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호부터 정기 구독.
언어의 세계에 푹 절여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혹.시인 될려고? 묻는다면 천만에요.

시인 되고 싶은 마음 조금도 없어요.


다만 시적인 언어가 주는 묘미를
사진 찍는데 조금은 닮아 보고 싶어서라고 해두자.

그런데 쌓여 있는 책이 많아 단시간에 읽기는 어렵겟다.

 

시집은 더이상 사보는 게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시인분들에게는 무척 미안한 일이다.

 

대신에 시 계간지로 퉁치자.

 

당체 좋아하는 사진에 대한 책도 사보기도 버거운데

시집까지는 도저히 무리다.

 

사진집은 비교적 드물지만 시집은 많아도 너무 많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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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언하자면 반은 YES이고 반은NO이다.


사진의 시작한 첫 출발부터가 애당초 사진이 태평양 바다를 건너는 크루즈 선 같은 목적은 아니다. 작고 맑은 게울가에 서 물장구치는 수준이었고 그런 초심이었으니까 그런 초심 일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런 마음으로 책을 냈다.


와이프가 묻는다. 그래서 이제 소원 풀었어?

아니, 원하는 바이지만 소원까지가 되겠나. 앞으로는 그런 소원조차도 안 가지기로 했지.


몇 일전에 그 간에 바빠서 연락도 못 드리고 잊고 지내던 가야산 구원리에 계시는 동양화 화가분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책부터 먼저 보내 드렸다.

 

그리고 어제 전화를 받았다.

"그간에 아무런 소식도 없더니만 글쎄 책 낸다고 그렇게 잠수 중이었구나."라며 책을 고맙게 읽겠다고 안부를  물어 오신다. 

그렇지. 카메라 처음 들고 내가 무얼 어떻게 바로 보고 카메라의 시선을 잡아 낼 것인가?라는 사진 최대의 고민은 결국은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무슨 시선으로 그것을 잡아내고 다시 그것을 가공하고 기획하여 뜻을 포함 시켜서 어필하고  그러므로 함께 느끼는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는, 이 주제의 의도가 이해하여 주었다는 점에서 책을 낸 목적이 반은 이루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전혀 모르는 독자들의 서평을 보고 가늠하게 된다. 이제 1년 치의 가용할 용돈을 몽땅 털어 넣고 조금은 빈털터리처럼 아까움이 없었던 호기쯤이야 이왕 마음먹은 것에서 시원하고 통 크게 찔러 넣고 보자는 심사였다.


살면서 그런 경험 한 두 번 다 있다.

지질하게 께름칙한 것들에서 늘 가슴 한구석이 찝찝한 그런 마음의 여지는 일말도 남기지 말자고 했다. 고액의 연봉자도 아닌, 그저 그런 빌빌한 작은 건설 회사에서 받는 급여가 결코 풍족할 리도 없으니 정말 쥐어짜듯이 야금야금 모아둔 거를 뭉텅 털어 넣었으니 미련이 생겨야 당연한 것이더라도 비움에 대한 일관성은 유지해야 된다고 믿었다.

 

만약에라도 이 한 번만이라도 하지 않았더라면, 나중에 죽기 직전에 못해 봤다고 질질 짜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는 않을 테다 하는 오기와 각오가 객기처럼 일어났으니 후회나 미련 따위는 없다. 물론 좀 더 잘 했더라면 하는 반성은 뼈 아프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조상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시대이다.

초근 목피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배고픔의 단어이고 기아와 기근으로 온 나라가 휩쓸리던 조상의 유전자를 가진 민족이다. 어느 시대를 떠나 극소수의 권력자들 이외에 백성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먹을 것과의 고단한 전투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물질적인 풍요를 이루었지만, 먹을 꺼리도 없는 시대라도 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은 없었다.


