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2 - 개정판 코리안 디아스포라 3부작
이민진 지음, 신승미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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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와 한수,이삭의 삶에서 노아와 모자수 의 재일교포로서의 2세대 이야기를 이어간다. 파친코2는.

두형제 모범생 노아와 불의를 참지 않는 다혈질 모자수의 극명한 삶을 보여준다. 

학교에서 주먹질과 선자의 노점상 시장에서도 자신이나 잘못된 행동을 하는 사람에게 참지 않고 주먹질을 가하는 모자수의 삶은 암울해 보인다. 그때 파친코 사장 고로가 모자수를 자신의 직원으로 채용한다.

학교를 그만두고 파친코를 다니는 모자수는 자신을 채용한 사장님과 선자를 위해 싸움도 일체 하지 않고 성실히 생활한다. 그것을 지켜본 고로는 모자수를 아끼게 되고 그에게 파친코를 전반적으로 맡기기로 한다. 그러던중 옷을 맞추는 집에서 일하는 한국인 유미를 사랑하게 되면서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요코하마로 건너가 자신의 파친코까지 열게 되면서 점점 자리를 잡는다. 


한편 모범생 노아는  와세대에 합격하게 되고 학비와 살집을 걱정하던 중 한수로부터 도움을 받는다.

선자는 한수의 도움을 거절하려고 하지만 노아가 기뻐하는 것을 보고 단념하고 그렇게 노아는 도쿄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한다. 한수 덕분에 부족할 것 없는 대학생활을 하던 중 좋아하는 여자가 생긴다. 

그녀는 자유분방하여 노아가 모르던 세계에 대한 흥미를 일으키게 되지만 시간이 갈수록 멋대로 자신을 조종하고 너무나 다르다고 여기던 때 한수와 노아가 한달에 한번 만나는 식당에 몰래 찾아와 자신을 소개한다. 노아는 한수와 헤어지고 결국 연인이었던 아키코에게 이별을 선언한다. 그러자 한수와 노아와의 관계에 대해 부자가 아니냐며 그런 부모를 둔것에 부끄러워 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말을 통해 노아는 선자에게 달려가 한수가 아버지이며 야쿠자라는 사실에 실망하면서 갑자기 학교까지 관두고 사라져버린다. 


선자와 한수의 잘못된 관계로 인한 일본으로 선택이 2세대까지 그 힘든 삶이 이어질지 몰랐던 선자는 너무나 다른 두 아들의 삶을 목격하며 늙어간다. 

거친 모자수가 인생의 굴곡이 많음에도 나름대로 자신의 신념을 지키면서 인생을 꾸려가는 반면 모범생 노아는 탄탄대로의 삶처럼 여겼지만 불량한 조선인으로 낙인 찍는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으로 삶에 부끄러워하며 , 자신의 친아버지가 그렇게 경멸하던 불량한 조선인 이라는 것을 알자 완전히 자신을 놓아버리고 가족과도 단절하는 삶을 보여준다. 


해방이 되고 전쟁이 끝나고 조국은 또다시 남 북으로 갈라져 외국에 있는 조선인들에게 또다른 선택을 두려움을 주게 된다. 가난한 남한과 불안정한 체제로 인한 북한 어느쪽도 선뜻 희망이 보여주지 않는 조국에 돌아갈 수 없는 그들 재일교포의 불안함을 이 소설을 통해 느끼게 되었다. 


일본인의 멸시와 차별을 어린시절부터 받고 자란 조선인들의 삶에서 선택이라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작은며 그것을 가지고 왜 그들은 그런 선택을 했나 ? 라는 어리석은 물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해안을 안겨준다.  모자수와 노아의 자식들 , 재일교포3세가 겪는 일본현실이 그렇게 많이 달라지지 않는 현실을 인식하며 우리가 놓친 역사적 아픔이 우리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의 동포들에게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 임을 알게 되어 너무 먹먹하고 아픈 소설이었다. 


