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 오늘의 젊은 작가 39
김홍 지음 / 민음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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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블랙핑크와 콜라보하여 출시된 맛있는 오레오과자를 가지고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선보였던 첫 장편소설「스모킹 오레오」, 작가님 자신도 그렇게 생각하실 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한국문학계의 주성치라며 홍보한 첫 소설집 「우리가 당신을 찾아 갈 것이다」이어서 내놓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작가의 39번으로 낙점된 두번째 장편 「엉엉」은 아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유명 인사가 대통령선거에 출마하며 대통령이 되며 눈물이 멈추지 않아 지속적인 폭우로 인해 전국이 마비가 되는 그러한 실정을 그려내고 있어 읽으면서 당혹스러우면서도 묘하게 빠져들고 있어 이 소설을 쓰신 김홍작가님의 정신적 세계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감정을 한 번 받아보게 하고 싶은 강렬한 충동과 함께 이미 김홍작가님의 작품세계에 세뇌되어 버린 저를 구원해줄 대상이 과연 이 세상에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며 자기 집마냥 들락날락거리는 제 본체로 추정되는 이에게 일러두고 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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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틀을 찾아서
김도연 지음 / 문학동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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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이야기」이후 약 5년만에 나온 김도연작가님의 다섯번째 소설집 「빵틀을 찾아서」를 읽으며 갓 구운 빵을 먹기 위해 빵틀을 찾아나서는 소년(빵틀을 찾아서)이 되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자칫 잘못하면 황천길로 안내해 줄 말벌(말벌)이나 한 번 타면 소변을 봐버려도 멈추지 않는 값비싼 갈색 말(말 머리를 돌리다), 명견이지만 졸지에 돈 대신 떠맡아버린 2마리의 셰퍼드(셰퍼드)도 좋지만(?) 작게 나마 무언가를 키우고 싶은 마음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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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과 나의 사막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3
천선란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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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로 돌아갈 수 있다면 ‘고고‘처럼 주저하지 않을 것인 데 이 작가님의 작품을 처음 접했음에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던 것은 아마 김초엽작가의 작품들과 인공지능 로봇이 어떠한 감정을 깨닫고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작품들을 많이 접해봤기 때문이 아닐까. 아무튼 ‘그리움‘이라는 감정을 이 소설을 통해 새롭게 배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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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의 자부심 소설Q
김세희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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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들이 순수 창작으로 인물, 배경, 상황이나 설정 심지어는 감정들 조차 100% 허구로 이뤄진 것인 데 관련자료를 참고하거나 실제 지명이나 과거에 일어났었던 상황이나 작가 자신이나 주변 인물들의 내력이 어느 정도 반영이 되면 그 것은 소설일까, 소설이 아닐까, 소설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소설 Q 시리즈의 15번째로 김세희작가님의 「프리랜서의 자부심」이 출간되어 읽으려고 할 때 아무래도 앞서 출간된 전작을 전혀 배제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100% 순수 창작이 아닌 소설을 읽을 때 드는 감정이나 생각 때문에 읽기에 어려움을 겪지는 않았을까하는 우려가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자를 꿈꿔왔고 「명인일보」에 입사하여 기자생활을 하던 강하얀이라는 인물이 돌연 퇴사하여 프리랜서의 생활을 시작하고 의정부시의 한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저와 같은 이름이지만 저와는 전혀 다르게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정민과 결혼을 하기 위해 틀에 박힌 예식장 대신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주말마다 대관하는 예식장에서 결혼 계획을 세우며 부모님과 전 직장 동료에게 선언을 하는 한편 희성교육대학의 50주년 전시회에 전시될 글을 쓰는 일을 도맡아 희성교육대학에서 발간한 소식들을 접하는 도중 열사 칭호를 받지 못한 채로 스스로 생을 마감한 최영희학형에게 주목하게 되면서 이전에 명인일보에서 기자생활을 하던 때를 상기하게 되는 모습을 보며 저에게 주어진 일들을 생각해보았습니다.
받는 페이만큼 일할 수 있고 그걸 가능하게 해주며 다시는 만나지 않을 사람들이기 때문에 무리할 필요가 없고 너무 마음을 쏟지 않아도 되며 행여 마음을 쏟을라치면 작업이 끝나며 일은 흠없이 깔끔하게 처리하지만 그 이상을 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으며, 뭔가를 이루려고 하거나 뭔가라 되려고 할 필요가 없는 무엇보다 출퇴근에서 해방되며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 프리랜서라는 생활에 대한 부러움을 읽으면서 느꼈고 하루 하루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일을 하는 저 자신의 마음에 가닿았고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일한다는 마음대신 저 스스로를 격려하며 작은 자부심을 가지며 일을 해도 되겠다는 마음을 가질려고 합니다.