지금은 자본이 만들어 내는 허허로운 풍요로 이루어진 비공정성과 비윤리성으로 다시 인간성이 매몰되어 가는 박약한 시대이다. 헬조선이란 시대상은 심심하고 따분해서 나온 오락이 아니라, 한 세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취약점을 파고든 자본의 악날한 저의는 아니었던가?


따라서 인간은 단순히 인간은 먹는 것만 풍요롭다고 해서 다 만족이 될 수 없는, 이것 이상의 이상을 바라보는 상대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배고파 죽을 것 같은데도 근근이 버티던 시대와 다이어트가 종교가 될만큼 극진한 시대에서 제 스스로 삶을 그만두는 차이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고단한 삶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했을지라도 오늘의 현실은 너무나도 극단적이다.

편리함이 불편함을 극복했지만 현대의 인간적인 소외적 심리는 물리적인 불편함 못지 않게 더 심각한 수준이다. 제스스로 숨을 끊을 만큼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시대는 이를 말해준다.


비록, 조금 가난할지라도 안분과 자족으로 이루어진 비워낸 만족감이 자존감으로 첨철될 때 어저면 인간이 이루어야 할 최고의 가치가 있는 사회가 아닐까 싶기도 한다. 자본으로 뭉쳐진 사회는 결국 극소수의 자본 독점으로 나머지 99%는 종속되어 자유를 잃어가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심각한 반성이 도모되어야 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파트에 살면서 몇억이나 되는 돈을 잠가 놓고 행복이 이루어지는 편리함은 결국은 또 다른 결핍의 발생을 의미한다. 소박하고 작은 집이라도 가치와 의미가 충만한 것들이라면, 가난이 불편할지라도 적어도 자본에게 빌어먹는 비굴감을 약간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요즘들어 무엇보다 간절하다.

 

작가 김훈은 물 말은 밥 한 공기에 김치 짠지를 담궈 먹는다고 했다.(라면을 끓이며 라는 책의 서평 참조.) 이 맛의 심층구조를 안다면 우린 굳이 거창하고 호화로운 껍데기에 연연할 생의 존재는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이다. 단, 그런 작가의 깊이를 관심이 없을 테니까 아둥바둥하며 슬픈 하소연이 늘어날 뿐이다. 먹는 것에 대한 심층 구조라고 하지만 결국은 삶이 심층구조를 우리는 먹듯이 맛을 봐야 하지 않을까?

이것 없이 빚어지는 부조리와 불공정성이 구성원들이 미래와 이상에 대한 체념을 시도하게 되는 까닭이다. 만약 사회가 공정하다면(평등이 아닌 공정함.)흙수저 들었다고 비관할 일은 아니며 흙수저라고 체념할 일도 아니다.그러나 금수저의 권력과 힘을 늘 불공정하고 부조리함을 가중시키는 역할이다 보니 노~~~~오~~~~력해도 안될 때 포기하게 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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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받은 책 재고가 이제 50부 정도 남았어요.(저자 소장 및 보관용은 별도로 몇 부 있으니 이를 제외한 량입니다.)

보시고 싶은 알라디너, 북풀러 분들에겐 조건없이 드리고 싶으니 주소 주시면 보내드릴께요.

사진에 감성을 불어 넣고 싶으신 분들에게 참고용으로 좋습니다.ㅎㅎㅎ

50분 채워지면 마감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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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0-23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유레카님 책을 어제 다 읽었습니다.
참 늦게 읽어죠? 보내주신 게 언젠데. 두꺼운 책도 아니고.
제가 원래 이렇습니다. 너무 게으르죠.ㅠ
그런데 책 나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레카님은 만족 못하실지 모르지만...
원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말미에 두번째 여정을 위한
출사표의 기반을 얻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응원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이 워낙 좋지 않습니까? 에세이라고 해도 시에 가깝고.
두 번째 책은 사진과 시를 접목시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리뷰에 쓸 말을 댓글에 쓰네요.ㅠ

yureka01 2015-10-23 14:21   좋아요 1 | URL
ㅎㅎ 넵..저도 받아 놓고 못읽은 책이 좀 됩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읽게 되더라구요.

