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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남극 탐험기
김근우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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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제 11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던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2016년 「우수고 스트레스 클리닉」을 출간하여 제게 깊은 인상을 주셨던 김근우작가님의 신작 장편소설 「우리의 남극 탐험기」를 읽어보게 되었는 데 읽고난 후의 느낌이 시원 섭섭했어요.
남극을 탐험했다가 실패했으나 결코 실패하지 않은 영국의 남극탐험가의 이름이 심지어 중간 이름까지 같은 앞을 볼 수 없지만 많은 지식을 가진 어니스트 섀클턴 박사와 한때 프로야구선수가 될 뻔 했으나 포기하고 모 대학 경제학과에 입학했으나 군 전역 후 깔끔하게 자퇴를 하고 문학상을 받으며 전업 작가의 길을 걸었으나 자신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잃어버려 지금은 먹고 살기 위해 편의점 아르바이트까지 하게 된 무명작가가 지하철에서 만나 남극을 탐험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섀클턴 박사와 무명 작가가 지하철에서 우연하게 만나기까지의 과정이 소설 전체분량의 절반을 할애해서 사실 솔직히 제가 도서관에서 빌린 책이 아닌 직접 알라딘에서 돈 주고 산 책이라 던져버릴까하는 마음이 아주 아주 살짝 한 0.000001%있었던 것 같았지만 아주 소중하게 보물다루듯이 읽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두 사람이 남극에 아주 전문적인 장비나 다른 사람과 같이 가지 않고 오로지 두 사람만으로 가게 되는 그야말로 무모한 도전을 하게 된 부분부터 아주 속전속결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데 표지에 아주 귀엽지만 사납기도 한 아가씨 북극곰 치피와 하늘을 날아다니는 펭귄을 남극에서 만나는 부분이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정말 책으로 보는 데도 남극을 제가 직접 탐험하는 듯한 기분(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서 그런 것 같은 데 전기세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만)이 들었고 크레바스에 빠질 뻔하거나 폭설과 추위로 인해 이동했다 멈추고 발이 시려 동상까지 걸리게 되는 부분을 읽으며 저도 모르게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스포일러가 다분하지만 실패할 것이라고 예상했기에 실패를 하게 됩니다만 제가 봤을 때에는 실패한 게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남극에 갈 일을 없겠지만 만약 충동적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 가게 된다면 화투를 잘치는 어니스트 섀클턴 박사와 귀여운 북극곰 치피, 하늘을 날아다니는 펭귄을 만나 쓰다듬고 화투치고 싶어요.
그리고 작가님, 나무에게 미안해라고 안하셔도 되요.

호 : 1. 「고양이를 잡아먹은 오리」, 「우수고 스트레스 클리닉」에 이어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돌아온 김근우작가님의 신작 「우리의 남극 탐험기」를 읽으며 마치 그들과 같이 남극탐험하는 기분을 만끽하실 수 있을 겁니다.

