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힘을 다해 허리를 짚고 구부려 뻗어 올리고자 하는 다리를 보면 이여인 역시 이 짐이 가볍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표정에서는 ‘산다는 것이 뭐 대순 겨, 짐이란 게 그저 지면 되는 것이제!‘ 뭐 이런 것들이 느껴집니다. 그 정도가 아니라 평온하고도 따스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한 저 표정은 등 위의 올려진 짐과 함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묘한 감동이 솟아나게 합니다. 저 표정에서는 짐짓 도사인 척하는 허풍이나 무게를 감당함에서 오는 지나친 경직, 위엄 같은 것은 찾아볼수없습니다. 마치 가벼운 보따리 하나 들어 올리듯, 늘 해야 할 일상의 일을 하는 듯…

제가 소속된 트라피스트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성 베네딕도는 같은 내용을 다른 말로 표현합니다. 그는 수도생활에나아감에 따라 짐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넓어져 같은 생활을사랑의 감미로 달려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짐을 진 사람이 달려간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사랑의 달콤함으로 바로 이 여인에게서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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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마지막에 원작자폴볼스(Paul Bowles)가 등장해나지막이 이런 말을 합니다.
"인간은 자신의 죽음을 예측하지 못하고, 인생을 마르지않는 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세상 모든 일은 고작 몇 차례 일어날까 말까다. 자신의 삶을 좌우했다고 생각할 정도로소중한 어린 시절의 기억조차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떠올릴수 있을지 모른다. 많아야 네다섯 번 정도겠지. 앞으로 몇 번이나 더 보름달을 바라볼 수 있을까? 기껏해야 스무 번 정도아닐까. 그러나 사람들은 기회가 무한하다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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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최진석의 자전적 철학 이야기
최진석 지음 / 북루덴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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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은 판에 박힌 되풀이와 놀라움이라는 이중구조를 취한다.‘
‘시간은 희한한 우군이 되었다. 우리를 죽이지 않고 떠받친다… 과수원 같기도 하고 사막 같기도하다.‘
‘생이 짧으면 치열하게 살 이유가 생긴다… 이것이카운트다운의 이점이다.‘

50이라는 좌표는 하나의 이정표예요. 은총과 붕괴사이에서 파도를 타는 나이죠. 더 높은 것을 꿈꾸고, 더 멀리 뛸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건강한 상태지만, 노화의 첫 징후도 나타나죠. 더는 젊지도, 그렇다고 엄청나게 늙지도 않은 무중력의 ‘정지상태‘를 경험하게 됩니다.
특이한 건 50세가 되면 인생이 정말 짧아지기 시작합니다.
오십이 넘었다면 당신은 이미 사랑, 가족, 직업 등에서 많은의무를 치뤘고 시니어로 불릴 겁니다. 그때 이런 의문이 고개를 들어요. 앞으로 내가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여전히또 다른 변화를 꿈꿀 수 있을까.
다행히 50 이후에도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30여 년이 더 있습니다. 남은 시간을 얼마나 잘 사용할까? 그것은 각자에게 위대한 과제고, 그래서 우리는 단지 늙어가는 것만으로자기 인생의 철학자가 되죠. 적어도 50년은 지나야 되어야 했던 모습‘에서 벗어나 홀가분한 생이 자기 앞에 펼쳐집니다.

‘노년‘이라는 주제 자체가 대단한 힘과 매력을갖고 있어요. 중요한 건 내가 어떤 단어를 첫 번째로 쓸 것인가였어요. ‘포기를 포기하라!‘ 첫 단어를 골라서 쓰는 그 순간, 글 전체의 톤이 정해지죠. ‘늙음‘을 보는 시선이 서정적일지, 논쟁적일지, 그 사이 어디쯤일지. 좋은 아이디어란 마치 식탁보의 실과 같아요. 실 하나를 당기면 식탁보 전체의올이 풀리죠.

‘우리는 상처받았지만 충만했고, 악몽을 관통했고 보물을 받았다. 당연히 받았어야 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이터무니없는 은총이 감사하다...‘ 엔딩 문장이 감동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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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말리게 시끄럽고, 참을 수 없이 웃긴 철학책 - 혼란스러운 세상에서 논리적으로 생각하는 법
스콧 허쇼비츠 지음, 안진이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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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우던 고양이 플러피에게 벼룩이 생겼는데, 만 네 살이었던 딸 세라가 플러피에게 어떻게 벼룩이 생겼느냐고 물었다. "
"벼룩이 다른 고양이의 몸에 붙어 있다가 펄쩍 뛰어서 플러피에게 왔을 거야." 매슈스가 대답했다.
"그 고양이한테는 어떻게 벼룩이 생겼는데?" 세라가 물었다.
"또 다른 고양이한테서 왔겠지." 매슈스가 대답했다.
"그런데 아빠." 세라가 자기주장을 펼쳤다. "계속 그런 식으로 대답할 수는 없어. 끝없이 계속되는 건 숫자밖에 없단 말이야!"
당시 매슈스는 신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한 우주론적 논증cosmolog-ical argument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었다. 우주론적 논증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에는 아주 복잡한 것도 있다. 하지만 기본 구조는간단하다. 모든 사건에는 원인이 있다. 하지만 그 인과관계를 끝없이 거슬러 올라갈 수는 없다. 따라서 ‘제일 원인 first cause‘은 반드시 있어야 하며, 그 제일 원인에는 어떤 원인도 없다. 어떤 사람들은 그 제일 원인이 신이라고 주장한다. 그중 가장 유명한 사람이 토마스 아퀴나스였다.

