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사랑 안녕 행복도 독깨비 (책콩 어린이) 53
패니 브리트 지음, 이자벨 아르스노 그림, 박선주 옮김 / 책과콩나무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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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인 에어와 여우, 그리고 나'로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패니 브리트와 이자벨 아르스노가 다시 한 번 만나 펴낸 그래픽노블이다. 전작이 친구들 사이의 따돌림 문제를 여자아이의 시각으로 풀어냈다면 이 작품에서는 이제 막 첫사랑을 시작하려는 마음 여린 소년을, 그리고 힘없는 동물과 어린아이에서부터 삶에 지치고 문제에 빠진 어른들까지 따뜻하게 보듬어 준다.

패니 브리트와 이자벨 아르스노 콤비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수준 높은 그래픽노블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패니 브리트의 간결하고 시적인 글은 역설적으로 루이의 감정을 선명하게 전달해 주고, 이자벨 아르스노의 무채색의 그림과 밝은 색책의 대비되는 그림은 절망과 희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루이의 마음 상태를 더욱 강렬하게 표현해 주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약한 면이 있지만 그것에 개의치 않고 다른 사람에게 먼저 손을 내밀 때 꽃이 피어나듯 세상이 환해진다는 사실을 잘 표현해 주고 있어, 아이는 물론 어른도 충분히 공감하며 읽을 수 있는 따뜻한 작품이다.


딸들은 이미 전작을 접해서 그런지.. 이 책이 낯설지 않았나보다.

그림책치고는 페이지도 많고, 판형이 크긴 하지만.. 

연필스케치 그림에 중간중간 칼라도 들어가 있고.. 본문글씨도 조그많게 조금조금씩 들어가 있어서.. 책을 읽는 데 있어서 많이 부담스럽지는 않다.. 

특히나 내가 워낙 좋아라하는 글씨체라서.. 이 책을 더 소장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내용은..

살짝..

어두운 것 같으면서도.. 그래도.. 밝다..

알코올중독에 걸린 아빠.. 하지만.. 가족을 위해 열심히 치료받는 아빠.

그리고.. 빌리에게 진심으로 고백히고..

결국은... 빌리도 루이의 진심을 알게 된..


그냥 그림책이라고 할 수 없는..

초등 고학년들이 읽기에 적당한.. 엄마인 내가 읽어도.. 감동이 있는.. 그런... 책이었다.

뭔가.. 다른.. 느낌의.. 그런 책이라고나 할까..


책은 150여페이지 정도 되지만..

모든 페이지에 서정적인 그림이 들어가 있고,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은 글씨체와 대화체는 크게 강조하듯이 적어놓은 게... 신선했다.

책은.. 그야말로

"나는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 깨달았다. 그건 바로 기적이다."

라는.. 강한 긍정의 결말을 내어 주고 있다.


무엇보다..

가족이라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깨닫게 된 그런 책이다.

참... 기회가 되면... 엄마부터 읽어보기 바란다..


참고로.. 이 책의 수상내역


-캐나다도서관협회 선정 2017년 ‘올해의 최고의 책’
-독일 뮌헨 국제청소년도서관 2017년 ‘화이트 레이븐 상’
-스쿨라이브러리저널 선정 2017년 ‘그래픽노블 10선’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트벌 2016년 수상작



  


@ 책 속에서



- 우리 아빠는 운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운다는 말이 아니다. 그럴 때도 있긴 하지만. 우리 아빠가 지는 해를 보면서 운다는 말도 아니다.

~

사실, 나와 버스 기사 아쩌씨는 우리 아빠가 그렇게 우는 이유를 아주 잘 알고 있다.

우선, 그건 술 때문이다.



- 세 모금 들이켜면, 눈물을 흘린다.

아빠는 피아노 앞에 앉아 노래를 부르다가 운다.



- 아빠는 옛날을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 네 식구가 같이 살았울 때를 아빠가 솜씨 좋게 뚝딱 흔들의자를 만들면, 엄마는 달콤한 버터 과자를 구웠다. 바닥을 기어 다니던 트뤼프는 옹알이를 했다.

~

차 안에서 했던 수수께끼 놀이와 다 함께 했던 눈싸움을. 엄마가 웃을 때의 환한 얼굴을.

나는 다 안다. 나도 그때 생각을 하니까.



- 엄마는 언제나 버스 터미널의 첫 번째 문 앞에서 우리를 기다린다. 문 옆 벽에는 노란 페인트로 '존은 제스를 좋아한다.'라고 적혀 있고. 그림이 그려져 있다.