불호 : 1. 다만 그들이 만나 남극탐험을 하기 전의 이야기가 소설 전체의 절반을 할애하기 때문에 그 부분만 지나면 흥미진진한 (사실 그 전의 이야기도 흥미진진합니다만) 남극탐험을 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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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곳으로 오늘의 젊은 작가 16
최진영 지음 / 민음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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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젊은 작가 16번째 작품이자 최진영작가님의 다섯번째 장편소설인 「해가 지는 곳으로」는 연초에 읽었던 장은진작가님의 「날짜 없음」처럼 재난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을 보여주고 있는 데 「날짜 없음」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날짜 없음」은 주인공과 몇몇 인물을 제외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자기가 살았던 곳을 떠나지만 주인공들은 그 자리에 남아 인류멸망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면 「해가 지는 곳으로」의 등장인물들은 가족들이나 친척, 이웃, 친구, 동료들을 버리고 한국을 일찌감치 떠나며 「날짜 없음」에 비해 사랑하는 인물들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해가 지는 곳으로」의 동생 미소를 돌봐야 할 의무가 있으며 미소를 아낌없이 사랑하는 언니 도리가 미소와 함께 한국을 떠나 머나먼 타국에서 살아가기 위해 머물러 있을 때 우연히 지나를 만나 자연스럽게 또 운명적인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고 또 같이 지나와 지내던 건지도 지나누나에 대한 사랑이 깊어만 가며 또 다른 등장인물인 류와 단의 무미건조하며 의무적인 사랑을 보면서 여담이지만 바로 어제 아침에 라이언 고슬링, 마이클 패스벤더, 루니 마라, 나탈리 포트만 주연의 자유롭게 사랑을 하는 영혼들의 이야기를 담은「송 투 송」을 보고 와서 그런지 사랑을 해보지 않은 제게 많은 생각을 가지게 했던 것 같습니다.
살아가기 위해, 살아남아야 하므로 서로에게 총과 칼을 겨누고 약탈하는 상황에서 강렬하게 끌려 사랑을 하는 지나와 도리, 그런 지나에 대한 순정어린 마음을 지니고 있는 건지, 사실 귀가 들리지 않지만 인물들의 감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미소, 사랑이 이미 식어버린 이제는 해민의 엄마, 아빠라는 의무적인 관계로 살아가지만 남편 단이 사라지자 다른 의미나 이유가 없어진 류까지......
지구가 멸망해버려 세상의 모든 것이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해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전에 저도 ‘사랑‘이라는 것을 해보고 싶어요.

호 : 1. 재난 상황에서도 가장 강하게 발휘되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최진영작가님의「해가 지는 곳으로」를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불호 : 1. 몇몇의 이야기가 비워져 있는 것 같은 데 작가님의 말씀대로 그 부분에 대해 상상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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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소
김덕희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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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원룸을 운영하는 남자와 갑자기 사라져버린 여대생과 원룸카드 키가 있음에도 매번 인터폰을 해대는 여대생(전복)을 보며 매우 인상깊게 읽었던 김덕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급소」를 찬찬히 읽어보면서 저 역시 무언가로 인해 급소에 강하게 얻어 맞아버린 것 같은 강한 통증을 받게 되었습니다.
(제목이 단순하게 「급소」여서 그런 것은 절대로 아니며 9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강한 통증을 느꼈습니다.)
등단작 (전복)에서 냉장고에 방치, 썩어버려 버리질 운명인 전복들이 무더기로 냉장고에서 나와 바깥으로 기어가는 모습에서 소름이 돋았고, 표제작 (급소)에서 엄마와 떨어져 아빠가 사는 시골에 함께 살며 늪에 사는 돼지를 침착하고 능숙하게 사낭하는 아빠의 모습이나 정체불명의 손님을 낚기 위해 오매불망 기다렸다가 잽싸게 낚아채는 늙은 어부(자망)의 모습이 섬뜩하게 느껴졌습니다.
엘레베이터를 타다 갇혀버린 이 때, 설상가상으로 강렬하게 움직여야 꺼지는 앱‘알람‘이 작동되고 우여곡절 끝에 꺼지게 되지만 학교생활, 군복무 때 했던 체조가 떠오른 회사원(절차가 있습니다), 단편을 읽는 중반까지도 미래가 시간적 배경인지 눈치채지 못했던 가상현실의 미래와 현재의 모습이 중첩된 (하울링),9편의 단편 중 유일하게 시간적 배경이 과거 먼 옛날이며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소년이 글을 새겨적는 (낫이 짖을 때), 「개의 목소리」라는 책을 읽자마자 개가 하는 말을 알아듣게 된 신입사원(코뮈니케이터),
그리고 한의사인 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한의사가 된 딸 윤솔의 이야기인 (혈), (가시 자국 - 혈2) 연작단편까지 9편의 단편을 읽는 내내 섬뜩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등단작(전복)과 표제작(급소)가 포함된 9편의 단편이 실린 김덕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급소」가 제가 이 소설의 리뷰를 쓰기 정확하게 한달 전인 2017년 6월 29일, 그러니까 작가님의 딸인 이음의 생일에 출간일이 되었는 데 (실제로 알라딘에 등록되고 오프라인에 판매되기 시작한 것은 7월 초순입니다.) 정말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생일이 출간일이라니......
좋은 글을 읽게 해주신 김덕희작가님과 6월 29일에 출간될 수 있도록 영향을 준 이음양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습니다.