말씀하신 것 처럼 꼭 다음에도 책 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ㅎㅎㅎ

리뷰는 자유선택사항이오니 절대 부담가지지 마시고..댓글로 리뷰로 가름해도 되잖아요..

모쪼록 고맙습니다^^..

cyrus 2015-10-23 15: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 당선작 적립금 받으려면 유레카님의 책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적립금을 못 받아서 책을 사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신청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yureka01 2015-10-23 16:51   좋아요 1 | URL
아고..주소 적어 주세요..이런 북풀 이웃분들 다른분들에게 보내드렸는데
정작 cyrus님을 빼놓았다뉘..이런 이런 불찰스럽고 송구스러운 일이 ㅎㅎㅎ

주소 비밀글 부탁드립니다..꼭 보내드리고 싶어요..책 좋아하시잖아요..^^..

2015-10-23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0-25 23:49   좋아요 1 | URL
아.대구분이셧네요.ㅎㅎㅎ의외로 가까이 계셧다니...꼭 보내겟습니다.^^.

2015-10-23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0-25 10:17   좋아요 1 | URL
^^. 네 주소로 이미 봉투에 넣고 주소도 적었어요..
다음주에 일반 우편물로 배송할께요..

잘찍은 사진은 사진작가들이 다 잘하죠.

일반 아마추어 사진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잘찍고 못찍고가 없거든요.

사진 자주 찍으시면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10-24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0-25 10:18   좋아요 1 | URL
히히..고맙습니다....야금야금..이거 맘에 들었어요..
네 야금야금..^^..

2016-10-18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2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2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겹겹의 공간들 - 익숙한 공간에 대한 인문적 시선
최윤필 지음 / 을유문화사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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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은 실존의 그림자와 같다. 인간은 존재의 시작부터 끝까지 공간에서 머물며 공간에서 흩어져 다른 무엇으로 변하며 또 다른 공간으로 사라진다. 따라서 이런 절대적인 공간 속의 의미를 책은 인문학적인 감성과 분석을 느낌대로 담담히 서술하였다. 우리는 일생에서 단 한 번도 시간과 공간은 벗어 나 본 적이 없었으며 실재한다는 것은 항상 공간 속에 포함된다는 다른 뜻이 없다. 늘 공간 곳에서 머물러 의식주라는 이 "주거"라는 기거의 의미에 대한 이야기이다.

태어나고 자라고 살아가는 모든 과정이 공간 속에서 이루어짐은 그만큼 공간이 일반적이면서도 특수한 공간의 각자의 지분을 가지고 살아간다는 의미이다. 빛의 반대가 그림자로 늘 따라다니듯 우리의 공간도 마찬가지다. 거시적으로 지구라는 행성에서 미시적으로 각자의 분할된 소속의 낱개로 각자가 주어진 공간. 인류의 역사는 공간의 투쟁이었다. 과거에 땅따먹기 같은 점령지는 결국 공간의 확보를 목적으로 했고 그 공간 속에서 먹고 입고 얻는 에너지 기본 소스였기 때문이다. 한때 유명했던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도 결국은 땅따먹기라는 구도 속에서 종족 간에 전투를 그래픽화 한 것은 공간이란 개념의 축소판 시뮬레이션이었다. 삶의 방식도 전부 다 공간 속에서 이루어졌으며 공간에서 출발했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이 책에서는 상기와 같이 그 공간에 대한 감성적이고도 인문학적인 광범위한 지식을 기반으로 해서 풀어나가고 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는 공간, 화장실, 극장. 커피숍, 공공건물, 계단 등등 인간이 만든 모든 공간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심도 있게 다룬다. 작가가 참 공부를 많이 했구나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그런 기초적인 밑바탕이 전제가 되었길래 공간에 대한 분석이 남다르게 다가온다. 결국 인문학이란 사람의 학문이고 보면 공간을 다른 책도 사람을 다루는 책의 종속이었다.

