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의 나는 당연히
지금의 나보다 더 순수했을 것이다,착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게 웬걸,
우연히, 그냥, 무심코 학창시절에 썼던 일기를 읽게 되었는데
읽는 순간 "누구세요?"라고 물을 뻔했다.
욕을 대놓고 안 썼다 뿐이니 격렬한 표현이 난무하다거나
때로는 너무 진지해 어떻게 하면 이런 문장이 내 머릿속에서 나올 수 있었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아, 질풍노도의 시기란 이런 거구나. 일기장 속에는 솔직하고 날 것 그대로의 내가 있었다.
가끔은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의 유치함까지 보이니 자꾸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글씨체는 지금이나 예전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

 


그래도 일기를 읽으며 그 시절의 좋았던 추억들도 새록새록 떠올라 재미있더라.
일기든 아니든 무언가를 쓸 때는 이왕이면 그 순간들을 자세히 써놓는 게 좋다는 것도 발견하게 되었다.
상대방의 이름과, 주고 받던 대화라든가 말이다.
단순히 무슨 일이 있었다고 기록하는 것보다 당시의 분위기를, 기억을 더 잘 살려준다고나 할까.
왠지 모르게 친구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기분마저 들었다.
언제부터인가 귀찮다며, 쓸 게 없다며 일기쓰기를 멈췄었는데 이제는 종종 쓰도록 노력해봐야겠다.
나중에 유치하다며, 왜 이런 글을 썼을까 또 혼자 부끄러워하더라도 이것은 글로 남기는 사진 같은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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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먼저 얼굴을 내미는 건 산수유.

다른 나무들은 아직 겨울잠에서 깨어나지도 않았는데 산수유는 가장 먼저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목련꽃.

꽃잎이 보들보들한 느낌이다.

유난히 큰 꽃잎에 흰색이라 낙화한 후에는 어두운 색깔로 변해서 예쁜 느낌이 사라지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꽃 중 하나다. 향기가 정말 정말 좋다.

저녁 때 바람불면 공기중에 목련향기가 흩날리는데 환기 시킨다고 창문 열어두면

집 안으로 꽃향기가 그대로 들어온다는 거!

 

 

 

뒤이어 앵두꽃도 활짝 피고,

 

 

 

살구꽃도 모습을 드러낸다.

 

 

 

 

벚꽃. 봄 하면 빠뜨릴 수 없다.

봄이 되면 집주변 골목 산책을 추천한다.

벚꽃 나무 한그루라도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충분히 꽃놀이가 가능하다.

개인적으로 벚꽃 축제도 가봤지만,

굳이 사람 넘쳐나는 곳에 가서 고생하는 것보다는

그냥 여유롭게 산책하듯 거닐 수 있는 동네 골목이 더 좋더라,

라는 개인적인 생각을 끄적여본다.

 

 

 

 

병아리가 생각나는 노란 개나리도 예쁘고,

 

 

 

분홍빛 진달래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 뒤로 슬슬 벚꽃도 진달래도 다 지면서 봄꽃은 마무리되는가 싶지만 천만의 말씀!

 

 

그 다음 순서로 라일락이 필 준비를 하고 있다. 라일락도 향기가 정말 좋다.

기분 좋아지는 향기~

 

더불어 황겹매화도 봄이 되면 꼭 기다리게 되는 꽃 중 하나!!

겹겹이 꽃잎들이 가득해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

샛노랑의 색깔만으로도 기분을 환하게 해주고,

둥그런 꽃송이를 보고 있으면 그대로 꽃반지 하고 싶어지는 꽃.

황겹매화 역시 향기가 너무너무 좋아

할수만 있다면 그 순간의 향을 간직하고 싶어지는 꽃이 아닐 수 없다. 

부디 올해도 꼭 볼 수 있기를♡

 

 

공원에 가면 자주 볼 수 있는 조팝나무. 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이제 정말로 꽃구경을 마무리해볼까 싶지만 이대로 마무리하면 섭섭하다.

주인공은 나다!! 라며 등장하는 꽃이 있었으니 바로 장미!!

강한 햇빛 아래서 화려함을 뽐내며 강렬한 빨강을 선보인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부디 봄이 천천히 왔다가 천천히 가기를.

더위는 최대한 늦게 찾아오기를.

봄에는 우리 주변에 꽃이 가득하기를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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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2017년 1월이었는데
정신 차려 보니 2월이다.
도대체 1월의 시간은 어디로 흘러간 것이란 말인가!!
이뿐만이 아니다.
눈을 감은지 십 분도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알람이 울리고 있고,
주말은 제대로 뒹굴뒹굴하기도 전에 끝나 있다.


미래로만 성큼성큼 가는 타임슬립 능력.
지루하고 느리고 힘든 시간은 천천히 가면서
좋은 시간들은 금방 지나가버리니
가끔은 스스로도 깜짝깜짝 놀라고는 한다.
그리고 가위바위도 못해, 찍는 것도 못해, 선택하는 것도 죄다 꽝인 나.
강력한 꽝손과 양대 산맥인 이 초능력,
둘 다 참으로 쓸데 없구나 싶어 헛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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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는

어렸을 때 같이 놀던 동네친구나 학창 시절에 만난 친구들이 든든한 자기편일 것이다. 

그러나 그러나 인연이란 모르는 것이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나타날지 모른다.

물론 십 년, 이십 년 지기의 친구들의 경우 오래 알아온 기간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관계의 깊이는 시간이 다가 아니더라는 말을 하고 싶다.

대학교 때. 혹은 사회에 나와서.

혹은 우연한 만남, 모임에서도 정말 잘 맞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거.

마음을 내보일 수 있는 인생 친구가 시간을 달려 내일 아니면 모래라도 뿅하고 나타날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 역시 누군가에게는 그렇게나 기다리던 존재, 특별한 존재가 된다는 점.

앞으로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알 수 없는 미래지만, 그래도 조금은 기대를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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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흰 눈을 발견하면

나도 모르게 발자국을 꾹~

누르게 된다.

누가 먼저 찍기 전에 내가 먼저 발자국을 남길 때의 그 짜릿함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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