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아이 - 2017 제11회 블루픽션상 수상작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7
최현주 지음 / 비룡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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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읽은 제10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인 박하령작가님의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를 흥미롭게 읽었는 데(조만간 장편소설이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나올 예정이라지요.) 올해는 8편의 단편을 묶은 소설집이 제11회 블루픽션상 수상작이 되었습니다.
제목은 「지구 아이」이고 최현주작가님이 쓰셨더군요.
다들 화성으로 이주하였고 화성으로 이주할 돈이 없는 하층민들과 범죄자들 뿐인 지구에서 힘겹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지구에 살아 숨쉬는 생명체들을 다 쓸어버릴 바이러스가 확산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존재들이 등장하는 표제작 (지구 아이)를 포함하여 총 8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소매치기를 일삼던 패거리들의 도망을 도와주는 이른바 안내양역할을 하던 소년이 뜻밖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골목잡이), 가출을 하여 믿었던 언니에게 속아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짊어지고 가야하는 소녀(귀신의 집), 머나먼 타국의 산에서 사라져버린 아버지의 흔적을 찾는 소년과 부모님이 헤어지길 바라는 소녀의 이야기(울지 않을 용기), 커다란 발자국을 여러개 발견하던 동생이 폐가에서 부끄러운 형의 모습을 바라보게 되는 (거인의 발자국)과 그 동생이 노인이 되어 사라져버린 손녀를 떠올리며 식음을 전폐하며 돌을 쓰다듬는 듯한 (돌개바람이 휘몰아치고)까지 손꼽을 수 없을 정도로 인상깊었습니다.
오랜시간동안 바래왔고 또 오랜시간동안 글을 쓰셨고 그 글들이 이제 한 권의 책으로 나오게 되어 작가의 문턱을 이제서야 넘어 오신 최현주작가님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고 앞으로 쓰실 글들, 또 그것들이 한 권의 책으로 나오는 것에 대해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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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마법사 창비청소년문학 82
파트리시아 가르시아로호 지음, 한은경 옮김 / 창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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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은 다와다 요코작가의 「헌등사」는 3.11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후 일본의 미래를 그리고 있었다면 오늘 읽은 스페인국적의 파트리시아 가르시아로호작가의 「바다와 마법사」는 11년전 재난으로 인해 자신이 살고 있던 집은 물론 사랑하던 가족들을 잃게 되어버린 로베르토 베가(이하 롭이라고 불리게 됨.)가 보물사냥꾼이 되어 바닷속에 잠겨있는 교환할 가치가 있는 것들을 발견하고 그 것들을 바다 위로 꺼내 생필품들과 교환하며 살아가고 있던 어느 날 여느 때처럼 바닷 속을 잠수하던 롭이 분홍빛 연기가 나는 집을 보게 되고 그 곳에서 신비한 마법의 돌을 발견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그 신비한 돌의 효력은 어떤 대상을 간절하게 생각하게 되면 그 대상으로 변신하는 엄청난 효력을 지니게 되었고 머지않아 그 돌로 인해 엄청난 모험과 관계의 중심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는 데 그 것을 롭이 마치 나에게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친근하게 전개하는 방식이 인상깊었음.
마치 바닷속에서 롭과 뛰어난 잠수실력을 자랑하는 나탈리아, 애가 다섯인 마르코스, 마르코스무리를 하이에나처럼 추적하는 히노의 부하들, 그리고 롭이 매우 좋아하는 라나, 라나 역시 롭을 좋아하여 엄마 몰래 산소통을 빌려주는 모습들을 나 역시 함께 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였고 다 읽었을 때에는 마치 방금 그 꿈에서 깨어버린 듯한 아쉬움이 들었음.
그래서 다시 그 꿈을 꾸기 위해서 잠을 청하는 것처럼 나 역시도 다시 책 속으로 들어가야 겠음.
그란 앙굴라르 상이 어떤 것인지 잘 몰랐지만 상을 받을 만한 작품이었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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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등사
다와다 요코 지음, 남상욱 옮김 / 자음과모음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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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읽었던 「아이 i = imaginary number」의 니시 가나코작가가 시리아에서 태어나 이집트 카이로와 일본 오사카에서 성장한 일본 작가였다면 오늘 읽은 「헌등사」의 다와다 요코작가는 일본에서 태어났지만 22살에 독일로 이민을 가 그 곳에서 현재까지도 살아가고 있다는 점에서 무언가 특별한 이력이 있는 작가가 아닐까 생각을 했었고 책을 읽기 시작했으며
소설집에 실린 순서가 아닌 (끝도 없이 달리는)부터 읽었는 데 정영문, 김태용작가님의 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음.
내용자체가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일본단어가지고 언어적인 유희를(?) 즐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번역을 맡으신 남상욱님이 많이 힘드셨을 것이라는 생각도 했었음.(실제로 번역후기에서도 이 단편을 번역할 때 쩔쩔매셨다고......)
니시 가나코처럼 이 작가의 작품도 「헌등사」가 처음인 데 동일본대지진을 겪고 난 후의 일본의 모습과 그리고 다가올 미래에 대해 중편인 표제작 (헌등사)를 포함하여 5편의 단편이 실렸는 데 다와다 요코작가만의 색깔을 또렸하게 알 게 되어서 흥미로웠음.
일본에서 자연재해가 우리나라에 비해 다소 빈번하게 발생했다는 기사에 안타깝다는 의견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과거 우리나라를 지배하여 모든 것을 약탈해갔던 일본, 그리고 아직까지도 죄를 늬우치지 않는 듯한 일본정부의 모습에 진절머리를 느끼며 이보다 더한 재해가 닥치거나 일본이 아예 멸망하기를 저주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국적을 떠나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정의는 살아있다라는 왜곡된 마음도 들기도 했었는 데 이 소설 속의 상황이 우리나라에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헌등사」를 읽으며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고 어떤 상황이든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되겠다는 마음이 들었음.