~

오늘은 묻지 않았다. 엄마가 버스 문 앞까지 뛰어와서 트뤼프를 꼭 끌어안았기 때문이다.



- 엄마는 우리 집을 '숲 속 오두막'이라 부른다.

고속도로 옆 3층짜리 빌라의 꼭대기 층이 우리 집이다.

~

엄마는, 우리가 전에 살던 시골집의 정원만큼 멋지다고 말한다.



- 빌리다!

빌리는 안경을 쓴 인어요, 대지를 적시는 단비이며, 초콜릿 숲, 말 없는 여왕 같은 여자애다.

빌리는 말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건 다른 사람들한테 몹시 실망해서 말의 사용법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 그리고 나서 빌리는 안경을 추켜올린다.

흥분해서 안경이 내려갔던 거다. 나만 그걸 알아차렸다고 장담할 수 있다.

아무튼 그러길 바란다. 그 애 안경이 내려가는 걸 나 혼자만 본다는 것은 내가 그 애와 단 둘이 있다는 것과 거의 마찬가지니까.



- 나는 빌리를 처음 본 순간 단번에 사랑에 빠졌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나는 사랑이 심장 속에서 바퀴가 폭발하는 것처럼 마음을 아프게 만들 줄 미처 몰랐다. 달아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도 몰랐다.

나는 단지 대부분의 사랑은 안 좋게 끝난다는 것만 알았다.



- 거리에선 여름 냄새와 훈제 소시지 냄새가 난다. 나는 두 달간의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에 빌리한테 고백하지 못할 것 같아 겁이 나고 어지럽다. 그 애한테 선물을 주라고 보리스가 제안했다.

보리스는 마치 전문가인 체한다. 빡빡이인 주제에..



- 그리고 나는 용기를 낼 진짜 기회였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세상에서 제일 멍청하고, 세상에서 제일 가망 없는 바보다. 주사위 한 쌍이 이 사실을 바꾸지는 못한다.



- "여보, 당신을 보러왔소. 당신을 보러 왔단 말이오."

엄마와 아빠가 아주 큰 소리로 이야기해서 나는 귀를 쫑긋 세울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곧 트뤼프가 독버섯을 삼키려고 할 때처럼 아주 긴급할 때만 쓰는 목소리로 소곤대기 시작했다.



- 나는 엄마한테 전화해 안심시켜야겠다고 생각했다. 엄마가 말은 안 했지만, 우리가 떠나는 날 아침에 욕실에서 앞머리를 자르는 모습을 나는 봤다. 엄마는 걱정거리가 있으면 그런다. (즉, 엄마가 평소보다 더 걱정하나는 말이다.)



- 아빠는 우리가 하는대로 내버려 두고 거들지 않았따. 엄마가 알면 화낼 걸 알기 때문이다. 더구나 아빠는 간밤에 맥주를 한 잔 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했다.



- 아침 식사가 끝나기 무섭게, 아니 트뤼프가 아직 시리얼을 한입 가득 물고 있을 때, 아빠가 짐을 싸야 한다고 했다. 우리 네 식구 모두 함께 뉴욕에 갈 거라고. 트뤼프는 굉장히 좋아했고, 부모님에게 제임스 브라운의 사진을 볼 수 있는 아폴로 극장에 데려가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 아빠도 용기를 냈다. 그래서 저녁 식사 때, 술 한 잔쯤은 괜찮을 거라고 자신했다. 화창한 여름날 저녁 공원에서, 아빠는 훈제 고기와 잠자튀김을 사 갖고 돌아올 엄마와 트뤼를 기다리면서 엄마도 술 한 잔은 좋아할 거라고 확신했다.

"아빠, 정말 괜찮아요?"

"루이, 걱정하지마. 이제는 다 달라졌단다."



- 아빠는 울었다. 뉴욕에서 몬트리올까지 차로 612킬로미터를 달리는 내내 울었다.

'요양원'앞에서 멈춘 자동차 안에서도 계속 울었다. 엄마가 아빠 손에서 빈 술병을 본 어제 이후로 아빠는 이곳에 가겠다고 약속했다.

아빠는 이 곳에서 한 달간 지낼 것이다. 우리는 여기가 중독치료센터라는 것을 알았지만, 누구도 그 이름을 소리 내 말하고 싶지 않았다.



- 아빠는 우리가 떠날 때 특히 더 많이 울었따. 아빠는 두렵지 않고 다 잘될 거라고 말했지만, 그 반대일 게 분명했다. 아빠는 두렵고 다 잘 안 될 것이다. 분명 아빠는 치료받는 동안 아무도 만나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아빠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트뤼프와 나를 돌아보고 나서.

