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피상의 바로 아래이자 각성의 바로 저편에 있는영역이며 바로 그곳에서 이 이상한 전염 사건을 형성하는 요소 모두가 작동한다. 각각의 요소는 소리 없이 이 사람 저 사람을 오가며 기하급수적 비율로 번져 섬뜩하면서도 터무니없는 결과를 낳는다. 무의식은 어쩌면 바빌론 사람들이 수메르계산법에 0을 더한 이후 가장 논쟁적이고 혁명적인 이론일 것이다.
무의식적 반영은 직관과 본능, 심지어 공감보다 의미가크며 (우리가 생각하기에) 타인이 경험하는 상황에 기초한다. 그와 달리 사회전염은 타인의 생각과 행동과 감정을 완벽하게모방하는 것이다. 이는 친구의 즐거운 감정에 공감하는지 아니면 흥분, 심장박동 증가, 엔도르핀 방출 등 상대의 감각을 우리가 실제로 똑같이 경험하는지의 차이다.
그런데 무엇보다 흥미로우면서도 당혹스러운 점은 우리가 타인의 경험에 감염되었다는 사실도, 그 경험이 마치 컴퓨터 운영 시스템처럼 이면에서 우리 삶을 좌지우지한다는 사실도 모른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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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나 가타리가 인간의 욕망을가리켜 리좀과 같다‘고 한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리좀이란 뿌리나 줄기가 아닌 감자처럼 줄기인 채로 땅속에 숨어 있고, 그 자체로서 하나의 완전한 독립체를 이루며 다른 것들과 끊임없이 연관되어 있는 실체를 의미한다. 개미집이나 두더지굴, 벌집 등도 리좀에 해당하고, 역사적으로는 그리스도 교인들이 박해를 받을 때 피난처로 사용했던 지하 묘소인카타콤catacomb도 리좀이라 할 수 있다. 인간의 인체에서는 림프관이나, 더 작게들어가면 하나의 DNA도 일종의 리좀이다. 이들은 단독으로 완전체이면서도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자기를 복제하고 새로운 단백질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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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명품은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하고 물으면 주인님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라고 머리를 조아리느 목소리였지만, 동등한 상인 계층이 만든 도시 안에서는 "당신도 저렇게 아름다워질 수 있어요"라는 부추김이 고개를 든 것이다. 돈이 권력의 기반이 된다는 건 돈으로 경쟁해서 신분이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평민 출신 권력자들은 자신들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도시의 미관을 꾸미고, 교회 등에 기부를 하고, 거장의 작품을 소유하기 시작했다.
당시 거장들은 중세 시대까지 수공업자로 천대받던 장인 출신이었다. 궁전이나 성당의 벽과 천장을 꾸미던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같은 화가나 조각가, 섬세한 보석을 만드는 첼리니 같은 수공업자, 아름다운 섬유와 옷을 만드는 직조공과 재봉사, 그리고 구두공까지, 이들의 손을 거쳐 만들어진 물건은 천상의 아름다움을 표출한 듯한 신화가 되고 모든이가 욕망하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예술과 명품은 한배에서 태어난 형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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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의 조건이 여기에 있다. "타인들이 욕망해야 한다." 나는 내가 욕망한다고 믿지만, 사실은 타인이 욕망하기 때문에 그것을 가진 거울 속의 나를 욕망하는 것이다. 굳이 타인이 욕망하지 않는 대상을 애써 가지려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명품의 본질은 신화와 같은 스토리텔링, 예술성, 꿈으로 포장된 인간의 욕망을 작동하는 스위치인 셈이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진화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명품은 언제나존재했다. 처음엔 결핍된 물건이 명품이었다. 소금이 나지 않는 지역에서는 소금이 명품이고, 철이 나지 않는 지역에서는 철기가 명품인 시대도 있었다. 하지만 변치 않는 사실이 있다. 고대부터 중세까지의 엄격한신분 사회에서 명품은 권력자만 소유할 수 있는 신성한 것이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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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별이 정해진 길을지 않듯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는 본성을 절대로 바꾸지 않는다.
이는 일주서逸周書》에 "하늘은 고정된 성품이 있고, 사람에겐 따라야 할 고정된 도리가 있다"라고 한 바와 서로 통한다.
자연의 법칙을 인성까지 확장해 만든 사상서가 바로 《장자》다. 그중 마제> 편에 인간의 보편적인심성을 뜻하는 ‘상성常性’의 의미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백성에게는 상성이 있으니, 옷을 짜서 입고 밭을 갈아먹는 것을 이르러 모두에게 통하는 동덕이라 한다. (크게 하나 되어)
서로 편 가르지 않으니, 이를 하늘이 부여한 대로 맡기는 것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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