밝은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래도 삶은 계속되고 우리는 우리나름대로 삶을 이어가야 함을 선자의 굳굳함을 통해 말하는 것 같다. 힘들고 슬퍼도 삶은 지속된다. 나를 기다리는 누군가가 기다리는 그 삶속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  선자처럼 우리의 힘든 역사를 지킨 모든 여인들의 삶에 깊은 존경과 고마움이 가득하게 만든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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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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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고 고른 단어마다 초라하기 짝이 없고 허식만 가득했다. 오직 나만이 드러낼 수 있는 엄마의 특별한 부분을 사람들에게알리고 싶었다. 엄마는 단순히 주부나 엄마가 아니라 그보다훨씬 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때까지도 나는 엄마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두 역할을 독선적인 태도로 얕잡아보았다. 양육과 사랑을 택한 사람에게도, 돈을 벌고 창작활동을 하려는 사람이 얻는 만큼의 성취가 기다리고 있을지모른다는 사실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의 예술은 엄마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서 고동치는 사랑이었고, 노래 한 곡 책 한권만큼이나 이 세상에 기여하는 일, 기억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사랑 없이는 노래도 책도 존재할 수없으니까. 어쩌면 나란 존재가 엄마가 세상에 남기고 간 자신의한 조각에 가장 가까울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그냥 겁이 났다 . - P2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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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마트에서 울다
미셸 자우너 지음, 정혜윤 옮김 / 문학동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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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한국 남부지방 출신에 미국에서도남부에서 죽 살아온 탓에 아주머니의 성격이 더 직설적으로 변한 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속마음은 알 수가없었다. 아주머니는 내가 어릴 때부터 봐온 다른 한국 여자들과 달랐다. 누구누구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들은 따뜻하고 인자했다. 반면 아주머니는 자식이 없었고, 아빠나 나와 이야기할 때 저만치 거리를 두었다. 아주머니의 그런 차가운 태도에 우리는 저절로 몸이 얼어붙었다.
아주머니는 주방 조리대 위에 채소나 과일이 썩어갈 때까지 내버려두는 습관이 있었다. 부엌에 초파리가 꼬이기 시작했다. 당시에 엄마는 면역력이 위험할 정도로 약화돼 있었기에 아버지와 나는 아주머니가 사용하는 재료 중 혹시라도 상한 게 있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들었다. 그래서 아빠는 아주머니에게 감 때문에 벌레가 꼬이지 않냐며 잔소리했고, 아주머니는 발끈해서 아빠가 공연히 예민하게 군다고 비웃었다.
어느날 저녁 식탁에서 나는 엄마 옆에 내 자리를 만들었다.
그런데 아주머니가 내 수저를 엄마 맞은편 자리로 밀어내고자기가 그 자리에 앉는 것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엄마한테 한글로 쓰기 - P180

"아빠가 재혼할 것 같아?"
"아마 하겠지." 엄마가 말했다. 엄마는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이미 아빠와 이야기를 나눈 것 같기도 했다. "또 아시아 여자랑 결혼하겠지." 나는 진저리를 쳤다. 또 아시아 여자일 거라니, 그건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상상하니 굴욕감이 밀려왔다. 아빠가 손쉽게 누군가로 엄마를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이, 아시아인 성애가 있을 수도 있다는것이 수치스러웠다. 그것은 두 사람의 유대를 하찮게 만들었다. 우리를 싸구려로 전락시켰다.
"난 못 참을 것 같아." 내가 말했다. "절대 못 받아들여 구역질나." - P212

나의 슬픔은 뜬금없는 순간에 들이닥치기 일쑤다. 나는 욕조에 엄마의 머리카락이 허다하게 남아 있는 모습을 보는 게어떤 기분인지에 대해서는, 5주 동안 날마다 병원에서 밤을지새운 일에 대해서는 태연한 얼굴로 이야기할 수 있다. 그러나 H마트에서 낯모르는 아이가 뻥튀기를 담은 비닐봉지를 양손에 하나씩 집어드는 모습에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져버린다.
원반 모양의 그 앙증맞은 쌀과자는 나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엄마가 내 곁에 있고, 방과후에 둘이서 동글납작한스티로폼처럼 생긴 과자를 한입 크기로 입에 넣고 아작아작 씹으면 그것이 혀 위에서 설탕처럼 사르르 녹아버리던 행복한 시절이었다. - P13

그때부터 한 달에 한 번씩 김치를 만들기 시작했다. 이것이나의 새로운 치유법이었다. 오래된 김치는 찌개나 전이나 봄음밥에 넣어 먹고, 새로 담근 김치는 반찬으로 먹었다. 내가먹을 양보다 더 많이 김치를 만들었을 땐 친구들에게 나눠주었다. 부엌에 식료품 유리병이 넘쳐나기 시작했다. 병에 종류으로 담긴 김치는 익은 정도가 제각각 달랐다. 조리대 위에선담근 지 4일 된 총각김치가 새콤하게 익어갔고, 냉장고에서갓 담근 깍두기가 수분을 내보내고 있었다. 도마 위에는 커다란 배추 한포기가 반으로 쩍 갈라진 채 소금물에 절여질 채비나는 엄마가 김치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는 절대 사랑에 빠지지 말라고 주야장천 말했던 것을 떠올렸다. 너한테서 항상 김치 냄새가 날 거야. 그 냄새가 네 땀구멍으로 배어나올 테니까. 엄마는 자기만의 방식으로 말했다. "당신이 먹는것이 곧 당신이다." - P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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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사 1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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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22년 전에 사람을 죽였다. 칼로 가슴을 두 번 찔러 죽였다. 



