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언하자면 반은 YES이고 반은NO이다.


사진의 시작한 첫 출발부터가 애당초 사진이 태평양 바다를 건너는 크루즈 선 같은 목적은 아니다. 작고 맑은 게울가에 서 물장구치는 수준이었고 그런 초심이었으니까 그런 초심 일 수밖에 없었으므로, 그런 마음으로 책을 냈다.


와이프가 묻는다. 그래서 이제 소원 풀었어?

아니, 원하는 바이지만 소원까지가 되겠나. 앞으로는 그런 소원조차도 안 가지기로 했지.


몇 일전에 그 간에 바빠서 연락도 못 드리고 잊고 지내던 가야산 구원리에 계시는 동양화 화가분에게 아무런 연락도 없이 책부터 먼저 보내 드렸다.

 

그리고 어제 전화를 받았다.

"그간에 아무런 소식도 없더니만 글쎄 책 낸다고 그렇게 잠수 중이었구나."라며 책을 고맙게 읽겠다고 안부를  물어 오신다. 

그렇지. 카메라 처음 들고 내가 무얼 어떻게 바로 보고 카메라의 시선을 잡아 낼 것인가?라는 사진 최대의 고민은 결국은 스스로에게 있는 것이다. 어떤 마음으로 무슨 시선으로 그것을 잡아내고 다시 그것을 가공하고 기획하여 뜻을 포함 시켜서 어필하고  그러므로 함께 느끼는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는, 이 주제의 의도가 이해하여 주었다는 점에서 책을 낸 목적이 반은 이루었다는 것이다. 게다가 내가 전혀 모르는 독자들의 서평을 보고 가늠하게 된다. 이제 1년 치의 가용할 용돈을 몽땅 털어 넣고 조금은 빈털터리처럼 아까움이 없었던 호기쯤이야 이왕 마음먹은 것에서 시원하고 통 크게 찔러 넣고 보자는 심사였다.


살면서 그런 경험 한 두 번 다 있다.

지질하게 께름칙한 것들에서 늘 가슴 한구석이 찝찝한 그런 마음의 여지는 일말도 남기지 말자고 했다. 고액의 연봉자도 아닌, 그저 그런 빌빌한 작은 건설 회사에서 받는 급여가 결코 풍족할 리도 없으니 정말 쥐어짜듯이 야금야금 모아둔 거를 뭉텅 털어 넣었으니 미련이 생겨야 당연한 것이더라도 비움에 대한 일관성은 유지해야 된다고 믿었다.

 

만약에라도 이 한 번만이라도 하지 않았더라면, 나중에 죽기 직전에 못해 봤다고 질질 짜는 모습은 보이고 싶지는 않을 테다 하는 오기와 각오가 객기처럼 일어났으니 후회나 미련 따위는 없다. 물론 좀 더 잘 했더라면 하는 반성은 뼈 아프다.

 

우리가 사는 시대는 조상들이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풍요로운 시대이다.

초근 목피라는 말은 그래서 나온 배고픔의 단어이고 기아와 기근으로 온 나라가 휩쓸리던 조상의 유전자를 가진 민족이다. 어느 시대를 떠나 극소수의 권력자들 이외에 백성들은 그야말로 하루하루가 먹을 것과의 고단한 전투였다. 그런데 지금은 그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물질적인 풍요를 이루었지만, 먹을 꺼리도 없는 시대라도 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은 없었다.


지금은 자본이 만들어 내는 허허로운 풍요로 이루어진 비공정성과 비윤리성으로 다시 인간성이 매몰되어 가는 박약한 시대이다. 헬조선이란 시대상은 심심하고 따분해서 나온 오락이 아니라, 한 세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의 취약점을 파고든 자본의 악날한 저의는 아니었던가?


따라서 인간은 단순히 인간은 먹는 것만 풍요롭다고 해서 다 만족이 될 수 없는, 이것 이상의 이상을 바라보는 상대적 존재이기 때문이다. 배고파 죽을 것 같은데도 근근이 버티던 시대와 다이어트가 종교가 될만큼 극진한 시대에서 제 스스로 삶을 그만두는 차이는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고단한 삶이야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했을지라도 오늘의 현실은 너무나도 극단적이다.

편리함이 불편함을 극복했지만 현대의 인간적인 소외적 심리는 물리적인 불편함 못지 않게 더 심각한 수준이다. 제스스로 숨을 끊을 만큼 더이상 버티기 어려운 시대는 이를 말해준다.