그 순간, 아빠의 눈동자는 눈물에 잠겨 떨리는 듯 했다. 그 모습을 잊으려면 나도 아빠처럼 술을 많이 마셔야 할 것 같다.



- 아빠가 치료를 받게 된 뒤로 우리의 삶은 달라졌다. 변화도, 상처받는 일도 없어졌다.



- 그 애한테 걸어가는 동안, 마치 엉뚱한 유명인의 산책로 같은 발자국이 아스팔트 도로 위에 찍히는 동안, 보리스가 우리 두 사람을 희망 가득한 눈길로 바라보는 동안, 나는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것. 다른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 무엇을 만들어 내는지 깨달았다.

"안녕-빌리-잘 지냈어? 네-자전거-참-멋지다-음-안녕."

그건 바로 작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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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샤레 노트 1 (스프링) 오샤레 노트 1
와타나베 나오키 지음 / 달라호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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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일본의 베스트셀러이자,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우리나라 엄마들의 블로그와 SNS를 통해 입소문 난 일본 패션 놀이북이다.

기발한 컨셉과 재미있고 신기한 활동으로 유명한 일본의 ‘WORK&CREATE’ 시리즈 중 하나로, 200종류가 훨씬 넘는 패션 아이템 스티커를 붙였다 뗐다 하며 마음껏 코디할 수 있다.

블라우스와 셔츠, 점프수트와 스커트 등 멋을 낼 수 있는 다양한 의상뿐만 아니라, 컬러풀한 색깔의 레깅스와 스타킹, 여러 종류의 모자, 그 밖의 다양한 악서세리 등 무궁무진한 소품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로 패션 소품이 가득하다. 아이는 스스로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시간과 장소, 상황과 계절에 따라 모델의 의상을 갈아입히며 역할놀이와 직업탐구를 할 수 있고, 상하의를 다양하게 조합해서 입어보고 항상 입던 스타일에서 변화를 주며 자기만의 멋을 즐길 수도 있다.


200종류가 넘는 스티커로 옷을 갈아입히다 보면, 어떤 아이템을 조합해도 유행을 타지 않는 멋진 패션이 완성되는데, 이 비밀은 바로 ‘디자인’에 있다. 이 책의 작가는 디자인 연구소에서 일하며 쌓은 패션 드로잉 경험을 바탕으로,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패션 디자인 노하우를 <오샤레 노트> 안에 정성껏 담았는데, 한참 공주 드레스를 좋아하던 아이들이 점차 일상의 패션에 관심 갖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을 위한 패션 코디책을 기획하고 <오샤레 노트>가 탄생했단다.
책 속의 의상과 패션 아이템은 평상시에도 멋지게 입을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특히 트렌드에 좌우되지 않는 옷이 되도록 실루엣과 소재, 색에 집중해서 하나하나 정성껏 그려냈는데, 이런 디자인 덕분에 일본에서는 출시 후부터 지금까지 열광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스티커를 붙였다 떼며 옷을 갈아입히고, 모델을 예쁘게 색칠도 할 수 있는 책! 책의 뒷부분에 있는 색칠하기 활동을 통해, 보다 자유롭게 아이의 생각을 표현하며 패션 디자인의 기초를 경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색연필로 잘 칠하는 방법, 삐쳐나간 색깔을 지우는 방법’처럼 ‘잘 칠할 수 있는’ 노하우를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담아, 아이가 보다 정교하게 완성할 수 있도록 구성이 되어 있어서 좋았다. 

책은 ‘화장하기, 비 오는 날 , 즐거운 나들이’ 등의 다양한 ‘일상생활’의 모습 담았는데, 등장한 모델의 머리 색깔부터 옷, 신발, 소품까지 있어서 활용하기가 더 재미있었다.


우리집 딸들이 조금만 더 어렸다면... 훨씬 더 재밌어했을 것 같다..

그래도.. 덕분에.. 조금은 더 예쁘게 색칠하고.. 조금은 더 야무지게 스티커도 붙이고 하며..

좋아했다..

엄마 입장에선.. 엄마 어렸을 적.. 가위로 하나하나 오려가며 옷 입히기 놀이하며 놀았던 종이인형도 생각나는..

그런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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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매는 좋다! - 동생과 행복해지는 13가지 방법 모두가 친구 37
파울라 메카프 지음, 수잔 바튼 그림, 이동준 옮김 / 고래이야기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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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자매 관계를 위한 동생사용설명서!