라는 살인자의 고백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그런데 이 살인자의 감성이 남다르다. 

뭐 살인자라고 책을 안읽으라는 법은 없지만 , 이 살인자 도스토예프스키의 열렬한 광팬 같다. 

자신의 자아가 세개의 인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소설 속 주인공 들이라고 한다. 


로자 : 죄와 벌 에서 라스콜리니코프의 애칭

지하인: (지하로부터의 수기) 에 나오는 이름 없는 화자에 대해 사람들이 붙인 호칭

스타브로긴: 악령의 주인공 

42페이지 


이 세 인격의 발현은 자신의 살인 이후 이루어 졌는데,  시간이 지날 수록 악령의 스타브로긴 쪽으로 더 강한 욕구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살인의 당위성을 펼치기 시작한다. 

그가 왜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 보다, 살인을 하고 나서 자신이 자수를 하지 않는 이유에 더욱더 촛점을 맞추며 철학적으로 넘어가 계몽 윤리까지 도달하는 모습을 보인다. 

살인에 대한 변명과 핑계처럼 보였던 그의 논리적 지식에 읽다보니 나도 모르게 자꾸 그의 논리에 점점 빠져 들어 고민하게 되는 이상한 중독에 빠진 느낌이 든다. 


그래서 읽다보니 내가 읽고 있는 그의 논리가 살인자의 논리가 아닌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 해설서 및 그안에 깃든 인간의 본연적 심성과 기준을 집대성 한 책을 읽는 듯하다. 


하지만 그것을 중간 중간 깨뜨리는 장치를 심어놓은 장강명의 작가의 소설적 기법이 있다.

그것은 22년전 살인사건, 명문 여대생의 죽음을 재수사 하기로 한 강력범죄수사대 모습을 자세히 보여준다. 살인자의 핑계와 변명과 상반대게 말이다. 그래서 살인자의 논리를 읽다가 강력범죄수사대 연지혜의 시선으로 죽은 여대생 민소림의 행적과 그녀의 죽음으로 인해 풍지박산이 된 가족들의 이야기를 통해 살인이 허구가 아닌 현실임을 인지하게 된다.  살인은 소설이 아닌 현실이라는 인지적 오류 매장마다 각인 시켜 주는 환기효과가 들어있다. 


미모의 인기있는 여대생이라는 허구보다 현실의 민소림이 허울뿐인 가짜 인기와 미모와 다른 독선적인 성격, 그녀로 인해 상처를 입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도스토예프스키 독서모임 이라는 실체와 만나게 된다.  서로 다른 과의 학부생으로 구성된 독서모임에서 민소림은 자신만의 논리로 상처를 입히고 독재적인 휘두르면서 원한을 사기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면 사건의 진실에 조금 더 다가서는 모양새다. 


특히  오리무중이었던 민소림의 마지막 열흘동안의 행적에 대한 증언이 독서모임 한 회원의 증언으로 인해 사건은 전혀 다른 상황으로 전개되는 것 처럼 보이는데 … 


살인사건 + 문학 + 철학 이라는 절묘한 삼중주를 통해 장강명는 시스템과 변해가는 세상에서 우리가 변하지 않아야 할 그 무언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대동단결이라는 말로 항상 기억되고 있는 대학의 문화의 변화, 빈부의 차로 인한 갈등등으로 인해 현재의 대학문화의 현실을 말해주며, 정치권에서 매번 쟁점이 되는 경찰과 검찰의 시스템의 변화와 문제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놓치지 않고 있다. 미제 사건의 범인 찾기라는 단순한 논제 안에 감춰진 이야기가 우리와 사실 전혀 상관없는 것이 아닌 우리가 겪고 있는 미세한 틈이 점점 벌어지고 있는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라는 물음을 던지는 것 같다. 


거기에 이 소설을 읽는 동안 마치 도스토예프스키 독서모임을 하는 듯한 재미와 함께 장강명이 아닌 살인자가 말하는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들을 다시 읽고 싶어진다. 어서 재수사 2권의 범인을 만나고 살인자의 또다른 문학적 이야기를 다 읽고 나서 ( 백치)를 제일 먼저 읽고 싶어진다. 

소설을 읽다 또다른 소설을 읽고 찾아보게 만드는 그런 재미를 오랜만에 느낀 문제적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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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사 2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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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을 끝내고 나니 너무 혼란스럽다. 내가 생각한 계몽,도덕, 윤리들이 뒤죽박죽인 느낌. 혼란스러운데 재미있다니 2권의 결말 전혀 상상할 수 없지만 무조건 강한 반전이 있을것 같은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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