아시다시피 사진이란 활동도 전부 다 예외 없이 공간에서 이루어진다. 공간에 존재하고 존재에 대한 프린트하는 것. 이게 결국 사진 찍는다는 의미였기 때문이다. 공간을 벗어난 사진은 존재할 수가 없고 공간을 구성하고 공간을 재해석하는 모든 사진이 공간과 때려야 땔 수없는, 그림자와 같다고 전제한 이유였다. 그야말로 공간은 실존적이다. 가상의 공간이란 것은 어디까지나 관념적일 뿐, 우리 몸은 공간을 차지하는 구성원이었기에 공간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인식에서 우리의 삶의 정수가 있다.

공간의 위치에 따라 인식도 변하고 공간의 위계에 따라 지위도 달라진다. 무슨 일을 하기에 앞서 우리는 먼저 공간부터 확보를 하는 까닭이다. 공간은 유한한 것이며 한정적이다. 실제 공간은 무한대이지만 인간은 여기에서 재산적인 가치를 부여하고 위치를 부여하고 인식을 부여로 인하여 한정되어 진다. 자연은 무한대이지만 인간의 유한성이 공간에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오늘도 자본주의 시대의 공간은 특별하다. 30대 아파트라는 공간을 위해 평생을 일해야 대출금을 갚고 생산시설이라도 만들려고 공장을 분주하게 짓는다. 어쩌면 자본주의 시대에 가장 큰 재산 형성이 바로 공간에서 창출되는 것은 아니었던가. 실존적이면서도 가치를 매기는 공간에서 인간의 삶도 그 안에 담겨 있기 때문이다. 공간은 다름 아닌 그릇과 같다. 그 속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는 인류의 선택지가 주어진 것 뿐이다.

인간은 오늘도 공간을 가르는 벽을 치고 또는 벽을 부순다. 벽이란 것은 선사시대의 자연적인 동굴의 또 다른 인위적인 동굴의 모습이다. 벽을 치고 그 벽 속으로 들어가서 행해지는 모든 것들이 곧 삶이다. 산다는 것은 벽 속에 같힌 자유의 속박처럼 벽을 치고 또 다른 제약을 가함으로써 삶으로 나타난다. 새장에서 노래하는 카나리아는 투시형 벽을 마주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과 같이 사진은 그곳에 뛰어들 수 없는 투시형 벽이었다. 사진을 하면서 공간의 인식이 그래서 더 특별하고 색다르게 다가오는 이유이다. 벽을 허물고 다시 벽을 세우는 과정이 어쩌면 역사의 거대한 줄거리의 핵심적 담론은 아니었을까 싶었다.

아마도 공간을 자유롭게 이동하고 탈출하는 자가 있다면 곧 그자가 신일 테다. 공간 이동은 늘 시간의 제약을 받고 시간과 반비례한다. 따라서 이 공간을 시간의 반비례를 극복하기 위해 인간은 신화를 버리고 속도를 택했다. 오래전 신화에서 나오듯이 축지법이나 경공술이, 유럽에서는 리콜이라는 마법이나 빗자루를 타고 날아 다니는 상상을 하였지만 이제는 기계의 힘을 개발해서 속도로 대체한다. 시간을 넘은 공간 이동이 곧 타임머신과 같이 공간은 늘 인간을 제약한다. 비행기는 곧 공간의 이동을 촉진하고 마법에서나 날아다니는 것을 실제로도 날아 이동에 속도를 붙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인간의 공간에 대한 제약이 있다 한들, 공간 속에서 발생하는 상상의 공간은 유한적 장소에서 가상의 공간으로까지 확대시켰다. 우리가 인터넷 공간이라는 것도 실체적으로는 없지만 관념 속에서 자리 잡고 유한성의 공간을 극복하는 방법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하여 공간이 주는 의미와 시사점. 그리고 공간에서 영역의 인간이 추구하는 모든 행위들까지 사진을 하기위한 기초적인 반석같은 책이 아니었나 싶었다. 공간의 이해가 없이 사진을 하겠다는 발상은 이미 소가 없는 만두나 같을 거다. 이 책은 사진을 찍는 좋은 교양이 되어줄 것이라 믿는다. 사진하는 분들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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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다이제스터 2015-10-22 13: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근래 풍경 사진을 많이 찍어야 할 기회가 있어 수백장 찍었는데 단 한장도 맘에 드는 것이 없었습니다. 공간을 이해하지 못한 문제였을까요?

