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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 강의 중에서

절을 하는 것은 그림이나 조각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하는 것입니다.

어떤 종교든 최고의 이치는 마찬가지입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스스로를 구합니다.

일념으로 공경심을 다했다면 그림이 진짜 부처니 아니니 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로 인해 그대들이 공경스럽게 되는 것(因我禮汝)입니다.

그것은 부처에게 절 하는 것이 아니라 곧 그대 자신에게 절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마음, 즉 자신의 誠 과 敬 입니다.

ps: 며칠간 몹시 아팠다.

아이의 수술과 감기로 걱정하던 마음을 놓아서 였는지, 이번엔 내가  감기 몸살로 된통 앓았다.

지난 일요일엔 백련암도 못가고, 가까운 통도사에 가서 삼백배만 하고 돌아왔다.

매일 하던 600배의 일과를 이번주엔 한번도 못했다.

처음 노는 토요일이라 주말엔 가족 여행도 계획했었는데, 내가 아픈 바람에 무산되었다.

이제 좀 나은 것 같아서 월요일부터는 조금씩이라도 일과도 시작해야겠다.

남회근 대사의 금강경 강의는 정말 너무 재미있어서, 그가 쓴 주역강의와 역경 잡설도 시간이 나면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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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르바나 2005-04-01 0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이제는 감기 몸살기운이 다 나으셨는지요.
최근 감기는 기본이 일주일에, 보름이 넘어서 한 달을 가는 독한 놈들도 많더군요.
마음도 그렇지만 몸도 아파 보아야 소중한 것을 알게 되어 잘 살피게 됩니다.
잘 맞는 신발만 신으면 발의 존재를 잊듯이요.
가끔은 부모님이 아파야 자녀들도 부모님의 은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까요.
이를테면 자녀들의 공부꺼리인 셈이지요.
수행에 열심이신 혜덕화님의 글을 읽으며 저도 한 공부 하고 있습니다.
혜덕화님의 몸맘의 건강을 멀리서 빌어봅니다.

혜덕화 2005-04-01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이번 감기는 얼마나 지독한지 겉으로 보기에도 몰골이 말이 아니었습니다.
어제저녁에도 겨우 밥만 챙겨 먹이고 8시 30분부터 잠이 들었는데, 눈뜨니 아침이더군요. 조용조용 움직여준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고맙더군요.
수행에 열심은 아니구요,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몸이 말을 듣지 않아 일과를 아직도 시작도 못하고 있습니다. 마음가는데 몸간다고 말로 되뇌이면서도, 막상 몸을 따라 마음이 가버리니..........
맛있는 점심 먹고 힘내려고 합니다. 즐거운 오후 보내세요.
 

성철 스님의 "해탈의 길"을 읽다가 좋은 부분을 따로 인쇄해서 책상 앞에 놓아두었습니다.

매일 보면서 마음의 거울로 삼으려구요.

自省
내 옳은 것 찾아봐도 없을 때라야
사해가 모두 편안하게 될것이니라
내 잘못만 찾아서 언제나 참회하면
나를 향한 모욕도 갚기 힘든 은혜이니.
因果
콩심어 콩나고 그림자는 형상 따라
삼세의 지은 인과는 거울에 비추는 듯
나를 돌아보며 부지런히 성찰한다면
하늘이나 다른 사람을 어찌 원망하리오.

성철 스님의 12가지 다짐 중에서
-시시비비에 마음 사로잡히지 않으리라.
-좋고 나쁜 기회에 따라 마음을 바꾸지 않으리라.
-다른 이의 허물은 농담도 않으리라.

수도 팔계 중에서
1.賤待-천하에 가장 용맹스러운 사람은 남에게 질 줄 아는 사람이다.
       남에게 대접 받으려고 하지 말라.
2.下心-나를 끊임없이 낮추라.
육조대사의 말씀 "항상 자기의 허물만 보고 남의 시비, 선악은 보지 못한다"
세상 모두가 "내 옳고 네 그른 싸움"이니, 내 그르고 네 옳은 줄만 알면 싸움이 영
원히 그치게 된다. 그러니 깊이 깨달아 "내 옳고 네 그름"을 버리고 항상 나의 허
물, 나의 잘못만 보아야  한다.
 하심의 덕목
* 모든 사람을 부처님같이 존경하여라.
* 어린이나 걸인이나 어떠한 악인이라도 차별하지 말고 지극히 존경한다.
* 낮은 자리에 앉고 서며 끝에서 수행하며 남보다 앞서지 않는다.
* 음식을 먹을 때 물건을 나눌 때 좋은 것은 남에게 미루고 나쁜 것만 가진다.
* 언제든지 고되고 천한 일은 자기가 한다.
3.精進 -늘 참선에 힘쓰라.
4.苦行 -모든 어려움을 참고 견디라.
5.禮懺 -모든 중생을 위해 참회하라
6.利他 -남 모르게 남을 도우라. 아는 것이 천하를 덮어도 실천이 없는 사람은 한
털끝의 가치도 없는 물건이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말이 없는 법이다.
"옳은 말 천마디 하는 것이 아무 말 없는 것만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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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4-11-19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시시비비가 올라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것이니...

모든 생각 생겨나는 그 본바탕을 향하면 생겼다가 사라지는 생각들에 집착하지 않게 되겠지요.

응무소주 이생기심...

