록| 신시아의 사계절 패션 제안





@ 책 속에서



- 특별한 휴가 제안


모든 사건은 감사절이 시작되기 전 도착한 편지에서 시작됐다.

일주일간의 긴 중간고사가 끝난 브링턴 아카데미는 여유로운 분우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이번 달에 남은 일정은 다음 주부터 시작되는 긴 감사절뿐. 점심시간 카페테리아는 감사절에 뭘 할지 이야기하는 학생들로 시끄러웠다.

~

미카엘라가 한숨을 쉬었다. 감사절은 추수를 감사하며 보내는 일주일간의 명절로, 겨울방학을 제외하면 2학긱 중 유일하게 길게 쉴 수 있는 연휴였다.

~

"그럼 미카엘라, 나랑 같이 감사절 보낼래? 우리 할머니 호텔에서 말이야."

~

"정말? 그럼 네 할머니가 '그' 마가셋이셔? 유명 패션 브랜드 '델 피오라'의 수석 디자이너 겸 회장님이신?"

~

"모이는 가족은 나랑 할머니뿐이야. 어머니와 아버지는 엄청나게 바쁘시거든. 너랑 같이 가면 나야 심심하지도 않고 좋지."

~

"나, 뮈엘보는 한 번도 안 가 봤는데! 엄청 화려하다면서?"

패션의 도시, 뮈엘보..

아주 오래전 아름다움의 신 뮈엘보에게 바쳐졌다는 전설 때문에 지금까지 그 이름으로 불리는 뮈엘보는 패션의 도시로 유명했다. 매일같이 각종 패션쇼들이 열리고 유명 디자이너들의 작업실이 모조리 몰려 있는 도시! 그렇기에 심지어는 '뮈엘보의 공기를 마신 자만이 진정한 패션의 향기를 아는 사람이다.'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였다.




- 뮈엘보에서의 특급 미션


미카엘라는 말을 잇지 못했다. 그동안 펜싱이며 수영 대회에 참가하느라 여러 도시에 가 보긴 했지만 뮈엘보만큼 큰 도시는 처음이었다. 양손 가득 감사절 선물을 든 엄청난 인파들이 기차에서 내려 각자의 길로 향했고, 그 사이에서 신문이며 각종 먹을 것들을 파는 상인들이 호객행위를 했다.

~

"미리 이야기할게. 우리 할머니가 좀 억격하셔서 처음엔 차갑다고 느낄 수도 있어. ㄱ렇다고 너희를 싫어하는 건 아니니까 걱정하지 마."

"우리가 여기 오는 것도 허락해 주셨는데 좋은 분이시겠지!"

~

"신시아, 아무도 너에게 설명해 주지 않던?"

"네, 아무 말도 듣지 못했어요. 죄송해요."

사과할 필요는 없었지만 신시아는 죄송하다는 말을 입에 담았다. 마가렛과 신시아 사이는 보통의 할머너 손녀 사이와 달랐다. 마카렛은 다정한 할머니이기보다 엄격한 선생님에 가까웠다. 패션 디자인에 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준 선생님.

~

"그동안 네 디자인 실력이 얼마나 자랐는지 봐야겠다. 너도 이제 내후년이면 시니어 아카데미에 진학할 텐데 이 시점에서 내가 그 정도는 파악해야 하지 않겠니? 이번 감사절에 델 피오라의 패션쇼가 았다. 다음 시즌 컬렉션을 위한 쇼지."

~

"그래, 신시아 네 짐작이 맞다. 이번 델 피오라 패션 서바이벌에는 열다섯 살 이하 신진들 증 가장 장래가 촉망되는 열 명의 다지이ㅣ너들이 참여한다. 이 서바이벌에서 살아남은 단 한사람만이 새 시즌 컬렉션에 참여할 수 있지."

~

"이번 패션 서바이벌에 네가 참가하지 않는다고 해도 난 상관없다. 어차피 이 바닥엔 널 대체할, 아니, 너보다 더 족한 마음을 먹고 디자인을 배운 애들이 수두룩하니까. 나야 그들 중에서 최고를 데려다가 가르치면 그만이다."

~

"저는..."

신시아가 머뭇거리는데 문이 열리는 쇠가 들렸다. 모두의 시선이 그곳으로 향했다.

~

칼날처럼 반듯한 남자애의 검은 단발이 셔츠에 그림자를 드리웠다. 자만심에 가득 찬 검정색 눈동자가 빛났다. 한 번도 주눅 들어 본 적이 없는 얼굴. 그가 이쪽을 쏘아보았다. 쌍꺼풀 없는 길고 깊은 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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