yureka01 2015-10-22 13:47   좋아요 2 | URL
그러게요.사진에서 공간은 필수겠지만 그렇다고 공간이 전부일 수는 없거든요. 사진은 공간과 빛과 순간이라는 시간의 배합이라서요. 특히 풍경사진에서 공간에서 차지하는 빛에 더 주목해보세요. 밝고 어둡고, 안개끼이고 바람불며 요란스럽던가,비가 오던가 등등등의 각각의 소재가 어울어지고 이 어울림에 자신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까지 되면 풍경사진은 아주 좋을 것입니다.^^ 단순히 풍경을 베낀다는 차원에서는 사진은 한발짝도 나갈 수가 없죠.사진 좀 어렵잖아요 ㅎㅎㅎ

북다이제스터 2015-10-22 15:33   좋아요 0 | URL
아, 그렇군요. 언제나 풍경을 그대로 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사진 찍었는데...ㅠㅠ
그래서 제 사진에 문제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많이 배웠습니다. 감사합니다. ^^

yureka01 2015-10-22 15:39   좋아요 2 | URL
ㅎㅎㅎ 예를 들어 아무리 좋은 오디오가 자연의 소리를 100% 완벽히 제현해내는 기계가 없듯이..카메라도 자연과 100% 똑같이 판박이 할 수는 없을 거예요.아마 똑같이는 불가능할지도요. 우리의 시각이라는 것이 또한 마찬가지 일테죠. 똑같은 것보다는 엇비슷하면 같다라는 공식을 대입하곤하죠.시각도 자신의 감성이나 동기로 달리 보이는 경우가 있고 ..100% 객관화된 사진은 불가능하기에 차선책으로 내가 보는 시각이 관념에 맞물린 시선으로 해석하며 담는 ....그래서 사진이 자연의 복사기가 아니라 의도된 시선의 예술화가 될 가능성을열어 놓겠지요.^^.아 답글이 길었네요 ㅎㅎㅎ^^감사합니다.
 
페이스홀릭 더 아시아 faceholic the Asia - 태초의 언어, 표정을 찾아서
송기연 지음 / Snapsazin(스냅사진)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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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선 들어가기 전에.

친구가 차 뒷자리에 실린 책을 보더니,

어디 사진이냐고 물었다.

(동남아?)아시아라고 되어 있잖아.

( 극동은 살벌해서 싫음.)

사진은 인터넷에 많지 않나?


많지. 많기는 한데 프린트된 책으로 만날 기회는 잘 없어.

사진의 소비시장은 우리나라엔 없다.

이렇게 책으로나마 만날 수 있는 작가는 상당히 드물다.

그래서 사진작가의 사진집으로 나도 사진 좋아하게 되고 소비할 수 있으니 된 거겠지.

 

2. 작가.

일면식도 없어도 그저 온라인에서 사진으로 뵙던 분.

 

그런데 얼굴 사진일까?

서문과 말문에서 나온다.

인간의 표정이라 함은 절망적 사람의 희망적 근거 찾기라고 했다.

결국 사진은 사람의 모습이고

사람의 얼굴로 대표 된다는 걸 인식하는 순간이다.