 

여동생을 둔 언니가 현명하고 재미있게 동생과 지내는 방법을 소개한다.
또 동생을 보살펴야 하는 고단함과 언니이기에 할 수 있는 일을 유머러스하게 그렸다.
자매 관계를 다룬 책이지만, 형제 관계에도 적용 가능한 방법들이다.
얄미운 동생 때문에 힘들어 하는 첫째 아이에게, 또 동생과 잘 지내고 싶거나 곧 동생을 맞이할 세상의 모든 형님 오빠 누나 언니에게 필요한 그림책이다.

책은 예쁜 그림과 함께 동생과 행복해지는 13가지 방법에 대해서 한 페이지씩 소개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재밌게 읽고, 활용하기에 용이하도록 구성되어 있다.
우리 딸들이 조금은 더 어렸을 때 봤으면... 좋았겠지만..
지금도 역시나 재밌게 잘 읽었다.
특히나 둘째는.. 이 책을 읽으며.. 우스갯소리로 언니를 탓하기도 하고...
그래도 역시나 자매는 좋은 거 같다.

요즘 한창 딸들 반모임에 공개수업에.. 엄마들 만날 일이 많은데..
얘기를 하다보면..
확실히 자매들을 많이 부러워하는데, 그럴 때마다 왠지 뿌듯해지는 기분이 든다.

나의 사랑스러운 두 딸들도..
이 책을 보며.. 조금은 더 사랑하고, 배려하고, 감사하며 그렇게 잘 자라주길 바란다.

책은..
엄마가 자매들에게 읽어줘도 좋고..
언니가 동생에게 읽어줘도 좋고..
또 동생이 언니에게 읽어줘도 좋겠다.

그럼.. 언니는 동생이 되어 보고, 동생은 언니가 되어 보며..
그렇게 자매의 우애를 돈독하게 할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자매가 있는.. 친구들은 꼭 일거봤음 좋겠다.
사실.. 13가지 방법..은.. 살짝 짧은 감이 있는 듯하지만..^^





@ 목차


1. 여동생과 처음 만나기
2. 여동생과 놀이터 가기
3. 여동생 예쁜 짓 보기
4. 여동생은 선물!
5. 여동생과 텔레비전 보기
6. 여동생 간지럼 태우기
7. 여동생과 패션쇼 하기
8. 여동생 옷 입히기
9. 여동생과 화장하기
10. 여동생과 물건 함께 쓰기
11. 여동생과 공주 침대 만들기
12. 여동생과 방 정리하기
13. 여동생과 잠자기




@ 책 속에서

- 여돗생이 생기면 어떨지 궁금하니?
여동생이 있지만 조금 더 잘 지내고 싶니?
그렇다면 이 책은 바로 너를 위한 책이야.


- 언니들은 대부분 병원에서 여동생을 처음 만나.
막 태어난 동생들은 따뜻하고 말랑말랑해.
꼭 갓 구운 빵처럼 말이야.
그렇다고 동생에게 버터를 바르거나 하면 안 돼.


- 엄마들은 이야기해.
"여동생은 한 사람이 받을 수 있는 가장 멋진 선물이야."라고.
(이 말은 여동생이 바로 '너'를 위한 선물이라는 뜻이야. 네 친구 생일에 여동생을 선물로 주라는 말은 절대 아이야!)


- 여동생은 버튼을 누를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돼.
동생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텔레비전 전원을 켜고 끄는 리모컨 버튼이야.
때때로 언니들은 동생을 켜고 끄는 리모컨 버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


- 동생들이 스스로 옷을 입었다면, 밖으로 나가기 전에 언니들이 잘 살펴봐야 해.
"신발을 거꾸로 신었잖아!"
"안 돼. 양말도 벗어. 그건 내 양말이잖아!"


- 어질러 놓은 물건들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방법이 있어. 그것도 재미있게 말이지.
언니들! 이 간단한 게임을 한번 해 봐.
동생이 방바닥에 어질러 놓은 옷과 게임기, 책과 장난감을 제자리에 갖다 두는 데 걸리는 시간만 재면 돼.


- 네 친구이자 한밤중의 단짝, 네가 받은 최고의 선물은 바로 네 여동생이야!
덧붙이는 말.
동생들은 가끔 한밤중에 깨어서는 무섭다고 울어.
그럴 때 언니들만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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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세상은 거대한 예술 창고란다 - 시인 신현림이 딸과 함께 떠난 창의력 세계 여행
신현림 지음 / 토토북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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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신현림이 딸과 함께 떠난 창의력 세계 여행...