비록, 조금 가난할지라도 안분과 자족으로 이루어진 비워낸 만족감이 자존감으로 첨철될 때 어저면 인간이 이루어야 할 최고의 가치가 있는 사회가 아닐까 싶기도 한다. 자본으로 뭉쳐진 사회는 결국 극소수의 자본 독점으로 나머지 99%는 종속되어 자유를 잃어가기 때문은 아닐까 라는 심각한 반성이 도모되어야 한다.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파트에 살면서 몇억이나 되는 돈을 잠가 놓고 행복이 이루어지는 편리함은 결국은 또 다른 결핍의 발생을 의미한다. 소박하고 작은 집이라도 가치와 의미가 충만한 것들이라면, 가난이 불편할지라도 적어도 자본에게 빌어먹는 비굴감을 약간이라도 덜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요즘들어 무엇보다 간절하다.

 

작가 김훈은 물 말은 밥 한 공기에 김치 짠지를 담궈 먹는다고 했다.(라면을 끓이며 라는 책의 서평 참조.) 이 맛의 심층구조를 안다면 우린 굳이 거창하고 호화로운 껍데기에 연연할 생의 존재는 아니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이다. 단, 그런 작가의 깊이를 관심이 없을 테니까 아둥바둥하며 슬픈 하소연이 늘어날 뿐이다. 먹는 것에 대한 심층 구조라고 하지만 결국은 삶이 심층구조를 우리는 먹듯이 맛을 봐야 하지 않을까?

이것 없이 빚어지는 부조리와 불공정성이 구성원들이 미래와 이상에 대한 체념을 시도하게 되는 까닭이다. 만약 사회가 공정하다면(평등이 아닌 공정함.)흙수저 들었다고 비관할 일은 아니며 흙수저라고 체념할 일도 아니다.그러나 금수저의 권력과 힘을 늘 불공정하고 부조리함을 가중시키는 역할이다 보니 노~~~~오~~~~력해도 안될 때 포기하게 되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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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받은 책 재고가 이제 50부 정도 남았어요.(저자 소장 및 보관용은 별도로 몇 부 있으니 이를 제외한 량입니다.)

보시고 싶은 알라디너, 북풀러 분들에겐 조건없이 드리고 싶으니 주소 주시면 보내드릴께요.

사진에 감성을 불어 넣고 싶으신 분들에게 참고용으로 좋습니다.ㅎㅎㅎ

50분 채워지면 마감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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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5-10-23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유레카님 책을 어제 다 읽었습니다.
참 늦게 읽어죠? 보내주신 게 언젠데. 두꺼운 책도 아니고.
제가 원래 이렇습니다. 너무 게으르죠.ㅠ
그런데 책 나름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유레카님은 만족 못하실지 모르지만...
원래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죠. 말미에 두번째 여정을 위한
출사표의 기반을 얻고 싶다고 하셨는데 저 역시 응원 드리고 싶습니다.
사진이 워낙 좋지 않습니까? 에세이라고 해도 시에 가깝고.
두 번째 책은 사진과 시를 접목시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리뷰에 쓸 말을 댓글에 쓰네요.ㅠ

yureka01 2015-10-23 14:21   좋아요 1 | URL
ㅎㅎ 넵..저도 받아 놓고 못읽은 책이 좀 됩니다.
그런데 언젠가는 읽게 되더라구요.

말씀하신 것 처럼 꼭 다음에도 책 낼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습니다.ㅎㅎㅎ

리뷰는 자유선택사항이오니 절대 부담가지지 마시고..댓글로 리뷰로 가름해도 되잖아요..

모쪼록 고맙습니다^^..

cyrus 2015-10-23 15: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번 달에 당선작 적립금 받으려면 유레카님의 책을 구입하려고 했는데, 적립금을 못 받아서 책을 사지 못했습니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지금이라도 신청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

yureka01 2015-10-23 16:51   좋아요 1 | URL
아고..주소 적어 주세요..이런 북풀 이웃분들 다른분들에게 보내드렸는데
정작 cyrus님을 빼놓았다뉘..이런 이런 불찰스럽고 송구스러운 일이 ㅎㅎㅎ

주소 비밀글 부탁드립니다..꼭 보내드리고 싶어요..책 좋아하시잖아요..^^..

2015-10-23 2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0-25 23:49   좋아요 1 | URL
아.대구분이셧네요.ㅎㅎㅎ의외로 가까이 계셧다니...꼭 보내겟습니다.^^.

2015-10-23 22: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0-25 10:17   좋아요 1 | URL
^^. 네 주소로 이미 봉투에 넣고 주소도 적었어요..
다음주에 일반 우편물로 배송할께요..

잘찍은 사진은 사진작가들이 다 잘하죠.

일반 아마추어 사진은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 ..잘찍고 못찍고가 없거든요.

사진 자주 찍으시면 좋은 참고서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10-24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yureka01 2015-10-25 10:18   좋아요 1 | URL
히히..고맙습니다....야금야금..이거 맘에 들었어요..
네 야금야금..^^..

2016-10-18 23: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19 2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0 00: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2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6-10-22 19:09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