불가에서 말하는 오욕 칠정 생로병사가 다 얼굴에 써져 있음을

한 권의 사진 집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3. 사진들의 색.

얼굴 사진이지만 사진과 얼굴에서 다양하고 화려한 색이 나온다.

풍경의 색과는 다른 화려함 속에 남루함이 숨어있다.

아 이 진한 페이소스.

 

그러나 남루함이 엷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순박함은 무엇인가.

소박함은 무엇인가.


게다가 삶이란 우리의 얼굴에 투영된 색에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닐까.

사진 한 장 한 장을 넘길 때마다 새로운 질문은 사진 장수만큼 나온다.

그야말로 "남루한 화려"이다.

만약에 흑백 사진이라면 또 달랐을 테지만,

작가는 그 색에서 남루하더라도 희망을 찾고 싶은 간절함이 베어 있음을 느낀다.

 

4. 특히, 아이들 얼굴.

성경에 보면,(기독교 환자는 아니다. 읽기는 대번.) 아이들 얼굴은 천사의 얼굴이라고 했다.

있는 그대로 꾸밈없는 순수함과 가식 없음의 모습에서 아이들이 행복한 순간은 이미 천국의 얼굴인지도 모른다.

아이가 자라고 커가면서 알게 되는 모든 것들은 결국 얼굴에 반영되고 굳어진 나의 모습을 떠올린다.

아이들 얼굴에 담긴 웃음을 보고 과연 나는 언제 사진의 얼굴의 미소처럼 웃어 본 적이 있던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삶이 만든 때가 쌓이는 시간에 나의 미소는 점점 석고상처럼 굳어진 것일 테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그때의 마냥 웃음 지을 수 있는 모습은 일종의 그리움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 얼굴이 유난히 많은 이유가 뭘까라고 물음을 던지기도 전에,

아이들의 얼굴에서 나오는 인상은 결국 나의 어릴 적 인상과 유난히도 닮았던 동질성을 사진으로 재확인하는 것은 아니었을까.

 

5. 해필 동남아인가?(동남아의 사진을 더 유심히 봄.)

동남아는 겨울이 없다. 여름이 지속되는 동남아의 계절은 겨울과는 다르게 항상 느긋하고 여유로운 모습을 하고 있다.

지구의 지도를 펴 놓고 보면 겨울이 있는 지역과 여름만 있는 지역을 보면, 삶의 행태성은 확연하다.

겨울의 모짐이 없으니 추위로 인한 꽁꽁 얼어붙은 얼굴이 아니다.

여름 과일이 풍성하고 숲과 물이 넘치는 따뜻한 기후가 주는 온화함은

겨울에 먹거리를 찾아야 하는 에스키모인의 척박한 처절함은 보이지 않는다.

​기후가 사람의 게으르고 낙천성을 수용하고 포용한다.

게으름조차도 자연은 받아들일 수 있다면 우리의 이상적 사회와 닮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가? 얼굴이 맺힌 주름조차 여유로운 이유다.

산업화가 되지 않아서 자본의 손길이 미약하다 하더라도

가난함에도 비굴함이 없는 얼굴이다.

더더구나 계절에서 주는 위로와 계절에서 주는 다양함이 사람의 인성과 얼굴이 결합되어 있다.

 

비록 누추하고 남루하지만 여름의 날씨만큼 색이 강렬하게 원색을 들어내는 아름다움은 그래서 경제적인 풍요보다는 더 안온하게 가난이 다가온다.

얇은 옷과 난방이 없어도 되는 기온의 평화는 얼굴에서 먼저 나타나기 마련이다.

따뜻한 마음을 찾고 그 찾으려 애쓴 사진이 사진에 곳곳에 나타난다.

비록 가진 거 좀 없어도 걱정이 없는 얼굴을 우리는 또 다른 간절한 그리움이다.

사진집의 스토리가 딴 것이 아닌, 바로 이런 따스함의 원형질 같은 것이리라.