"얘들아, 세상은 거대한 예술 창고란다"


마치.. 친절한 선생님이.. 친근한 엄마가..

아이들에게 속삭이듯... 얘기하듯.. 그렇게.. 가르침을 주고 있는 듯한 책 제목이 무엇보다 마음에 들었다.


시인이자 사진작가인 신현림씨가.. 꼬마 친구라고 일컫는 딸 서윤이가 5살 때 카자흐스탄을 시작으로 여행을 다니기 시작했고.. 이후 캄보디아, 터키, 프랑스, 네덜란드, 영국 등 다양한 나라의 자연과 예술을 만나면서 그만큼 그와 그의 딸의 상상력 또한 거대해졌노라고 소개하고 있다.

오랜 세월이 담긴 유뮬을 보며, 그들만의 문화를 배운 박물관 뿐만 아니라.. 미술관은 사람들이 꿈꿀 수 있는 모든 꿈과 상상으로 일군 작품으로 가득했기에 여행을 하면서 스스로 더 커지고 깊어진 생각과 상상력을 가진 사람이 되어 가는 느낌이라고 전하고 있다.

엄마와 딸ㅇ의.. 낯설지만 멋지고 거대한 풍경 속 여행을 통해 신나게 걷고, 꿈꾸면서.. 그만큼 신이 났고.. 낯선 곳에서의 모든 풍경은 모녀의 상상력을 간지렵고.. 그래서 사람들은 여행을 다니느 거라고 얘기하고 있다.

작가의 말대로.. 엄마 옆에 붙어 있는 걸 제일 좋아하던 5살의 어린 딸은 여행을 다니는 동안 낯선 이들과도 잘 어울리고, 낯선 문화도 존중할 줄 아는 태도를 배웠고, 세계 유적지와 수많은 미술관, 문화 현장 속에서 상상력이 뛰어나고 감각이 좋은 고등학생으로 성장했단다. 그리고 어쩌면 작가이기 전에 엄마인 저자의 기대처럼 앞으로 인생과 인류의 역사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는 어른이 될지도 모르겠다.


책은..

어쩌면 누구나 꿈꾸는.. 여행을 통한.. 가르침..을 고스란히 실천하고 있기에.. 말 그대로 실화이기에.. 더 공감이 되고.. 부럽고..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여행은 어쩌면..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인지도..

어디든 떠나면 되지만.. 떠나기 전까지..의 준비.. 과정.. 그 후의 일상에 대해 걱정이 앞서기에.. 그만큼의 용기와 도전이 필요하다는 것을..

하지만..

여행만큼.. 아이들에게 좋은 교육도 없을 것 같다는 강한 믿음을 또 한번 굳건히 하는 계기가 되어 준 그런.. 책이었다.


본문에 앞서..

여행을 떠나기 전 준비해야 하는 것들, 그리고 마음의 준비에 대해서 세세하게 설명해 준 점이 인상 깊었다.

무엇보다 책 중간중간..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쓰거나.. 하는.. 상상력을 펼칠 수 있도록 페이지를 배려해 줘서 이 책이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것도 같다.

다만..

사진마다... 여행 날짜가 적혀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참고로 책은..

각 나라에 대한 부가 설명 페이지까지 있어서..

해당 국가 여행 시 참고해도 될 듯 싶다. 특히나.. 다양한.. 그림과 사진을 함께 볼 수 있어서.. 더없이 좋았다.





■ 교과 연계
초등 6학년 사회 2학기 > 2. 이웃 나라의 환경과 생활 모습 | 3.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
            5. 이야기 바꾸어 쓰기 | 11. 문학의 향기
초등 미술 전 학년

초등 교과 연계
초등 6학년 사회 2학기 > 2. 이웃 나라의 환경과 생활 모습 | 3. 세계 여러 지역의 자연과 문화
            5. 이야기 바꾸어 쓰기 | 11. 문학의 향기
초등 미술 전 학년




@ 목차


여행은 왜 떠나야 할까? 4
여행하기 전 준비해야 할 것들 6
마음의 준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까? 8
누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되는 곳, 캄보디아 타프롬 사원 12
거대한 초코 쿠키가 가득한 곳, 터키 카파도키아 24
함께 들린 곳 안탈리아, 지중해를 품에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 32
모네가 사랑한 빛과 색, 프랑스 지베르니 38
함께 들린 곳 오베르 쉬르 우아즈, 프랑스에서 만난 또 한 명의 화가 54
안데르센의 동화 속으로 떠나는 환상 여행, 덴마크 오덴세 60
함께 들린 곳 코펜하겐, 꿈과 환상의 나라가 실제 있다면? 72
도시 전체가 거대한 현대 미술 전시장, 영국 런던 76
여행을 마치며 90
부록) 여행 계획표 94 | 나만의 예술 여행 지도 95