김세희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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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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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아작가님의 첫 장편소설「빨치산의 딸」은 제가 태어난 해에 실천문학사에서 출간되었다가 불온도서로 지정되며 당시 출판사 대표님이 구속에 실형을 선고받으셨다는 소식을 개정판에다 실으셨던 것으로 기억이 나고 당연히 읽어보지는 않았거나 못했거나 그랬었고 2004년과 2008년에 출간된 소설집 「행복」, 「봄빛」또한 제가 아직 어렸을 때에 출간되어서 접해보지 않았거나 못했었고 10여년 전 세번째 소설집 「숲의 대화」가 출간되었을 때 읽은 것은 기억이 나는 데 당시에 리뷰를 남기지 않아서 읽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이 들었고 작년에 네번째 소설집 「자본주의의 적」을 출간하셔서 앞에 실린 (자본주의의 적)과 (문학박사 정지아의 집) 이 2편만 읽어봤는 데 좋았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2번째 장편소설「아버지의 해방일지」가 출간되어 일찍이 읽으려고 했던 것은 아니었는 데 갑작스레 9월 중순에 일시품절되고 예약판매창이 나와서 왜 그런 것일까 찾아보니 유시민 교수님이 강력추천하셨더군요.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읽었고 리뷰를 남기는 이 순간에도 찾아보는 현재에도 종합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어서 전혀 관련없는 제가 뿌듯합니다.
자본주의에 반대하며 뼛속까지 사회주의자이고 동시에 유물론자인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부딪쳐 허망하지만 아버지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시작부터가 예사롭지가 않았어요.
좋게 표현하면 사회주의자인 데 속된 표현으로 빨치산, 빨갱이라는 신분을 아버지와 어머니는 스스로 선택하셨지만 그 걸로 인해 아버지를 죽음에 이르게 했고 출세며 혼삿길이 막혀버린 작은아버지와 불구로 평생을 살아야했을 아버지의 딸로 태어나보니 그렇게 되어버린 결코 빨치산의 딸, 빨갱이의 딸로 태어나길 원하지 않았던 아리씨가 아버지의 장례를 치르며 아버지의 일생 속에 존재하던 인물들을 장례식장에서 만나며 아버지의 험난했던 삶과 아버지에 대해 생각해보며 반드시 다가오고야 마는 한 줌의 재가 될 아버지의 마지막을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져 인상깊게 읽었습니다.
‘아버지는 갔어도 어떤 순간의 아버지는 누군가의 시간 속에 각인되어 기억을 떠올릴 때마다 생생하게 살아날 것이다. 나의 시간 속에 존재할 숱한 순간의 아버지가 문득 그리워졌다(110쪽).‘
‘어떤 딸인지, 어떤 딸이이야 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누구의 딸인지가 중요했을 뿐이다. (......) 빨치산의 딸이라는 말에는 ‘빨치산‘이 부모라는 전제가 존재한다. 그 부모에게도 마땅히, 자식이 부모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듯 자식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도 못했을 만큼 빨치산의 딸이라는 굴레가 무거웠다고, 나는 변명이라도 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 변명을 들을 아버지는 이미 갔고 나에게는 변명의 기회조차 사라졌다. 그 사실이 뼈아파 나는 처음으로 소리 내 울었다. 아버지를 위한 울음이 아니라 나를 위한 울음이었다. 아버지 가는 길에까지 나는 고작 그 정도의 딸인 것이다(224~5쪽).‘
‘죽음으로 비로소 아버지는 뻘치산이 아니라 나의 아버지로, 친밀했던 어린 날의 아버지로 부활한 듯했다. 죽음은 그러니까, 끝은 아니구나, 나는 생각했다. 삶은 죽음을 통해 누군가의 기억 속에 부활하는 거라고. 그러니까 화해나 용서 또한 가능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231쪽).‘
이러한 문장들을 읽으면서 제 스스로 지긋지긋했던 삶으로부터 해방했다고 위안하고 있을 제가 언젠가는 후회의 순간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 순간이 찾아오기 전에 차라리 제가 먼저 한 줌의 재가 되기를. 그게 아니라면 너무 늦지 않았으면 하기를.
같은 지역 출신은 아니지만 ‘워찌나 청산유순가 쎗바닥에 신이 내렸는 중 알았당게. 말문 터질라면 예수 믿어야 쓰겄대(114쪽).‘
‘긍게 사램이제‘ 같은 말들을 소리내어 읽어보며 마음이 따뜻해짐과 동시에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사무치게 그리워집니다.
정지아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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