꽁꽁 얼어붙은 시베리아 벌판 같은 낙원의 모습이 그래서 상상이 더더욱 안되는 이유다.

 

공장에서 나오는 먹거리(모든 가공식품)들은 기본적으로 자본을 필요로 한다.

즉 돈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자연은 언제나 공짜다.

자연에게서는 무슨 대가를 요구하지 않는다.

자연이 만든 공장은 그저 공생하기를 원한다.

다 가난해도 조금 부족할 뿐이지 적어도 풍요로운 자연에서 아사자가 없다.

그래서 가난할지라도 배곯는 아픔이 적다.

이게 얼굴에 써져 있다.

 

6. 자신의 주제에 평생을 걸고 찍는 사람이 사진작가다.

나는 사진가와 사진작가라는 두 가지 부류로 나눈다.

사진가는 넓은 범위에서 사진을 찍는 모든 사람을 사진가라고 부르지만,

사진작가는 사진의 주제와 자신의 사진적인 준거에 평생을 몰두하고 찾는 사람이라 부른다.

 

요즘은 사진가는 상당히 많다.

널리고 널린 게 카메라이고 이젠 손에 핸드폰마다 카메라가 다 있으니 전부가 사진가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주제에 맞는 철학을 기울이며 자신의 담론에 사진으로 찾아가는 사진가는 작가로 재해석된다.

 

사진에 얼굴이란 힘의 근원을 찾으려는 사진집.

그래서 그는 사진작가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어중이떠중이처럼 시류에 스타일에 따라 흐르는 부평초 같은 시간에

자신의 근원적인 원류를 붙들고자 하는 사진은 분명 사진작가가 아니면 어려운 작업이었으리라.

 

꾸준할 수 있다는 힘은 어디서 오는가?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붙들고 늘어져야 할 근거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가?

바로 사진집에 나와 있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사진과 사진 사이.

사진 행간에서 나오는 그 고독하리 만치 붙잡고 싶은 내면적인 힘이었을 것이다.

7. 사진집 한 권... 참으로 넉넉한 기분으로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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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5-10-20 22: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지금 STEVE McCURRY 사진집 보고있어요..

yureka01 2015-10-21 09:48   좋아요 1 | URL
저도 봐야 겟네요. 고마워요.
 

저자는 3개월의 췌장암 선고를 받았고 떠난 여행이었다. 췌장암은 암 중에서도 그다지 썩 좋지 않는 부위라고 알고 있다.

(다른 암인들 좋은 암은 없다마는, 췌장암이  치료도 훨씬 어렵고 굉장히 악성인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말이다.

가만 생각해보면, 인간은 어쩌면 태어나는 순간부터 이미 사망선고를 받는 것이라면,

3개월이든 30년이든 시간의 길이가 다를 뿐이지 결국은 다 죽는다.

문제는 이게 절대적임에도 인간은 마치 영원히 사는 것처럼 산다.

대단한 착각이다. 대단한 착각이었으므로 삶을 아끼지 않는다.

함부로 아무렇게 살아놓고 결국은 마지막에서야 쓸데 없는 후회를 늘어놓는 바보가 다수의 인간이다.

아 이런 처절하고 비애스러운 모순은 또 뭔가?

인생의 시간 여행길이라는 것이 이처럼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고 부대끼고 알아가는 것에서부터 자신의 삶은 순간을 문질러야 한다.

가야할 때 쿨하지 못하고 주삣주삣은 누구라도 못 봐주는 거다.

각설하고,

내가 알기로는 단테는 중세 시대의 시인이었다고 한다. 단테에겐 베아트리체라는 여자. 딱 두 번 보고 평생 사랑했다고 하니. (나중에 이것도 좀 알아보면 아주 재미날 거다.) 단테가 무슨 연유로 베아트리체를 사랑했듯이 돌아올 수 없을지도 모르는 긴 여행길에서 시한부 삶의 여행을 떠나는 작가의 글이 지엄하게도 궁금했다.


