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처음 우리 집에 온 날 담푸스 저학년 동화 4
가미조 사나에 지음, 이토 미키 그림, 정주혜 옮김 / 담푸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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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초등학생 자녀를 둔 가정은 반려동물을 가장 많이 맞이하는 가정이라고 한다.

아이가 반려동물과 함께 성장할 때 정서적으로 좋은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좋은 마음으로 데려온 반려동물과 아이가 금방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건 아니다. 큰 기대를 가지고 만난 반려동물이 귀여운 외모가 아니라며 아이가 실망한다면? 낯선 곳에 오게 된 반려동물이 금방 적응하지 못하면 무엇을 해 줘야 할지...

이 책은 처음으로 강아지를 식구로 맞게 된 초등학교 2학년 나고미와 강아지가 친해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다.

나고미는 강아지의 외모가 생각했던 것보다 귀엽지 않아 실망하고, 강아지는 자꾸만 놀려 대는 아이가 전혀 좋아지지 않는다.

강아지의 입장에서 강아지의 마음을 표현하며 진행되는 이야기를 통해 처음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아이들이 반려동물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배려하며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나고미의 엄마와 아빠는 언제나 다정한 모습으로 나고미와 강아지를 보살펴 준다.

덕분에 강아지는 점차 마음을 열고 나고미네 가족들을 받아들이게 된다.

상냥하고 배려심 깊은 부모님과 명랑하고 장난기 많은 귀여운 나고미, 그리고 새로운 식구 강아지 레온까지 이 책 속에는 가족의 사랑이 가득 담겨 있어서 좋다. 
평범하고 익숙한 이야기지만 전혀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하지 않은 까닭은 웃음이 빵빵 터지는 유머 덕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작가는 아이들이 흡입력 있게 이야기를 따라올 수 있도록 장면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풀어가고 있어서 웃음 빵빵 터지는 이야기 속에서 가족의 따뜻한 사랑도 함께 느껴 볼 수 있는 책이다.


아이들이 강아지 사달라는 말을 참 쉽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반려동물을 들이는 게.. 그간 키워왔던 식용 달팽이나 햄스터와는 다르게... 강아지나 고양이는 마치 어린애를 키우듯 무한한 애정과 관심이 필요할텐데도... 마치.. 인형을 사는 것처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책은.. 강아지를 너무나 간절히 원하는 딸들에게는.. 만우절 거짓말처럼... 행복한 책 제목이 아닌가 싶다.

덕분에 책을 뚝딱 읽었고.. 무엇보다 책 사이즈나 글밥이 많지 않은데다가 컬러그림과 중간중간 컬러링할 수 있는 그림들이 삽입디어 있어서 초등 저학년들도 정말 부담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림도 워낙 큼지막하고, 사랑스러운 풍이라..

딸들의 취향저격 그림책이었던 것 같다.


어쩌면 이 책을 읽고 나서.. 강아지에 대한 갈망이 더 커졌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한번쯤 읽어봐도 좋겠다.


무엇보다.. 나고미 시점이 아닌.. 레온 시점에서 풀어쓴 글이라.. 반려견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단... 레온이.. 강아지가 아닌.. 고양이처럼 보이는 건.. 나만 그런건지??






@ 책 속에서



- '엄마가 보고 싶어.'

레온은 오늘 밤에도 딸기가 그려진 작고 동그란 침대에서 눈물을 흘렸어요.

"울보 주름이..."

옆에 있는 커다란 침대 위에서 나고미의 잠꼬대가 들려왔어요.



- 레온은 태어난 지 다섯 달 만에 엄마와 헤어졌어요.

헤어지기 전날 밤 엄마는 레온의 몸을 잔뜩 핥아 주었어요.

"엄마, 나는 다른 집으로 가는 거지? 엄마가 보고 싶을 땐 어떡해?"



- "나고미, 아빠 친구가 소중한 강아지를 보내 주신 거야. 이름은 레온이래. 사이좋게 지내렴."

엄마의 말에 옆에 있던 아빠도 거들었어요.

"나고미는 초등학교 2학년이니까 레온을 남동생이라고 생각하고 사이좋게 지내 봐."



- "울보 쌍주름아, 이리 와."

학교에서 돌아올 때마다 나고미는 레온을 이렇게 불렀어요.

나고미의 어마 아빠는 무척 다정한 분들이라서 레온은 금세 두 사람이 좋아졌어요.



- "오늘은 나고미의 아홉 살 생일이니까 기념사진을 찍을 거야."

엄마는 나고미에게 레이스가 달린 원피스를 입혀 주었어요. 머리엔 예쁜 리본도 달아 주었고요.

'나고미랑은 안 어울려.' 레온이 비웃고 있는데,"레온이 것도 똑같이 만들었단다."

엄마는 레온에게 나고미와 똑같은 옷을 입히기 시작했어요.

'어, 어, 난 남자라고!'



- '이, 이게 나야!?'

레온은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 얼굴을 보게 되었어요.

나고미가 말한 것처럼 얼굴 한가운데에 새까만 두 개의 주름이 있었어요.

'엄마랑 닮지 않았잖아.'

레온은 크게 실망했어요.



- 그날은 눈이 내렸어요.

레온은 가만히 하늘을 올려다 보았어요.

혹시나 눈과 함께 닭 가슴살 간식도 내려오지 않을까 궁금했기 때문이에요.



- '뭐야, 나고미도 나랑 똑같잖아. 나고미도 울보야.'

레온은 그날 밤부터 나고미의 침대에서 함께 자게 되었어요.

레온은 나고미가 약간 좋아졌어요.



- "레온, 저것 봐. 하늘이 무지개 케이크 색으로 변했어."

무지개 케이크는 나고미가 가장 좋아하는 예쁜 빛깔의 케이크였어요.

레온이 고개를 들자 하늘이 아름다운 줄무늬를 띠고 있었어요.



- "레온, 지켜 주지 못해서 미안해. 다른 개한테 물리게 해서 미안해."

나고미가 큰 소리로 울었어요.

레온은 큰 개한테 콧잔등을 물리는 바람에 동물병원에 오게 된 거예요.

나고미가 다치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된 레온은 안심했어요.



- "이런 레온도 귀여워."

엄마가 다정하게 레온을 안아 주었기 때문이에요.

레온의 상처는 영 낫지 않았어요.

그래서 레온은 반창고도, 엘리자베스 칼라고 떼지 못했어요.



- '레온은 엄마가 낳은 강아지들 중에 엄마랑 가장 많이 닮았어.'

레온은 엄마의 말을 떠올렸어요.

'엄마가 보고 싶어지먼 거울을 보면 되는구나. 거울 속에 나랑 똑같이 생긴 엄마가 있으니까.'



- 이제야 레온의 진짜 이름을 불러준 거예요.

레온은 나고미가 정말 좋아요.

'엄마, 그러니까 나 외롭지 않아.'

레온은 나고미의 이불 속으로 파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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