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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나들이'
봄이 여물어가는 숲에는 생명들의 환희로 아우성이다. 그 아우성은 자세를 낮추고 마음을 열어서 자세히 보고 오래 보아야 제 맛과 멋을 알 수 있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들려주는 봄의 환상곡 그것이다. 누굴 보고 싶은건지 알고 가는 길에는 반가움이 더한다.


조금 흐린 하늘에 바람에 찬기운이 감도는 날씨다. 부족한 햇볕에 이른 봄꽃들이 얼굴을 보여줄 수 있을까? 불갑사 저수지를 왼쪽으로 끼고 숲으로 들어선다.


앙증맞고 귀여운 모양의 현호색들이 무리지어 반긴다. 여린 산자고도 고개를 내밀고 해를 맞이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계곡으로 들어서면서 흰털괭이눈과 연노랑 얼굴의 중의무릇, 점박이 개별꽃, 각종 현호색들이 계곡을 수놓고 있다.


연신 고개를 흔드는 조그마한 만주바람꽃과 꽃잎을 앙다물고 속내를 보이지 않은 꿩의바람꽃은 보고싶어 달려온 속내도 모른척 바람에 흔들리기만 한다. 제대로 본 모습을 보지 못한 아쉬움으로 발길을 돌린다.


나날이 사세를 확장해가는 불갑사는 돌의 굳은 표정에 갇혀 뭇 생명을 안고 보살퍼야하는 종교의 본성에서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듯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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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또다른 얼굴인 잔뜩 흐린날이다. 만덕산(萬德山. 해발 575m)의 넉넉한 품을 찾아가는 길이다. 가파른 산을 오르는 동안 눈비가 내린다. 더위를 식혀주기에 충분하다.


그 길 어느 모퉁이를 환하게 밝혀주었던 널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 볼 수 있고 없고는 너의 마음에 달렸으니 나는 길을 나서기만 하면 된다.


헉헉대는 오르막 길에 생강나무가 노오란 얼굴로 반긴다. 사람 사는 곳 산수유 피니 산중에 사는 너도 피어 산을 찾는 사람을 반긴다. 길마가지나무의 향기에 돌을 쌓듯 마음을 담은 돌탑 앞에 발걸음 쉬어간다. 할미바위에 머리를 숙여 고하고 마음 먹었던 하산 길로 접어들었다.


꽃보고 싶은 욕심이 과했나 보다. 자꾸 등산로를 벗어나 길을 만들며 유난히 힘들게 내려간다. 문득 무엇인가를 보여주고 싶을 때 이렇게 발길을 이끌었다는 경험이 있어 기대감으로 따라간다. 그 끝에 복수초 네가 있었다. 새로운 군락지의 발견이다. 숲을 밝히는 등불을 켜기 시작했다. 네 모습 보여주려고 힘든 발걸음을 걷게 했나 보다. 널 볼 수 있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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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욕망은 끝이 없다. 

꽃 보려고 이리저리 두리번 거리는 성급한 마음 다잡으라고 미끄러운 돌이 경고를 보낸다. 대상과 대하는 태도가 다를지라도 꽃 보러 다니는 나도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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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꽃 나들이'

잔뜩 흐린 하늘에 비까지 오락가락, 그래도 길을 나선 마음은 그리 어둡지만은 않았다. 보여주기 위해 먼길 불렀다는 것을 이미 아는 까닭이다.


일상의 범위에서 눈과 마음에 닿는 꽃이며 나무, 풍경 등을 보고 그 순간 마음을 움직이는 감정에 주목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것이 내가 꽃을 보는 이유다.


먼 길을 나섰다. 큰 맘 먹고 순전히 한 녀석을 고기 위해서다. 변산바람꽃 소식을 접할때 마다 직접 보기 싶었는데 피었다는 소식을 알려와 얼굴 마주 보러 간 것이다.


봄을 맞이려는 숲은 아직은 무겁다. 그 무게를 덜어주는 일찍 피는 꽃들을 만나 조금은 여유롭게 봄을 맞이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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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
몸과 마음을 버겁게 했던
모든 것 다 태워버리고
새로 맞이할 시간
희망의 불꽃으로 타 올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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