@ 책 속에서



- 만약 누군가 나에게 자연과 인간이 만든 아름다운 합작품을 물으면 망설이지 않고 타프롬 사원을 꼽겠어. 타프롬 사원은 캄보디아의 정글 속에 있는 고대 크메르족의 유적으로 앙코르 안에 위치해 있어.

~

타프롬 사원은 12세기에서 13세기 초에 지어진 불교 사원이야.

~

타프롬 사원에 도착했을 때의 첫 느낌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해. 나무뿌리와 커다란 돌이 뒤엉켜 있는 이 거대한 사원에서 나는 신비롭고 경이로워 가슴이 떨렸어. 나무뿌리는 마치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릴 듯 부드러우면서도, 한순간 사원을 통째로 집어삼킬 것 같이 무시무시했단다.



- 나무의 모양을 보고 이름을 짓고, 이름만 듣고 모양을 상상한 것은 '비유'를 연습하기 위해서야.

눈에 보이는 자연을 어떤 물건의 모습이나 비슷한 성질의 것과 이어 얘기하는 것이 바로 비유야.

비유를 하며 세상을 바라보면 남과 다른 눈으로 독창적인 생각을 키울 수 있어. 그리고 이것은 개성 있는 예술가의 필수 덕목이지. 예술은 하나도 어렵지 않아. '비유하기'부터 시작하면 돼.



- 이번엔 여행을 가지 않고도 할 수 있는 다양한 사고하기 훈련을 해 보자.

여기 사과 한 개가 있어. 아니, 다시 말할게. 여기 사과가 아닌 사과가 하나 있어. 자, 이 사과 아닌 사과는 무엇일까?

<사과가 아닌 사과 상상하기>

1. 원래 사과는 어른 주먹 하나 정도의 크기야. 이 사과도 과연 그럴까?

2. 원래 사과는 맛있는 과일이야. 이 사과도 과연 그럴까?

3. 원래 사과는 나무에서 열려. 이 사과도 과연 그럴까?

4. 원래 사과는 붉은색 또는 연두색이야. 이 사과도 과연 그럴까?

5. 원래 사과는 사과라고 읽고 쓰고, 불러. 이 사과도 과연 그럴까?

6. 원래 사과의 속은 뽀얗고, 검은 씨가 중앙에 있어. 이 사과도 과연 그럴까?



- 그림을 상상하고 동시를 쓰자!

1. 우선 그림을 보자마자 머릿속에서 나오는 말을 적어 보는 거야.

2. 그 다음엔 그림 속 상황 안에 내가 있다고 상상해 봐!

3.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어.

4.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나만의 생각을 떠올렸다면, 이제 동시로 더욱 멋지게 표현해야겠지?

5. 연습을 한 번 해 볼까?


해님은....

바람은....

구름은.....



- 모네와 고흐를 만나기 위해 프랑스에 갔었다면 덴마크는 어디까지나 안데르센을 만나기 우해 간 여행지야. 온몸에 안개가 스민 추운 날 나와 꼬마 친구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에서 그리 멀지 않은 작은 도시 오덴세에 도착했어. 이곳이 바로 안데르센의 고향이란다.

~

지난 번 지베르니 여행에서 명화를 특별하게 감상하는 방법을 이야기하며 화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라고 했었지? 그림을 그릴 때 화가에게 일어난 특별한 일이라던가,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라던가, 혹은 화가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알아보면 그림이 더욱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말이야. 동화도 마찬가지야.



- "여행을 하다 보면 우리는 가끔 신비한 체험을 누린단다. 수십 년 전, 혹은 수백 년 전 살았던 누군가를 만나는 체험처럼 우리는 여행을 하며 모네와 고흐 그리고 안데르센과 친구가 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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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귀신 가족 아이앤북 창작동화 44
원유순 지음, 주미 그림 / 아이앤북(I&BOOK)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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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앤북 창작동화 시리즈 중 44권이다.


작가는 오래 전에 자전거를 타다가 크게 다친 이후로 자전거를 타지 못 탄단다. 자전거만 보면 그 때 일이 떠오르기 때문에..

