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휘진적 선사가 처음 스승이 되었을 때 한 제자가 물었다.

"제가 듣기로는 석가모니께서 설법을 시작하셨을 때는 황금빛 연꽃이 땅에서 솟아 나왔다고 합니다. 오늘 스님께서 스승이 되는 마당에 무슨 상서로운 조짐이라도 있었습니까?"

새 스승은 이렇게 말했다.

" 내 지금 막 문 밖의 눈을 쓸었네"

           - 선의 황금시대  p 301-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달팽이 2006-04-21 2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이란 도란 이렇듯 지극히 평범한 것이군요.
운문 스님은 뒷간에 계시다가 '무엇이 불성입니까'하는 물음에 '마른 똥막대기니라'라고 했습니다.
마음 속의 일체의 차별과 경계가 사라진 세상에서 투명하게 눈 앞에 펼쳐진 우주의 진리의 수용이란 그런 것인가 봅니다.
"내 지금 막 문 밖의 눈을 쓸었네"
처휘진적 선사의 마음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과연 무엇이었을까?
무엇이었을까?
......

혜덕화 2006-04-21 2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의 황금시대는 참 좋은 책입니다. 수 많은 훌륭한 선사들과 만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어리석은 분별심이 또 작용하여, 그 책을 지은 작가분의 사량 분별로 해석해 놓은 것이 하나의 걸림돌이 되긴 하더군요. 물론 건너갈 수 있는 징금다리가 되어주기도 하지만.......
군더더기 없는 선사들의 말씀이 가슴에 오래 오래 남습니다.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