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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도둑을 찾아라 - 자존감을 키워 주는 성장 동화
페드로 리에라 지음, 에리카 살세도 그림, 성초림 옮김 / 상수리 / 2018년 5월
평점 :
자존감을 키워 주는 성장 동화!
책 속 주인공 페리코는 평범한 열 살짜리 남자아이이다.
부모님은 이혼해서 엄마와 함께 살고 있으며, 학교에서도 눈에 띄지 않는 학생이다. 모든 일에 무관심하고 덜렁대며 공상하기를 좋아한다.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친구들의 모습이지만, 엄마는 페리코가 무척 걱정스럽다.
심리상담 선생님은 페리코의 풍요로운 내적 세계를 칭찬하며 시간이 지나면 현실 세계에도 관심을 가질 거라고 위로하지만 엄마는 페리코 걱정뿐이다.
그런 페리코에게 점점 변화가 찾아온다. 그날도 평소처럼 다른 데 정신이 팔려 집 앞을 지나치다가 어느 낯선 학교에서 문득 정신을 차리게 된다. 아주 예쁘게 생긴 소녀가 페리코를 잘 안다는 듯이 다가와 볼에 뽀뽀를 하기까지 하는데, 이때부터 페리코는 주위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들에 관심을 집중하기 시작한다. 자신의 얼굴을 복제한 사람들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한 것이다.
세상일에 관심 없던 아이는 세상 속으로 들어가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한다. 급기야는 멋진 아이가 되고 싶어 그 방법까지 연구한다. 멋진 아이들의 이름이 모두 두 글자라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이름을 “피프”로 바꾸려고 노력하고, 평소 무서워 피하기만 하던 상대에게는 처음으로 맞서기도 하죠. 페리코는 친구들의 짓궂은 놀림도 이겨 내면서 자신의 모습을 솔직하게 바라본다.
페리코의 이런 변화는 베아트리스 선생님과 선생님의 딸 무지 덕분이기도 하다. 무지는 어릴 적 사고로 손가락에 장애를 입었지만, 손가락을 공개하며 무지라는 이름으로 불린 사연을 소개하는 무지의 당당한 모습에서 페리코는 용기를 얻게 된다. 그 깨달음은 페리코가 자신의 얼굴을 인정하고 사랑하게 해 준다. 다른 사람들과 닮은 꼴 복제 얼굴이라는 사실도 더 이상 비참하게 느껴지지 않고, 자신의 실수를 솔직히 고백하게 만드는 용기도 가져다준다. 비로소 페리코는 얼굴 도둑을 찾는 과정 속에서 성장하게 되고, 자신이 갖고 있는 멋진 얼굴을 하나 더 발견하게 된다. 이 얼굴들 덕분에 페리코는 학교에서나 동네에서나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사람이 된다.
뭐든 생각하기 나름이라는 말이 있다.
누구나 쉽게 말할 수 있지만, 그게 만약 나에게 생긴 일이라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페리코는 자신의 얼굴을 복제한 사람들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페리코는 어쩌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거.. 너무나 당연한 일인 듯 하면서도, 사실 자신의 장점보다는 단점을 더 신경쓰게 되는 일이 인지상정이라는 걸 뒤로 하고서라도.. 페리코의 변화는 참 대단한 것 같다.
책은... 표지도 본문 그림도 참 사랑스럽다. 그림이랑 색감조차도...
본문에 앞서 작가의 말 페이지 대신 추천사 페이지가 나와 있다.
100여 페이지 정도 되지만, 페이지를 가득 채우는 컬러 그림이 중간중간 삽입돠어 있고, 각 장으로 구분되어 있어서 중간중간 끊어서 읽기도 무난하다. 책은 초등 고학년까지 읽어도 괜찮을 듯 싶다.