단 (헌등사)에서 일본의 노인세대들처럼 만약 이런 큰 자연재해로 인해 세상이 뒤바뀌게 된다면 우리나라사람들은 죽지 않고 오래장수하지는 못하지 않을 것이며 머지않아 절멸하여 개, 고양이, 여우, 토끼, 다람쥐, 곰같은 동물들이 생존하기 위해 토론하고 자신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호모 사피엔스 즉, 인간에 대해 자신들의 견해를 이야기(동물들의 바벨)하는 날이 올 수도 있지 않을 까하는 생각을 하면서 소름이 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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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심
고은채 지음 / 답(도서출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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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랄까요? 독버섯을 삼킨 기분입니다.
정말 겉보기에는 화려해서 맛도 좋을 것 같고 영양도 가득할 것 같은 버섯을 따서 먹었는 데 독이 제 몸으로 가득차버리는.
오늘 읽은 고은채작가님의 첫 책이자 첫 장편소설인 「연심」도 그렇습니다.
표지를 보았을 때의 느낌은 매우 애틋하며 애절한 사랑이야기가 아닐까 했었는 데 작가님이 18살때부터 이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여 21살 생일을 앞두고 책이 나왔으니 독버섯으로 따지만 그 만큼 독이 농축되어 있는 것처럼 이 소설을 읽기 시작하면서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의 이야기 속에서 진득한 독(!)이 아주 깊숙하게 있을 줄이야.
운명처럼 만난 재우에게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는 은휘가 뭐하나 빠질 것이 없던 박동빈의 청혼을 거절하고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재우와 결혼을 약속하고 집을 나서는 모습이 인상깊었는 데 바로 여기까지는 아름답고 애틋한 사랑이야기라도 생각했었는 데 은휘가 집을 나가고 나서 아버지가 허망하게 돌아가시고 망나니 오빠는 재산을 다 팔아치우고 일본으로 도망가버리고 엎친데 덮친 격으로 영국사람인 윌리엄 밑에서 일을 하던 재우가 총독부에게 잡혀가 목숨만 유지한 채로 돌아 오면서부터 불행의 싹이 조금씩 자라나기 시작해서 우여곡절끝에 일자리를 구한 호텔에서 다시는 보고 싶지 않았던 박동빈을 만나 결코 원치 않는 박동빈과의 ‘데-토‘(데이트)를 할 수 밖에 없는 은휘, 아픈 재우의 약값과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루주를 바르고 향수를 뿌리며 박동빈을 만나 박동빈에게 죽임을 당하는 재우가 연심이라고 부르던 은휘의 모습을 눈으로 머리 속에 담으며 계속 읽어야할까 많이 망설였는 데 너무 독으로 가득찬 이야기라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다 읽기는 했지만서도 개운하지 않고 씁쓸해지는 「연심」의 표지는 매우 인상깊었기는 했었는 데 표지의 이미지를 그대로 책 안에도 옮겨져 있는 데 성의없이 그냥 이미지를 늘여놓은 것 같았고 책 뒷날개의 오타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당분간은 제 머리 속에 남아 있을 것 같아요.
연심이었던 은휘와 재우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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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
이영희 지음 / 스윙밴드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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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어른」을 읽어보지는 않아서 이 번에 3년만에 두번째 에세이를 내신 중앙일보 문화부에서 국제부로 옮겨서 일을 하고 있을 기자이기도 한 이영희작가님의 「나는 나를 좋아할 수 있을까」를 읽어보았음.
문화부에서 오랜 기간동안 기자로 활동하셔서 그런지 책이나 영화 그리고 일본의 애니메이션이나 드라마들이 곳곳에 언급되고는 하는 데 그래도 나름 책을 많이 읽었다고 자부했던 내 자신이 부끄러워졌음.
주로 국내소설을 많이 읽었던 내게 자기계발서나 인문교양의 성격을 지닌 책을 잘 접해보지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그런 책들을 읽으면 나도 모르게 무언가를 그 책을 통해서 유익한 정보들을 얻거나 그 것을 활용하기 위해 외워두어야 할 것 같은 강박에 사로잡힐 것 같아서 사실 부담이 없기도 하지만 움울한 나의 현실 속에서 벗어나 소설 속으로 도피하여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만끽하고 싶어서 소설을 좋아하는 것 같음.
영화들도 많이 언급되던데「지랄발광 17세」(알라딘에서는 ‘디 엣지 오브 세븐틴‘으로 검색됨.)와 아직 DVD소식이 없는 「토니 에드만」은 저도 극장에서 봤는 데 「토니 에드만」에서 딸이 부른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이 매우 인상깊게 다가왔음.
작가님은 168이 넘은 장신의 삶을 살아가고 계신데 저는 그 반대로 168도 안되는 단신의 삶을 살아가는 남성이라서 조금은 위축들기도 했지만 저의 부모님이 물려주신 유전자이기에 더이상 주눅들지는 않으려고 계속 다짐만 하고 있음.
저도 고등학교 때 처음 일본어를 배웠는 데 성인이 되고 시간이 흐르니 다 까먹어버렸고 또 뭐든지 배워보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고 나름대로 계획도 세워보지만 시간적보다는 대부분 경제적인 요인으로 실천하지 않아서 너무 안타깝기도 함.
(마치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
지금은 국제부에서 기자생활을 하실 텐데(아마도 일본?) 멋지게 오늘 하루도 살아가실 이영희작가님이 부러웠음.(부러우면 지는 거다고 하지만 부러운 것은 부러운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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