니르바나 2004-11-24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좋으신 말씀입니다.

저에게는 실천만이 문제이구요.

글샘 2004-11-25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옳은 것 찾아봐도 없을 때라야/ 사해가 모두 편안하게 될것이니라/ 내 잘못만 찾아서 언제나 참회하면/ 나를 향한 모욕도 갚기 힘든 은혜이니.

저는 언제나 제가 옳다고 생각하는데요, 남들이 다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날카로운 칼날이거든요. 그런데, 제가 자리를 비우면 다른 사람들이 늘 저를 욕할까봐 겁나기는 하답니다. ^^ 어리석은 중생...
저도 이 글 인쇄해서 교무실에 떡 하니 붙여두고 쳐다봐여 겠어요. 내 잘못만 찾아서 언제나 참회하라.
 

 

강인선 기자블로거

cafe.chosun.com 2007/06/12


   10년 전 캄보디아에 출장을 갔다가 내전이 일어나 발이 묶였다. 어느 날 아침 지축을 울리는 둔탁한 소리에 잠이 깼는데, 그건 멀리서 들려온 포성이었다. 그날 새벽 공항 근처에서 반군과 정부군 간의 교전이 벌어져 공항이 폐쇄됐다고 했다. 전화는 불통됐고, 창밖으로는 화염에 휩싸인 건물이 보였다. 


   호텔 밖 거리에는 피란민의 행렬이 물결처럼 이어졌고, 호텔 직원도 유니폼을 벗어 던지고 달아났다. 외국인 직원과 관광객만 남은 호텔은 불안과 공포에 휩싸였다. 가까이에서 총성이 들렸다. 호텔 측에서 일러준 주의사항은 단 한 가지. 로켓탄이 날아들 수 있으니 창문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있으라는 것뿐이었다.


   나는 전날 조금만 더 부지런을 떨었어도 이 나라를 떠날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목숨을 남의 나라 내전에 맡기게 된 내 신세를 한탄했다. 경비가 느슨해졌으니 호텔은 거의 무방비 상태였다. 반군이 들이닥칠지 떼강도가 몰려들지 포격을 당할지 알 수 없었다. 나는 마음을 단단히 먹고 짐을 싸기 시작했다.


   작은 배낭에 여권과 지갑, 카메라, 호텔 냉장고에 있던 과자와 초콜릿, 생수병을 집어넣었다. 몸만 달아나야 한다면 들고 뛸 수 있는 부피와 무게였다. 두 번째 가방에는 노트북 컴퓨터와 녹음기, 출장 중에 모은 취재자료를 넣었다. 사정이 허락돼 조금이나마 내 물건을 갖고 갈 수 있다면 꼭 챙기고 싶은 것들이었다. 나머지 물건은 큰 트렁크에 마구 던져 넣었다. 가져가도 좋고 버려도 상관없는 것들. 옷과 핸드백, 구두, 화장품 등이었다.


   침대에 걸터앉아 내가 무의식중에 세 그룹으로 나누어 정리한 가방을 바라보았다. 세상에! 그 분류기준은 내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순간에 판단한, '사는 데 무엇이 중요한가'에 대한 답이었다.


   특히 세 번째 트렁크! 내가 할부금을 갚아가며 사들였던 옷, 손에 넣기만 하면 인생이 완벽하게 충족될 것 같았던 멋진 핸드백, 패션의 완성은 구두라는 말을 믿고 샀던 하이힐 등등….


   내가 뼈빠지게(까지는 아니지만) 일해서 번 돈으로 고작 저런 것을 사들이며 좋아하고 있었다니 기가 막혔다. 생사의 기로에서 그 물건은 다 짐이었다. 발로 차서 쓰레기통에 처넣어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것이었다. '내가 저런 헛되고 헛된 것을 위해 살아왔다니! 이번에 살아 돌아가면 절대로 이렇게 살지 않을 테다.' 나는 그렇게 다짐했다.


   일주일 후 내전은 끝났다. 내가 총리를 인터뷰했던 장소인 관저는 포격을 당했고, 내전이 일어나기 직전에 만났던 한 신문기자는 취재 중 폭도들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다. 미국인 관광객은 호텔 앞에서 귀고리를 빼앗으려던 강도와 싸우다 칼에 찔려 목숨을 잃었다.


   캄보디아에서 무사히 빠져 나온 후 나는 생활을 단순하게 정리했다. 옷과 화장품은 필요한 것만 남기고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그 동안 쓰지도 않으면서 아깝다고 끌어안고 있던 것도 다 버렸다. 죽느냐 사느냐 하는 순간에 이게 짐일까 아닐까를 생각하면, 생활의 거품을 걷어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단순하다는 것은 기본에 충실하다는 뜻이다. 그걸 알지만, 살다 보면 또 헛된 것이 마음을 홀린다. 그래서 지나치다 싶을 때는 '캄보디아의 그날'을 생각한다. 니체는 "세상에는 적은 것을 가지고 많은 것을 만들어내는 방법을 아는 소수와 많은 것을 가지고 적은 것을 만들어내는 다수가 있다"고 했다. 니체가 말하는 멍청한 다수가 되고 싶지는 않다. 이번 주말에 집 정리를 하면서 또 한 번 왕창 버려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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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2007-06-15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 서재에도 정리를 좀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는데요.
언제 시간을 내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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