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힘을 다해 허리를 짚고 구부려 뻗어 올리고자 하는 다리를 보면 이여인 역시 이 짐이 가볍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그럼에도 그녀의 표정에서는 ‘산다는 것이 뭐 대순 겨, 짐이란 게 그저 지면 되는 것이제!‘ 뭐 이런 것들이 느껴집니다. 그 정도가 아니라 평온하고도 따스하며 유머러스하기까지 한 저 표정은 등 위의 올려진 짐과 함께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묘한 감동이 솟아나게 합니다. 저 표정에서는 짐짓 도사인 척하는 허풍이나 무게를 감당함에서 오는 지나친 경직, 위엄 같은 것은 찾아볼수없습니다. 마치 가벼운 보따리 하나 들어 올리듯, 늘 해야 할 일상의 일을 하는 듯…

제가 소속된 트라피스트의 아버지라 할 수 있는 성 베네딕도는 같은 내용을 다른 말로 표현합니다. 그는 수도생활에나아감에 따라 짐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넓어져 같은 생활을사랑의 감미로 달려가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짐을 진 사람이 달려간다는 것이지요 그것도 사랑의 달콤함으로 바로 이 여인에게서 느껴지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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