철학자는 "그런데 시간이란 무엇일까?"라고 묻는다. 다른 어른들은 별생각 없이 자신은 그런 걸 궁금해할 시기가 한참 지났다고 단정한다. 다른 어른들은 이번 주에 장을 보러 가거나 신문을 사러 갈 시간이 있는지는 궁금해할지도 모른다. 그들은 지금 몇 시인지를 알고 싶어 하지만
"시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질 생각은 안 한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이 점을 멋지게 표현했다. "그렇다면 시간이란 무엇인가? 아무도 나에게 그걸 묻지 않을 때는 나는 그걸 안다. 그런데 누군가가 그 질문을 해서 내가 설명하려고 하면 말문이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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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내가 별이 되는 것이다.
이 순간의 삶 속에서 내가 영원을 경험하는 것,
이것이 삶의 목적이다.

우리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내가 별이 되는 것이다. 이 순간의삶 속에서 내가 영원을 경험하는 것, 이것이 삶의 목적이다. 그런데한번 삶이 시작되면 눈앞이 온갖 목표들로 가득 채워지고 그것이목적을 넘어서게 되어 정작 목표를 지배하는 목적을 잃어버린다.
나에게 별은 무엇일까? 목적을 잃지 않게 해주는 힘이다. 내가 좋은대학에 들어가고 좋은 직장에 들어가고 승진하고・・・・・……. 이것이 목적일까? 그것은 목표이다. 자유로워지는 것! 깨닫는 것! 자존감을 잃지 않는 것! 자부심을 잃지 않는 것! 이것이 목적이다. 윤동주 시인은 「서시」에서 이렇게 말한다.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 하는 거지,
"모든 죽어가는 것을 가지고 별을 흔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목적을 가지고 목표를 지배하는 거지, 목표로 목적을 흔들지않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방송의 목적으로 시청률을 지배해야지 시청률로 방송의 목적을 흔들어서는 안 된다.

굳어져가는 나의 반짝거림을 잃지 않기 위해 필요한 중간고리가있다. ‘반성‘이다. 어떤 가치도 지속적인 반성이 따르지 않으면 완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별똥별보다 더 짧은 순간을 사는 인간이 영원한 별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에 대한 부정, 반성, 의심이 필요하다. 왜 그럴까? 영원을 경험하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영원을 경험해서 내가 영원한 존재로 등극하기 위해서이다. 이것이 나의 ‘별 헤는 마음‘이다.

인간은 패배할 수 없게 태어났다. 패배하면 안 되는 존재로 태어났다.
파멸은 기능과 목표의 좌절에서 온다. 목적, 즉 별을 잃는 것을 패배라고 한다. 산티아고는 이렇게도 말한다.
파멸할지언정 패배하지 않겠다.
산티아고는 별처럼 살고자 했다. 산티아고는 혼잣말을 한다.
자네는 단지 살기 위해 그리고 먹거리로 팔기 위해 물고기를 죽였던 것은 아니잖아.
여기서 ‘자네‘는 산티아고 자신이다. 84일 만에 잡은 청새치는 산티아고에게 어부로서 자부심이었다.

별처럼・・・・・・자부심이 있는 별 같은 존재들은 무엇을 하든지 멋지다. 무엇을 하든지 당당하다. 왜냐하면 자부심으로 뭉쳐 있기 때문이다. 그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이기 때문에, 당당하고 두려움도 없다. 자부심 있는 두 별은 산티아고와 청새치이다. 산티아고와 청새치의 사투는자부심으로 가득한 두 별의 교류였으며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기능적으로 제거하려는 목표가 아니었다. 왜 그럴까? 청새치는 산티아고에게 하나의 자부심이자 자기가 별처럼 존재하는 한 형식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어 떼가 달려들어서 자신이 죽을 수 있는상황에도 청새치를 끝까지 지켰다.
시인 윤동주도 삶의 자부심과 삶의 존엄을 늘 의식하고 있었다.
시인은 「서시」에서 그것을 노래했다. 윤동주 시인은 별을 노래하는마음으로 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하는 열망에 휩싸여 있었다. 시인은 바랐고 기대했다. 그런데 최근에 그것을 기대와 바람으로만남기지 않고 당장에 실현하고자 하는 시인이 나타났다. 정양주 시인의 별을 보러 강으로 갔다는 시다.
이팝나무 꽃을 올려다보다 은하수가 그리웠다피아골 물보라는 하늘 올려다보며 흐르고

분명한 사람에게는 작은 결정일 수 있다. ‘별처럼 산다‘고 하는 것은 내가 원하는 삶을 살면서 ‘내가 나로 빛난다‘는 뜻이다. 내가 나로 빛나면 유한한 시간 속에서 무한을 경험하게 된다. 그렇게 할 수있는 가장 큰 힘은 ‘원하는 것‘이다. 내가 교수 생활을 하면서 가장놀랍고 슬픈 일은 청춘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른다는 것이었다. 그보다 더 놀랍고 슬펐던 일은 그들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자신에게 묻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는자기가 확인해야 한다. 원하는 것이 없는 삶은 빛날 수 없다. 원해야 한다!
나는 ‘원하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가 분명하다. 그런데 어느 순간, 내게서 ‘나에게만 있는 비린내가 약해지는 느낌을받았다. 모든 생선에는 그 생선만이 가지고 있는 비린내가 있다. 내게도 나의 비린내가 있었다.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 비린내가 약해지는 것을 느꼈다. 내가 ‘나‘라기보다는 ‘우리‘ 속의 한 명으로 용해되어가는 것 같았다. 나는 그것을 위기라 생각했다. 내 비린내를 회복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나를 극단으로 몰고 갈 수밖에 없었다.
내게는 하나의 염원이 있다. 우리 모두가 자기 안에서 별을 경험하고 그리고 내가 별이 되는 삶을 원하자는 것이다. 이제 다른 별이빛나는 모습에 박수 치는 것에 만족하지 말고 내가 별이 되어 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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