이 글은 그런 부러움에서 시작되었는데, 오랫동안 머릿속에 자전거를 담아 두며 동화를 상상하곤 했단다.

책 속 주인공 시우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자전거를 탈 수 없었다고 한다. 몸의 균형을 잘 잡을 수가 없기 때문이었다.

시우네는 남한강변에서 자전거 수리점을 하고 계신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분이다.

시우 아빠는 자전거 가족 달리기 대회에 우승하여 가게를 홍보하고 싶어하지만 저전거를 타지 못하는 시우 때문에 속상해했다.

그렇게 시우는 단번에 가족의 골칫거리가 되고 말았다.


우리는 한 방향만 볼 때가 많다. 각자 잘하는 일이 다른데,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책 속 이야기처럼 모두가 자전거를 타면 나도 자전거를 타야 되고, 모두가 대학에 가면 나모 대학에 가야 하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낙오자가 된 것 같고 문제아처럼 느껴지지만, 모두가 하는 일에 동참하지 못한다고 해도 낙오자는 아니고 문제아는 더더욱 아니다.

조금만 다른 눈으로 보면 새로운 것이 보이고, 조금만 방향을 바꾸면 새로운 길을 즐길 수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는다. 시우는 그런 문제를 잘 해결한 아이다. 그리고 마침내 시우의 아이디어로 가족 모두가 아름다운 꼴찌가 되는 장면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작가는 말한다. 당당하고 멋진 시우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약 100쪽이 넘는 책이지만 중간중간 컬러 그림이 삽입되어 있고, 또 글자도 크게 나와서 초등 중학년 정도면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는 정도의 책인 것 같다. 무엇보다 자전거 타기를 꺼려하거나 힘들어하는 친구들이라면 이 책을 조금 더 재미나게 잘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주인공이 남자아이이긴 한데, 초5 큰 애가 시우처럼 넘어질 것 같아서 두발 자전거 타기를 포기해서 그런지.. 더 재밌게 잘 읽은 것 같다.

중간중간 삽입된 그림도 정성스럽고.. 또 정겹고.. 귀엽기까지 하니..

글밥 많은 책 읽기에 도전하는 친구들에게 제격일 듯 싶다. 그리고 자전거 타기에 도전하는 친구들도 읽으면 좋겠다 싶다.

무엇보다..

헬멧을 쓰고 자전거를 타는 게 참 좋아보였다.

사실 요즘 자전거 타는 아이들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헬멧을 쓰고 타는 친구는 어쩌다 한 번 볼까말까 한데..

이렇게 책을 통해서라도 자전거 탈 때 헬맷 쓰는 걸 본다면.. 좋겠다.


특히나 본문 내지가 2장이 붙은 듯 두꺼워서 신기했다.




@ 책 속에서


- "악어 벨 새로 샀다."

대규가 으스대며 새빨간 악어 혓바닥을 꾹꾹 눌렀다. 그러자 떡 벌어진 입에서 '그왁그왁' 요란한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우와, 멋진데."

악어가 아니라 병든 거위 소리 같은데, 재구는 멋지다며 맞장구를 쳤다.



- 손가락에 힘을 주어 전선을 확 잡아당겼다. 후두둑! 생각했던 것보다 손쉽게 선이 끊어지면서 딸려 나왔다.

"시우야, 빨리 들어와. 안 들어오고 뭐해?"

열린 창문 밖으로 하얀 재구의 얼굴이 쑥 나왔다. 순간 나는 얼음이 되었다.

"선생님 오셨어. 빨리 와."



- "정말요? 시우가 자전거 탄대요?"

재구가 의아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아니라며 고개를 저었다.

"그럼그럼. 우리 시우가 누구냐? 바퀴 귀신 가족 아니냐? 배웠다 하면 일사천리로 익힐 거다."

아빠가 꼿꼿한 눈초리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아빠 눈길을 피해 얼른 먼산바라기를 했다.



- 사람들이 다시 환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다. 그러나 나는 감탄은커녕 걱정이 앞섰다. 아빠가 자전거에서 떨어질 것 같았다. 그러면 완전 망신인데,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졌다.

"이번에는 소금쟁이!"

아빠가 어깨를 으쓱하며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소금쟁이는 또 뭐지?"

재구가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그때 아빠와 내 눈길이 딱 마주쳤다. 아빠의 얼굴에 일순 장난스러운 미소가 번졌다.



- 웬수 같은 자전거는 오늘도 영락없이 나를 내평겨쳤다. 유명 브랜드 자전거라 넘어지지 않는다는 아빠의 꼬드김에 넘어간 게 잘못이었다.

