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까진 겨우 두 시간 거리입니다.  하지만 저 곳에 가지 않고 여기서 하룻밤 묵는 이유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중략> 그녀는 우리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를 만날지 아니면 며칠 동안 다른 마을로 떠나 있을지 생각하고 양단간 결정을 하겠지요. 그녀가 떠나 있기로 마음먹으면, 우리는 그녀를 쫓아갈 수 없습니다."

내 심장이 오그라들었다.

"여기까지 오기 위해 내가 그토록 많은 일을 겪었는데도 말이오?"

"그렇게 말한다면 선생은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 겁니다. 왜 선생의 수고가 사랑하는 사람의 복종과 감사, 혹은 인정으로 보상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시죠? 선생께서 이 곳에 온 것은 아내의 사랑을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것이 선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읽는 데 엄청 오래 걸렸다.

이제 드디어 도서실에 돌려 줄 수 있어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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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10-20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연체됐다는 생각이 났어요. ㅠㅠ
<오 자히르> 저도 읽어볼까요?^^

혜덕화 2006-10-20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쎄요, 홀로 설 수 있어야 사랑도 가능하다는 말을, 아주 길게 현학적으로 써 놓았는데, 별로 권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코엘료를 좋아한다면 한번쯤 읽어도 좋을 것 같군요.

니르바나 2006-10-25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제부턴가 소설이 안 읽혀지고 있습니다.
최근에 오르한 파묵의 소설을 3종 구입했는데 시도를 해보아야겠어요.
노벨문학상을 받아서가 아니라 유럽의 변방 취급받는 터키의 작가라서
마음에 들어서요. 위에 수선님 뵈니까 생각나는 소설도 읽어야 하는데..
혜덕화님, 오늘 하루도 편안하시길 빕니다. _()_

혜덕화 2006-10-27 0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설 뿐 아니라 거의 모든 책을 못 읽고 있습니다. 너무 편식하는 것 같아서 요즘은 일부러라도 책을 읽으려고 노력 중입니다. 비 온 후의 가을이 너무 아름다운 나날입니다._()_

비자림 2006-10-2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달팽이님 서재에서 한두 번 뵌 것 같습니다만 인사는 처음 드리네요. 이누아님 서재 갔다가 이 글 보고 왔습니다. 초면에 퍼 가옵니다. 다른 분들도 읽으면 좋을 것 같네요. 이 아침 생각에 잠기게 합니다.^^

혜덕화 2006-10-28 17: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좋은 글 마실 다니다 보면 이렇게 인연이 넓어지네요. 저도 곧 한 번 방문하겠습니다._()_
 

눈물은 눈에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마음(심장)에 있는 것인가? 눈에 있다고 하면 마치 물이 웅덩이에 고여 있는 듯한 것인가? 마음에 있다면 마치 피가 맥을 타고 다니는 것과 같은 것인가?

눈에 있지 않다면, 눈물이 나오는 것은 다른 신체 부위와는 무관하게 오직 눈만이 주관하니 눈에 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마음에 있지 않다면, 마음이 움직임 없이 눈 그 자체로 눈물이 나오는 일은 없으니 마음에 있지 않다고 할 수 있겠는가?

만약 오줌이 방광으로부터 그 곳으로 나오는 것처럼 눈물이 마음으로부터 눈으로 나온다면 저것은 다 같은 물의 유로써 아래로 흐른다는 성질을 잃지 않고 있으되, 왜 유독 눈물만은 그렇지 않은가? 마음은 아래에 있고 눈은 위에 있는데 어찌 물인데도 아래로부터 위로 가는 이치가 있단 말인가!

-눈물이란 무엇인가 51쪽-

조선 시대 후기에 살았던 심 노숭이라는 한 문인의 글입니다. 평생을 궁핍과 고난 속에서 살면서도 섬세한 마음의 결을 잃지 않고 살았던, 아내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많이 남긴 한 남자의 글입니다.