한마디 더하자면, 영원히 살 것처럼 살지 마세나.

다 한번 왔다 간다잖는가? 갈 때, 내가 무엇을 가져갈 것인지는 자신이 정하는 거라.

그리고 시시콜콜한 것들에게 너무 일희일비 마세나.

갈 때가 되면 부절의 유무는 대부분 정해져 있는 것이더라.

 

 

고운 시집을 하나 알게 되었다.

블로그에서 알게  박동진 시인의 신간이다. 아주 그냥 따끈따끈.


시집에서 어떤 시의 냄새가 향기로울런지 기대가 된다.


일전에 책을 보내 드렸는데 시인께서 굳이 또 신간을 보내시겠다고 했다.

저자 사인이 든 책은 그래서 더더욱 각별하거든요.

책 구입은 구입이고 별개로 보내주시는 저자의 사인이 기록된 책은 소장용이라서.

시집을 보고 있으면 마냥 흐뭇할 것 같다.

언어에 도취되는 시간. 그리 나쁘지는 않을듯하다.


이렇게 같은 책 두 권 점점 늘어간다. 시인에게 무진장 감사를 !~

 

 

페이스북의 이웃분의 소개로 알게 된 시집이다.

흐. 이렇게 아름아름 알게 되는 작가분들의 책을 만날 때는

행복이 별 것도 아닌 거 같아.


역시 시집....ㅎㅎㅎ

시집의 저자는 시인의 등단도 하지 않았어도 시집을 냈다.

그래서 더 대단하였기 때문이다.


난 시인도 못되지만 시집은 꾸준히 본다.


언어의 열정은 꼭 시인이 아니더라도 있어야 하거든.

시집은 다 사진의 참고 자료 중 최고 으뜸이다.

웃기게도 나는 언어가 막히면 사진도 막힌다.

시집이 사진 굴뚝에 막힌 먼지를 뚫어지는 청소기와도 같아서다.

 

 

 

사진 감상법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진 볼 줄 모르면 사진의 반은 모른다고 봐야 된다.


사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책.

누누이 강조했지만 사진을 보는 시선이 얕다면 역시 찍는 사진도

시나브로 그냥저냥일께 자명한 일이다.


카메라 들고 주물럭 거리는 사진가는 많은데

이런 저서 하나 내는 사진가는 그래서 유심하게 보게 된다.

사진가들이 책을 많이 내주면 좋으련만,

찍기 바쁘지 읽지 않는 시대는 아니던가.


나는 진정한 자기 세계의 철학적 밑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글은 외면하고 싶지 않다.

 

 

송기연 작가의 시진집. 흡사 얼굴에 빠져들도록 사진집이 출시되었다.


블로그 이웃 등록은 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블로그보다는 페이스북에서 더 자주 소식을 접했다.

물론 주력 sns가 블로그이든 페이스북이든 상관은 없지만 아무래도 페이스북에서 먼저 알게 되었으니

페이스북으로 소식을 접했다.

스냅사진이란 출판사에 편집도 하면서 사진 찍는 분인데 이렇게 또 사진집을 냈다.


나는 이때까지 사진 분야 중에서 인물사진을 거의 찍어 본 적이 없다.

(가족사진은 인물사진 급에 들기 어렵다. 가족사진은 누구나 다 찍는 거라서 )

따라서 내가 가장 못 찍는 사진도 인물 사진이다.

그런데 사진의 본래 출발은 인물사진이었는데 나는 사진에서 가장 큰 분야에는 접근도 못했다.

이 사진집은 인물사진을 주로 다룬다.

내가 제일 못 찍는 사진을 인물사진으로 사진 책으로 엮었는데

어찌 안 볼 수가 있겠는가. ㅎㅎㅎㅎ


완전 축하드린다.


산문집 한 권 시집 두 권 사진 관련 두 권. 아 며칠은 또 흡족하게 볼거리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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