호 : 1. 김덕희작가님의 첫 소설집 「급소」를 읽고 난 후에 무언가에 의해 급소를 강하게 맞은 것 같은 강렬한 통증이 유발될지도 모릅니다. (순전히 제 느낌입니다. 저는 읽고나서 강하게 느꼈습니다.)

불호 : 1.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연작인 (혈)과 (가시 자국 - 혈2)를 나란하게 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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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월도 다섯 손가락 안으로 남았네요.
김애란작가님의 신작 소설집부터 성석제작가님의 개정판 3종, 그리고 김진명작가님의 신작까지 나름 풍성하게 읽은 것 같습니다.
8월이 기다려지는 데 7월에 구매한 책들 조금씩 읽어뵈야겠습니다. 그리고 창비에서 나온 9종의 짧은 소설과 사계절출판사에서 나온 욜로욜로 시리즈가 눈길이 가는 데 다 읽을 수 있을 지 고민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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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라알라 2017-07-26 13: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많이 읽으셨네요^^ 제목때문인지 <무한의 책>이 가장 끌립니다^^

물고구마 2017-07-26 13:16   좋아요 0 | URL
정말 방대하며 제목처럼 무한한 소설입니다.
 
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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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름만 많이 들어봤지만 김진명작가님의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었는 데 이번에 「예언」이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나보게 됩니다.
제가 태어나기 훨씬 전인 1983년에 있었던 대한항공 여객기 KAL 007호기가 사할린부근에서 격추되어 거기에 타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다 사망한 사건을 바탕으로 주인공인 지민 역시 하나 뿐인 소중한 여동생 지현을 그 사고로 인해 잃게 되자 그 여객기를 격추시킨 그 놈을 찾아내서 죽이려고 복수의 칼날을 준비하지만 그 당시 러시아는 공산주의가 만연할 때라 자칫 섯부르게 했다가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기회를 엿보고 있는 와중에 매력적인 여인인 소피아에게 사랑에 빠지게 되고 우여곡절 끝에 러시아로 가게 되어 그 곳에서 천체물리학을 공부하며 하루라도 빨리 그 놈을 만나 그 놈의 심장에 총알이 박히게 하고 지현이의 복수를 해야한다는 마음과 기약없이 헤어진 소피아에 대한 사랑의 감정이 뒤죽박죽인 지민의 심정이 읽으면서 가슴 깊숙하게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것이 1983년에서 1991년사이의 사건들 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가 처해져 있는 현실과도 오버랩되는 것 같아서 빠르게 읽기는 했지만 결코 가볍게 생각할 수가 없었어요.
정말 터무니없는 것이고 소설 속에 나와 있지만 정말로 문이 예언한 대로 곧 다가올 2025년에 통일이 된다면 어떨지 궁금하기도 하고 빨리 2025년이 왔으면 하는 바램인데...... 아마도 그 사람에게 특별한 일이 생겨나지 않는 이상 그런 일은 없을 것 같기도 해서 우울하기도 합니다.

호 : 1. 저는 처음 접해본 김진명작가님의 작품인 데 정말 흡입력이 대단합니다. 금방 읽었지만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작품입니다.

불호 : 1. 보통 방대하게 여러 편으로 나누지 않고 한권으로 끝낸 것이 좀 아쉽기는 합니다. (무언가 방대하게 쓰셨으면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 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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