본문이 다 끝나고 난 다음에는 나의 좋은 얼굴과 나의 싫은 얼굴을 그려볼 수 있도록 하여, 책에 대한 집중도와 재미를 높인 것 같다. 중학
개인적으로.. 번역이 잘 된 덕분인지 책이 술술 읽히는 게 좋았다. 각 장마다 붙인 제목도 정말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주인공 페리코뿐만 아니라, 엄마와 아빠 그리고 상담선생님까지 모두 다 현실적인 듯 하고, 또 캐릭터가 확실해서 책에 금방 몰입할 수 있었다. 역시... 번역의 힘이란...^^
초등 중학년부터 고학년까지 읽어도 괜찮다 싶은 책이다.
@ 책 속에서
- 엉뚱한 아이 페리코
페리코의 본래 이름은 페드로 이글레시아스. 태어날 때부터 닮은 꼴 복제 얼굴은 아니었다. 커 가면서 조금씩 그렇게 변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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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친구들과 모이면 걱정 반, 우스갯소리 반으로 페리코가 겪었던 엉뚱한 경험 수십 가지를 늘 화제에 올리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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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적 세계가 아주 풍요로운 아이랍ㄹ니다. 그 세계에 이끌리는 게 당연해요. 지금으로서는 기다릴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를 너무 압박하지 말고 물 흐륻ㅅ이 두어야 해요. 외부 세계가 더 궁금해지면 금세 좋아질 거예요. 제가 확신합니다. 그때가 되면 지금 이 모든 일들이 좋은 추억으로 남을 거예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페리코는 외부 세계에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이제는 닮은 꼴 복제 얼굴이 되기까지 했으니!
- 생애 첫 뽀뽀
페리코가 자신에게 생긴 변화를 깨닫게 된 것은 늘 그랫듯이 바로 그 한눈파는 버릇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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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날은 늦게 들어온 잡지들을 정리하느라 아저씨가 페리코에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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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발머리 아이가 자기에게로 다가오라고 손짓했지만 페리코는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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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그러고 싶으면 얼마든지 쌀쌀맞게 굴어. 어쨌든 네가 헤딩슛을 성공시키면 내가 볼에 뽀뽀해 주기로 약속했으니, 그 약속은 지킬게. 그렇지만 두 번째 뽀뽀를 받고 싶으면 지금보다 훨씬 더 내게 친절하게 대해 줘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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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는 페리코가 대꾸를 하기도 전에 페리코의 볼에 뽀뽀를 했다.
- 엄마를 걱정시킬 순 없어
그날 밤 저녁식사 중에도 페리코는 금발머리 소녀와의 만남이 머릿속에 맴돌아 밥을 먹기는커녕 포크를 가지고 생선 크로켓 안에 있던 콩알을 굴리고만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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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도 복제인간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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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하는 말을 다 믿지 말라고 엄마가 몇 번이나 말했니? 복제인간이니 뭐니 하는 건 영화에나 나오는 이야기야. 걔가 널 놀리려고 그렇게 말한 거야. 이제 정신 좀 차려야지. 순진하게 남의 말을 다 믿으면 안 되는 나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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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코는 말없이 침대로 돌아왔다. 정신을 팔고 다니는 바람에 이미 엄마를 너무 힘들게 한데다가 심리상담으로 돈도 많이 들었는데 복제인간 이야기로 또다시 엄마를 걱정시킬 수는 없었다.
- 아빠의 충고
"아빠 도움이 필요해. 엄마에게는 아무 말도 않는다고 약속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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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코는 금발머리 소녀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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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소리야. 아빠한테 너보다 더 중요한 건 없어. 아무리 바빠도 말이야. 넌 내 아들이야. 무슨 말인지 알아? 기다릴 사람은 네가 아니라 우리 대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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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드는 여자아이에게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줄지 알고 싶은 거구나?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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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아빠가 널 도와주고 싶지 않아서 이러는 게 아니야. 아빠가 무슨 생각하는지 알지? 이제 더 이상 구름 속을 걸어 다닐 나이가 아니라구. 네 기분 나쁘라고 하는 소리가 아니야. ~ 네가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하면 너는 이제 더 이상 구름 위를 걸어 다니지 않을 거야. 네 머리를 써 봐, 알겠니? 아들? 그게 바로 비법이야. 네 스스로 문제를 해결 하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