"시우야, 너 정말 바보 아니야?"

누나는 피가 줄줄 흐르는 내 무릎에 소독약을 들이부었다. 상처에서 부글부글 소독약이 끓어올랐다.

"으악, 아프잖아!"

나는 누나를 있는대로 흘겨보았다.


 

- 벌떡 일어나서 넘어진 자전거를 일으켜 세웠다. 한쪽 보조바퀴가 빠진 자전거가 기우뚱하게 일어섰다. 나는 대규의 손에서 빠진 보조 바퀴를 거칠게 빼앗았다.

어휴, 만들어 주려면 튼튼하게나 만들지 이게 뭐람.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다.

나는 보조 바퀴를 멀리 던져 버렸다. 보조 바퀴는 또르를 굴러가다가 풀숲에 쿡 쳐박혔다.

이제 죽어도 자전거 가족 달리기에는 안 나갈 거다. 굳게 다짐하며 세 발이 된 자전거를 끌고 어기적어기적 걸었다.



- 흥! 내가 없으면 잘 달린다 이거지. 나쁜 저전거, 웬수 같은 자전거, 자전거에 대고 악을 썼다. 한참을 비틀비틀 달려가던 자전거는 길가 가로수를 들이박고 보기 좋게 나동그라졌다. 마치 내게 보복이라도 하는 듯이.



- 창피해서 잠이 안 왔다. 규영이만 없었어도 이렇게까지 창피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도저히 잠이 안 왔다.  가슴은 답답하고, 머리도 빠개질 것처럼 아팠다. 할 수 없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살금살금 거실로 나왔다. 엄마 아빠 방에서 문틈 사이로 불빛이 새어나왔다. 그러나 아무 기척이 없이 고요했다.



- 삐익!

현관문 소리가 크게 났다. 얼른 뒤를 돌아보았지만, 내다보는 사람은 없었다. 다행히도 그 사이 엄마 아빠는 잠이 든 모양이다. 귀염둥이 아들은 속상해 죽겠는데 단잠을 잔단 말이지. 지금쯤 엄마 아빠는 꿈속에서 자전거 대회 우승컵을 드높이 들어 올리며 환하게 웃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대로 어둠 속에서 사라져 버려? 그러면 엄마 아빠가 놀라서 나를 찾아 헤맬 거야. 자전거 대회고 뭐고 다 포기할지도 모른다. 아니, 아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대회는 나갈 것이다. 왜냐하면 바퀴 귀신 자전거포를 홍보할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없을 테니까.



- 나는 밤마다 가족 몰래 바퀴 귀신과 놀았다. 바퀴 귀신에게 '발라당'이라는 이름도 붙여 줬다. 발라당은 잘 굴러가다가 심술보가 터지며ㅕㄴ 발라당 뒤집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되도록 발라다으이 심술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애썼다.

발라당은 살살 달래며 비위만 맞춰 주면 절대로 넘어지지 않는다. 도로는 물론 내 몸 위에서도 자유자재로 논다. 머리 위에서 손끝까지, 어깨에서 손끝까지, 등허리에서 엉덩이까지, 넓적다리에서 무릎 위까지.. 발라당은 나를 완전히 좋아한다. 나 역시 발라당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 드디어 자전거 가족 달리기 대회가 열리는 날이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랗다. 강변에는 하얀 갈대가 바람결을 따라 일렁였다. 거리에는 노란 국화꽃 화분이 줄줄이 놓였고, 오색 풍선이 파란 하늘을 수놓았다.

~

우리 가족의 힘찬 외침에 주변 사람들이 피식피식 웃었다. 그러더니 우리를 따라 여기저기서 외치는 가족 구호가 퍼져나갔다.



- 굴렁쇠, 굴렁쇠, 굴러라.


누군가 노래처럼 시작을 하자, 사람들은 한목소리로 우리 가족을 응원해 주었다. 트랙을 벗어난 우리 가족은 어느덧 강변 자전거 도로로 접어 들었다. 먼저 출발한 사람들은 꼬리조차 보이지 않았지만, 우리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

우리 가족은 비록 꼴찌로 달리고 있었지만, 행복했다.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 이마를 스쳤다. 그와 동시에 가슴속에서 기쁨의 물결이 넘실거렸다. 그 물결은 부드럽고 달콤했다.



초등 교과 연계
2-2 <국어> 4. 인물의 마음을 짐작해요
3-1 <국어> 5. 내용을 간추려요
3학년 <도덕> 1. 소중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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