달팽이님의 <부생육기> 리뷰를 보다가, 아무리 찾아도 내가 그렇게 아끼던 문고판 <부생육기>는 찾을 수 없고, 읽으면서 비슷한 감동을 느꼈던 이 책을 찾아 다시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을 읽을 당시에는 능엄경을 몰랐던 상태로 읽었는데, 다시 읽어보니 능엄경의 어느 한 소절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어 뒤에 나온 해석부분을 보니, 이 글을 쓸 당시 아내 잃은 슬픔을 달래기 위해 <능엄경>을 열심히 공부했다는 대목이 나오네요.

우연히 따라간 오솔길로도, 많은 책과 사람들의 인연이 엮어져 있음을 느낍니다.

가을인가 보군요. 이런 종류의 글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을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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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leinsusun 2006-09-0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오랜만이예요^^
저는 참...잘 울어요. 어려서 별명이 "울보"였는데, 커도 달라지는 게 없는 것 같아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혜덕화 2006-09-09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눈물이 많기는 마찬가지랍니다. 수선님, 잘 지내시죠?
열심히 글 쓰기 공부하시는 것 같던데, 글쓰기 공부를 계기로 남에게도 자신에게도 보이지 않았던 참 나를 찾기 바랍니다. _()_
 
 전출처 : 글샘 > 힘드시나요? 읽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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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6-14 2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6-17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출처 : 라주미힌 > 부산 하늘에 나타난 '채운'


25일 오전 11시께 부산 남쪽 하늘에 태양광선의 굴절에 의해 나타나는 채운(彩雲)이 30여분간 관측됐다.

태양광선이 얼음으로 변한 구름입자에 꺾이면서 적색과 녹색의 띠모양으로 나타나는 채운은 아름답기 때문에 서운(瑞雲) 경운(景雲) 자운(紫雲)이라고도 하며 민간에서는 큰 경사가 있을 징조라고 말하기도 한다.

부산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채운은 흔히 볼 수 있는 자연현상은 아니다"라면서 "오늘 오전 영하 50℃의 상층운이 형성되면서 적색과 녹색이 선명한 채운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갑자기 나타난 채운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했으며 길조인 채운이 나타난 것을 보면서 내달 개최되는 월드컵에서 축구국가대표팀이 16강에 진출할 조짐이라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글.사진 = 조정호 기자)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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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6-05-2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낮에 30여분이라는데 혜덕화님은 어찌 좀 보셨나요.
큰 경사는 아니래도 좋으니 나날이 평안한 세상이었으면 좋겠어요.^^

혜덕화 2006-05-27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름답고 신기한 광경이었습니다. 아이들이 무지개라고 하는데, 무지개는 아니고 이름을 몰라 체육시간에 그냥 함께 보기만 했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채운이라고 하더군요. 아름다운 풍경 한자락 본 것만으로도 경사였습니다._()_
 

처휘진적 선사가 처음 스승이 되었을 때 한 제자가 물었다.

"제가 듣기로는 석가모니께서 설법을 시작하셨을 때는 황금빛 연꽃이 땅에서 솟아 나왔다고 합니다. 오늘 스님께서 스승이 되는 마당에 무슨 상서로운 조짐이라도 있었습니까?"

새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 내 지금 막 문 밖의 눈을 쓸었네"

           - 선의 황금시대  p 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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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6-04-2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이란 도란 이렇듯 지극히 평범한 것이군요.
운문 스님은 뒷간에 계시다가 '무엇이 불성입니까'하는 물음에 '마른 똥막대기니라'라고 했습니다.
마음 속의 일체의 차별과 경계가 사라진 세상에서 투명하게 눈 앞에 펼쳐진 우주의 진리의 수용이란 그런 것인가 봅니다.
"내 지금 막 문 밖의 눈을 쓸었네"
처휘진적 선사의 마음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과연 무엇이었을까?
무엇이었을까?
......

혜덕화 2006-04-2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의 황금시대는 참 좋은 책입니다. 수 많은 훌륭한 선사들과 만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리석은 분별심이 또 작용하여, 그 책을 지은 작가분의 사량 분별로 해석해 놓은 것이 하나의 걸림돌이 되긴 하더군요. 물론 건너갈 수 있는 징금다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선사들의 말씀이 가슴에 오래 오래 남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